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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뱅 서간집 3 - 장 칼뱅 著, 박건택 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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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바람직한 선택은 해당 외국어에 깊은 소양을 쌓아 그 저자와 직접(이라기보다 텍스트만을 사이에 두고) 소통하는 길입니다만 그게 여의치 않을 때 잘된 번역을 접하는 옵션이 있을 수 있습니다. 요즘은 이처럼 위대한 저자의 원전을 원문에 충실하게 옮긴 번역서가 자주 출간되는 게 독자로서 축복인 듯합니다.칼뱅뿐 아니라 많은 신학자, 나아가 타 분야의 개척자, 선구자 들은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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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바람직한 선택은 해당 외국어에 깊은 소양을 쌓아 그 저자와 직접(이라기보다 텍스트만을 사이에 두고) 소통하는 길입니다만 그게 여의치 않을 때 잘된 번역을 접하는 옵션이 있을 수 있습니다. 요즘은 이처럼 위대한 저자의 원전을 원문에 충실하게 옮긴 번역서가 자주 출간되는 게 독자로서 축복인 듯합니다.

칼뱅뿐 아니라 많은 신학자, 나아가 타 분야의 개척자, 선구자 들은 많은 서한을 남긴 게 특징입니다. 우리도 고봉과 퇴계가 주고받은 서한이 후세 학문(성리학)의 발전에 큰 영향을 끼친 바 있습니다. 서한, 서간은 그저 안부를 전하는 편의, 수단이 아니라, 진지한 사유의 결과를 자상히 논변하는 일종의 "저서"입니다. 우리 한자 문화권에도 "가서만금"이라는 성어가 있듯, 교통, 통신이 발달하지 못한 과거에는 귀하게 얻은 서신 왕래의 기회에 온갖 절절한 감정, 실무의 변천 등을 담아 전해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글쓴이의 감정, 인격 수양의 정도 등이 다 드러나는 법이며, 그래서 칼뱅의 서한은 단지 그의 인간적 면모를 엿볼 좋은 단서일 뿐 아니라 (마치 사도 바울의 편지처럼) 그의 심원한 신학적 경지를 탐구할 수 있는 좋은 교본입니다.

흔히 "다섯 솔라"의 완성을 칼뱅의 업적으로 돌립니다만 본디 그 중 셋은 마르틴 루터의 제창이요, "솔라 크리스투스"는 츠빙글리의 테제입니다. 나머지 하나 "Soli Deo Gloria"가 칼뱅의 작품이고 교리입니다. 츠빙글리와 칼뱅이 두 항목을 추가했지만 이 다섯 사항은 개신교 일반에서 널리 수용하며 (설령 세부 해석에서 이견이 있다 해도) 부분 취사 선택은 극히 보기 힘듭니다.

한국의 유저들이 많이 참조하는 웹사이트 나무위키의 "칼뱅 항목"에 보면 Soli Deo Gloria를 두고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을"로 옮기는데, 의역으로는 타당합니다만 문법상으로 완전 일치하는 번역은 아닙니다. 제 생각으로는 애초에 칼뱅 자신이 주격 Gloria가 아니라 목적격(대격) Gloriam으로 코인했어도 될 것 같은데(그러니까, 나무위키 해당 항목 집필자의 의도와 일치하게!ㅎㅎ), "영광"이 신의 영역이라면 구태여 인간 행위의 목적어로 빠질 게 아니라 그 자신이 주어가 되어 마땅하기에 저리 쓰지 않았나 짐작도 해 봅니다. 아무튼, 직역 문구는 "영광은 오직 신에게" 정도가 되겠으며, deo는 여격 형태가 되므로 다른 번역의 여지가 없습니다.

신구교가 대립하는 가장 첨예한 전선 중 하나가 "오직 성경(솔라 스크립투라)"인데, "스크립투라"는 본디 여성 명사이므로 주격도 물론 -a로 끝나긴 합니다만, 여기서 루터가 쓴 의도는 주격이 아니라 탈격입니다. 그래서 어말 모음 -a는 장음이 되며, 그 의미는 "오직 성경으로만"으로 수단, 방법의 뜻을 갖게 되는 거죠. 다섯 솔라 중 솔라 그라티아, 솔라 피데 등도 모두 탈격입니다. 그러나 솔루스 크리스투스는 당연히 주격이며, 이런 이유 때문에 저 나무위키 글처럼 "오직 그리스도로만"으로 옮기면 적어도 정확한 직역은 못 되는 것입니다. 이런 까닭에, 이 항목은 "solo Christo"라 하여, 모두 탈격 형태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이 때에는 "오직 그리스도로만"으로 옮겨질 수 있다 하겠습니다.

"우리는 칼뱅의 전작을 읽어야 합니다." 출판사의 기획 의도이며 백금산 목사의 제언이기도 합니다. 단편적인 정보의 취득만으로는 올바른 이해에 장애가 생길 뿐이며, 권위 있는 전문가의 손으로 빚어진 책을 다양한 각도에서 접해야 합니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구절양장의 기로에서 헤매는 많은 이들에게 좋은 이정표가 될 듯합니다.

v*****7 2019.08.0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