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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고르(?)게 된 건 지난해 본 연극 <오슬로>때문이다.인상적이란 생각이 들어서 작가 J.T로저스가 궁금했고,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검색을 하다 '극작가'에 꽂혀서 냉금 구입을...했는데 심한 오독의 결과였다는 사실은 책을 받고 나서 알았다. 어디에도 '미국'이란 단어는 없었다. '희곡'이란 단어도 마찬가지로 없다.(어쩌면 살림에서 나온 20세기의 위대한 연극인들과 착각을 했던 건지도 모르겠고^^) 극작가를 희곡작가로 읽어 버린 오독의 결과였던 거다.ㅠㅠ 살짝 당혹스러웠지만 믿고 읽는 살림지식총서시리즈니까, 짧지만 강렬한 이야기를 만나게 될거라 주문을 걸어가며 읽었다.
작가들의 색깔에 맞춰 다섯장으로 구성되었다. 소개된 작가들의 작품 전부를 읽어 본 것이 아니라서 연결고리 자체의 특징까지 파악하지는 못했지만,이 책을 읽는 동안 짜릿한 경험은 여러번 했다.(아니 수시로 했다)특히 지난해 재미나게 읽었던 뒤렌마트를 다시 만나게 된 순간이 가장 반가웠다고 해야겠다.우연히 검색하다 뒤렌마트의 희곡을 읽게 되었는데 특히'노부인의 방문'은 연극으로 만나보고 싶은 작품 1순위에 올라있을 만큼 내게는 인상적이였다.해서 작가의 다른 작품도 더 찾아봐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실제 이 작품이 뒤렌마트의 거의 대표작품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다.그림에도 소질이 있었다는 사실은 부러웠고,더이상 주목할 만한 작품을 만들어 내지 못하게 된 시점에서는 반전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뒤렌마트.그의 작품속에 표현된 것들 그대로 행동한 작가였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아직 많은 작품을 읽지 않았지만 '노부인의 방문' 만큼은 정말...최고였다.코드명'인간존재의 의미에 천칙한 지적탐험가들'이란 타이틀에 뒤렌마트가 딱이구나 싶다. 사르트르는 여전히 어려워서,뒤렌마트와 비슷한 스타일인가 잘 모르겠지만..무튼 뒤렌마트에 관한 이야기 반가웠다.그러나 이 책을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유난히 강하게 든 건 '미국 문명이 빚은 욕망과 굴곡의 대변인들'과 '진리의 제단에 삶을 헌정한 위연한 반골들' 편이 아닐까 싶다. 미국 문명...에 등장하는 작가는 유진 오닐,아서 밀러,테네시 윌리엄스,에드워드 올비 미국편에 소개된 작가들의 작품은 대부분 읽어보기도 했고,연극으로도 만났었다.그러나 한자리에 모아 놓고 읽어 본 적이 없어서 흥미로웠다.별것 아닌것 같지만 아버지들 전부 알코올중독자였다는 사실은 괘니 화가 나게 만들게 하기도 했고,그런 요인들이 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만든 것이 될 수도 있겠지만 예술가로서 성공하는 순간에도 온전히 행복하지 못했을 작가들이였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나 보다.이런저런 복잡한 생각을 하던 순간 2월10일이 아서 밀러가 사망한 날이란 문장이 유난히 눈에 들어와버렸다.<시련>을 연극으로 다시 볼 생각으로 읽고 있어서이기도 했지만,매달 독특한 독서를 할 계획을 세우게 만들었기 때문이다.(3월에는 어쩌면 쥘 베른을,9월에는 또 어쩌면 에밀졸라를 읽게 될수도..아니 읽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에드워드 올비..이름은 기억하지 못했지만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의 작가란 사실을 기억하고는 뒤렌마트를 만났을 때 만큼 또 반가웠다.^^ 달랑 한 작품 밖에 읽지 못했지만 이 작품 역시 인상적이였기 때문이다.물론 너무 오래(?)전이라 선명하게 각인된 부분은 거의 없지만 이 작품 또한 무대에 올려진다면 무조건 예매하고 싶은 작품이다'20세기를 빛낸 극작가 20인'을 읽는 내내 특별하지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도 있어서..)않은 듯한 글에서 계속 무언가 알고 싶어진다는 사실이 놀라웠다.처음 만나는 인물도 있었고,애정하는 작가의 작품이 나와서 반갑기도 했고,그런데 가장 큰 수확이라면,아니 읽기 잘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건 읽기를 오랫동안 망설였던 <거장과 마르가리타>를 보는 순간이였다.작품에 대한 설명이 특별히 깊었던 건 아닌데,이 작품에 대한 저자의 단 몇줄이 읽고 싶은 유혹을 품게 했다."더 이상 앞을 보지 보지 못하자 아내에게 구술을 받아 적게 했다. 온몸이 뒤틀리는 고통보다 자신의 작품이 사장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더 괴로웠으리라. 혹시 그가 상상이라도 했을까.그가 죽기직전까지 매달렸던 소설<거장과 마르가리타>가 20세기 러시아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될 줄은"/86~87쪽
요약이라고 하기에도 부족할 만큼의 짧은 분량이다.그럼에도 수박 겉핥기 식의 느낌이 들지 않았던 건 내가 아는 부분이 아직 많지 않은 덕분일게다.그럼에도 읽는 동안 알고 싶은 작가가 있고,새롭게 다시 읽어 보고 싶은 작가가 있었다면,괜찮은 책이라고 말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