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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면 나를 만날 수 있다 삶이 팍팍하게 느껴질 때 사람들은 무엇을 할까? 운동을 하거나 등산을 하던지 아니면 술자리를 만들어 거하게 취하는 등 사람에 따라 무수한 방법들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방법들을 총 동원하더라도 위로 받지 못하는 경우라면 돌파구는 없는 것일까? 때론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장소에서 가슴에 스며드는 따스한 온기에 스스로 놀라 주변을 돌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사람을 위로하는 것이 커다른 무엇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
내게도 그런 공간이 있다. 내가 사는 도시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 인적이 드물지만 찾을 때마다 온화한 미소로 반겨주는 그런 곳이다. 내가 처음 그곳을 찾았을 때는 농사짓는 논 한가운데 덩그러니 몸체만 겨우 유지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문화재 보호 차원에서 최소한의 대책을 마련해 두었다. 승용차로 들어갈 수 있으나 걸어가면 더 좋은 길을 따라 가는 동안 산과 들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풀과 나무들이 있어 눈길을 사로잡기도 한다. 보물 제111호인 개선사지 석등이 있는 곳이다. 폐사지에 석등만 덩그러니 남아 있지만 석등이 보여주는 기품은 가히 일품이라 할 수 있다. 통일신라시대 작품으로 천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에도 아름다움이 여전하다. 무생물인 돌로 만들었지만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소망이 남아 시간을 거슬러 그 뜻을 보여주고 있는 듯 온화하고 생생함이 지금도 전해지고 있다. 그 때문인지 마음이 지치고 기운이 빠지는 날 그곳에 가면 지친 마음에 잔잔한 위로를 받곤 한다.
특정한 공간이 삶에 지친 사람에게 주는 독특한 매력 때문에 반복해서 찾는 사람들이 있다. ‘낯선 공간이 나에게 말을 걸다’라는 부재를 단 ‘어떤 외출’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건축가, 소설가, 여행작가, 영화감독, 칼럼니스트, 일러스트 작가, 정원 전문가 등 창조적인 활동을 하는 열여덟 명의 사람들이 자신만의 장소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을 담아내고 있다. 자신만의 장소라고는 하지만 잠실야구장이나 실상사, 강진의 다산초당처럼 이미 사람들 사이에 이미 익숙한 공간도 있고, 서귀포 대평박수 큰홈통 같은 제주도의 이름 없는 바닷가도 있고, 이제는 도심의 기능을 상실했지만 추억이 살아 숨 쉬는 카페나 식당도 있다. 그야말로 자신만의 공간이라는 특수성이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오직 자신만이 느끼는 감정이 살아 숨 쉬는 곳이기에 이러한 기능을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처럼 장소 또는 공간은 그곳만이 간직한 독특한 정서가 있고 그 정서에 공감하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하게 만든다. 이 특별한 경험은 아마도 자신이 살아온 시간 동안 가슴에 묻어 두었던 아픈 상처나 아련한 추억 같은 것들이 그 장소나 공간이 전하는 이미지와 소통하는 과정에서 맺어진 인연이라 생각된다.
현실의 삶은 만만치 않다. 이런저런 일상의 일로 치인 팍팍함이 있어 힘겹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 쉬어갈 수 있다면 삶이 그리 고단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 공간이나 장소가 사람들에게 유명한 곳이거나 이름난 곳이 아니어도 좋을 것이다. 내 안에 담긴 정서와 소통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좋을 것이다. 이런 공간이 있다면 열여덟 명의 저자들이 간직한 마음의 위안을 받는 장소와 다름없는 자신에게 특별한 시간을 제공해 줄 것이다. 그것도 자신이 살아가는 가까운 곳에 있다면 자주 찾아 지친 마음에 쉼과 휴식의 시간으로 살아갈 날들에 대한 설렘이 함께하지 않을까 싶다.
