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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이끈 에너지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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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다가올 적마다 걱정부터 앞선다. 올 여름은 또 얼마나 더울까. 몇 해 전 이미 전력 부족 문제로 한동안 냉방 없는 사무실에서 일을 하기도 했다. 컴퓨터, 프린터 등 각종 전자기기가 내뿜는 열은 가히 환상적이었고, 일하고자 하는 마음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하는 일은 너무도 어려웠다. 이제 에어컨 없는 여름은 상상조차 힘들다. 너도나도 전기의 소중함을 모르다 보니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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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다가올 적마다 걱정부터 앞선다. 올 여름은 또 얼마나 더울까. 몇 해 전 이미 전력 부족 문제로 한동안 냉방 없는 사무실에서 일을 하기도 했다. 컴퓨터, 프린터 등 각종 전자기기가 내뿜는 열은 가히 환상적이었고, 일하고자 하는 마음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하는 일은 너무도 어려웠다. 이제 에어컨 없는 여름은 상상조차 힘들다. 너도나도 전기의 소중함을 모르다 보니 조금만 더워도 전원부터 틀고 보는 게 문제라는 소리도 있다. 절약을 해야 한다고, 허리띠를 졸라매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그 말도 맞기는 하다. 에너지는 결코 무한한 게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고갈을 향해 가고 있는 각종 에너지를 떠올린다면 필히 그래야만 한다. 허나 절약에도 한계는 존재하기 마련이요, 원시시대 마냥 모든 에너지를 사용 않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절약과 더불어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도모해야 한다. 이는 미래를 위해서이기도 하거니와 당장에의 안전 문제를 고려할 때도 그러하다.

몇 해 전 텔레비전에서 후쿠시마 제1 핵발전소 폭발사고 소식을 들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라고 하면 끔찍한 기분부터 들곤 했는데, 실감이 나진 않았다. 그저 평소보다 드센 파도가 밀어닥쳤고, 뭔가 큰일이 벌어졌다는 느낌이 들었을 뿐이었다. 여러 해가 흘렀지만 일본산 어패류는 절대 먹지 말아야 한다, 일본 여행은 가급적 가지 말아야 한다는 말만 어렴풋이 듣고 있다. 일본 정부의 쉬쉬하는 노력이 성공을 거둔 것 같기도 했다. 당장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것도 인간이 망각 능력을 발휘하는데 영향을 미쳤지 싶다. 일본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우리와 달리 유럽 각국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여느 나라보다도 핵발전에의 의존도가 낮은 독일에서는 그 정도가 더욱 컸다. 독일에서는 핵발전 반대 운동이 반대를 위한 움직임 선에서 그치지 않았다. 시민들은 아예 전력 회사를 설립했다.

쇠나우전력회사의 턴생 이야기는 여러모로 놀라웠다. 국가 독점 혹은 공기업 등의 설립에 따른 사실상 독점 체제가 유지되고 있는 우리의 실정에서 시만 주체가 전력회사를 설립하기란 불가능하지 싶다. 잘은 모르지만 전력의 공급 주체를 다각화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시장의 개방이라는 역설적인 조치가 선행되어야 하지 싶다. 이 경우, 시민이 설립한 회사뿐만 아니라 다국적 대기업들도 다수 에너지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초반에는 아주 저렴한 가격에 전기를 공급하다가 어느 순간 수익이 나지 않는다면 전기 요금을 2배, 3배 인상하는 시나리오가 머릿속에 그려지는데, 아찔했다. 다분히 위험한 발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정적인 방향으로 상상의 나래를 펴지 않아도 쇠나우전력회사의 탄생이 어려운 까닭은 또 있다. 과연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서 전력을 공급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이야기일까. 쇠나우전력회사는 라인펜덴전력회사와 경쟁을 해야만 했는데, 이 회사는 오래도록 전력 공급을 독점해온 회사로서 막강한 자금력과 기술력을 갖춘 상태였다. 라인펜덴전력회사로서는 시민들의 대화 요구에 굳이 응할 이유가 없었다. 시민들의 움직임은 갓 걸음마를 시작한 아기와도 같았다. 그들이 실질적으로 독일 전역에 전력 공급을 담당하는 일은 누가 생각해도 불가능에 가까웠다.

