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24)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62%
  • 리뷰 총점8 33%
  • 리뷰 총점6 4%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8.0
  • 40대 9.0
  • 50대 9.0

포토/동영상 (2)

리뷰 총점 종이책
전쟁의 슬픔
"전쟁의 슬픔" 내용보기
전쟁은 슬픈 것인데 누구도 슬프다고 말하는 사람이 없었다. 제국주의로부터 나라를 지켜냈다는 환호와 자부심만이 받아들여졌다. 가족을 잃고, 동료를 잃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은 혼자서 슬픔을 참아내야만 했다. 새로운 꿈을 찾아 나서겠다는 어릴적 희망은 사라졌다.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자신을 찾아 드러낼 수 있는 직업을 가지고 싶었으나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었다.
"전쟁의 슬픔" 내용보기

전쟁은 슬픈 것인데 누구도 슬프다고 말하는 사람이 없었다. 제국주의로부터 나라를 지켜냈다는 환호와 자부심만이 받아들여졌다. 가족을 잃고, 동료를 잃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은 혼자서 슬픔을 참아내야만 했다. 새로운 꿈을 찾아 나서겠다는 어릴적 희망은 사라졌다.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자신을 찾아 드러낼 수 있는 직업을 가지고 싶었으나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었다. 전쟁은 비극이었고, 사라지지 않는 고통을 안겨주었다. 서로에 대한 적개심과 증오에 휩싸여서 살육을 자행하고 말았다. 다시 사랑많고 너그러운 성품으로 돌아오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외로이 구천을 떠돌던 혼령들의 애환이 여전히 그들에게서 떨어지지 않은 듯 하였다.   

 

베트남 전쟁소설이다. 저자인 바오 닌은 베트남전에 참전하여 숱한 죽음의 위기를 넘나들었다고 한다. 미국 제국주의와 한국 군과도 전투를 벌여 살아남은 사람이다. 전쟁 후에는 농업 대학을 다니다가, 쌀 등 식료품을 불법적으로 거래하는 사업을 하다가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그의 첫 장편 소설인 <전쟁의 슬픔>은 베트남 문학계의 찬사를 받았었으나, 당국 사람들의 반대로 책이 폐간되었었다. 하지만, 해외에서도 호평이 이어지고 여러 상들을 받으면서 다시 재판되어 빛을 보게 되었다. 당국이 이 책을 폐간시킨 이유는, 이 소설이 병사들의 슬픔, 정신적인 방황을 다루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은 미 제국주의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선전하며 사기를 드높이고 있는데, 이 소설은 전쟁의 슬픔이라는 연약한 부분을 다루고 있으니 아니꼽게 보였던 모양이다. 

 

소설은 전쟁 반, 애정 반이었다. 두 젊은 남녀의 순수했던 사랑이 점점 퇴폐적으로 변하는데, 그것은 전쟁중에 사람들의 마음이 그렇게 변하게 되었다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어짜피 죽게 될 것, 군대에 끌려가고, 살아남기 위해서 다른 사람을 죽여야 하는 곳이기에. 도덕, 순수는 자연스럽게 팽개쳐지는 것이다. 동료들의 죽음을 눈 앞에서 봐야 했다. 유령, 영혼들이 주변을 배회하고 있었다. 탈영병들의 고뇌와 그들을 뒤쫓는 동료병사들. 그들은 살아남고 싶었고, 계속되는 전쟁이 지긋지긋해졌다. 전쟁이 속임수라는 것을 깨달은 그들은 죽을 각오로 탈영하지만 끝내 잡혀 죽고 말았다. 죽은 시체를 함부로 대하는 병사도 있었다. 사람에 대한 예의는 사라지고 짐승같은 광기와 성적 타락이 난무하였다. 전쟁속에서 프엉과의 사랑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그녀 주위를 어슬렁거리는 승냥이 같은 남자들. 그녀의 변심과 그의 의심. 곁에 있어주지 못하는 상황들. 주변 사람들의 방해와 놀림. 두 사람은 함께 기차를 타고 이동중에 폭격을 당하기도 한다. 다른 군인들과 사랑을 나눴다고 오해한 끼엔은 그녀를 두고 떠났다. 그녀는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한 것일까. 그녀와의 사랑은 어긋나고야 말았다. 그들이 바라던 진짜 삶을 이루지 못하였다.

 

전쟁이 끝나고 나서도 사람들은 카페에 모여 술을 마시며 향락에 빠져 지낸다. 끼엔은 살아남은 후, 고향에 돌아왔으나 정신적으로 배회하고 있다. 그는 소설을 쓰고 있는데, 나중에는 자신이 쓴 소설만 남기고 아무도 모르게 사라진다. 슬픔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사람들의 모습은 전쟁을 겪은 사람들이 겪은 후유증 같은 것이었다. 모든 게 허무하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어쩌면 그가 글을 쓴 이유도 전쟁의 실상, 슬픔, 파괴를 알리고 싶었기 때문인지 모른다. 아버지는 방에서 그림만 그리셨는데, 돌아가시기 전에 그에게 새로운 꿈 가득찬 인생을 살라고 당부 했었다. 하지만, 그는 전쟁을 겪은 후, 그러지 못하였다. 그도 아버지처럼 처절한 슬픔에 빠져 방 안에서 글만 쓰게 되었다. 그의 남은 인생은 슬픈 노래가 되어 베트남 곳곳을 떠돌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된다.