사족하나 달고 가자. 책을 읽다보면 역사적 사실이 왜곡되는 것을 접하곤 한다. 이 책에도 그런 부분이 있다. 김준엽의 ‘강진 다산초당 : 상실과 절망을 딛고 선 땅’에 보면 정약용의 형 정약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정약전이 유배를 가서 생을 마감한 곳이 신지도로 나오는데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정약전에 신지도로 유배를 간 것은 사실이나 그곳에서 유배지를 옮겨 자산어보를 지은 흑산도에서 생을 마감했다. 이 부분에 대한 확인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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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여행기라 함은 특정한 장소 혹은 그 장소에 대해서는 알지만, 정작 제대로 둘러본 적도, 제대로 아는 것도 없는 곳에 대한 기록인 경우가 있다. 그래서 수학여행이랍시고 몇 번씩 방문했으나 알지 못했던 것들이라거나 보고도 그 의미를 알지 못했던 것들이 있다. 이 글은 그런 류와 조금은 다르다. 자신만의 경험을 통해 알게되었다거나 자신만의 심미안을 발휘하여 발견하게된 것들에 대한 정리이다. 또, 그 공간에 얼마나 애정을 갖고 있는가 하는 그 정도가 느껴지기 때문에 일종의 ‘공간에 대한 러브레터’라고도 볼 수 있다. 그래서 작가가 그 장소에 관한 단상들을 풀어놓을 때, 읽는 이로 하여금 그런 공간이 주는 인상에 매료되기도 하고, 유사한 느낌을 주었던 자신만의 공간이 연상되어 가보고 싶거나 지금은 어떻게 변했을까 하는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한다. 무엇보다 이 책이 나온 시점이 눈에 띈다. 최근 영화계에서는 복고와 과거로의 회귀가 이슈가 되고 있고, 사진이나 일기 등을 돌아보며 위안을 얻는 모습, TV 프로그램의 토크쇼의 패턴 등이 그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이 나온 시점이 그런 것을 반영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몇 가지 현상만 가지고 현재를 논한다는 것은 무리겠지만, 누군가에게 위안이 되는 추억의 장소를 되짚어 본다는 점에서 누군가에게 직․간접적으로 '힐링'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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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과 사물에 대한 어떤 추억, 혹은 상징을 그려내고 있다. 한 사람의 목소리로 여러 장소를 얘기하는 것도 일관성 있어 차분하니 재미있겠지만 장소마다 다른 작가들의 목소리를 빌어 씌어진 <어떤 외출>은 포트럭에 모여 수다를 떨 듯 산만하지만 흥미롭다. 금방 다른 목소리에 적응해야 한다는 점이 불편하기 보다 새롭고 재미있다.
나에겐 모두 생소하고 낯선 장소이지만 작가에겐 연관성을 부여하는 장소들이기에 그들의 여행에 유령같이 얹어진 듯 하다. 물론 지명 자체는 들어본 적도 있고 나도 한번쯤은 가보고 싶었던 장소도 있다. 하지만 여행에 별다른 욕심이 없는 나에겐 모두 남의 일이었기에 이렇게 책으로 들여다 보는 것이 더 재미있다. 누군가 나 대신 발품을 팔아 좋은 감정을 전해준다니 책만큼 나에게 편리한 매체가 또 어디 있을까... 가끔 영감을 요하거나 정신적 휴식이 필요할 때 여행에 관한 에세이만큼 힐링 효과가 톡톡한 역할을 찾기 드물다.
오늘 드물게 몸을 움직여 영인산을 간 김에 나무 밑으로 불어오는 바람 속에서 열을 식히며 읽은 <어떤 외출>은 이미 외출한 상태인 나를 한 장소에서 여기저기 마구마구 데리고 다녀 주었다. 꼭 여행이 아니라 하더라도 근처에서 접할 수 있는 카페나 음식점 같은 장소에 대한 소개도 있어 사고의 전환이 주변의 사물과 공간을 얼마나 새롭게 변화시키는지 느끼게 한다.
<어떤 외출>을 읽고 문득 눈을 들어 돌아오는 길을 보는 기분이 그 동안 보지 못했던 일상에 대한 생소한 부분을 발견하게 한다. 어디에나 있을 법한 밥집이라도, 어느 곳에 있을 듯한 나무 아래라도 새로운 영감을 받게 한다. 언제나 내가 사는 곳이 이렇게 다채롭다는 것을 숙지하고 있다면 감동이 끊이지 않았겠지만 그 동안 분출되지 못한 감동들이 한꺼번에 폭발하기에 그 기쁨이 배가 될 수 있다니 다행이다.