실제로도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일단 돈이 부족했다. 때로는 그 부족함을 보충해주겠다는 외부 세력의 유혹도 있었다. 그 때마다 시민들은 주저앉지 않았다. 조금은 무모하다 싶은 도전을 하기도 했다.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이웃들이 광고 모델로 나섰으며, 편지 한 장으로 대기업을 움직이게 만들기도 했다. 안전한 에너지의 공급이라는 목표에 집중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마음이 있으면 해낼 수 있다는 걸 그들은 보여주었다. 그들은 성공을 자신들만의 것으로 가두지 않았다. 다른 도시에서 비슷한 시도가 행해질 때마다 연대했다. 경쟁이 기본인 사회에서, 더구나 시장에서 이는 위험할 수도 있었다. 자신의 노하우를 경쟁 상대에게 고스란히 노출한다는 건 말이 안 됐다. 하지만 그들은 혼자일 때보다 여럿이 함께여야 파급효과가 더 크다는 걸 이해했다. 모두가 핵발전에 의존하는데 나만 혼자 친환경 에너지를 부르짖는 건 오히려 회의적이다.

쇠나우는 2천500명 가량의 인구가 거주하는 작은 마을이다. 쇠나우는 체르노빌과 맞닿은 곳은 아니지만 폴란드 등 그리 머지 않은 지역이 체르노빌 사태로부터 직접 영향을 받는 것을 보며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서울시는 “천만 시민”이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인구 밀집 지역이다. 내가 거주하는 구(區)의 인구만 해도 30만이 넘는다. 의견을 한데 모으는 게 꽤나 어려울 것이다. 그래도 위기는 기회다. 일본에서 발생한 끔찍한 사고가 우리에게 경각심을 선사했다. 더구나 최근 들어 자주 지진 등이 일어나 우리나라도 더는 안전하지만은 않다는 사실에 하나둘 눈을 뜨고 있다. 에너지 민주주의는 동화속 꿈만 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작은 시도부터 차근차근. 지금 우리가 필요로 하는 건 변화다. 

이달의 사락 q*****2 2019.07.2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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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나우 마을 발전소 ] 쇠나우 마을의 탈핵 운동. 탈핵은 에너지 절약부터.
"[쇠나우 마을 발전소 ] 쇠나우 마을의 탈핵 운동. 탈핵은 에너지 절약부터." 내용보기
[쇠나우 마을 발전소 / 다구치 리호 / 김송이 / 상추쌈] 제목 : [쇠나우 마을 발전소 ] 쇠나우 마을의 탈핵 운동. 탈핵은 에너지 절약부터.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일본의 후쿠시마 핵발전소가 폭발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지진해일 피해를 영상으로 지켜보면서 많은 걱정을 했는데, 더 큰 문제는 원자력 발전소였다. 1986년, 러시아의 체르노빌 사고도 엄청 큰 사고였
"[쇠나우 마을 발전소 ] 쇠나우 마을의 탈핵 운동. 탈핵은 에너지 절약부터." 내용보기

[쇠나우 마을 발전소 / 다구치 리호 / 김송이 / 상추쌈]

 

제목 : [쇠나우 마을 발전소 ] 쇠나우 마을의 탈핵 운동. 탈핵은 에너지 절약부터.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일본의 후쿠시마 핵발전소가 폭발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지진해일 피해를 영상으로 지켜보면서 많은 걱정을 했는데, 더 큰 문제는 원자력 발전소였다. 1986년, 러시아의 체르노빌 사고도 엄청 큰 사고였지만, 먼 곳이었다는 이유만으로, 지식 부족으로, 또 심각한 상황이라고 인식하지 못해서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그러나 일본은 다르다. 서울과 후쿠시마의 거리는 1200 km 밖에 안된다.

 

이 책은 독일 쇠나우 지역민들의 탈핵(탈원전) 운동과 그 성과를 보여주는 책이다. 탈핵 운동의 방향을 잘 제시하고 있다.

 

     남독일의 프라이부르크나 쇠나우 주변에서 탈핵 운동이 성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강 건너 프랑스에도 핵발전소가 있고, 체르노빌 때 날아온 방사능이 여태껏 들에서 나는 버섯이나 야생 멧돼지들에서 검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 28p. ~ 29p.

 

전기를 얻기 위해서 인류는 다양한 시도를 해왔고, 원자력 발전은 최근까지 그 중심에 있었다. 유럽은 원자력 발전을 일찍 받아들여 활성화시켰지만 그에 따른 반발도 많았다. 체르노빌 사고와 후쿠시마 원전 사고, 두 번의 큰 원전 사고로 인해 원자력 발전의 위험은 극에 달했고, 탈핵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독일의 쇠나우 주민들은 ‘핵발전을 반대하는 부모들’ 모임을 만들었다. 아이들에게 핵 없는 사회를 물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후 이 모임은 ‘핵 없는 미래를 위한 부모들’로 바뀌고, 탈핵을 위한 행동에 돌입한다.

