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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책장의 한문관련 도서는, 한권,두권,세권,네권. 합쳐서 네권이다. 그 중에서 손바닥만한 크기에 두께로는 나머지 것들보다 훨씬 얇은 책이 하나 있다.
그렇다고 내용이 다른 세권에 비해 빈약하느냐 하면 결코 그렇지가 않다. 값도 제일 싼대도 불구하고 말이다.
한문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기초를 다질수 있었다는 점 그리고 내가 처음으로 산 '한문 해석'책 이라는 점에서 애착이 가는 책이다.
한자라는 문자의 매력에 푹 빠져있을때 이번에는 '한문'의 매력이 나를 송두리째 사로 잡았다.
하지만 막상 배우고 터득하고는 싶어도 이렇다 할 책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인가 서점에서 이 책을 눈으로 포착하게 되었다. 그래서 꼭 꼭 눈도장을 찍어 두었다가 몇번을 읽어보고, 속으로'이거면 훌륭하다.'고 몇번이나 되뇌었는지 모른다.
한문과 한자는 같은 것 같지만 다르다. 다시 말해서 한자를 잘 알고 많이 안다고 해서 '한문'의 문리(文理)를 터득하고 이해할수 있는 것은 아니란 것이다.
독학자(獨學者)에 불과한 나이지만 어느정도의 독학(篤學)의 결과로 이런 말을 할수는 있다.
-한문의 벽을 뚫으려면 먼저 한문의 구조와 문형(文型) 그리고 한문 문장에서는 낱글자 일때의 주된 뜻과는 전혀 다른 의미로 쓰여지는 한자들과 허자(虛字)로 분류되는 갖가지 어조사의 쓰임새를 파악하고 이해하고, 숙어(熟語)와 같이 쓰이는 용법들을 알아야만 한다.
아주 간단한 예를 들어 '耳'는 단순히 '귀(이)'로 알고 있지만 문장의 뒷부분에서 쓰일때는 '~일 뿐이다.'라는 한정사를 나타내는 글자로 쓰인다.
그리고 '夫'는 '사내 (부)'로만 알고 있는데, 한문 문장의 제일 앞에서 쓰이면 '대저' 혹은 '무릇'이라고 해석 된다. 이런 예가 아주 많이 있고, 아주 친절하고 일목요연하게 이 책에서 설명되어 있으니 한번 읽어보면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아까 잠깐 언급한 '숙어'와 같은 용법은 다음과 같은 것인데, 이것은 무시할 수가 없다. 자위아위불신(子以我爲不信)-'네가 나를 믿지 못하겠다면' 여기서 '以A 爲B'는 'A를 B로 삼다' 혹은 'A를 B로 여긴다.'로 해석되는 숙어다. (줄여서 以爲A = A로 여기다.) 이것을 알지 못하고 이 문장을 대하면 해석할 도리가 없는 것이다.
또 이런 예문이 있는데, '無爲人所容'(다른 사람에게 용서 받지 않을 지어다.) 여기서의 '爲A 所B'는 'A로부터 B를 당하다'는 사역형으로 해석되는 숙어이다.
이 책은 책의 제목 '한문해석입문' 그대로 한문해석에 입문하는 초심자들을 위해 먼저 '육서(六書)'와 '자전 활용법'같은 기본적인 절차들을 차근차근 밟아가면서 한문의 품사와 구성법을 설명하고 또 중요한 한문의 갖가지 문형들(사역형,비교형,감탄형,의문형,부정형,반어형,가상형,영탄형,한정형...등)과 구독법(句讀法),구결법(口訣法),해석법(解釋法)을 다루고 있다.
또 한가지. 한시(漢詩)의 해석법 까지 곁들여 놓고 있어 '한문해석서'로서 갖추고 있어야 할 것은 거의 다 갖추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한문 해석의 실제적인 활용을 위해서 중국과 한국의 명문들을 뽑아 놓았는데, 도잠(陶潛)의 '귀거래사(歸去來辭)' 소식(蘇軾)의 '적벽부(赤壁賦)'.제갈양(諸葛亮)의 출사표(出師表).
한유(韓愈)의 '잡설(雜說)'과 '사설(師說)'등의 명문을 통해 한문(漢文)의 맛을 느낄수 있게 했다.(물론 명문 뒤에는 반드시 해석을 곁들여 놓았다.)
저자의 약력을 보면 '1917년 출생'이다. 그래서 그런지 몇몇 현대문 해석은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없지 않아 있지만 크게 지장은 없다.
나로서는 이 책에서 아주 많은 것을 얻었으며 부피가 큰 다른 한문 해석관련 책들과 견주어 봐도 뒤질것은 전혀 없다고 본다. [인상깊은구절] 人之容貌, 不可變醜爲姸 려力不可變弱爲强 身體不可變短爲長, 此則已定之分, 不可改也, 惟有心志 則可以變愚爲智 變不肖爲賢 此則心之虛靈, 不拘於稟受故也. (擊蒙要訣) 사람의 용모는 미운 것을 고쳐 곱게 만들지 못하고, 체력은 약한 것을 고쳐 강하게 만들지 못하며, 신체는 작은 것을 고쳐 크게 만들지 못하는데, 이는 이미 정하여진 분수라 고칠 수가 없거니와, 오직 마음만은 가히 어릭석음을 고쳐 지혜롭게 만들고, 불초한 것을 고쳐 현명하게 만들수 있으니, 이는 마음이란 형체가 없는 것이어서 타고난 분수에 매이지 않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