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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이사를 갔다. 5학년 된 아들을 전학시켰다. 아이는 계속 골을 냈다. 하루는 차를 타고 달리는데 조용히 이런다. "거기 선생님들을 다시 못본다고 생각하니까 막 슬퍼요." 그랬구나. 새 학교에 적응하느라 힘든 줄만 알았는데 두고 온 사람들이 마음에 남았구나. 절대 모범생은 아니었으나 그렇다고 튀지도 않았던, 수줍음 많은 내 아이에게 스승이란 어떤 존재였을까.
생각보다 스승에 대한 책은 많지 않았다. 그중에 가장 최근에 나온 이 책이 단연 눈에 띄었다. 장일순, 최현배, 응? 리영희도 있네. 이들이 누구인가. 그렇고 그런 뻔한 인물들은 시중에 책으로 많이 나와 있지만 이들은 좀처럼 볼 수 없었다. 반가웠고 나도 궁금했다. 엊그제 책이 와서 내가 먼저 슬쩍 보고 아이에게 선물했다. 아이는 처음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더니 어제 아침에 "어젯밤에 다 읽고 늦게 잤어요."라며 눈을 못 뜬다.
그랬다. 낯선 인물들이 과하지 않게 들어간 점이 호기심을 적당히 불러일으켰고 내용도 장황한 일대기가 아니라 중요 일화만 다루고 있어서 지루함 없이 술술 읽혔다. 어투를 딱딱하지 않게, 이야기를 들려주듯 풀어낸 것도 친근해 보인다.
특히 이 부분은 인물 이야기마다 나오는데 내 맘에 쏙 든다. 사실 살면서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은 지식을 넘어선 이런 덕목들이 아닐까. 이런 것들을 다시금 떠올리게 해 주었다. 스승의 존재감이 흐려지는 일련의 사건 사고들을 대할 때마다 '설마 내 아이도?' 했는데 지식만 채우는 책보다 이런 책들을 많이 읽혀야겠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아이가 씻고 나오길래 물었다. "책 재미있었어?" "응, 꽤!" 오호, 성공이다. 시니컬한 우리 아들에게 이 정도면 굉장한 칭찬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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