오늘의 이 감동이 내일은 다소 시들해질지라도 언젠가 다시 펼쳐 든 <어떤 외출>이 오늘의 감정을 상기시킴과 더불어 그때의 주변을 새롭게 만들어줄 테니 괜찮다. 작고 작은 우리나라에 작은 도시에, 동네에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공간과 사물들이 있다. <어떤 외출>을 읽고 둘러봐도 좋고 그저 지금 무심코 둘러봐도 좋다. 햇살이 따갑지도 않고 따뜻하게 선물처럼 내리쬐는 요즘 아닌가? 주변의 사물들이 사랑스러운 시기에 더욱 어울리는 책이다. 신정호가는 길목에 드리워진 흐드러진 장미에 숨막히게 감동하던 어제를 상기하니 가슴 벅차다.
매일매일이 악몽일 수도 기쁨일 수도 있지만 돌이켜 보면 마모되어 희미하게 남지만 분명한 흔적이 있다. 그 것을 어떻게 기억하느냐는 스스로의 상황에 따라서 달라지는데 시공간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어떤 외출>은 바로 그 시공간에 대한 사람의 감정을 보여주며 사소한 데서 느낄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아주 작은 무엇이 우리의 감정에 파문을 일으키고 사색에 잠기게 한다. 우리는 너무 바쁘게 살고 있다. 잠시 쉬어가며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 생각의 숨을 틔어주기 위해 여행을 떠나곤 하는데 여의치 않다면 이렇게 <어떤 외출>로 정신적 동반 외출을 감행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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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때론 어떤 공간에서 나만의 생각을 접목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그곳에 추억이 서린 공간으로 나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힘들고 어려울 때 그곳을 찾거나 곱씹을며 그 자리, 장소에 대해 또 다른 생각을 떠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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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면 너른 벌판과 먼 산이 수묵화처럼 펼쳐지는 외가의 대청마루가 생각이 난다. 빗방울이 똑똑거리며 떨어지면 외가 기와 끝으로 물방울이 떨어져 마당이 패여 독특한 흔적이 기억이 나고, 투두둑 차 지붕위로 무거운 소낙비가 콩 튀기는 소리를 낼 땐 대청마루와 연결된 마당의 비닐하우스 안에서 듣던 빗방울의 합주가 생각이 난다. 내게 이책의 저자들처럼 나만의 여행지를 소개하라고 하면 난 충청도 부여 어느 두메산골의 외가를 소개할 것 같다. 어느 순간 휙~하고 떠나 갈 곳이 있고, 추억할 곳이 있다는 것이 참 부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고, 그곳이 어느 지역이 아니라 버스 안 제일 뒷자리 등의 모티브만으로도 기억을 되살려 낼 수 있다는 것은 참 운 좋은 일이다. 「어떤 외출」은 ‘너에게도 그런 추억의 장소가 있을거야 생각해 봐!’라는 이야기를 페이지페이지마다 던진다. 나에게는 이런 장소가 있어. 너에게도 있을거야. 책 속의 많은 필자들, 한사람 한사람이 책장 속에서 내게 그렇게 말을 던졌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그 추억의 장소, 의미로운 그곳을 머릿 속으로 그려보다가 다시 내 기억 속으로 들어와 나의 추억의 장소, 의미로운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겨 걷게 된다. 유년의 여름과 겨울, 나름 쓸쓸함을 알아 퉁명했던 사춘기 초입의 나를 풍요롭게 안아내던 그곳, 그리고 외가의 사람들. 지금은 계시지 않은 분도, 그때의 젊음이 아닌 중년의 아저씨가 되어버린 삼촌도 있고, 나와 함께 벗하며 뛰던 동무는 이제 그곳에 없고, 놀던 그 터도 수풀이 무성히 자라 길이 아닌 곳이 되어버리긴 했지만, 그래도 그곳은 그곳이라는 이유만으로 충분히 내게 의미가 있다. 눈을 감으면 그 때 그곳 그 우물이, 그 언덕이 되살아나니까. 「어떤 외출」 이 책은 가볍다. 책이 주는 느낌도 가볍고 산뜻한데, 들고 다니기에도 참 적당하게 가볍고, 가방 한 구석 자리를 내주어도 그리 무게가 느껴지지 않는다. 표지 또한 화려하지 않다. 오히려 기하학의 문양이 고전스러운 멋을 가지고 있다. 여름 휴가철, 단순히 휴가지로 떠나는 여행이 아닌 의미있는 여행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거 같다. 그래서 책을 다 읽고, 직장 동료에게 건냈다. “읽어! 좋아.”라고 말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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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곳이 어디라도 좋다. 오래전 나와 내 친구들의 기억이 가득한 그때 그 펍, 공간을 사랑하게 만든 곳, 그 안에서도 나만의 추억이 깃든 카페, 낡지만 편안한 느낌을 주는 설악산 속 설악산 관광 호텔, 혹은 그런 장소가 아니라 제주도 어느 바다, 낚시를 잘하게 하는 포인트, 다산 초당 등의 명소. 다양한 명사들이 모여 자신의 소중한 곳을 펼쳐내는 이야기는 특정한 틀도 없었고, 다만 마음에 담아두었던 하나의 공간을 이야기한다는 공통점만을 갖고 있었다.
