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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너 탄생 200주년이 되는 해, 민중의 횃불은 불타고 [리엔찌]
"바그너 탄생 200주년이 되는 해, 민중의 횃불은 불타고 [리엔찌]" 내용보기
올해는 독일의 천재적인 음악가 리하르트 바그너가 탄생한 지 2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영원 불멸의 음악가로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짜르트만 있을 것 같지만 이런  천재도 있었다는 사실을, 왜 그렇게 독일인들이 바그너에게 열광하고 자부심을 갖는지 그의 음악을 대할 때마다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세상의 신화와 전설을 거의 섭렵하며 대본과 작곡을 자력으로
"바그너 탄생 200주년이 되는 해, 민중의 횃불은 불타고 [리엔찌]" 내용보기

올해는 독일의 천재적인 음악가 리하르트 바그너가 탄생한 지 2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영원 불멸의 음악가로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짜르트만 있을 것 같지만 이런  천재도 있었다는 사실을, 왜 그렇게 독일인들이 바그너에게 열광하고 자부심을 갖는지 그의 음악을 대할 때마다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세상의 신화와 전설을 거의 섭렵하며 대본과 작곡을 자력으로 완성한 위대한 서사가이자 작곡가였던 바그너, 그의 작품은 해마다 연주되고 무대에 올려지지만 올해에는 조금 더 뜻깊은 행사들이 준비되고 있다고 한다. 그 시작으로 바그너 초창기 오페라 작품인 [리엔찌] 콘체르탄테(오페라이지만 다소 긴 작품속 내용을 발췌하여 시간을 줄여 연주하는 콘서트형식) 공연이 있어서 다녀왔다. 본래 그란데한 오페라로 구성되었던 [리엔찌]는 장장 6시간의 긴 작품으로  당시에도 수많은 논란과 불평이 많았다. 급기야 바그너는 1842년 다섯시간짜리 수정판과 1843년 세시간 반짜리 수정판을 내놓게 된다. 1840년 독일 드레스덴 오페라에서 직접 지휘하여 초연에 성공한 청년 바그너는 그 때까지의 궁핍했던 생활은 청산할 수 없었지만 그 대신 음악적 명성과 입지를 세우게 되었다. 일약 유명한 일인으로 발돋움을 시작하게 한 작품이었으니 바그너 음악세계를 논할 때 [리엔찌]의 위치를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화려한 연출과 극적인 무대가 있었다면 오페라 극장에서 이 작품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약식으로 구성한 음악회였기에 또다른 음악당에서 연주를 보게 되었다. 바로크식 미학이 돋보이는 라이제할레의 무대 내부, 연주 시작 20분 전의 모습이다. 


오케스트라와 합창, 그리고 오페라의 주역들이 자신의 순서에 맞춰 오고 나가는 그런 형식의 콘서트가 정녕 음악에의 몰입을 높여주었다. 특별한 연기는 없지만 브라스를 사랑했던 바그너의 의지에 맞춰 무대에서 보이는 양쪽 발콘의 뒤쪽에서 연주되는 브라스밴드의 연주는 음악적 연출이 충분히 된 구성이 아닐 수 없다. 실제 음반을 들어봐도 그런 브라스의 연주가 많이 나온다. 
무대의 주인처럼 보이는 정착된 파이프오르간의 중후하고 위엄있는 모습이 어찌나 멋졌는지,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무대였다.


장대하고 극적인 선율이 넘치는 [리엔찌]는 오페라 작품으로 무대에 거의 올려지지 않지만 독일내 오페라극장에서는 선보여지는 걸로 알고 있다. 강렬한 영웅의 이미지, 교묘한 앙상블의 연주, 연거푸 이어지는 극적묘사가 객석을 무지 지치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게 대충의 평이다. 하지만 13분이상을 끄는 서곡은 자주 연주되기도 한다. 처음 이 곡을 들었을 때 짜릿한 감동이랄까, 독일인들이 종종 표현하는 겐제하우트(거위피부처럼 소름돋는다는 표현)를 몸으로 느꼈으니 충분히 멋진 곡이라고 생각한다.

3시간의 연주시간과 30분의 휴식시간으로 콘체르탄테는 막을 내렸다. 프르미에르(처음 무대에 선보이는 연주)의 밤풍경은 정적과 어둠과 강추위로 꽁꽁 얼었지만, 연주시간동안 내내 흥분되었고 행복했지만, 아! 이를 어쩌나... 엄청 피로가 몰려왔다. 양쪽 귓가에서 음악이 맹맹거리고(아마도 귀울림일 것이다) 오랜만의 외출이라 한껏 멋을 낸 핑크빛 정장덕분에 억센 바람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느라 애를 먹었다.



[리엔찌] 오페라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전 5막 구성이다. 배경은 14세기 로마, 교황의 공증인인 리엔찌는 귀족들의 압제에 불만이 많은 민중의 도움을 얻어 귀족의 힘을 누르고 민중에 의한 로마의 호민관으로 취임한다. 이를 두고 볼 수 없는 귀족들은 리엔찌 암살계획을 세운다. 귀족 콜로나의 아들 아드리아노는 리엔찌의 누이인 일레네를 사랑하기에 이에 가담을 못하지만 동료인 귀족, 오르지니가 리엔찌를 죽이려다 실패를 한다. 그리하여 의심을 받은 아드리아노는 오르지니와 함께 체포되고 민중의 분노는 그들을 곧 사형에 처하라고 요구한다. 리엔찌는 아드리아노의 간청을 받아들여 그들을 용서하고 만다. 호시탐탐 자신들의 기득권을 되찾으려는 귀족들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남아 반란을 꾀하지만 리엔찌에 의해 제압된다. 그 와중에 아드리아노의 아버지가 죽음을 맞게 되자 아드리아노는 분노한다. 리엔찌에 의해 귀족세력은 제압이 되었으나 새로 등극한 황제는 교황과 결탁하여 리엔찌를 탄압한다. 흐르는데로 흘러가는 민중들의 의심과 반응도 리엔찌에게 반감을 갖게 된다. 14세기나 21세기나 어리석은 정치상황이 웬지 닮아보인다. 아버지의 죽음에 앙심을 품은 아드리아노는 리엔찌에 대한 민중의 반감에 부채질을 하고 만다. 민중의 지도자였으나 주류세력의 힘에 눌린, 이성을 잃어버린 민중의 횃불은 로마를 불태운다. 서로를 구하려는 가련한 인물들, 리엔찌와 일레네와 아드리아노는 불태워지며 허물어지는 전당에 깔려 안타깝게도 죽는다.



1991년 EMI 레이블 드레스덴 오페라 하인리히 홀라이저 지휘의 음반과 1995년 ORFEO 바이에른 오페라 볼프강 자발리쉬 지휘 실황음반으로 [리엔찌] 음반을 소장하고 있다. 바그너의 처녀작이자 가장 음악적인 생동감이 왕성했을 시기의 작품인 [리엔찌]를 추천한다.  올해는 베르디도 탄생 200년이 되는 해이다. 바그너와 동시대에 태어나서 더 길게 살다간 음악가로 올 한해 풍성한 볼거리와 들을거리를 제공해 줄 범상치 않은 음악가들이다. 이 한가지 정보만으로도 음악듣기의 아웃라인은 정해진 셈이다. 충분히 들어보면 좋겠다. 





b*******e 2013.01.14. 신고 공감 3 댓글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