 

이들의 원칙은 매우 합리적이고 평화적이며 단순하다. 우선 1)탈핵에 동의하고 실천할 수 있는 정치인을 뽑는다. 2)중앙 집중식 발전이 아닌 지방 분산형 발전을 꾀한다. 3)재생에너지를 만들고 거래하는 전력회사와 전기 공급을 계약한다. 4)전기 소비를 줄인다.


원자력 발전소가 아닌 전력회사를 상대로 탈원전 운동을 하는 것과 전기 소비량을 줄이는 것은 일맥상통한 면이 있다. 우선 전기 사용량이 많아지면 전력회사는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더 효율적인 전기 생산 방식을 도입한다. 그것이 원자력이다. 그래서 전기 소비자들이 전기를 아껴서 전기 소비량이 줄어들면 전력회사는 굳이 원자력 발전소에 의지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또한 재생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도록 전력회사와 지역사회에 지원을 한다. 중앙 집중식 전력 발전이 아닌 소규모 지방 분산형 방식을 따른 것이다.

 

     거대 기업에 쏠린 에너지 시장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나서 작은 시설을 곳곳에 만드는 게 중요하다. 시민들이 발전에 적극 관여하게 되면 에너지 소비를 바라보는 눈도 달라질 것이다. 마을에서 필요한 에너지는 각 마을이 생산하고 쓰는 것이야말로 쇠나우 전력회사가 가장 바라는 내일의 모습이다. 이렇듯 분산형의 규모가 작은 자연에너지라야 고장이나 사고가 났을 때도 큰 영향이 없다. - 128p. ~ 129p.

 

주민들은 쇠나우 전력회사를 만든다. 시와 지역민의 도움을 받아 작은 전력회사를 운영하며 재생에너지 생산 방식을 보급하고 지원한다. 조금 비싸더라도 원전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회사의 전기가 아닌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쓰도록 유도한다. 가정에서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한편 재생에너지 설비를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로써 전력 사용량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생산량을 높여 자연스레 원전 의존도를 낮추게 되었다.

 

     핵발전을 추진하게 된 데에는 전기를 낭비하는 생활 태도가 한몫했다는 것을 돌아보게 되었다. 이 문제를 풀려면 소비자로서 뭘 해야 할까? 전력 소비량은 해마다 늘어나기만 한다. 전력 소비가 줄면 핵발전에 덜 기대게 될 것이다. - 45p.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쇠나우 시민은 거대한 전력 회사를 물리치고 자신들의 힘으로 자연에너지를 공급하는 길을 택했다(77p).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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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력 공급을 우리 손아귀로 돌린다는 건 바깥에 기대는 일을 그만둔다는 것이고, 나아가 바깥에서 오는 위협에서 벗어난다는 뜻이죠. 삶을 스스로가 결정한다는 의미입니다. - 149p.

 

원자력 발전은 과학과 기술 측면에서는 매우 효율적인 발전 방식이지만 지속가능 여부와 안전을 따져본다면 결코 바람직한 방식은 아니다. 후손들에게 더 큰 문제를 안겨줄 뿐이다. 쇠나우 주민들은 과격한 시위대신 합리적으로 쇠나우 전력회사를 운영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들은 더 나아가 원전제로를 꿈꾼다.

 

     민주주의라는 게 4년에 한 번씩 투표하고, 그 다음 일은 정치인들한테 내맡겨 버리는 게 아니잖아요.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함께 하는 거죠. 시민들도 책임을 지는 게 민주주의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회사도 같아요. 아주 뛰어난 경영자가 훌륭한 회사를 만드는 게 아니에요. 사원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책임감을 갖고 달라붙을 때 훌륭한 회사를 만들 수 있죠. - 139p.

 

책 뒤에 나오는 ‘핵발전을 반대하는 합당한 이유 100가지’는 핵발전 전반에 걸쳐서 우리에게 잘못 알려진 ‘핵발전의 이점’을 고발한다. 원전마피아 또는 원전 이해관계자의 입장이 아닌, 전력 소비자의 입장에서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내용들이다. 탈핵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부터 시작하자.

 

 

o*****a 2020.02.2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