처음에는 오기사 바르셀로나로 떠나다의 작가 오영욱님과 에이 등의 작품을 쓴 소설가 하성란님의 "특별한 공간" 이 궁금했고, 내가 살고 있는 고장 대전 산타크로스라는 레스토랑?펍?에 대해 쓴 이야기가 궁금해 읽기 시작했다. 글을 쓴 작가도 글 나중에 살짝 소개될 따름이다. 우선 가장 중시되는 것은 바로 글이었다. 글과 그 장소. 그렇게 읽히는 글들은 참 담백했고, 여행의 운치를 느낄 소소한 재미가 있었다.
꼭 화려한 곳이란 법은 없었다. 그냥 그렇게 나만의 보석같은 곳, 사연이 있기 마련이었다. 사실 가장 먼저 찾아본 곳은 내가 살고 있는 곳, 대전의 산타크로스였다. 단편집처럼 각각 독립된 글이었기에 원하는 글들을 순서에 상관없이 찾아보고, 또 짤막한 휴식을 갖고 쉬어갈 수도 있는 책이었다.
가볼만한 맛집? 등의 이야기가 추가된 편안한 글이려니 했다가 첫 초반부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가장 친한 친구들의 동반 자살. . 차마 위로조차 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었기에 무어라 말을 이어가기 힘들 그런 상황이었음에도 작가는, 그 곳, 자신과 친구들의 청춘의 기억이 가득한 산타크로스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어쩌면 갑자기 자신을 떠나버린 친구들을 잡지 못했다는 후회로, 그들과의 추억을 기릴 곳에 대해 글을 남기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처음에 나도 산타크로스 제목만 듣고서도, 아,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그게 어디더라? 싶었다.
알고 보니 충대 앞인 궁동의 레스토랑이었다. 한번 들어가본 것도 같고, 아닌 것고 같고..긴가민가했다. 작가의 학번도 나와 많은 차이가 나지 않았고, 그가 주로 활동했다는 충대 궁동 또한 나도 방학이면 내려와 친구들과 놀던 곳이라 반갑기만 하였다. 학교는 서울에 있었지만 지금까지도 꾸준히 만나는 고교 동창 셋이 모두 충대에 다녀서, 방학이면 친구들을 만나러 충대의 곳곳에 출몰하고는 하였다. 충대 전산실에서 컴퓨터를 하고 있기도 하고, 구내 식당에서 떡볶이를 사먹고 있기도 했다. 학교 앞 카페나 식당 등에는 아주 천연덕스럽게 자주 등장하였다. 그러다보니 오랜만에 본 고등학교 동창생은 내가 충대생인 것으로 착각을 하기도 하였다. 그런 곳이었기에 작가가 특별히 애정을 갖고 인디음악에 푹 빠진 특별한 공간이 된 그 곳 산타크로스라는 카페에 대해 관심이 높아졌다. 난 그때 나만의 장소가 따로 있지는 않았지만, 지금 또 살고 있는 이 곳이기에 언젠가 작가가 추천해준 그 치즈 버거를 먹으러 한번 가봐야겠다. 그리고 작가의 그 이야기들이 다시 생각나겠구나 싶었다.
