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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릴란드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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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릴란드라는 지명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작년 10월 경 조슈아 키팅의 《보이지 않는 국가들》이란 책에서였다. 조슈아 키팅은 기존의 국가 개념과는 딱 맞아 떨어지지 않는 국가, 또는 지역, 또는 결사체들을 소개하면서 국가란 무엇이고, 국경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질문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소말릴란드였다(http://blog.yes24.com/document/11793939).  우리는 소말리아라는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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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릴란드라는 지명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작년 10월 경 조슈아 키팅의 《보이지 않는 국가들》이란 책에서였다. 조슈아 키팅은 기존의 국가 개념과는 딱 맞아 떨어지지 않는 국가, 또는 지역, 또는 결사체들을 소개하면서 국가란 무엇이고, 국경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질문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소말릴란드였다(http://blog.yes24.com/document/11793939).

 

우리는 소말리아라는 지명을 꽤 자주 듣는다. 주로 국제 뉴스를 통해서. 그 뉴스는 어느 나라의 선박이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되었다는 소식을 전하고, 때로는 우리나라 선박도 포함된다. 그 뉴스는 소말리아, 아프리카의 뿔이라 불리는 위치에 있는 그 나라는 무법천지에 무모하며, 무자비한 해적의 소굴이며, 국가란 아무런 기능도 못하기 때문에 어찌할 수가 없고, 아니 오히려 부추긴다는 해설 기사도 덧붙인다.

 

그러나 조슈아 키팅이 《보이지 않는 국가들》에서도 언급하듯이 그곳은 단일한 지역으로 되어 있지 않다. 소말리아의 북부에 위치한 소말릴란드는 어엿한 정부가 존재하며 매우 평화로운 곳이며 국가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적? 그런 것은 없는. 우리가 알고 있는 소말리아는 소말릴란드는 제외하고 생각해야 한다고 전한다. 그러나 그 소말릴란드는 국제 사회에서(더 정확하게는 미국, 또 미국 중심의 UN으로부터) 국가로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 정도가 조슈아 키팅의 《보이지 않는 국가들》에서 알게 된 소말릴란드라는 인정 받지 못하는 국가 아닌 국가에 대한 나의 지식이었다.

 

일본의 탐험 저널리스트인 다카노 히데유키는 바로 그 소말릴란드라는 나라(혹은 지역)에 대한 얘기를 듣고 그곳을 가보기로 마음 먹는다. 아무도 그곳에 대해 얘기하지 않기 때문에(실은 원래의 책이 나온 순서로 따지면 다카노 히데유키의 책이 조슈아 키팅의 책보다 먼저다). 그는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소말릴란드를 비롯하여 소말리아를 취재한다(실은 그 이후에도 그곳에 여러 차례 방문하지만). 그 기록이 바로 이 《수수께끼의 독립국가 소말릴란드》다.


 

기본적인 사실은 앞에서 요약했던 조슈아 키팅의 《보이지 않는 국가들》에서 한 장에 걸쳐 쓰고 있는 대로다. 소말리아란 독재 국가가 있었고, 독재자가 무너지자 남부 소말리아는 무법지대가 되어 버리고, 북부의 소말리아는 독립을 선언하고, 현재 제대로 된 정부를 구성하고 평화로운 체제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잘 몰랐던 거지만) 남부 소말리아와 소말릴란드 사이에 푼틀란드라는 또 다른 정부를 선언하고 있는 지역이 존재한다. 사실 남부 소말리아는 너무 혼란에 휩싸여 있는 데 반해, 어느 정도는 기틀이 잡힌 푼틀란드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해적질이 성행하고 있다(푼틀란드는 자신들이 국가라고 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소말리아라는 국가의 독립적인 지방 정부라는 것이다). 이 기묘한 구성이 우리가 그냥 소말리아라고 퉁 치고 알고 있는 지역에 존재하고 있는 구도다.

 

놀랍게 민주정부(‘민주라는 말은 서구만이 독점할 수 있는 용어는 아니다. 정부를 구성하는 방식이 서구와 다르다고 비민주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를 구성하고, 더 놀랍게도 평화를 구축한 소말릴란드에 대한 취재는 왜, 어떻게 그런 체제를 만들 수 있었을까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어지고, 왜 다른 지역은 그렇지 못한가로 이어진다. 그래서 사람들을 만나고(카트라는 마약 비스무레 한 것에 취하면서), 푼틀란드의 도시와 마을로, 남부 소말리아의 수도, 무법의 모가디슈로까지 취재가 이어진다.

 

사실 소말릴란드와 남부 소말리아는 역사가 좀 다르다. 소말릴란드는 영국의 식민지였고, 남부 소말리아는 이탈리아령이었다(그래서 식민지 시대의 국경르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UN, 혹은 미국의 방침에 따르면 소말릴란드의 국경을 인정하는 것이 관례라 할 수 있다. 그런 방침도 참 제국주의적이고, 무책임한 것이지만). 독립 후 연방 같은 형태를 이루었지만, 남부 소말리아에 탄압을 받고 무참한 학살까지 당한 소말릴란드는 독재자가 물러나자 1991년 독립을 선언한다. 독립 후 현재와 같이 자동적으로 평화로운 국가(혹은 국가 비슷한 것)이 된 것은 아니었다. 두 차례의 내전에 휩싸인 것이다. 그러나 더더욱 놀랍게도 그들은 내전의 상처를 수 개월의 원로 회의 등을 통해서 봉합하고 평화 체제를 구축해낸다(정말 놀랍지 않은가!).  

 

다카노 히데유키는 그 과정을 자세히 추적하고, 또 소말리인들을 다양한 씨족의 구성원들을 만나면서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를 추론한다. 그 추론은 옳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다양한 원인이 있었을 것이다. 아마 그가 들은 것, 생각한 것들도 당연히 그 이유에 포함될 것이다. 그 과정을 읽으며 다양하게 생각이 드는 것은, (앞에서도 썼듯이) 민주적이라는 것의 의미가 이들에게 다르게 적용될 수 있듯이 다양한 층위와 방법이 있을 수 있다는 것, 평화로운 체제를 구축하고 유지하는 것이 정말 다양한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들은 가난하여(제대로 된 산업이 없으니, 푼틀란드는 해적질을, 남부 소말리아는 문제를 비즈니스화한다), 해외에 있는 동포들의 송금에 의지해서 살아가지만, 우리는 저 아프리카의 혼란스러움을 넘어선 그들에게 배울 점이 분명 있다.



* 이 책을 읽고, 한스 로슬링의 《펙트풀니스》를 꺼내들었는데, 표지 안쪽에 도표가 바로 눈에 띠었다. 세계 각국의 소득과 수명, 그리고 인구수를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다. 당연히 먼저 우리나라를 찾았고, 그 다음으로는 소말리아를 찾았다. 저 아래쪽, 왼쪽의 나라. 그리고 소말릴란드도 찾아 보았다. 찾지 못했다. 없을 줄 알았다.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n*****m 2020.02.18. 신고 공감 5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