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매일 서점에 간다>는 제목의 책을 어찌 읽지 않을 수 있을까. 매일 서점에 간다는 부러움 반, 호기심 반. 지인의 SNS에 올라온 사진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유혹을 떨치지 못하고 구매했다. 책을 구매하고나서야 보니 저자는 일본서점 B&B의 공동대표였다. 그럼 그렇지. 하지만 설마 자기가 운영하는 서점을 매일 가는걸 책 제목으로 삼았을까 맥주 파는 서점으로 유명한 B&B는 우리나라 서점계에서도 매우 유명하며 다양한 서점컨셉 아이디어를 준 서점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그는 기업 홍보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어야했고,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장소로 서점을 선택했다. 책을 사러 가는 서점, 그 외에도 서점엔 어떤 매력이 있는지 차근차근 설명해놔서 지금까지 그냥 무턱대고 서점을 이용했던 나로서는 정리가 되는 느낌이었다. 서점에 가면 처음엔 다소 막막하다. 어디를 먼저 봐야할지, 내가 왜 왔는지 머리속이 복잡해지며 멍하니 책을 보다보면 어느 순간 하나의 주제가 떠오르고 그 생각을 따라 책을 찾아보기 시작한다. 저자는 "좋은 서점은 욕망을 언어화한다"고 했다. 내 속에 채워지지 않는 그 무엇, 고민했던 그 어떤 것을 꺼내 언어화하기 때문에 직접 방문할 수 있는 서점은 꼭 필요하다는 거다. 언어화된 영역의 욕망은 이미 무엇을 바라는지 알고 있으므로 스스로 찾을 수 있지만 언어화되지 않은 욕망은 누군가 일깨워줘야 알 수 있다. 지금 당장 바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들이지만 서점은 그것들의 보물창고이다. 그래서 서점은 놀이터가 된다. 책에 포스트잇 플래그를 붙인지 몇 년 된 것 같다. 저자 역시 책에 포스트잇을 붙인다고. 책을 다 읽고 나면 군데군데 포스트잇이 붙어있다보니 지저분해보이기도 하는데 저자는 그것이 스테고사우루스 같다고 표현했다. 마음에 드는 부분이 많은 책일수록 많이 붙어있다. 물론 다시 읽어보면 왜 붙였는지 모를 때도 많지만, 시간이 없을 때나 급하게 찾아야할 때 포스트잇은 많은 도움이 된다. 저자는 포스트잇으로 표시한 정보를 바로 활용하기 보다는, 한 달 정도 그대로 방치해두고 숙성한다고 했다. 한달 뒤 읽어보면 왜 붙였는지 기억이 안 나는 곳도 있지만 바로 떠오르는 곳도 있다. 한달 전의 자신과 비교하며 생각해보는 것도 중요한 과정으로 여긴다고. 정리해라, 버려라 이런 책들이 많이 나와서 나도 필요 없는 책들은 나눔을 하거나 버렸다. 시간이 지나면 생각나는 책들도 있었지만, 어쩌랴. 이미 늦은 것을. 이 책의 저자는 정말 책을 아끼는 사람인지, 책을 버리지 말라고 한다. 공간과의 전쟁이지만 책, 특히 잡지도 꼭 갖고 있으란다. 씨네21 같은 경우는 창간호부터 계속 봐왔는데 그걸 다 보관하고 있었더라면 집에서 쫓겨났을지도 모른다. 저자는 새집으로 이사갈 때 부인에게 바닥은 양보할테니 벽을 자신에게 달라고 했단다. 모든 벽에 책장을 설치하고 몹시 혼이 났다고. 지금 내 방도 3면(?)이 책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쪽을 비울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붙박이장 때문. 책을 100권 정도 버리라는 부인의 엄명에 눈물을 머금고 며칠에 걸쳐 책을 골라냈는데 그때도 또 부인에게 혼이 났다고. 대부분이 부인이 선물한 책이었기 때문이라나. 서점 매대에 깔린 책만 봐도 "요즘 사람들의 관심사"를 알 수 있다. 경기가 나쁜지 좋은지도 보인다. 책에도 분명 트렌드가 있고, 매대는 그 시대가 요구하는 것의 집합체로 보아도 무방하다. 트렌디한 기획이 필요하다면 서점에 가보자. 아마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책에는 길이 있다"고 했다. 저자는 "서점은 질문을 찾는 곳, 질문으로 가득한 곳"이라 규정했다. 자신이 모르고 있던 욕망을 구체화하고 그에 맞는 책을 찾아 해결할 수 있는 곳, 서점의 순기능에 대한 "이기적이고 편애 가득한" 책 <나는 매일 서점에 간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