 

"제대하면 난 운전을 그만둘 거야. 기타 하나 둘러메고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려고. 노래도 하고 얘기도 하면서. 아저씨, 아주머니, 형, 누님, 이 슬픈 이야기 좀 들어보소... 그러고 나서 모든 사람에게 우리 시대의 끔찍한 노래들을 들려주는 거야." P62

 

 

d******m 2016.06.23. 신고 공감 6 댓글 8
리뷰 총점 종이책
전쟁은 젊음뿐이 아니라 사랑도 훔쳐갔습니다
"전쟁은 젊음뿐이 아니라 사랑도 훔쳐갔습니다" 내용보기
지난 해 하롱베이와 앙코르와트를 연결하는 여행을 다녀오기 전까지 베트남에 대한 기억은 청룡부대와 맹호부대가 부산항을 떠나던 장면이 남아 있을 뿐입니다. 그밖에도 우리소설로는 황석영님의 <무기의 그늘>, 이상문님의 <황색인>, 안정효님의 <하얀전쟁> 등을 읽은 기억이 있는데, 대체로 전쟁의 참상이나 비인간성을 고발하는 내용이나 베트남 전쟁의 근원까지 다루지는 않
"전쟁은 젊음뿐이 아니라 사랑도 훔쳐갔습니다" 내용보기

지난 해 하롱베이와 앙코르와트를 연결하는 여행을 다녀오기 전까지 베트남에 대한 기억은 청룡부대와 맹호부대가 부산항을 떠나던 장면이 남아 있을 뿐입니다. 그밖에도 우리소설로는 황석영님의 <무기의 그늘>, 이상문님의 <황색인>, 안정효님의 <하얀전쟁> 등을 읽은 기억이 있는데, 대체로 전쟁의 참상이나 비인간성을 고발하는 내용이나 베트남 전쟁의 근원까지 다루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밖에도 로빈 윌리엄스가 주연한 <굿모닝 베트남>이나 로버트 드 니로가 주연한 <디어 헌터> 등, 역시 전쟁이 인간의 정신을 얼마나 황폐화하는지를 적나라하게 그려낸 영화 등이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작품들은 모두 베트남전쟁에 뛰어든 외부인들의 시선으로 전쟁을 바라본 것이었습니다. 과연 베트남사람들은 베트남전쟁을 어떻게 치렀는지, 그리고 전쟁이 그들에게 남긴 것은 무엇인지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았습니다. 베트남전쟁 직전의 베트남사회를 그린 <하얀 아오자이>나, 베트남의 정글을 누비며 전투를 치른 참전작가 반레(본명은 레지투)의 <그대 아직 살아있다면>이나 바오 닌의 <전쟁의 슬픔> 등이 우리나라에 소개되어 있는데, 그 가운데 <전쟁의 슬픔>을 읽게 되었습니다.

 

작가 바오닌은 1969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열일곱 살의 나이로 베트남인민군대에 자원입대하여 3개월간의 군사훈련을 받고 B3 전선에 투입되었는데, 소대원 대부분이 전사한 첫 전투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입대 5개월 만에 소대지휘관이 되어 6년여에 걸쳐 전쟁이 끝날 때까지 최전방을 누비며 전투를 치렀다고 합니다. 베트남 전쟁에서는 전후방 개념이 분명치 않았다고 들었습니다만.... 마지막 작전은 사이공진공작전으로 소대원들과 함께 떤 선 녓 국제공항 점령 전투에 투입되었다(우리는 탄 손 누트 공항으로 알고 있습니다). 남베트남 공수 부대와 치열한 교전 끝에 공항을 장악했을 때 살아남은 소대원은 그를 포함하여 단 두 명이었다고 합니다. 전쟁이 끝난 뒤 그는 전사자 유해발굴단에 참여하여 옛 전투지역을 누비며 전우들의 시신을 수습했는데, 이 모든 과정이 <전쟁의 슬픔>에 녹여져 있습니다. 전쟁터에서 돌아온 퇴역군인들이 심각한 PTSD(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기도 한다고 들었습니다. 바로 자전적 소설이라고 할 <전쟁의 슬픔>에서는 작가 또한 PTSD로 어떤 고통을 받았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작품의 초반에는 주인공 끼엔이 전사자의 유해를 발굴하면서 그 지역에서 벌였던 전투장면을 회상하고 있는데, 작가의 입장에서는 기억의 심연에 묻어버리고 싶은 전투장면들이 저절로 살아나오는 고통을 다시 겪어야만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인지 현재와 과거가 마구 뒤섞이는 것 같아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이 버거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나의 영혼은 그 시간들에 붙박여 있었다. 내게는 내 삶처럼 내 영혼을 바꿀 재주가 없었다. 직감적으로 나는 과거가 내 주변에 몸을 숨기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 때로는 눈만 감아도 내 안에서 기억이 스스로 몸을 돌려 옛길을 쫓고 오늘의 현실은 통째로 풀밭에 내던져지곤 했다.(64쪽)”

 

전쟁터에서 있었던 일만 적었다면 아마도 작가는 이야기를 마무리할 수 없었을 것 같습니다. 너무나도 끔찍한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전장의 이야기에 더해진 끼엔의 사랑 이야기는 더욱 안쓰럽고 슬픈 것 같습니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까지 뜨겁게 사랑하던 두 사람이었기에 전장으로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보려는 욕심이 화를 불러 사랑하는 이를 곤경에 빠트렸던 것인데, 끼엔은 그 사실을 미처 알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전쟁이 지나가는 6년의 세월은 많은 것이 변하게 만들었을 것입니다. 전쟁이 끝나고 돌아온 집에서 만난 그녀를 안았을 때 끼엔은 그녀의 우아한 몸에서 한없는 행복감에 뒤섞인 혼란과 두려움과 당혹스러움이 전해져 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뭐가 잘못 되었을까요? 전쟁은 사랑을 망가뜨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망가뜨립니다. 지나친 욕심과 오해가 끼어들면 더욱 그렇습니다. 치열한 전투에서 살아온 사람은 또 다른 전쟁을 마주하게 됩니다. 전쟁에서는 승리했을지 몰라도 그 전쟁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은 희생자가 되는 셈입니다.

y*****2 2015.06.21.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전쟁의 슬픔
"전쟁의 슬픔" 내용보기
0. 바오 닌이라는 베트남 작가가 쓴 소설이다. 제목에서 말해 주듯이 베트남 전쟁이 배경이다. 전쟁은 인간들로 하여금 정신과 육체를 감당하기 어려운 고난의 고통으로 떨구어 트려 결국 인간성 말실을 이루게 한다. 우리나라는 미국에 요청으로 베트남전에 들어간다. 어느 누구도 원하지 않던 전쟁이었다. 결국 강대국들의 이해관계에 의해 희생당한 젊은이들과 그리고
"전쟁의 슬픔" 내용보기

0.


바오 닌이라는 베트남 작가가 쓴 소설이다.

