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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생 동시집 '나만 알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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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어떤 상황에서 읽느냐에 따라 그 느낌이 좌우되는데 기본 지식이 있나 없나도 꽤 중요하다. 물론 알고 보면 재미가 떨어지기도 하지만 배경은 알 수록 더 좋다는 생각이 든다. 아는 만큼 보이니까. 이오덕님과 권정생님의 '선생님, 요즘은 어떠하십니까'를 읽고 권정생 작가님의 작품을 찾아 읽고 있다. 동시집 '나만 알래'는 2013년 12월에 읽었는데 그땐 김동수 작가님의 소박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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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어떤 상황에서 읽느냐에 따라 그 느낌이 좌우되는데 기본 지식이 있나 없나도 꽤 중요하다. 물론 알고 보면 재미가 떨어지기도 하지만 배경은 알 수록 더 좋다는 생각이 든다. 아는 만큼 보이니까. 이오덕님과 권정생님의 '선생님, 요즘은 어떠하십니까'를 읽고 권정생 작가님의 작품을 찾아 읽고 있다. 동시집 '나만 알래'는 2013년 12월에 읽었는데 그땐 김동수 작가님의 소박하고 순수한 그림을 보느라 글은 그렇게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동시집을 펼치면서 사투리가 나오는구나 진지하고 솔직하다 라고만 느꼈다. (김동수님 작품 리뷰: 아이의 마음 '감기 걸린 날' 기억하나요? ‘학교 가는 날’ 어린이 안전 365 ‘집에 있을 때 꼭꼭 약속해’ 깜찍한 동화 ‘할머니 집에서’)

 

그런데 이젠 그 분의 고민과 어린이 사랑에 대한 마음을 알고 다시 읽으니 뭔가 마음을 툭 하고 건드린다. 우리의 것을 날것으로 보여주시는 분.

 

권정생 작가님은 1969년에 기독교아동문학작품공모에 '강아지똥'이 당선되어 등단했다고 알려졌다. 그런데 사후 '권정생선생유품정리위원회'에서 선생님 짐을 정리하던 중 손수 만드신 시집을 발견했다. '1964년10월10일 동시 삼베 치마'라는 제목의 시집. 98편의 시가 들어있는 선생님만의 작품집. 권정생 작가님은 동화를 쓰기 전에 이미 시를 썼다는 걸 보여준다. 그 중 42편을 엄선하여 나온 시집이 '나만 알래'다. 소설가 이전에 시인이 되고픈 분. 마음 속에 담고 있는 생각들을 시로 적으면서 때론 동화를 쓰시면서 잠시나마 육체의 고통을 잊으셨을까?

 

시를 읽으면 그 모습이 눈 앞에 그려진다. 김동수님 그림을 보면서 웃음을 짓기도 하고 그림이 없으면 상상하며 읽었다. 시집 간 누나에 대한 그리움과 낯섬을 그린 '누나 사는 동네'는 이주홍 글, 김동성  그림의 '메아리'가 떠올랐다. 할머니의 정이 느껴지는 '삼베치마', 줄에 묶인 염소에게 장난 치는 강아지의 모습을 그린 '강아지와 염소새끼'는 정겹게 느껴진다. 꾸밈없는 사실적인 내용이기에 더 정이 간다.

