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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봐선 무슨 내용일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었는데(이 영화뿐 아니라 대체 제목만 보고 내용이 감 잡히는 작품은 본래가 잘 없긴 하지만), 생각 외로 제목 안에 깊은 함의가 들어 있었다.
1인칭 프레임, 서사 같지만 사실은 앤드류 자신이 아닌 그가 아끼는 '카메라'가 주인공이라고 봐야 맞다. 앤드류는 자존감이 전혀 없고 그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제 인생에 무엇을 비전으로 잡고 살아가야 할지, 아니 당장 닥친 하루하루를 어떤 마음가짐으로 버텨내야 할지 전혀 개념이 안 선 불쌍한 청춘이다. 그가 이렇게 된 데에는 지독히 나쁜 가정 환경이 크게 한몫 했을 것이다. 아버지는 얼마 안 되는 장애인 연금으로 생계를 잇고, 어머니는 난치병에 걸렸으나 그나마 비싼 약값을 감당 못해 극심한 고통으로 연명한다. 게다가 부친은 정신까지 성치 못한지 쓸데없는 트집을 잡아 아들을 괴롭히며, 처를 위하는 듯해도 정작 약값을 벌기 위해 별 노력도 않는 불성실한 인격이다.
.... 이긴 하나 이 당시 무명이었던, 지금은 대형 스타가 된, 앤드류 역의 데인 드한은 찌질이 연기에 실감나게 몰입하긴 해도 사실 출중한 외모의 소유자다. 다만 그는 정말로 인격 한 구석에 부적응자 소질이 다분한지, 이 초기작뿐 아니라 다른 영화(돈 많이 받고 캐스팅된 거대 기획) 속에서도 막 인상 찡그려 가며 이상하게 찌질이 연기(재벌 2세 세팅 속에서도 마찬가지)를 실감나게 잘한다. ㅎㅎ 부적응자 표현에 탁월한 재능이 있으니 결코 부적응자가 되지 말라고 (이 신인 시절의 초짜에게) 충고해 주고 싶다고나 해야 할까?
어제 밤에 안정환 해설로 들었는데, '실력이 안 되면 다른 쪽(파울이라든가)으로라도 열심히 해서 만회할 생각을 해야한다'는 말을 듣고 크게 웃음이 나왔다. 사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마라도나를 냅다 걷어차던 32년 전 태권축구 시절로 한국이 돌아간 것 아닌가 같은 서글픈 분석이 여기저기서 나왔는데, 어제 시합을 계기로 이제 그런 시선은 싹 자취를 감추지 않겠나 생각한다. 확실히 해외 진출(소수라고 해도)로 경험도 늘고 보는 눈도 트이고 그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선수들이 운동하며, K 리그가 사실 지금이 최악 여건인데도 기 안 죽고 열심히 하는 멘탈은 정말 높이 평가해 줘야 한다. 국대 면면을 보니 중국 클럽 소속은 김영권 한 명뿐이고 나머지는 일본이나 국내 팀 출신이 대부분이었다. 한국 팬들은 (어제까지만 해도)까기 바빴는데 오히려 일본에서 그래도 대다수가 지네 J리그 소속이라고, 저렇게 못하면 어쩌냐고, 같은 아시아 축구가 저모양이면 순망치한이라고 오히려 걱정해 준다는 뉴스를 보고 기가 차기도 했다.
아무튼 마주한 현실은 잔혹한데 본인 능력은 바닥을 기니 못난 자신을 대신해서 '물건'에다가 진짜 자아를 대신하여 온갖 애정을 쏟고 싶고, 죽지 않으면 까무러치기라고 어디가서 된통 날벼락이라도 맞아 부작용으로 초능력자라도 되고 싶은 마음은 그 나이 그 처지에 당연히 들 만하다. 이런 말도 안 되는 현실도피 심리를 정말 절절하개 그려낸 그 한 가지 미덕은 높이 사야 한다. 따라서 이 영화는, 막장 초능력물로 해석하기보다, 사연 내내 관찰자 스탠스를 잃지 않는 '카메라의 시선'에 더 큰 중점을 둬야 한다. 내(앤드류)가 죽어도 카메라만은 살아남아 복수당한 세상의 난장판을 구경하고, 마침내 사람이 살지 않는 극지로 영원히 고립되는 것이다.
이 영화는 특히 앤드류가 큰 부상을 당하고 병원에 실려간 이후를 주목해야 한다. 사실 그만한 능력이 있으면 얼마든지 우아한 방법으로 현실의 어려움을 타개할 수 있는데 구태여 가장 찌질한 방법을 택하는 건, 얘가 태생의 찌질이이며 초능력 획득이고 뭐고부터가 전부 환상임을 여실히 증명하는 근거이다. 심지어 그는 평소에 잘해준 친구들(세상에 단 둘 뿐인)과의 공감마저도 해체하며 자신이 새로 발견한 환상의 세계에 철저히 고립되려 든다.
초능력물로 이 영화를 보면, 병원에서 탈출한 이후 진행이 너무 길다는 느낌이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찌질이의 판타지로 봐야, 세상에 대해 마구잡이로 분풀이를 하고 싶었던 앤드류(가 아니라 사실은 감독)의 깊은 한이 무지막지한 에너지로 스크린 안에서부터 마구 와 닿을 것이다. '아니 그 정도했음 됐지 뭐가 이렇게 길어?' 근데 다시 생각해 보니, 오히려 이 점이 공감 포인트가 되어 북미에서 그토록 큰 흥행에 성공한 거겠으며, 그만큼 저 시절(이 영화가 찍힌 시절) 저 나이또래들이 이중삼중고에 시달렸다는 뜻도 된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딱 한 번으로 족하고, 두 번 통하는 게 아님은 이 감독의 커리어만 봐도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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