제목에서 말해 주듯이 베트남 전쟁이 배경이다.


전쟁은 인간들로 하여금 정신과 육체를 감당하기 어려운 고난의 고통으로

떨구어 트려 결국 인간성 말실을 이루게 한다.


우리나라는 미국에 요청으로 베트남전에 들어간다.

어느 누구도 원하지 않던 전쟁이었다.

결국 강대국들의 이해관계에 의해 희생당한 젊은이들과

그리고 아이들과 누구의 어머니와 누구의 언니와 오빠와 아버지들

이들의 죽음은 그 누가 위로해 주는가.


아무런 이유없이 죽은 민간인들 말이다.

그들에게 무슨 사상이 있겠는가.

그리고 사상이 그렇게 중요해서 사람들을 죽이고 성폭행하는 것이 정당한가.

인간들의 한심한 짓거리중에 하나가 전쟁이다.


어쩔수 없이 한다면 이해라도 간다.


이념 전쟁이나 종교전쟁만큼 멍청한 전쟁은 없다고 생각한다.



1.

이 소설은 아주 잘썼다.

수준이 꽤 높다는 것이다.


문체는 읽기 쉬웠고 수사법도 어렵지 않았으며

소설의 구성 또한 이해가 쉬웠다.

무엇보다 전쟁을 겪은 작가가 그 감정을 통제하고 쓴 것이

눈에 보일정도로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좋았다.


자칫 감정에 빠져 정작 말해야할 주제를 놓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2.

소설의 주인공은 끼엔이라는 청소년이다.

그는 운이 좋게 살아 남기도 한다.

그속에서 전쟁의 참상을 겪는다.

전쟁이 싫어서 탈영을 하고자 하는 군인들.

그들에게 전쟁보다 가족의 품이 더 그리운 것이다.


인간의 소박한 행복조차 짓밝아 버리는 전쟁.

왜 인간들은 이토록 어리석은 짓을 수천년동안 할까.


끼엔은 첫사랑 프엉을 만나지만 다시 헤어지게 된다.

전쟁속에서 만난 사랑은 격랑이 치는 바다 한 가운데에 떠 있는 돛단배와 같다.

아쉽고 애절하고 원통하고 눈물짓는.


3.

이 소설은 1991년 '사랑의 숙명'이란 제목으로 베트남에서 출판 되었지만

이내 당국에 의해 금지 조치가 되었다가 2005년 다시 풀렸다고 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해외에서의 찬사.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

휴전상태일뿐이다.


베트남 전쟁때 우리나라가  많은 베트남인들을 죽였다.

물론 우리나라 군인들도 베트남군인들에 의해 많이 죽었다.

서로의 가슴에 총을 겨눈 것이다.

서로를 미워하지도 않으면서 말이다.


서로의 눈에서 피눈물을 나게 한 것이다.

옆에 동료의 팔과 다리가 떨어져 나가고

어제 같이 웃던 동료가 눈만 뜬채 움직이지 않고

그래서 서로의 가슴에 증오를 품게 한

그 전쟁은 물로 씻을수도 없고 시간으로도 씻을수가 없다.


결국 전쟁은 가해자나 피해자 모두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주었다.


먼저 총을 들이댄 거 우리였다.

그래서 우리가 먼저 사과한걸로 알고 있다.

우리는 먹고 살기 위해 파병을 한 것이지만

과연 그것이 옳은 판단인가 하는 문제는 남아있다.

그때 우리나라는 못 살았으니까.

어떻게든 먹고 살아야 했으니까.

그래도 파병이 정당하다고 말해선 안 된다.

그것은 사람을 죽이는 전쟁이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전쟁으로 인한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아는 나라가 아니었던가.


전쟁은 가해자나 피해자 모두에게 큰 상처를 준다.

그 휴유증을 어떻게 치료한단 말인가.

강대국의 이해논리로 아무런 이유없이 총을 쏘고

상대방을 죽이는데 멀쩡하면 그것이 이상한 것이다.



이 책은 전쟁을 통한 인간의 존엄성 말살과 

또 인간의 가장 숭고한 사랑을 말해 주고 있다.


 

m******m 2012.08.13.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끼엔의 자양분이 되는 프엉의 사랑
"끼엔의 자양분이 되는 프엉의 사랑" 내용보기
『전쟁의 슬픔』 바오 닌/ 아시아   베트남 소설을 처음 읽다. 뭐 전쟁소설이라 하지만 사랑이야기가 중심에 선다. 전쟁이 심어준 트라우마가 참전군인들을 둘러싸는 속에서 현실과 전장이 혼미하면서도 주인공 <끼엔>의 가슴엔 <프엉>이 항상 들어있어 끼엔에게 미치는 전쟁의 트라우마는 차원 높은 사랑의 서사詩로 승화될 지경이다.   십자성, 청용, 맹호부대원을 실은 호송
"끼엔의 자양분이 되는 프엉의 사랑" 내용보기

전쟁의 슬픔 바오 닌/ 아시아

 

베트남 소설을 처음 읽다.

뭐 전쟁소설이라 하지만 사랑이야기가 중심에 선다.

전쟁이 심어준 트라우마가 참전군인들을 둘러싸는 속에서 현실과 전장이 혼미하면서도 주인공끼엔의 가슴엔프엉이 항상 들어있어 끼엔에게 미치는 전쟁의 트라우마는 차원 높은 사랑의 서사로 승화될 지경이다.

 

십자성, 청용, 맹호부대원을 실은 호송함의 출항을 환송하는 날은 학교 수업시간이 단축되거나 바로 귀가하면 되었기에 우리학교가 환송행사에 동원되는 날이면 좋았던 기억이 난다.

월맹군과 베트콩은 괴뢰군이며 특히 베트콩은 쥐새끼를 연상하게 했다. 파월장병들이 공산군을 무찌르고 무사귀환하길 기원도 했다. 미국이 조작한 통킹만 사건을 꼬투리 삼아 당시 월맹을 폭격하면서 전선이 확대되었고, 그 수요에 부응하여 우리의 젊은이들이 파월되어 피를 바쳤던 월남.

