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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적으로 읽은 김상수의 소설 [아버지의 새벽] - 김정란 (시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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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적으로 읽은 김상수의 소설 [아버지의 새벽] - 김정란 (시인 문학평론가) 이 소설은 한국 7-80년대의 폭정과 그것을 극복해 가는 21세기 한국 촛불집회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주인공은 일제의 고문으로 목숨을 잃은 교육가이며 독립운동가인 아버지를 가진 신문기자 김재오다. 그의 직장이 <광화문>으로 설정되어있는 것으로 보아서 동아일보나 조선일보일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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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적으로 읽은 김상수의 소설 [아버지의 새벽] - 김정란 (시인 문학평론가) 

이 소설은 한국 7-80년대의 폭정과 그것을 극복해 가는 21세기 한국 촛불집회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주인공은 일제의 고문으로 목숨을 잃은 교육가이며 독립운동가인 아버지를 가진 신문기자 김재오다. 그의 직장이 <광화문>으로 설정되어있는 것으로 보아서 동아일보나 조선일보일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그는 <기레기> 소리를 듣는 오늘날의 엉터리 기자가 아니다. 그 자신도 그가 쓴 기사 때문에 박정희 군부에 의해 남영동으로 납치되어 잔인한 고문을 당했고, 다시 80년대 전두환 군부에게 고문을 당해 결국 변사체로 바다 위에서 떠오르는 비참한 종말을 맞이한다. 독립투사인 그의 아버지를 죽인 잔인한 일제의 고문이, 그 일제의 야만적인 통치방식을 그대로 물려받은 박정희와 전두환에 의해 다시 그 아들에게 행사되고, 그 아들은 아버지가 이민족에게 당했던 고문을 같은 민족에게 당해 비참하게 죽는다.
작가는 이 폭력의 악순환 뒤에서 고통스럽게 자문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는 정말 독립국인가? 우리는 정말로 해방된 것인가? 
박정희와 전두환이 행사한 폭력은 일제가 잔인하게 행사했던 폭력과 다른가?

 

이야기는 이 골치 아픈 민주주의 정신이 투철한 신문기자에게 <일본 노인 정책 취재>라는 소프트한 주제를 주어 일본으로 잠깐 몸을 피하게 한 신문사의 기획으로부터 시작된다. 김재오는 동경에서 세이코(聖子)라는 이름을 가진 매력적인 여성 사진기자를 알게 되는데, 그녀는 평균 일본인들과는 달리, 일본의 반역사적 태도에 강한 비판정신을 가진 의식있고 매력적인 젊은 여성이다. 김재오는 세이코의 안내로 일본의 요양원 시설들을 취재하는데, 그 취재 동안 세이코는 이 한국 기자가 가진 독특한 매력에 반한다. 그에게는 일본 남성들이 가지고 있지 못한 어떤 보편 가치에 투신하는 남성의 치열함이 읽히며, 역사와 정면대결해 온 지식인의 깊은 고뇌가 형성시킨 슬픈 아름다움이 있다. 

이미 한번의 깊은 사랑의 아픔을 경험한 김재오도 발랄하고 의식있는 아름다운 세이코에게 끌린다. 두 사람은 빠르게 사랑에 빠져든다. 
요양원취재가 일사천리로 끝난 뒤, 세이코는 김재오가 사실은 그의 아버지를 고문으로 죽게 만든 오노라는 고문 경찰관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두 사람은 복잡하고 힘든 과정을 거쳐 오노를 찾아내게 되는데, 지금 일본의 신사지기로 일하고 있는 오노는 그날 둘째 딸의 결혼식을 치르고 있는 중이었다. 김재오는 불타는듯한 눈길로 오노를 노려보지만, 그냥 돌아가 버린다. 그는 세이코에게 내일 다시 오자고 말한다. 그것이 그의 아버지와 그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안겨준 일본 제국의 경찰이지만, 행복한 가족사를 즐기고 있는 그날만큼은 방해하지 않고 싶다는 배려인지, 아니면 눈 앞에 들이닥친 잔혹한 현실의 무참함에 대한 어떤 판단정지 상태 때문인지, 또는 어떤 알 수 없는 허무감 때문인지 세이코는 끝내 알 수 없었다. 김재오는 완강하게 입을 다물어 버렸던 것이다. 다만 그녀는 호텔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지쳐서 잠든 김재오의 얼굴에서 마른 눈물 자국을 보았을 뿐이다.