s******a 2015.09.08. 신고 공감 2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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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그 동심 속으로,나만 알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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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까지 예쁜 동시집 한 권에 싣고 싶다는 희망을 가지고 책을 읽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도 이 한 가지 소망을 허락해 주시겠지요.' 권정생 선생이 일본에 있는 그의 그의 형수에게 보낸 편지의 한 귀절이다.죽기 전까지 예쁜 동시집 한 권에 싣고 싶다는 희망, 그렇게 하여 자신이 직접 정말 세상에 단 한 권 밖에 없는 동시집을 만들었다는 권정생 선생의 동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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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까지 예쁜 동시집 한 권에 싣고 싶다는 희망을 가지고 책을 읽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도 이 한 가지 소망을 허락해 주시겠지요.' 권정생 선생이 일본에 있는 그의 그의 형수에게 보낸 편지의 한 귀절이다.죽기 전까지 예쁜 동시집 한 권에 싣고 싶다는 희망, 그렇게 하여 자신이 직접 정말 세상에 단 한 권 밖에 없는 동시집을 만들었다는 권정생 선생의 동시들이 세상 밖으로 드디어 나왔다. 이 책은 <동시 삼베 치마>라는 전작의 98편의 동시들에서 42편을 골라내어 좀더 고어를 현대어로 바꾸어 아이들이며 그외 사람들이 읽는데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하여 <덩시 삼베 치마>가 엄마겪이라면 새끼 격으로 나오게 된 책이란다. <동시 삼베 치마>를 무척 읽고 싶었는데 기회를 잃어서 몹시 서운하던참에 이런 기회가 생기고 그 기회가 내게 와서 정말 다행이라 생각하며 받자마자 읽었던 정말 가슴이 따듯해지고 동심으로 가득 차게 만드는 해맑은 책을 읽게 되어 다행이다.

 

권정생 선생은 살아서의 삶 또한 세간에 이야기를 남겼지만 가시고 난 후에도 모두에게 교훈이 될 만한 많은 것들을 우리에게 남겨 주고 가셨다.비록 당신은 아무것도 가지지 못하고 가셨다 하지만 누구보다 값진 '씨앗'을 사람들의 마음에 하나 하나 심어 놓지 않았을까.누구보다 청빈했던 그의 삶, 그리고 나눔을 누구보다 더 많이 실천하신 삶이 아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하였는데 이 책에서 만나는 동시 속에도 그의 맑고 올곧음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어려움 속에서도 늘 희망을 잃지 않고 '평생의 소원'을 간직하며 살았기에 이렇게 값진 동시를 남기시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지금의 아이들이 읽으면 이해를 못할 부분들도 분명히 있다. 지금 시대와는 정말 많이 다른 그런 분위기와 이야기들이 동시 속에 있지만 그 시대를 거쳐왔거나 그 시대를 간접적이든 부모세대들에게 전해 들어서 비슷한 경험을 한 세대들에게는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킬 이야기들이 가슴을 따듯하게 해 준다.우물... 골목길에 우물이/혼자 있다// 엄마가 퍼 간다/할매가 퍼 간다// 순이가 퍼 간다/돌이가 퍼 간다// 우물은 혼자서/ 물만 만든다// 엄마도 모르게/할매도 모르게// 순이도 모르게/돌이도 모르게// 우물은 밤새도록/물만 만든다// 내가 살던 어릴적 동네에도 동네 가운데에 우물이 하나 있었다. 그 우물로 동네 사람들이 다 먹고 살았다.아침이면 큰 함지박을 이고 그곳에 가는게 일이었고 그곳에서는 비밀이 없다. 모두가 모여 쌀도 씻고 빨래도 하고 손과 발을 씻기도 하고 머리도 감고 그렇게 때론 동네 놀이터로 동네 사랑방과 같은 존재로 거듭나면서 동네의 역사와 함께 했던 우물, 그러나 동네에 상수도 놓이고 그 우물은 더이상 동네 놀이터도 사랑방과 같은 존재도 될 수 없었고 그저 농경수로 쓰이가 그 소임을 다하고 없어지고 말았다. 추억 속에는 그런 우물이 있다.그래서일까 가슴에 와 닿는 '우물'이란 동시가 반갑다. 따듯하다. 참 정겹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삼베치마... 왕골논 안쪽 집/새댁치마/노랑 곱슬 삼베 치마/새댁이 물동이 이고/너무 바쁘게 바쁘게/가기 때문에/삭삭삭삭 소리가 나요// 찡기네 할매 치마/올 굵은 무삼베 치마/찡기가 업힌 채 오줌을 싸도/금방 말라 버려요/홰나무 그늘에/잠깐 앉았다 일어나면/무릎까지 말려 올라가/바닥 뚫린/ 광주리 같아요// 재밌다. 치마가 말려 올라가는 그것까지 섬세하게 관찰하여 그려냈다. 그리고 마지막엔 '바닥이 뚫린 광주리 같아요' 뒤집어 엎어 놓은 광주리,표현이 재밌으면서도 그 시대를 나타내는 말들이 참 좋다. 삼베치마에서 남 모르게 연륜이 느껴진다. 새댁의 치마는 '삭삭삭삭' 이지만 할매의 삼베치마는 손자가 오줌을 싸서 무언가 뻣뻣하여 바닥으로 구멍이 뚫린 광주리 같다는,나이에서 오는 연륜도 느껴지면서 치마가 같는 연륜도 느껴진다.