당시 월맹군과 베트콩에 대한 적개심(?)은 없어졌지만 소설에 비친 북베트남(월맹) 정규군인 끼엔의 면모는 잠깐이나마 날 당혹하게 했다. 월맹이나 베트콩은 오직 사악한 무리들이라 그들에게 사랑이, 잃어버린 사랑에 대해 배회하는 젊은 영혼이 건재한다는 사실이 충격이었다.

흑백논리로 아군과 적군을 가르는 이분법에 매몰된 과거 교육의 산물로 굳어진 사고력이리라.

 

베트남의 역사는 한국과 유사하게 외세의 침략에 내내 시달려왔지만 우리가 부러워하는 점이 있다. 연약할 듯 하면서도 불굴의 정신으로 항거하여 나라를 지켜낸 점이다. 특히 현대사에 있어 강대국 프랑스와 미국을 상대로 민족과 나라를 지켜낸 값진 성과는 빛나는 금자탑이다. 베트남에 비해 경제적으로 월등한 비교우위의 한국이고 전후 베트남으로 진출하여 의 지위에서 우월함을 과시하고 있는 우리라지만 민족성이나 정신적인 측면에서는 비교열위일 뿐이다.

 

전쟁소설 세편.

레마르크개선문에서 라비크, 조앙마두.

조정래태백산맥에서 정하섭, 소화.

비오 닌전쟁의 슬픔에서 끼엔, 프엉.

 

조앙마두는 철저히 라비크에게 의존한다.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죄다 외과의사 라비크의 기반아래 두고 임시방편으로 나래를 펼치다 궁지에 몰려서는 다시 라비크를 찾으며 임종을 맞게 된다.

반해서 프엉은 끼엔보다 한 수 위에 있다. 폭격 당하는 아비규환 속에서 몸을 버리는 수모를 겪고 잠깐 자괴감에 빠지고, 곧 끼엔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려 했으나 그뿐, 철저히 자기의 길을 고수하려 한다는 점에서 끼엔에게 의지하지 않는다. 도리어 정신적으로 끼엔을 성장시켜주는 자양분이 된다. 정하섭과 소화는 읽은 지 오래되어 희미하다.

세 소설의 공통점은 전쟁으로 굵은 선을 그을 수 밖에 없는 여성들의 수난이다.

특히 남자에게 미치는 전쟁의 후유증에 비해 여성에게는 치명타이다.

우리의 소화는 정하섭을 찾아 어디론가 떠나 영영 잊혀진 인물이 된다.

조앙마두의 끝은 불꽃으로 돌진하는 나방이다. 암울한 전쟁의 여파가 우울한 사랑을 연출하고 그 우울은 조앙마두의 트레이드마크가 된다.

프엉은 전쟁에서 일탈을, 그 일탈은 그녀만의 자주성을 열게 한다.

끼엔을 사랑하되 사랑하는 만큼 지켜준다 했던가 끼엔의 순수와, 그녀의 일탈과 연장선상의 자주성과 타협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그녀는 영원히 끼엔을 사랑하는 방안을 찾은 것이다.

! 내가 쓰는 이 글이 말이 되나? 모르겠다……

 

전쟁의 폐해가 젊은 남녀의 사랑을 흔들어놓아 파국으로 달리게 했으나, 그 파국은 치유의 과정을 거치게 되고, 치유 후에 오는 것은 인간성을 회복하는 것이다.

어쩌면 오늘밤에도 끼엔은 땅거미 짙은 밤을 배회하며 프엉의 환영을, 추억을 더듬어 볼 것이며 방황하기도 할 테다. 방황이 깊을수록 먼동이 터올 것이고, 나날이 마음이 건강해지는 끼엔으로 거듭 날게 될 것이다. 이런 끼엔이 전후 베트남 재건의 구심점이 되어 그들의 역사를 새로 쓰게 된다.

 

옮긴이하재홍님께 대해 감사를 드리고 싶다.

베트남어를 바로 번역하였는데 여느 국내소설과 똑같다.

마치 국내소설인 것 마냥 매끈하게 한글로 탄생시켜 군더더기가 전혀 없다.

역자의 정성이 담긴 번역의 노고가 없었다면 이런 책이 탄생하지 못했다.

 

 

a***6 2013.07.25.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행복보다 더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슬픔
"행복보다 더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슬픔" 내용보기
우리나라와 베트남은 모두 전쟁의 상처를 안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전쟁에 대한 기억은 문학으로 승화되기 마련이고, 이로 인해 양국에서는 전쟁 문학이 존재하고 있다. 그런데 바오 닌의 이 책은 그동안 베트남 전쟁문화의 주류에서 벗어나 전쟁의 광기가 불러 온 폐해를 그리고 있었기 때문에 많은 비난을 받았다고 한다. 이로 인해서 2004년에는 급기야 판금 조치 처분이 내려졌다
"행복보다 더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슬픔" 내용보기

 우리나라와 베트남은 모두 전쟁의 상처를 안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전쟁에 대한 기억은 문학으로 승화되기 마련이고, 이로 인해 양국에서는 전쟁 문학이 존재하고 있다. 그런데 바오 닌의 이 책은 그동안 베트남 전쟁문화의 주류에서 벗어나 전쟁의 광기가 불러 온 폐해를 그리고 있었기 때문에 많은 비난을 받았다고 한다. 이로 인해서 2004년에는 급기야 판금 조치 처분이 내려졌다고 하니 참으로 우여곡절이 많은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1969년 건기가 끝나갈 무렵, 제27 독립 대대는 B3전선 지역에서 적들에게 불시의 습격을 당해서 열 명의 생존자만을 남기고 만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끼엔은 그 끔찍한 전투에서 살아남은 열 명 중의 한 명이었다. 죽은 동료 병사들을 위해 진혼제를 올리는 끼엔은 모든 소대원들이 살아 있던 행복한 나날을 추억한다. 작은 틴과 큰 틴, 끄, 오안, 빈과 따오까지 그들은 카드 게임을 하며 전진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들과 진을 치고 있던 중에 67현 부대의 생산 농장에 살고 있는 세 명의 여자들과 몰래 관계를 맺다가 적들이 그녀들을 죽인 일 그리고 작은 틴이 고릴라 가죽을 뒤집어 쓴 노파를 죽인 일 들이 차례로 벌어진다. 그런 일을 겪을 때마다 끼엔은 알 수 없는 혼의 힘에 이끌려 꿈인지 현실인지도 모르는 광경과 마주하게 된다. 인간의 심리 상태를 극한으로 몰고 가는 전쟁터를 꿈 속을 헤매이는 한 군인의 모습으로 치환해서 읽는 다면 이해가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설에서 끼엔에 꿈 또는 현실에서 마주하는 여인들, 즉 호아와 란 그리고 프엉은 전쟁이라는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은 주인공의 마음을 표현하는 상징으로 읽혀 진다. 전쟁과는 거리가 멀었던 끼엔이지만 결국은 전쟁에 참여했고 직간접적으로나마 사람을 죽이는 일에 관여하게 된다. 그것이 군인 신분으로서 저지른 일이라는 면죄부를 받을 수 있었도 자기 자신의 양심의 면죄부는 받을 수 없었다. 