김재오는 결국 오노를 만나지 않고 일본을 떠난다. 바로 다음날, 박정희가 김재규의 총에 맞아 죽었던 것이다. 그 소식은 실시간으로 일본에도 알려졌고, 김재오는 기쁨에 들뜬 모습으로 귀국을 결정한다. 김재오는 이제 모든 것이 달라질 것이라고, 그의 조국은 이제 독재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뻐하며 귀국길에 오른다.

그러나 그 후로 모든 일이 안개속에 빠져 버렸다. 세이코는 김재오로부터 아무 소식도 듣지 못했다. 짤막한 몇 통의 편지가 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어느 날 소식은 뚝 끊긴다. 세이코는 외신 기자 자격으로 한국입국을 신청했지만, 입국은 번번이 거절되었다. 그리고 세이코는 유럽 외신들을 통해서 한국에서 벌어진 잔인한 5.18 학살사건을 알게 된다. 그녀는 불안에 떨었다. 그런데 어렵사리 입국허락이 나왔고 그녀는 서둘러 서울에 온다. 그녀는 김재오가 근무하고 있는 신문사로 찾아갔지만, 아무 소식도 들을 수 없었다. 그의 동료들은 아무 소식도 알려주지 않았고, 대놓고 그녀를 피하는 눈치였다. 

그녀는 언젠가 김재오가 고향 보길도에 대해 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녀는 무턱대고 그곳으로 간다. 말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그녀는 온갖데를 돌아다니며 연인을 찾는다. 그리고 나흘 째 되는 날, 죽어서 부풀은 김재오의 시신이 바닷가로 밀려온다. 온몸에 고문당한 흔적이 남아있고, 달에는 돌멩이가 매달려 있었다. 그녀는 울부짖는다, 시간 너머로, 역사 너머로, 개자식들의 어깨 너머로 그녀의 피울음이 건너간다. 그녀의 몸 안에서 자라고 있는 김재오와 그녀의 아기도 그 피울음을 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김재오와 세이코의 딸 미아는 2016년 촛불 집회 현장을 찾아온다. 얼굴을 본 적이 없는 슬픈 아버지, 아름답고 억울한 아버지, 그 아버지의 동족이 역사를 읽으며, 자신들의 의지로 밝힌 아름다운 각성의 빛의 바다에 선다. 아직 오지 않은 아버지의 새벽을 기다리며. 그 즈음, 세이코는 보스턴 대학 동아시아 문화사 교수인 딸 미아가 리모델링해준 낡은 고가옥의 아름다운 정원에서 그리운 연인 재오가 그녀를 부르는 목소리를 듣는다. 생생하게. 아직 오지 않은, 그러나 곧 올지도 모르는 새벽의 목소리를.

우리가 겪고 있는 모든 비정상성과 뒤집힌 가치 왜곡의 근원에 있는 저 잔인한 일본의 억압을 이겨내는 방법은(아직도 조선일보와 자유당을 숙주로 해서 그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토착왜구 세력의 극복) 어쩌면 김상수의 상상적 세팅처럼 의식있는 일본 시민들의 각성이 가장 근본적인 치료책일 수도 있다. 김상수가 그 각성한 일본 시민을 여성으로 설정한 것은 그런 의미에서 설득력이 있다. 사무라이 정신에 휘둘리는 실질적인 정치적 노예들인 일본 남성들보다는 일본여성들이 각성할 가능성이 더 큰 것인지도 모른다. 또한 작가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일본 가톨릭 농민들의 반란(35000명이 관군에게 살해당한 시마바라의 난)을 소개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작가가 여성주인공의 이름을 세이코(聖子)라고 택하고 있는 것도 이 순교자들의 역사와 무관하지 않은 세팅으로 보인다(작가는 지레 이 이름의 한자표기를 알려줌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이 새로운 일본시민의 각성이 가지는 거의 종교적인 가치를 짐작하게 만든다).