 

감자떡... 숙이 아빠도 감자떡 먹고 컸고/숙이 엄마도 감자떡 먹고 컸고// 그래서 숙이 엄마랑/숙이 아빠 얼굴이/감자처럼 둥굴둥굴 닮았어요// 숙이랑,석아랑,인구도/감자떡을 좋아하지요.// 그래서 모두 감자처럼 둥굴둥굴 예뻐요// 강원도를 '감자바위'라고 하는데 그러면 감자를 많이 먹는 강원도 사람들을 그린 것일까.그렇지는 않다. 그때는 쌀밥보다 우리는 '감자나 고구마'를 주식처럼 더 먹었다. 쌀이 귀하던 시절이었고 먹을 것이 귀하던 시절이었다. 감자도 둥글고 우리네 얼굴도 둥굴둥굴,그래서 더 이쁘고 정감이 가는 그런 얼굴이다. 신토불이도 느껴지면서 왠지 모르게 순박하면서 정이 뚝뚝 묻어 날것만 같은 얼굴들이며 동시다.

 

방물장수 할머니... 방물장수 할머니가/엉덩이 빼딱빼닥 오신다// 요롱 달린/사랍짝집 들여다보고/"동백기름 사이소?"/"안 사니덩"//...... 해 질 녁에/동리 어구 길에 선/내 눈이 뗑굴?// 저만치 가시는 할매 등어리에/묵직한 곡식 자루가 얹혀// 빼딱빼딱/가신다// 방물장수 할머니가 빼딱빼닥 오시어서는 이것저것 사라고 동리를 돌아 다니는데 모드가 '안 사니덩' 한다.걱정인 것이다. 허리도 구부정인데 헛걸음 한것은 아닌가 하고 할머니를 어느새 걱정하고 있다.그런데 해 질 녁 할머니를 보니 등에 방물보따리보다 무거움직한 '곡식 자루'가 얹혀 있는 것이다.얼마나 다행인가.무언가 팔았던가 외상을 놓았던 곳에서 값을 받으셨던 모양이다. 할머니가 헛걸음을 안하고 돌아가실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빼딱빼닥 걷는 할머니의 걸음마져 정겹게 다가온다.

 

동시 속에는 정겨운 풍경도 정경운 말들도 많다. 지금은 잘 쓰지 않는 말들이 있는가 하면 풀이를 해주지 않으면 알지 못하는 말도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참 따듯하고 읽는 것만으로 행복을 안겨준다. 그가 동화가 아닌 동시로 먼저 세상에 빛을 보았지만 동화나 그외 이야기는 많이 알려졌지만 동시는 아직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가 이렇게 그의 이름으로 된 '동시집'이 나왔다는 것 자체가 참 기분 좋은 일인듯 하다. 정겨운 그림들도 좋고 동시를 읽는 동안 마음이 따듯해진다. 동시를 다 읽고 손에서 책을 놓으려고 하면 먼 추억여행이라도 다녀온 것처럼 마음이 훈훈해진다. 먼 기억속의 동네 친구를 만난다던가 추억의 물건이나 그외 풍경을 만난다던가 우리가 잊고 있었던 감성에 흠집을 낸다. 그리곤 묻는다.지금 어떠세요. 행복하세요.당신은 그처럼 평생 이루고 싶다는 희망이나 소원을 가지고 있나요? 자신의 평생의 희망이어서일까 동시 속에는 불행보다는 '행복과 희망'이 그리고 따듯함이 넘쳐 나면서 모두가 함께 하는 밝음으로 빛난다. 정말 봄이 찾아와 메마른 가지에 새싹이 돋는 듯한 느낌을 준다. 발문에 있는 그의 이야기와는 너무도 대조적인 동시들이 가슴을 아리게 한다. 그는 어쩌면 모두에게 스스로가 '희망' 이 되고자 했던 이였는지도 모른다. 동시를 다 읽고 발문을 읽다보니 가슴이 뭉클하다. 절박함 속에서도 빛나는 희망을 보았고 노랬했던 권정생, 봄과 같은 희망으로 꽃 피운 동시들이 한동안 오래도록 가슴에 여운을 남길 듯 하다.