여행 기자로 명성을 날리다, 남편과 함께 모든 것을 훌훌 털고 제주도로 내려가 글을 쓰고 있는 여행작가분의 이야기도 인상 깊었다. 제목은 서귀포 대평박수 큰 홈통,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더니, 작가분이 오후마다 남편과 함께 바다낚시를 하러 가는 낚시 명소 포인트란다. 현지말로 표현한 것이라 내게는 생소하기만 하였다. 제주도의 푸른 삶을 사랑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얼마전 읽은 제주 보헤미안도 이 작가님과 같은, 제주도를 사랑한 제주 이민자들의 이야기였는데, 이분은 따로 제주 여행의 달인이라는 책을 펼쳐낼 정도로 제주에 대한 만족스러운 감정을 높여가고 있는 분이었다. 시골의 삶이라 심심할 법도 한데, 표현을 따르자면 이보다 행복해보이는 고즈넉한 삶이 또 없었다. 사방에서 들어오는 햇볕에 눈이 저절로 떠지고, 향기로운 커피를 한잔 내려 마시고, 소소한 정이 배어나는 제주 일보는 샅샅이 읽어도 30분이면 족하단다. 그렇게 신문을 읽고 멸치 주먹밥 혹은 텃밭에서 난 채소 등으로 샐러드, 빵 등으로 남편과 편안한 아침을 먹고 나면 아침 일, 오전 일과가 집에서 자연스레 이루어진다. 그러고 나서 오후에 바다낚시를 하러 남편과 나서는 곳이 바로 대평박수 큰 홈통이란다. 낚시광인 남편을 따라 자신도 그 시간을 사랑하게 되었단다. 이야기만 들어도 참으로 행복해보였다.
원래는 세워질 수 없었다는 설악산 속에 생뚱맞게 들어선 낡은 호텔인 설악산 관광호텔만의 여유와 발코니의 운치에 대해서는 오기사 바르셀로나로 떠나다의 작가 오영욱님의 이야기에서 찾을 수 있었다. 꼭 비싸지 않더라도 만족스러운 그런 공간이 있다. 편히 쉴 수 있고, 맛있는 요리를 먹거나 내 마음을 헤아려주는 주인의 배려에 눈물이 나게 행복한 그런 곳들이 있다.
김종욱 찾기 등으로 유명한 영화 감독이자 뮤지컬 제작자인 장유정님만의 공간 대학로 장이 바로 그런 곳이었다. 노트북 작업을 하려는 단골을 위해, 10명은 족히 들어갈 비밀의 공간을 몰래 내어주기도 하고, 정말 오랜만에 필이 꽂혀 취중진담 이후로 진심으로 와닿았다는 그 노래 (나 또한 전람회의 취중진담처럼 좋아하는 노래가 없었다.)를 만들기 위한 작가와 작곡가 등의 순수한 창작품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마음을 써주고 배려해준 장의 공간. 한때 나도 대학로 소극장을 열심히 찾아다니고 연극을 섭렵하던 때가 있었기에 대학로 이 곳 저곳을 찾아다니길 좋아했는데 그때 장이란 곳을 알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었다.
글을 읽다보니 30대 중반 정도의 내 나이 또래의 작가들의 이야기가 참으로 많았다. 그래서인지 가보지 않은 그런 공간들에 대해서도 충분히 공감이 되고, 가보고 싶은 그런 곳들이 되었다. 읽고 있으면 그 자체로도 참으로 푸근하다. 굳이 이 글이 여행기가 아니라도 좋고, 그저 무어라 따로 정의하지 않아도, 그냥 읽고 있으면 좋은 그런 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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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문득 '맹모삼천지교'이야기가 생각났다. 맹자의 어머니가 자식을 위해서 세 번이나 이사를 했다는 뜻으로, 인간의 성장에 있어서 그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이야기 말이다. 공간이나 환경의 영향을 받는 건 아이들 이야기일거라고 무의식중에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성인에게도 공간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새삼 느꼈다. 건축가, 음악 전문 기자, 소설가, 여행사 대표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열 여덟 명의 사람들이 자신의 특별한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이 책은 정말 읽을수록 매력적인 그런 책이다.
많은 이야기들 가운데 내가 가장 최근에 본 영화 <건축학개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파주 교하 그리고 커피발전소'라는 글이 많이 공감되었다. (..어울리는 사람과 어울리지 않는 사람을 분별해 '물을 흐린다'는 말을 퍼트리는 도시의 야멸침 속에서 숨을 쉴 수 없는 날들이 많았다. 아기는 느닷없이 울음을 터트리는 '방해의 대명사'라고 주의를 받고, 노인들은 우리 할머니처럼 숨겨져야 하는 존재라고 혹독한 자격지심을 안겨주지 않던가. 아기나 할머니가 아니더라도 옷을 대충 입은 날이면 왠지 쭈뼛거리게 만드는 공간들은 젊은 사람들의 마음에도 수치심을 준다....) 남자 아이만 둘을 키우면서 아이들의 소란에 면박도 많이 받고 또 아이들 신경쓰다보니 내 옷차림이 허술하여 문득문득 부끄러운 적이 많았기에 이 부분을 몇 번이나 읽으면서 '맞아맞아'고개를 끄덕였다.