 

 그렇게 불안해하고 고통스러워하던 끼엔이 전쟁이 끝나고 나서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매우 큰 의미를 품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베트남 전쟁은 물론이고 수많은 역사속 전쟁에서 무고한 생명이 희생되는 광경을 지켜 보았다. 어떤 사람들은 그런 전쟁의 아픔과 상처를 너무나도 쉽게 잊기도 하지만 또 어떤 사람들은 죽기 전까지 잊지 못하기도 한다. 또 어떤 이들은 전쟁의 승리에 심취해서 전쟁이 낳은 폐해를 무조건 덮으려고 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많은 이들이 전쟁으로부터 얻은 슬픔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하고 가슴 한 켠에 응어리고 가지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책의 마지막에서 그 어떤 행복보다 고귀하고 고상한 슬픔을 가지고 있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리고 그 슬픔을 통해서만이 비로소 전쟁에서의 끔찍한 기억을 극복해 낼 수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아픔과 슬픔을 제대로 극복하지 못한다면 그 상처는 영원히 남겨질 것이다. 전쟁을 치룬 경험이 있는 우리들에게 저자의 이 말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같은 슬픔, 전쟁의 거대한 슬픔, 고통을 극복할 수 있는 행복보다 고귀한, 고상한 슬픔을 가지고 있었다. 슬픔 덕에 우리는 전쟁을 벗어날 수 있었고, 만성적인 살육의 광경, 무기를 손에 쥔 괴로운 광경, 캄캄한 머릿속, 폭력과 폭행의 정신적 후유증에 매몰되는 것도 피할 수 있었다. 각자의 삶으로 돌아가는 길은 아마도 전혀 행복하지 않고 죄악이 가득할 수 있지만 그것만이 우리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삶의 길이다. 왜냐하면 평화로운 시대의 삶이기 때문이다.

 

                                                                                                                - P.324

y****7 2012.10.05.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함께 나눠야 할 슬픔.
"함께 나눠야 할 슬픔." 내용보기
바오 닌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7살의 나이에 1969년 북베트남군에 자원입대했다. 3개월간 사격훈련을 받고 전선에 투입됐다가 첫 전투에서 소대원들이 대부분 전사하는 바람에 5개월 만에 하사로 진급, 소대 지휘관으로 전쟁이 끝날 때까지 6년 동안 최전선에서 싸웠다. 베트남전쟁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사이공 공략 작전에 참여한 뒤 살아남은 소대원은 그를 포함해 단 두 명뿐이었다.
"함께 나눠야 할 슬픔." 내용보기

바오 닌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7살의 나이에 1969년 북베트남군에 자원입대했다. 3개월간 사격훈련을 받고 전선에 투입됐다가 첫 전투에서 소대원들이 대부분 전사하는 바람에 5개월 만에 하사로 진급, 소대 지휘관으로 전쟁이 끝날 때까지 6년 동안 최전선에서 싸웠다. 베트남전쟁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사이공 공략 작전에 참여한 뒤 살아남은 소대원은 그를 포함해 단 두 명뿐이었다. 그는 이후 전사자 유해발굴단에 참여하여 베트남 산하에 버려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시신을 수습한 다음 전역했다.

 

이 소설의 모든 페이지는 전장의 피비린내로 가득하다. 그러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난 독자를 아프게 만드는 것은 그 피비린내가 아니다. 이 소설은 어떤 이념도 집단도 증오하지 않는다. 옹호하지도 않는다. 광포한 살육의 나날을 견디는 힘은 이념도 집단도 아니다. 더없이 거칠고 한없이 허망한 전쟁도 끝내 무너뜨리지 못한 것은 애틋하고 간절한 사랑이다.

 

누군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누군가 쓰러져야 한다. 그것이 전쟁이라고 바오 닌은 말한다. 그럼에도 바오 닌은 전쟁이 몰고 온 당연한 살육, 희생자들을 영웅시하고 신격화하는 시절 동안 무명무실 무감하게 사라져 간 모든 것들에 진심으로 위로를 건네고자 한다.

 

바오 닌은 자신이 느꼈던 전쟁의 슬픔을 소설의 문장으로 표현했다. 어린 병사들이 밀림에서 흘린 피와 땀, 그들의 공포와 그리움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베트남 전쟁에서 우리도 자유롭지 못하다. 김대중 대통령은 베트남에 방문해서 상처 받은 사람에게 사과 하지 않았는가. 그렇기에 바오 닌의 전쟁의 슬픔은 우리도 함께 나눠야 할 슬픔이다.


 

b****8 2012.10.04.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전쟁의 슬픔 (Nỗi buồn chiến tranh) - 바오 닌
"전쟁의 슬픔 (Nỗi buồn chiến tranh) - 바오 닌" 내용보기
1.<전쟁의 슬픔>에는 과거와 현재가 뒤죽박죽 섞여 있다. 슬픔이라는 추상적인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유혹했던 끼엔의 불규칙하면서도 선명한 기억. 그 기억을 담기 위한 집념의 저술은 종이 안의 아무렇게나 써내려간 삐뚤빼뚤한 글씨처럼 알아보기 어려웠지만, 글씨가 남긴 잉크 자국은 굵게 남아있었다. 무언가를 쓰기 위해서 펜을 들기만하면 끼엔의 머리에서부터 손가
"전쟁의 슬픔 (Nỗi buồn chiến tranh) - 바오 닌" 내용보기

1.<전쟁의 슬픔에는 과거와 현재가 뒤죽박죽 섞여 있다슬픔이라는 추상적인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유혹했던 끼엔의 불규칙하면서도 선명한 기억 기억을 담기 위한 집념의 저술은 종이 안의 아무렇게나 써내려간 삐뚤빼뚤한 글씨처럼 알아보기 어려웠지만글씨가 남긴 잉크 자국은 굵게 남아있었다.