 



y******2 2012.05.2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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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알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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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생님을 처음 알게된것은 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울린 [강아지똥]을 접하고나서였다. 아무 보잘것없던 자기의 존재에 대한 회의를 느끼던 강아지똥이 자기의 희생으로 민들레꽃이 탐스럽게 피어나는것을 보면서 깨달음을 얻은 이야기는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있다.그 권정생님의 동시가 세상에 소개된다고 해서 기쁘고 설레는 마음으로 책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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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생님을 처음 알게된것은 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울린 [강아지똥]을 접하고나서였다.

아무 보잘것없던 자기의 존재에 대한 회의를 느끼던 강아지똥이 자기의 희생으로

민들레꽃이 탐스럽게 피어나는것을 보면서 깨달음을 얻은 이야기는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있다.그 권정생님의 동시가 세상에 소개된다고

해서 기쁘고 설레는 마음으로 책장을 열었다.

책장을 열고 시들을 읽고 있으니 어느틈에 나는 장에 간 엄마를 기다리는 어린아이도

되었다가 먼지가 날리는 흙마당에 앉아 동네친구들과 소꿉놀이 하는 아이가 되기도한다.

요, 요렇게 예쁜 시어들이 어디에 숨었다가 이제야 튀어나왔을까하는 마음이 생긴다.

시 중간중간에 사투리나 고어가 섞여있어 알기 쉬운 현대어로 바꾸었다고 하는데도

여전히 모르겠는 단어들이 툭툭 튀어나온다. 그러나 걱정할것이 없는것이 시 아랫부분에

따로 사투리의 설명을 달아놓아 문장의흐름을 이해할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동시 '들남새'에는 정말 생전 처음 들어보는 말들이 많이 등장한다.

*삼파람 *들남새 *들남들남 *감알짱박이 *서숙

이 동시를 읽지않았더라면 앞으로도 여전히 모르고 있었을 예쁜 말들 가운데에서

유난히 *감알짱박이*라는 말이 재미있게 와닿는다. 감알짱박이에서 '짱박이'는

머리꼭지를 뜻하는 사투리로 감이 햇볕을 제일 많이 받는 부분을 이른다고 한다.

어떻게 이렇게 예쁜 표현을 생각해냈을지 그 시대의 감성이 부러워진다.

동시와 어울리게 동시의 배경이 되는 그림들도 단촐하다.

모내기가 되어 있는 논 사이를 걸어가는 맥고모자를 쓴 할머니의 모습,

양 손에 묵직한 보따리를 들고 등에도 한짐을 지고 서두르는 일이 있는지 총총총

걸어가는 모습이 동시의 묘사그대로 표현되어 있는듯 하다.

꼬꼬재배하고 재 너머 모르는 집으로 시집을 간 누나를 그리워하다가

누나 사는 동네를 꼬딱지동네라고 흉도 보다가 "누우나아!" 불러도 대답없는

누나때문에, 메아리보다 더 눈치없는 누나때문에 누나사는동네는 꼬딱지동네라고

샘내는 아이녀석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가 예쁘게 단장하고 친정나들이 온 누나의

낯선모습이 낯선아줌마같아서 누군가에게 그대로 누나를 빼앗긴것같은 마음이

들어서 누나가 미워지는 아이가 애틋해지기도 한다.

아이의 감성 그대로 누나의 모습이 표현되고 아이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 동시집의 제목이기도 한 '나만 알래'는 읽어보면 참 아픈 시다.