김상수는 뛰어난 아티스트다. 그는 못하는 것이 없다. 설치미술, 사진, 연극연출 영화, 희곡 등, 그의 활동 분야는 전방위에 걸쳐있다. 이번에는 장편소설까지 냈다. 가히 만능 아티스트라할만 하다. 그 재능의 끝이 어딘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나는 그의 가장 탁월한 재능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것은 활화산처럼 불타오르는 정의감이다. 그것이 없는 예술은 죽은 것이다. 왜냐하면 예술은 살아있는 정신의 화신이기 때문이다. 김상수는 새벽을 향해 달린다. 그 질주에 동참하자.

y******e 2019.03.2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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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아버지의 새벽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아버지의 새벽 " 내용보기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아버지의 새벽 작가이자 연출가, 사회문화비평가인 김상수의 장편소설.   작가는 이번 소설에서 '민주주의', '정의', '역사' 등을 얘기하며 우리가 '잃어버린 것, 외면한 것'들을 직시하게 한다.   한국인 신문기자 김재오와 일본인 여성 사진작가 세이코의 만남과 사랑을 중심으로, 한국 현대사와 그 현대사를 구성하는 인간들의 단상을 그려냈다.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아버지의 새벽 " 내용보기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아버지의 새벽

작가이자 연출가, 사회문화비평가인 김상수의 장편소설.

 

작가는 이번 소설에서 '민주주의', '정의', '역사' 등을 얘기하며 우리가 '잃어버린 것, 외면한 것'들을 직시하게 한다.

 

한국인 신문기자 김재오와 일본인 여성 사진작가 세이코의 만남과 사랑을 중심으로, 한국 현대사와 그 현대사를 구성하는 인간들의 단상을 그려냈다.

이번 소설은 독자로 하여금 '세상의 진실에 눈을 떠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작가는 영화와 연극 연출을 하는 만큼 시각적인 영상 이미지로 소설을 가득 채웠다.

 

작가 김상수의 소설 아버지의 새벽

[프레시안 books] 이대희 기자

영화 작가 겸 연극 연출가 김상수 작가가 소설 아버지의 새벽>(김 아트 인스티튜트 퍼블리싱)을 냈다

 

김 작가는 영화 안개기둥>, <학생부군신위등의 각본을 썼다. 김 작가는 1986안개기둥으로 대종상 작품상과 시나리오작가협회상을, <학생부군신위1996년 대종상 각본상을 수상했다. 김 작가는 연극 사람>, <택시>, <화사첩등의 연극을 연출했고, 김지하 필화사건, 거창 양민 학살사건 등의 TV 다큐멘터리 작업에도 참여한 다 분야의 사회참여적 작가다. <프레시안을 비롯해 한겨레>, <미디어오늘등 언론 매체에도 다양한 주제의 글을 써 왔다.  

 

아버지의 새벽은 일본인 사진 작가 세이코의 관찰을 통해 일본에 의해 큰 상처가 생긴 한일 양국 현대사를 아버지의 생애를 반추해 묻는다. 소설은 희망을 이야기하지만, 아버지의 시간은 아직 아침을 맞지 못한 새벽에 머물렀음을 확인하고 끝난다

 

1970년대 후반부터 이어진 격동의 한국사, 즉 박정희 사망, 군부 쿠데타 등의 굵직한 한국사와 그 시기 일본 현대사가 주인공 삶에 얽히는 가운데, 2016년 일어난 박근혜 퇴진 운동의 시점까지 주인공들의 시간은 이어진다. 현대사에 밀접했던 가족사를 현대사로 치환한 소설이다.  

 

출판사는 이번 소설을 두고 "소설은 예술 언어의 확장과 삶의 확장으로 유효하게 사용"될 수 있다며 "현대사와 사람들 사이의 조화로움을 일깨우고자 한다"고 밝혔다

y******e 2019.03.19.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