 

무언가를 쓰기 위해서 펜을 들기만하면 끼엔의 머리에서부터 손가락 끝에 연결된 펜대로 전쟁터에서의 아픈 기억들이 저절로 전달되었고 그래서 그는 써내려갔다홀로 남겨진 끼엔의 기억 안에서만 숨을 쉬는 그들의 마지막 모습을 끼엔은 한 방울이라도 놓칠세라 미친 듯이 써내려갔다.

 

이러한 장면들이 베트남 전쟁의 참전 용사였던 저자 바오 닌의 자전적인 경험에서 우러나왔음을 이해하면서부터 이 서사가 보여주는 잔혹한 묘사들은 훨씬 더 날카롭게 가슴을 파고들었다.

 

2. 그래서 이 책을 마주한 나는 혼란스러웠고소설 속에서 끼엔이 쓴 글 뭉치를 읽어나가는 소설 속의 ’ (액자소설 같은 형식. ‘가 쓴 글이 아니라 끼엔이라는 작가가 엄청난 분량의 글을 쓰다가 홀연히 모습을 감추었고남아있는 사람들이 그의 글을 묶어낸 형식또한 혼란스러웠을것이다.

 

이러한 혼란스러움(불규칙하지만 선명한 흔적이 남긴 전쟁의 묘사)이 바로전쟁의 슬픔이 전쟁을 소개하는 방식이다전쟁 그 이후세상에 스며들지 못하고 겉으로 표류하는 존재들의 슬픔을 그려내는 방식이다.

 

3. <전쟁의 슬픔의 8장으로 구성된 복잡한 실타래 가운데 7장까지 읽어야만 조각난 퍼즐이 제 모습을 찾아가는 것처럼 끼엔이 느꼈을 감정들을 이해할 수 있다그 감정은 분노였고아픔이었다그리고 마침내 슬픔이 되었다. 슬픔이라고 생각한 이유는 그에게 닥쳐온 바로 내일의 현실이 전쟁이었고 이 녀석은 처음부터 끼엔에게 모든 것을 포기하라고 명령했기 때문이다.

 

전쟁이 낳은 자그마한 위력은 프엉에게 너무나 쉽게 접근해서 그녀를 망가뜨렸던 것이다그것을 바라만 봐야했던 끼엔은 끼엔이라는 이름을 가진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무력감 때문에 분노했었고아파했지만 슬퍼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바오 닌은 이런 슬픔들을 직접 언급하진 않지만 이미 프엉에게 덕지덕지 붙어버린 간접적인 은유들을 통해 어렵지 않게 짐작해낼 수 있었다더는 함께할 수 없는 이유가 생겨버린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오해가 더해져 그들 사이를 더욱 안타깝게 바라보게 한다이처럼 전쟁이라는 놈은 그들이 마땅히 가져야 했을 소중한 추억을 비극으로 만들어버렸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4. 266. 정의가 승리했고인간애가 승리했다그러나 악과 죽음과 비인간적인 폭력도 승리했다들여다보고 성찰해 보면 사실이 그렇다손실된 것잃은 것은 보상할 수 있고상처는 아물고고통은 누그러든다그러나 전쟁에 대한 슬픔은 나날이 깊어지고 절대로 나아지지 않는다.

 

전 세계의 역사 속에는 무수한 전쟁 영웅이 있다그들을 찬양하는 사람들이 다수다종전 후그들이 이뤄낸 업적만을 기린다하지만 전쟁의 슬픔의 시각은 이들이 바라보는 것과는 너무나 다르다.

 

<전쟁의 슬픔>에서는 살아남은 자들을 위해 희생했던 이름 모를 수많은 동료를 우리가 바라볼 수 있는 밝은 영역으로 끌어낸다어두운 구석을 비추는 것이 아니라 어둠을 밝은 곳으로 끌어낸다. 그것이 이 소설이 가진 성질이다. 이것 한번 보라시고전쟁은 바로 슬픔이라고 말한다.



k*******7 2012.08.28.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전쟁이 앗아간 것들
"전쟁이 앗아간 것들" 내용보기
지구촌 곳곳에서 여전히 벌어지고 있는 인간의 이기심과 탐욕과 욕망이 한데 어우러진 전쟁은 연일 뉴스를 장식하고 있지만 지구 반대편의 일일뿐, 한 민족이 총부리를 겨누고 서로 적대시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도 여전히 익숙치 않다. 아마도 전쟁을 직접 경험해 보지 못한 탓일 것이다. 컴퓨터 게임이나 영화속의 전쟁영웅과 그들의 활약상에 열광하며 화면속에서 더 실감나는 전쟁을
"전쟁이 앗아간 것들" 내용보기

지구촌 곳곳에서 여전히 벌어지고 있는 인간의 이기심과 탐욕과 욕망이 한데 어우러진 전쟁은 연일 뉴스를 장식하고 있지만 지구 반대편의 일일뿐, 한 민족이 총부리를 겨누고 서로 적대시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도 여전히 익숙치 않다. 아마도 전쟁을 직접 경험해 보지 못한 탓일 것이다. 컴퓨터 게임이나 영화속의 전쟁영웅과 그들의 활약상에 열광하며 화면속에서 더 실감나는 전쟁을 치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현실과 가상의 세게를 넘나들며 죽고 죽이는 장면에 익숙한 나머지 우리는 전쟁의 참혹함과 상처들을 잊고 있는지는 않는지.