초라한 의복때문에 서러운것도 아니고 밀린 학급비때문에 서러운것도 아니다.

눈깔사탕 먹고 싶은 마음이야 백만번이라도 참을수 있을것같다.

엄마가 마음 아플까봐 내색도 못하고 혼자서만 속으로 알아야 하는것은

친구와 싸웠을때 내편을 들어줄 아버지가 없다는 슬픔.

친구와 놀다가 보면 다툴때도 있고 옥신각신할때도 있을텐데 친구의 등뒤에서

무섭게 나를 노려보는 친구아버지의 얼굴을 보면 돌아가신 아버지의 얼굴을 자꾸만

떠올리게한다. 그걸 엄마한테 말하면 엄마는 나보다 더 속상해하실테니 누구에게도

말을 못하고 혼자서 혼자서 가만히 나만 알고 있겠다는 아이의 아픈 마음이 느껴진다.

 

시대의 정황상 시대의 아픔이 표현되는 시들도 있지만 그렇지않은 시들도 상당수

수록되어있다. 그중에서 한편 '논두렁 콩 심으기'라는 시를 소개하고 싶다.

 

논두렁 콩 심으기

 

콩아 콩아

빨가숭이 콩아

빨가벗고 부끄럽잖니

 

요 구멍 속에

꼭꼭 숨었다가

옷 해 입고 나오너라

 

논도 밭도 아닌 하필 왜 논두렁에 콩을 심을까하는 궁금증이 생길법도 한데

예전에는 농사지을땅이 부족해서 뿌리내릴 흙이 있는곳이라면 어디나 다 곡식을

심었던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논두렁에 콩을 심는것은 예전에 국한된 일은

아니다. 요즘에도 많은 분들이 논두렁에 콩을 심는것으로 알고 있는데

콩아 콩아 올해도 구멍속에 얼굴 꼭꼭 숨기고 있다가 옷 해 입고 나오너라.

 

권정생님의 동시를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나는 아이가 된다.

올해는 타임슬립이 유행이던데 동시집 한권으로 나도 유행에 동참하는 한사람이 된다.

어린날의 나로 돌아가고 싶다면 동시집을 꺼내

동시한편 한편을 감상하는것도 좋을것같다.

j******3 2012.05.27.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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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알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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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시집은 1964년 권정생 선생이 직접 엮고 꾸민 [동시 삼베 치마]를 총 9부 98편의 시 가운데 42편을 추려내 실었다. 그림도 그렸다고 하는데 그 이 책에는 김동수 작가가 그림을 그려놓았다. 시와 아주 잘 어울린다는 그림을 그린 작가가 부럽다. 이렇게 귀한 책에 어울리는 그림을 그릴수 있는 작가라니 말이다.   열다섯 전후의 어릴 적   억이랑 주야랑 내 이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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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시집은 1964년 권정생 선생이 직접 엮고 꾸민 [동시 삼베 치마]를 총 9부 98편의 시 가운데 42편을 추려내 실었다. 그림도 그렸다고 하는데 그 이 책에는 김동수 작가가 그림을 그려놓았다. 시와 아주 잘 어울린다는 그림을 그린 작가가 부럽다. 이렇게 귀한 책에 어울리는 그림을 그릴수 있는 작가라니 말이다.

 

열다섯 전후의

어릴 적

 

억이랑 주야랑

내 이웃들

 

재미있게 여기다

적었습니다.

 

열다섯 전후의

어릴 적

 

그때의 생각은

어땠을까?

 

슬픈 일 기쁜 일

많았습니다.

    

                                      1964년 1월 10일 권정생

 

이 시를 보면 시란 정말 어려울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일상을 재미있게 아니 재미있게라는 어려운 표현보다는 그저 따사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그려내기만 해도 삶이 얼마나 화사하고 풍요로운지를 느끼게 만들어 주는 글이다.