이밖에도 '대폭발 직전의 행성을 탈출하는 마지막 우주선'이라는 엄청난 설명으로 잠실야구장에 대한 애정을 담아낸 글, 실향민 혹은 여행자로서 장충돈 평양냉면집을 종종 찾는다는 글..젊은 시절 많은 시간을 보냈던 공간에 대한 추억, 최근에 와서 나에게 즐거움을 주는 공간 등 개인적으로 특별하게 생각되는 공간의 이야기. 나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신기하게도 하나하나 낯설지 않게 들린다. 소박하고 따뜻한 그런 이야기들, 나의 추억도 함께 불러오는 그런 이야기들.. 그나저나 나에게도 그런 특별한 공간이 있었나? 우리집말고 특별한 공간, 언뜻 생각이 나지 않는다. 내가 그렇게 퍽퍽하게 살았나 싶어 안타깝기도하고 한심하기도 하다. 소박하지만 나에게 평온함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공간, 그게 어디일까? 아이들이 유치원에서 돌아오면 날씨가 허락하는 한 매일같이 들르는 동네 놀이터, 또래 아이들의 엄마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아이들과 뛰어놀며 매일같이 2-3시간 이상을 보내는 곳, 너무나 익숙하고 소박한 그 공간이 지금 나의 특별한 공간이라 생각하니 왠지 감사한 마음이 들고 그 공간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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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외출~~ 낯선공간에 대한 이야기... 외출은 매일 하는 일상과도 같은 작은 여행이다. 여행이라고 생각하면 먹을거 입을거... 등 챙길것도 참 많은것 같은데 그런데 외출은 말 자체만으로도 홀가분한 느낌이다.
어떤외출은 18인의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이다. 그들의 외출이야기는 막연히 생각했던 것에서 벗어나 소박하지만 특별한 혼자만의 외출이야기을 담고 있다. 외출이라고 해도 관념상 흔한 여행지가 들어가있을것이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이색적인 곳이 많다.
하동 평사리 악양들판, 통도사가는길, 잠실야구장이야기, 서귀포 대평박수 큰 홈통,홍대앞 옥상상점, 설악산관광호텔, 전주 삼백집옆 납작한 슬리퍼... 18가지 색깔의 외출이야기는 어~~ 이런곳에 들려주는 이야기는 어떤 것일까~ 목차를 보면서 담박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하동 평사리 악양 들판 : 천 년의 정원 -이동협
▲하동평사리악양들판(이동협) 내용中
흔한 머릿말도 없이 "하동 평사리악양들판"(이동협) 이야기가 펼쳐진다. 대한민국 문학사의 족적을 남긴 박경리소설 "토지"의 배경이 되었던 평사리 마을 .. 악양들판.. 지금은 슬로시티지역으로 지정된곳...악양천과 섬진강이 만나고 무딤이들을 둘렀난 지리산 준봉들이 어우러진 소상팔경을 사진으로 보여주고 소개하고있다. 자연이 만들어낸 진풍경 악양의 소상팔경이 감질나게 소개되어 있지만 그 느낌이 전해진다. 작가 이동협이 전하는 남도의 봄, 천년의 정원, 천의풍경이 보고싶어져 내년봄에는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길것 같다.
▲통도사가는길 (이장희글) 내용中
통도사를 스케치로 만나니 더 새롭다. 여름 새벽녘에 만난 통도사,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곳이라 대웅전 불단에 불상이 없는 장면을 작가는 텅빈 불단을 보고 불단뒤의 직사각형의 창으로 모든것이 빨려들어가 허공속으로 사라져버리는 느낌을 받았다고 적고있다.