 

 

직접 6.25를 겪었고 배트남전과 걸프전에 파병된 역사적 사실을 우리는 점점 더 잊어가고 있으며 우리의 부모세대와는 메울 수 없는 간극이 분명 존재한다. 전쟁소설이라해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직접 경험해 보지 않고서야 참혹한 전쟁의 아픔과 그 슬픔을 알리가 없을 것이다. 저자가 전쟁의 한가운데서 몸소 경험한 전쟁을 소설속에 고스란히 녹여낸 작품이 바로 <전쟁의 슬픔>이다, 통속적인 제목과는 달리 이야기는 꽤나 묵직하다. 중국에 이어 서구열강의 식민통치아래 놓이게 된 베트남은 오랜 침략과 투쟁의 비극적 역사를 지녔다. 소설은 과거의 전쟁터와 전쟁이 끝나고 돌아 온 고향, 전쟁이 일어나기 전의 평화롭고 아름답던 청춘의 모습과 전쟁 후의 달라진 그들의 운명을 뒤죽박죽 섞어 놓았다. 얽히고 설킨 운명의 실타래를 풀어 내듯 전쟁의 기억들을 원고지에 쏟아 내는 작가의 펜끝에서 이야기의 실마리가 서서히 풀리게 된다.


끼엔은 열일곱 살 나이에 조국의 독립과 통일을 위해 전쟁에 나서게 된다. 다른 젊이이들 처럼 그 또한 가슴 설레이는 첫사랑이 있었다. 누구보다 아름답고 순수한 영혼의 프엉이 바로 그의 전부이며 유일한 사랑이다. 하지만 전쟁은 일상을 파괴하고 인간의 영혼을 무참히 할퀴고 상처를 입혔다. 아군과 적군, 남녀노소를 구분하지 않고 그들의 목숨을 너무나 쉽게 앗아갔다. 전쟁은 인간의 존엄성 따위는 안중에도 없으며 영혼을 메마르게 하였고 아마도 지옥이 있면 바로 전쟁터의 모습일 거라 끼엔은 생각했다. 지옥보다 끔찍한 전장을 경험한 끼엔에게 종전은 또다른 전쟁의 시작일 뿐이다.

 

 

전쟁이 끝나고 나서 지금까지 나는 날이면 날마다 밤이면 밤마다 이 기억에서 저 기억 속으로 떠다녀야 했다. 벌써 몇 년째인가? 멀쩡한 정신으로도 나는 사람들로 가득한 길 한가운데서 문득 길을 잃고 꿈속을 헤매기도 한다. 그런 날이 결코 적지 않다. ......어느 날 밤에는 천장 선풍기가 돌아가는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 깨어나기도 했다. 그 소리가 등골이 오싹한 무장 헬리콥터의 굉음처럼 들려왔던 것이다. ( p.66 )

 

끼엔은 전사자 유해발군단의 일원으로 부대원들이 전멸당한 전선으로 이동 중이다. 살아남은 단 열 명의 전사 중 한 명인 끼엔은 수많은 전투와 그와 함께한 전투에 희생된 전우들의 혼령과 귀신들을 마주하게 된다. 그의 기억은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전쟁이 갈라놓은 첫사랑 프엉을 찾아 간다. 늘 붙어다니던 프엉과 끼엔, 달콤쌉쌀한 첫키스의 추억과 떨어져서 단 한 순간도 살수 없을 것만 같았던 그들에게 닥친 전쟁, 군입대로 인한 이별 그리고 재회. 하지만 전쟁은 프엉과의 추억을 앗아갔을 뿐만 아니라 그에게도 그녀에게도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오해로 인해 멀어진 둘은 예전의 그들로 다시는 돌아 갈 수 없게 된다. 떠나간 그녀를 잊을 수 없는 끼엔에게 이제 남은 것은 글을 쓰는 일뿐.! 끼엔은 자신이 치른 그 전쟁과 다시 싸워 그가 살아 남은 대신 이 땅에 살아갈 권리가 있는 우수하고, 아름답고 누구보다 가치있는 사람들, 잊혀진 영혼들과 그들의 죽음을 쓰기 시작한다.

 

 

정의가 승리했고, 인간애가 승리했다. 그러나 악과 줒음과 비인간적인 폭력도 승리했다. 들여다보고 성찰해 보면 사실이 그렇다. 손실된 것, 잃은 것은 보상할 수 있고, 상처는 아물고, 고통은 누구러 든다. 그러나 전쟁에 대한 슬픔은 나날이 깊어지고, 절대로 나아지지 않는다. ( p 266 )

 

 

종잡을 수 없는 구성에 몰입조차 쉽지 않던 이야기가 피비린내나는 전쟁에 몸서리치며 읽혀지다가 마지막엔 전쟁이 앗아간 아름다운 청춘과 이룰 수 없는 사랑에 더욱 가슴 아파하게 된다. 저자인 바오닌은 '아무리 좋은 전쟁도 가장 나쁜 평화보다 나을 수 없다고 한다. 그는 결코 전쟁으로서 전쟁을 막을 수 없고, 피로서 피를 씻을 수 없으며, 증오로써 증오를 잠재울 수 없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다.

k******2 2012.09.06. 신고 공감 1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전쟁의 슬픔 속으로..
"전쟁의 슬픔 속으로.." 내용보기
처음에 이 책을 받아보고서 기뻤던 것은 아시아문학선 1번으로 나왔기때문이었다. 아시아는 [아시아]계간지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유럽이나 아메리카 작가들은 우리나라에서 손쉽게 만날 수 있지만 아시아 문학작품은 번역이 활발히 이뤄지지지않아 소개되는 것이 소수에 불과했기때문에 [아시아]계간지를 통해 새로운 작가들과 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아시아 작품들의 첫
"전쟁의 슬픔 속으로.." 내용보기

처음에 이 책을 받아보고서 기뻤던 것은 아시아문학선 1번으로 나왔기때문이었다. 아시아는 [아시아]계간지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유럽이나 아메리카 작가들은 우리나라에서 손쉽게 만날 수 있지만 아시아 문학작품은 번역이 활발히 이뤄지지지않아 소개되는 것이 소수에 불과했기때문에 [아시아]계간지를 통해 새로운 작가들과 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아시아 작품들의 첫인상은 굉장히 강렬했다. 대중적으로도 많이 알려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앞으로 아시아문학선에서 어떤 책들이 또 출간될지 기대된다.

