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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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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만나게 된 뒤로 슬픔과 애도에 관한 주제는 꼭 내 몸에 맞는 옷 같아서 계속 찾아보게 된다. 처음에 접했던 책들은 상실감과 슬픔을 떠나간 사람 발치에 묶어 같이 떠나보내고, 너는 평온했던 일상으로 돌아오라 이야기하는 책들이 많았다. 하루하루 지나가다 그 많은 하루들이 쌓이기 시작하니 슬퍼지는 주기가 조금씩 길어지고, 조금씩 덜 생각나는 걸 보니 언젠가 이 책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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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픔을 만나게 된 뒤로 슬픔과 애도에 관한 주제는 꼭 내 몸에 맞는 옷 같아서 계속 찾아보게 된다. 처음에 접했던 책들은 상실감과 슬픔을 떠나간 사람 발치에 묶어 같이 떠나보내고, 너는 평온했던 일상으로 돌아오라 이야기하는 책들이 많았다. 하루하루 지나가다 그 많은 하루들이 쌓이기 시작하니 슬퍼지는 주기가 조금씩 길어지고, 조금씩 덜 생각나는 걸 보니 언젠가 이 책들이 얘기한 대로 슬픔에서 완벽히 벗어난 상태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약간의 희망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주기가 길어질지언정 슬픔의 크기는 줄지 않는다는 걸 몇 해에 걸쳐 느끼다 보니 과연 애도라는 것이 언젠가 끝낼 수 있는 것일까? 다른 사람들은 다 잘 해내는데 나에게만 이토록 어려운 것인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그때 이 책을 집어 들게 되었다.

애도예찬은 작가가 사랑과 죽음, 그리고 애도를 꼭지로 해 1년간 연재하던 글을 모은 책이다. 그래서 그런지 아쉬운 점이 각 챕터별로는 완성도가 높지만 책 전체적으로 보면 챕터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것이 아니라 뚝뚝 끊기는 느낌이 난다. 게다가 같은 문장이 매 장마다 주기적으로 반복된다. 주제를 부각하는 면으론 좋지만 동어 반복에서 오는 지루한 느낌을 지울 수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

애도가 성공하면 실패한 것이고,

 "실패해야, 그것도 '잘' 실패해야" 성공한 것이다.

 철학자 자크 데리다가 말하는 애도의 방식은 애도예찬이라는 책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하는 말이다. 그 동안 애도에 관한 책들은 애도를 어떻게 '잘'해야하며 그걸 못하면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이야기한다. 이 책은 가장 소중한 사람을 잃었는데 애도를 끝내고 그 사람에게 줬던 리비도를 다른 사람에게 되돌리는 일이 되려 비정한 일 아닌가? 라는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모두가 슬픔을 끝내고, 제자리로 돌아오라 말하는 와중에 그게 어떻게 가능한 일이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 그럼에도 가끔은 문학이 위로가 될 수 있는 이유는 그것이 고통이 무엇인지를 아는 사람의 말이기 때문이고 고통받는 사람에게는 그런 사람의 말만이 진실하게 들리기 때문이다.> 라는 신형철 평론가의 말처럼 애도를 끝내기 힘들었던 나에게 다른 여러 사람들의 사례를 들어가며 말하는 이 책이 앞선 그 어떤 책보다 큰 위로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인 거 같다.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고, 나와 같은 일을 겪은 수많은 사람들이 있고, 이것은 너무 자연스러운 삶의 방식이니 그냥 받아드리고 떠나간 사람을 여전히 사랑하면 된다는 것이 내가 책에서 얻은 결론이다. 여하간 고맙다.


c*****9 2019.01.14.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