여행에서 늘 무언가를 찾을려고 했던 나의 욕심을 잠시 생각하는 순간이었다. 불단에 불상이 없으면 창너머 부처님을 노려보듯 찾아내어 담아보려했던..... (얼마전 논산관촉사에서 그랬었다.) 없다는 의미를 이해하기보다는 그 곳에 또다른 무언가를 올려놓으려는 마음.. 비움에 대한 이해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대전 산타크로스 (김연진글) 내용中
가난하고 지독했던 게으름뱅이들의 시절,,, 소재목에서 어떤 이야기인지 짐작이 갈것 같다. 두 친구의 죽음, 그들이 내비친 숱한 신호들을 "설마" 라는 안일함속에 묻어버린 후회.. 두 친구를 처음 만난 곳이 유성구 궁동에 위치한 산타크로스라는 곳,,산타클로스가 아닌 산타크로스라는 이름으로 19년째라~~ 익숙한 음악이 흐르는 익숙한 공간, 학창시절의 그런 곳들이 막연히 상상히 된다.
대부분소품이 19년 전과 똑같다고 하니 세월을 무심하게 보내는 곳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작가는 과도한 감정과 유치한 상념을 죽음과 그곳에 결부시키지 않을려고 노력하고 있다. 바쁘게 떠밀려가듯 사는 현실을 보면서 어떤걸 떠안고 살아야 잘사는것인지 화두를 던진다.
그리고 말한다. 그곳을 찾는다고 마음에 들어할지는 알수없다고.. 그는 그곳에 친구들과 시간이 머물었던 곳이기에... 그리고 그 친구들은 지금 세상에 없기에 더욱 마음이 가는곳이라고.. 언젠가 산타크로스가 궁금해져서 꼭 가볼것 같다. 그리고 나도 작가의 마음으로 생각하고 그 곳에서 "치즈버거" 시킬것 같다.
"어떤 외출" 은 화려한 외출은 아니다. 작가들의 소소한 일상과 이야기가 담긴 가벼운 외출이야기다. 그들이 기억하는 휴식과 영감, 시간을 찾아 떠난 공간이야기.. 그래서 더더욱 의미가 있는 장소인것 같고 음미하듯 그곳을 느끼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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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이라. 여행이 아닌 외출... 외출을 한다는 것은 여행보다는 가벼운 느낌이다. 굳이 배낭에 짐을 매지 않아도, 가벼운 동전지갑과 카드 (?), 그리고 핸드폰 또.. 작은 책 한권 손에 쥐고, 생수병 한 개 챙기고 떠날 수 있는 그런 기분. 가벼워서 좋다. 하지만 내 생활 반경을 벗어나는 일이 또 외출이다. 마트에 장을 보러 동네 근처에 가는 건 굳이 외출이라고 표현하지 않는다. 지하철을 타고 서울의 다른 쪽에 가본다거나, 읍에서 사는 사람이라면 건너편 마을 군에 가보는 것 등.. 특별히 목적이 있는 외출도 있지만 몸과 마음을 쉬기 위한 혼자만의 외출도 있다. 이 책에는 대한민국에 사는 여러 사람들의 외출 모습이 나와 있다. 장엄한 광경과 좋은 볼거리가 많으니 와서 보세요 라고 권유해주는 곳은 없다. 물론 설악산 등 좋은 곳을 소개해주기도 하지만, 이 책의 목적은 자신의 외출을 홍보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애정하는 외출 지역을 소소하게 들려주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외출할 때 들고 나가기 참 알맞은 것 같다. 가벼운 책의 무게만큼 그 속의 내용도 가볍다. 마음까지 가벼워지는 타인의 즐거운 외출까지 함께 가지고 나간다면 가방은 더 가벼워 질 것만 같다.