 

이 책은 한창 전쟁소설들을 찾아 읽을 때 읽게 된 작품이었다. 역사소설들도 있지만 난 전쟁소설은 반드시 한번쯤은 읽어봐야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전쟁영화도 한번쯤은 꼭 봐야. 특히 전쟁을 겪지못한 세대는 전쟁의 슬픔에 대해 반드시 알아야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이유로 전쟁소설을 찾아 읽었었는데 그때 한국의 [하얀전쟁]과 [무기의 그늘]을 읽었고 그리고 이 책을 읽었다.

베트남 전쟁이 배경인데, 아무래도 베트남 작가가 쓴 책이다보니 다른 국가에서 쓰여진 것에 비해 굉장히 현실적이었다.

베트남문학에 대해 한가지 추천하자면, 응웬옥뜨 작가의 [끝없는 들판]책이다. 이 책을 읽은후 한참 멍하고 눈물이 나왔었다.

 

[전쟁의 슬픔]제목이 가지는 강렬함이 큰 것 같다. 전쟁이라는 것에 대해 이 한 제목으로 많은 것을 표현해준다고 생각한다.

서로를 죽고 죽여야만하는 전쟁..전쟁이 끝난 후에도 남겨진 깊은 아픔과 상처. 이 작품 속에서 좋았던 점은 전쟁 뿐아니라 사랑에 관한 것도 나오기 대문이었다. 전쟁소설이지만 끼엔과 프엉의 사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첫사랑 프엉의 사랑..전쟁은 숭고했던 사랑마저도 앗아가버린다.

그들은 다시 재회하지만 이미 전쟁으로 인해 너무나 많은 것이 변했고 결국 프엉이 하노이를 떠나면서 주인공은 홀로 남겨진다.

전쟁의 피비린내...유일하게 미국이 패배한 베트남 전쟁. 한국의 소설에서는 전쟁의 참상을 겪은 후 주인공들의 심리상태나 결국 비극으로 끝나는 그들의 삶을 통해 전쟁을 폭로했다면 이 작품은 전쟁에 참전한 경력을 지닌 작가가 직접 서술해서 베트남의 상황들이나, 주인공 끼엔의 고통들이 더 직접적으로 다가왔다.

 

베트남은 전쟁은 끝났지만 우리는 아직 진행중이라는 점을 염두하면 씁쓸함이 남는다. 이들은 끝난후의 슬픔이 있지만 우리는 앞으로도 가져야하는 이 슬픔을 어떻게 끌고가야하는 것일까.

 

l*******s 2012.09.03.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과연 전쟁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가?
"과연 전쟁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가?" 내용보기
처음에 이 책을 읽어보고 놀랐던 것은 2008년에 영국의 번역가 협회가 '20세기 세계 명작 50선'에서 37위에 이 책을 선정했기 때문이었다. 특히나 베트남에 큰 관심이 있는 나에게는 여러 모로 반드시 읽어볼 수 밖에 없는 책이었다. 오히려 늦었다는 생각조차 들었다.   이 책의 배경의 되는 역사적 사건을 다시 재구성해 보았다. 1964년 8월에 일어난 통킹만사건(Gulf of Tonkin In
"과연 전쟁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가?" 내용보기

  처음에 이 책을 읽어보고 놀랐던 것은 2008년에 영국의 번역가 협회가 '20세기 세계 명작 50선'에서 37위에 이 책을 선정했기 때문이었다. 특히나 베트남에 큰 관심이 있는 나에게는 여러 모로 반드시 읽어볼 수 밖에 없는 책이었다. 오히려 늦었다는 생각조차 들었다.

  이 책의 배경의 되는 역사적 사건을 다시 재구성해 보았다. 1964년 8월에 일어난 통킹만사건(Gulf of Tonkin Incident)을 계기로 1965년 2월부터는 북베트남에 대한 폭격에 나서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1967년 11월까지 미국은 약 50만 명에 이르는 지상군을 베트남에 파병하였다. 우리나라도 1964년 9월 의료진을 중심으로 한 비전투요원을 파견한 것을 시작으로 1965년 10월 이후에는 맹호부대와 청룡부대, 백마부대 등 30만명의 전투병력을 파견하며 참전하였다. 하지만 1968년 1월 31일 남베트남민족자유전선(NLF) 소속 게릴라들이 구정을 맞아 사이공 등 전국의 주요 도시에서 미국의 주요 시설을 대규모로 공격한 이후 미국 국내에서는 반전 여론이 높아졌다.  결국 1975년 4월30일 북베트남의 대규모 공세로 사이공이 함락되고 즈엉반민(Duong Van Minh) 대통령이 항복하면서 전쟁은 끝이 났다.

  저자인 바오 닌은 실제로 만 17세에 베트남 전쟁에 참가했다. 1969년부터 1975년까지 전쟁에 참가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 소설을 저술하였다. 내가 과거 우리나라 작가인 안정효의 '하얀전쟁'과 황석영의 '무기의 그늘'을 읽었지만, 약간 피상적인 느낌이었다. 전쟁이라는 화두가 지극히 개인적인 수준에서 저술된 점이 인상적이기는 했지만, 적대국가인 북베트남(사이공) 군인의 시각을 어떨 지가 궁금했다. 이 '전쟁의 슬픔'은 베트남 참전 작가가 직접 쓴 책이어서 굉장히 현실적이었다.

  살기 위해서 서로를 죽여야만 하는 전쟁! 누군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누군가 쓰러져야 한다. 그것이 바로 전쟁이다. 그리고 그런 전쟁이 끝난 후에도 남겨진 깊은 아픔과 상처. 이 작품의 장점은 전쟁에 대한 어떠한 미화도 서술되지 않는 데에 있다. 작가는 다만 안타깝고 끔찍하고 잔인하며 아주 가끔 따뜻했던 전쟁이 어린 연인이 청춘과 사랑을 어떻게 미궁에 빠뜨렸는지를 냉정하면서도 격정적으로 진술하고 있다.

  아직도 남북한으로 대치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전쟁의 슬픔은 과연 언제쯤 끝날 수가 있을까?



k****a 2013.06.07.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