 

감자떡

 

숙이 아빠도 감자떡 먹고 컸고/ 숙이 엄마도 감자떡 먹고 컸고

그래서 숙이 엄마랑/ 숙이 아빠 얼굴이/감자처럼 둥굴둥굴 닮았어요

숙이랑, 석아랑, 인구도/감자떡을 좋아하지요

그래서 모두 감자처럼/둥굴둥굴 예뻐요.

 

감자떡을 닮았다는 둥굴둥굴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따스하게 담겨있다. 정말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렇게 둥굴둥굴했었는데 요즘은 많이 길쭉길쭉해졌다. 그리고 또 그게 미의 기준이 되었기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그런세태에 아랑곳없이 이렇게 따스하고 담백한 시를 보니 기분이 방그레 좋아진다. 그림역시 담백하고 동글동글한 얼굴들이 두둥실 떠있는것이 절로 웃음이 나오게 만든다.

 

골목길

 

울퉁불퉁 골목길/ 바우네 아빠가/ 소 등에 거름 싣고 가고/ 탈싹탈싹 소가/ 똥을 싸 놓고

바둑이 검둥이가/ 꼬리 치며 뜀박질하고

명희가 무우 나부랭이 들고/ 엄마 뒤따라오고/ 모두 가고 오고/

해님도 저네 집에 꼭꼭 가버리면

골목길엔 가랑잎 하나/ 도르르 장난질한다.

 

권정생 선생의 시에는 잘난 사람도 없고 못난 사람도 없다. 잘난 것도 없고 못난 것도 없다. 모두가 다 자연스럽게 제각기 아름다운 빛을 발하고 있다. 읽고 있는 내가 그동안 얼마나 욕심을 부리고 아웅다웅 하며 살아왔는지 절로 고개를 숙이게 만드는 담백하고 자연스러움이 담겨있다. 마지막 구절의 도르르 장난질한다는 가랑잎을 보니 마음 한켠이 뭉클하고 따뜻해진다. 이 작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 사실은 아주 중요한 삶의 선물이라는 것을 깨닫게 만들어준다. 그동안 내가 눈길을 주지 않고 째려봤던 그 모든 것들을 다시한번 되새겨보게된다.

 

논두렁 콩 심으시

 

콩아 콩아/빨가숭이 콩아/빨가벗고 부끄럽잖니

요 구멍 속에/꼭꼭 숨었다가/ 옷 해 입고 나오너라.

 

아이가 그런다. 내가 교회를 왜 다니는지 내겐 믿음이 왜 자라지 않고 이렇게 답답하기만 한지 모르겠다고 말이다. 그런 아들아이가 권정생 선생님의 달콤한 생의 찬미를 만났으면 간절히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가진 것이 얼마나 풍요롭고 넘치는 욕심으로 가득채워지고 있는지를 깨달았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내 안에 또 또아리 틀고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시다.

 

시 하나하나를 보다보니 내 속에 정말 이런 뭉클함이 이런 따스한 바램들이 있었던가? 싶은 생각이 든다. 마치 장욱조의 그림을 보는듯하다. 아주 작은 삶의 찰나를 이렇게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볼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일인지 모르겠다.

y****4 2013.07.3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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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랑 함께 읽는 동시집 '나만 알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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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똥>으로 잘 알려진 '권정생 선생님'이 동화 작가인줄은 알았지만 시인인 줄을 미처 몰랐었답니다. 그러다가 얼마전 <삼베 치마>라는 시집을 알게 되었고 <나만 알래>가 그 시집 중에서 48편의 동시들을 골라내어 엮은 시집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네요. 일본 빈민가에서 태어나 한국전쟁까지 겪으며 전신결핵때문에 목숨까지 위태로웠던 작가가 어쩜 이렇게 예쁘고 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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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똥>으로 잘 알려진 '권정생 선생님'이 동화 작가인줄은 알았지만 시인인 줄을 미처 몰랐었답니다.

그러다가 얼마전 <삼베 치마>라는 시집을 알게 되었고

<나만 알래>가 그 시집 중에서 48편의 동시들을 골라내어 엮은 시집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네요.