이 책에 소개된 곳은 하동 평사리 악양 들판, 통도사,서귀포, 천안 광덕산 호두마을, 설악산이나 전주 등 서울과 먼 곳이라서 서울 사람들이 가기에는 '여행'인 곳들도 있고, 잠실구장이나 홍대의 작은 카페, 대학로 카페, 장충동 평양면옥집, 파주처럼 마음 먹으면 정말 가볍게 들러볼 수 있는 외출지도 있다. 각각의 외출지역은 아마 저자와 가까운 거리일 것이다. 나도 홍대나 대학로는 자주가는 편인데, 저자가 사랑하는 작은 공간이 이 책으로 인해 북적북적대지는 않을지 작은 걱정을 해 보았다. 아마 저자도 책을 쓰면서 그런 잔잔한 걱정을 하진 않았을까..^^
이 책에선 애정이 가득 느껴진다. 자신만의 단골집을 소개하는 것, 자신만의 공간을 소개하는 일은 자신의 집을 소개하는 것 처럼 비밀과 애정이 가득했다. 설악산을 좋아하는 저자 분은 설악산 관광호텔을 자신의 외출지로 소개한다. 설악산에 오르고자 함이 아니라 그 곳의 맑은 기운과 청정한 느낌, 조용함이 좋아서 가는 것이다. 설악산 관광호텔이 뭐 그리 좋겠냐만은 (말 그대로 관광호텔이니, 동네 여관보다는 시설이 조금 나은 수준일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장소를 설명하는 글귀 속에는 사랑이 있었다. 반가웠던 곳도 있었다. 대전을 소개하는 곳에서 자신의 친구들과의 추억이 서린 산타크로스라는 가게가 사진까지 나와있었는데,나도 대전에서 오래 살았던 경험이 있어서 이곳을 아는 것 같았다. 한번쯤 가본 것 같기도 하고, 지나가다가 분명히 본 적이 있는 가게인 것 같아서 가슴 한쪽이 뭉클해짐을 느꼈다. 개인이 사랑하는 장소란 곳은 이런 곳이다. 그 때의 추억으로 인해 가슴이 뭉클해 지는 장소. 그래서 단골이라는 것이 만들어진다. 추억을 사랑하는사람들로 인하여..^^ 이 책에 소개된 장소들에서 저자들이 이야기해주는 추억과 사랑 이야기는 건조한 가슴을 촉촉하게 해 주는 마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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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이란 단어는 여행이란 말보다 거창하지 않아서 좋다. 동네 카페, 하동 평사리 악양 들판, 잠실 야구장, 성북동 길상사, 천안 광덕산 호두마을, 통도사 등 그들과 함께 동행하는 특별한 시간. 건축가, 소설가, 여행작가, 영화감독, 일러스트 작가들이 저마다의 시선으로 서로 다른 공간에서 자신만의 추억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일상에서 벗어난 그 순간에 느꼈을 여유와 행복만큼은 우리 모두와 공감하기에 충분했다. 그들의 외출에 내 추억 하나쯤 보태도 크게 문제되지는 않으리. 멀리 가진 못하더라도 기분전환 삼아 바람 쐬러 잠시 밖에 다녀오는 일, 가까운 곳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받고 새로운 에너지로 가득 채울 수 있다면 그곳이 바로 나만의 특별한 공간이 아니겠는가? 바람과 바다가 있고 그들과 한 뼘 더 가깝게 설 수 있는 바위가 있어 제주에서의 삶은 좀 더 즐겁다. 당신도 매일 매일 행복하길. 사는 날이 모두 꽃 같도록.-064
올 봄, 친정 엄마와 잦은 나들이를 했다. 등산이라기엔 너무 거창하고 걷기라고 해도 좋을만큼의 거리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주변 경관, 시원한 바람과 파~란 하늘을 느끼면서 우리들 마음에 예쁜 추억하나를 보태는 시간이었다. 집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이지만 우린 둘다 운전을 할 줄 몰랐기에 길을 나설 엄두조차 내지못하고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는데 이번 참에 과감하게(?) 둘이서 시내버스를 타고 가기로 한 것이다. 완만한 길에도 가뿐 호흡을 뱉으면서 연신 흐르는 땀을 시원한 물 한모금으로 달래며 도착한 그곳.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어 온 산을 덮었고, 곳곳에 핀 벗꽃과 이름모를 들꽃, 돋아나는 연두빛 새순들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장관은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했다. 시원한 나무 그늘에 앉아서 넋을 잃고 바라보던 풍경, 가슴 벅찬 희열과 감동 그리고 우리끼리 해냈다는 성취감을 만끽하였고 인증샷도 잊지 않았다. 우리 집 근처에 폭포가 있다는 내 말을 반신반의 하시던 엄마와 길을 나섰다. 비가 그친 다음날, 아~주 오래 전 기억을 더듬으며 우리 둘이서 나누는 이야기는 끝도없이 이어져 길고긴 임도를 걷는 지루함도 잊고 가벼운 걸음을 걷게했다. 소리도 우렁차고 시원하게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 해맑은 아이들의 웃음소리, 잠깐 담갔을 뿐인데도 발이 시리던 맑디맑은 물가에 앉아 연신 웃음 꽃을 피웠던 기억과 생각지도 못했던 꿈의 바닷길 -바다 위를 가로질러서 유유자적하며 걸어본 적이 있으신지-까지 이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에도 그 모든 풍경, 기억들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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