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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투안 생텍쥐베리의 <어린왕자>는 모두가 한번 쯤 들어보고 읽어 본 책입니다. 특히 코끼리를 삼킨 뱀과 여우가 가르쳐 준 길들이기는 이야기는 여기저기서 많이 인용되고 있죠.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그 작품을 프랑스의 다재다능한 작가겸 감독인 조안 스파르가 재해석 했습니다.
이미 랍비의 고양이로 그의 작품을 접했기 때문에 두터운 믿음으로 어린왕자를 읽었습니다. 랍비의 고양이 때완 조금 달라진 화풍에 무한한 자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테크닉을 생각하면 그림체는 굉장히 순수해서 사람들이 보기에는 그리기 쉽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림을 체계적으로 배운 사람에게서는 보기 굉장히 힘들고 어려운 정말 말 그대로 '순수하게 힘을 뺀' 그림입니다. 하지만 노련한 작가인 조안 스파르는 자유로운 화풍으로 눈이 계속 가는 장면들을 넣었습니다.
일본 만화를 즐겨보는 사람에겐 익숙하지 않은 크기가 같은 칸에서 이야기가 진행되어 처음에 집중해서 읽기 쉽지 않지만 같은 크기의 칸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마치 영화의 콘티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합니다. 이런 설명은 좀 이상하지만 움직이는 과정이 생략된 애니메이션같습니다. 조안 스파르가 영화감독이라 카메라를 쓰면서 이야기를 진행할 때 매 컷을 상상했을 것 같아요(추측이지만 이렇게 느꼈습니다).
어린 왕자의 원작은 프랑스어 판으로도 읽었는데 그 당시 느꼈던 감정과 지금 느낀 감정이 다르기 때문에 '책을 여러번 읽는 것은 같은 경험이지만 참 다른 경험이 될 수있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처음 원작을 읽었을 때는 무슨 의미인지 생각하지 않고 작가가 이야기 하는 그대로 예를 들면 '영희가 아파서 철수가 약국에 가서 약을 샀습니다'라는 문장을 읽는 그대로 영희가 아파서 철수가 약국에 갔다고 상황만 읽었다면 조안 스파르가 그림으로 재해석한 어린왕자를 읽고 나서는 '영희가 아파서 철수가 약국에 가서 약을 샀습니다'와 같이 앞에서 예를 들은 똑같은 문장을 읽고 '철수가 영희를 좋아해서 대신 약국에 가서 약을 사왔나? 둘이 가족인가? 아니면 친구?? 연인?"이런 여러가지 전후 상황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게 되었습니다.
어린 왕자가 지구에 오기 전에 거친 별들에 있는 어른들은 이야기가 시작할 때 나오는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을 알아주지 않는 어른들과 비슷합니다. 모든 것의 껍데기만 보느라 정작 중요한 것은 보려고 하지 않는 어른들을 거치며 성장하는 것 같아보였어요. 마지막 여행지인 지구는 성인이 되면 학교에서와 달리 더 많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을 비유하는 것 같았고요. 그 외에 여러가지 물음표를 던지고 제 나름의 답을 찾았지만 그 어떤 것도 정확한 해설은 아니고 제 마음 속에 어린왕자와 생텍쥐베리 그리고 조안 스파르와의 추억으로 간직하고 나중에 몇 년이 흐르고 그 추억을 잊어버려 희미하게 기억할 때 다시 <어린 왕자>를 펼쳐보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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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어린왕자에 대한 스케치가 생각난다. 원작의 그림과는 조금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은 더 샤프한 어린왕자인데 만화책으로 형상화된 그림은 달랐다. 그것이 한장의 엽서처럼 각인 되었다가 다시 사라진다. 나도 한때는 그 어린왕자에 열광했던 기억이 있었다. 그리고 몇년 전 영어공부를 빙자해서 원서를 읽어보았지만 어린왕자가 한그루 나무처럼 쓰려지는 컷이 내 머리속에 남겨진다. 그리고 다시 어린왕자, 만화로 된 책을 접한다. 하지만 여전히 어린왕자는 어렵다. 우리는 여우와 길들여진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생각해 낸다. 그리고 처음에 보아뱀이 삼킨 코끼리 이야기 하지만 나는 마지막에 생떽쥐베리의 독백들에 더 귀기울이게 된다. 어린 왕자는 밤다다 꽃에 둥근 유리 덮게를 씌워주고 양이 못 덤비게 잘 보고 있을 거야. 그렇게 생각하면 나는 행복해진다. 그러면 모든 별들도 빙그레 웃는다. 또 때로는 이런 생각도 한다. 어쩌다 한두 번은 방심할 수도 있어 그러면 끝장인데! 어느 날 밤, 그가 둥근 유리 덮개를 씌우는 걸 잊어버렸거나 아니면 양이 밤중에 소리 없이 밖으로 나왔다면 이런 생각이 들 땜녀 작은 방울들은 모두 눈물방울로 변하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이 세상 어딘가에서 어떤 양 한 마리가 한 송이 장미꽃을 먹었느냐 먹지 않았느냐에 따라서 이 세상천지의 모든 게 온통 다 달라져버리는 것이다. 하늘을 쳐다보라. 그리고 이렇게 자문해보라. 양이 그 꽃을 먹었을까, 먹지 않았을까? 그러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이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그러나 어른들은 아무도 깨닫지 못할 것이다. 그게 그렇게도 중요하다는 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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