일본 빈민가에서 태어나 한국전쟁까지 겪으며 전신결핵때문에 목숨까지 위태로웠던 작가가

어쩜 이렇게 예쁘고 아름다운 동시들을 써내려갔는지 감탄하게 됩니다.

한쪽 신장까지 떼내며 죽기 전에 예쁜 동시집 한 권 싣고 싶다는 것이 꿈이었다는 뒷얘기에 가슴이 뭉클해지네요.

 

총 4부로 구성된 시집은

1부 '삼베 치마'와 2부 '누나 사는 동네'

3부 '일 학년'과 4부 '강아지와 염소 새끼'로 나뉘어져요.

 

제일 먼저 '우물'이라는 시가 '방긋' 아이들을 맞이하네요.^^ 

수도 꼭지만 틀면 줄줄 물이 나오는 아이들에게 우물은 낯선 대상이겠지만 

동시를 읽던 아이는 물을 길러 가는 모습이 신기하면서도 재밌게 느껴지나봐요. ㅎㅎ

두레박 끌러올리는 게 얼마나 힘든지도 모르고 말이지요?

게다가 머리에 인 항아리에서 출렁출렁 물이라도 흘러 넘쳐 보라지요? ㅠㅠ

하지만 우물은 순이가 퍼가도 돌이가 퍼가도 혼자서 밤새도록 엄마도 모르게 할매도 모르게 물만 만듭니다.

고이기 무섭게 퍼가는 사람들이 미울 법도 한데 묵묵히 제 몫을 감당하는 우물이 더 멋지고 믿음직스럽게 느껴지는 건

저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겠지요? ^^;;

 

 

할머니의 얘기와 동네 어른들의 얘기를 지나 2부로 가면

소설 '메아리'가 떠오르는 시집 간 누나 이야기기가 등장합니다.

시골 마을에서 같이 크던 누나가 시집 가버리고 나면 남은 동생의 허전함이야 말해 무엇할까요?

누나가 가마 타고 시집간 길은 꼬부랑 길이라 더 멀게만 느껴지고(꼬부랑길)

누나가 시집 간 동네는 개 코딱지 동네에 상놈들이 사는 동네처럼 보입니다.(누나 사는 동네)

게다가 곱게 분 바르고 친정 온 누나의 모습은  낯설기만 하지요.(피고물떡)

같이 온 남자도 싫고 누나까지 얄망궂게 미워집니다.ㅠㅠ

 

 


3부 '일 학년'에서는 첫사랑 생각이 물씬 나는데요.^^;;

<쑥절편>이라는 시는 쑥절편 한 쪼가리에 마음을 담아 건네던

지금은 이름도 잊어버린 가시내를 추억하는 동시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쑥절편을 간식거리로 치지도 않겠지만 그때만 해도 엄청나게 귀한 먹거리를 먹고 싶은 걸 참아가며 준 것이겠지요.

사투리가 섞인 탓일까요?

경상도 시골 마을을 떠올리며 향긋한 꽃내음을 맡은 듯 행복해지는 순간이었답니다.^^

 

 
 
 


 

'나만 알래'는 4부에 실린 시지만 동시집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아비 없는 불쌍한 아이의 속내를 읽다 보니 눈물 한방울이 툭 떨어지네요.
문득 돌아가신 친정 아버지 생각도 나구요.
별 잘못도 없는데 성구 아버지는 성구 편만 들고 자신은 아무도 편들어 줄 사람이 없으니 
동시 속 아이는 얼마나 외롭고 슬펐을까요?
그럼 마음을 엄마에게도 말하지 못 하고 나만 알고 있어야 할 때....
하늘에 계신 아빠는 알고 위로해 주시겠지요?
 
 

 

 

아이들을 사랑하고 아이들을 위해 욕심없이 평생을 살다가신 권정생 선생님을 새롭게 만나는 시간이었어요.
시처럼 예쁜 동화를 쓰실 수 있었던 이유가 있었네요.ㅎㅎ
아이들과 함께 소리내어 읽다 보면 어느 새 마음 한켠이 따뜻해지는 순간을 만날 수 있답니다.^^ 
 

 

 

1*******n 2012.05.2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