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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을 찾을 때는 대개 서양화가들의 전시를 보러 가곤 한다. 이중섭이나 이왈종 등 현대 미술의 유명한 작가들이 늘고 있지만, 현대 미술에 대한 이해가 낮았기 때문이 아닐까. 사실 서점에 현대미술 관련된 도서는 많지만, 잘 읽히지 않아 어렵게만 느껴진다. 그런데 <커튼콜, 한국 현대미술>은 대화하듯 풀어가는 문체 덕분인지 편하게 읽히고, 작가 한 명에 대한 배경 지식과 함께 작품을 감상하도록 서술되어 있어서 작품 이해도 또한 높아졌다.
<커튼콜, 한국 현대미술>은 국내 첫 서양화가인 고희동의 자화상부터 엄선된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30인의 이야기와 작품을 다루고 있는데, 마치 전시회장에서 큐레이터가 설명해주듯 190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한국 현대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한국 현대 미술을 두고 서양화가를 모방했다고 질타를 하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이에 저자는 이 작품들에 얽힌 사연을 들려주면서 고민과 실험 속에서 재창조된 창의적인 작품이라 반박한다. <커튼콜, 한국 현대미술>을 탐독하다 보면, 스스로 그림을 해석하는 눈이 생기는 뜻밖의 수확을 하게 된다.
또한 한국 현대미술의 또 다른 뒷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의 첫 누드화 <해 질 녘>은 일본에서 가장 권위 있는 국가 미술 공모전에서 특선했으나, 당시 벌거벗은 여인을 그렸다는 이유로 신문에 수상 소식만 전해졌을 뿐 당선작은 공개되지 않았다는 에피소드에서 당시의 보수적인 성향을 엿볼 수 있다. 또한, <해 질 녘>의 작가는 일본에서 수학하며 프랑스의 서양 누드화 방식을 배웠는데, 한국화와 접목시켜 새롭게 조선스타일의 서양화를 탄생시키면서 예술가 다운 항거 정신이 느껴진다. 이처럼 작품이 완성된 시기와 작가의 생활 배경을 알아야 올바르게 평가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시대적 배경과 작가에 대한 이해가 높을수록 작품을 일차원적으로 해석하지 않고, 다채롭게 감상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림의 매력은 여러 가지로 해석이 가능하다는 데 있습니다. 각자의 상황, 배경, 감정에 따라 같은 그림이라도 다르게 읽힐 수 있지요." 저자는 미술작품을 감상할 때 다각적이고 주체적으로 감상하기를 권한다. <커튼콜, 한국 현대미술>에서도 수록된 30인의 작품을 독자로 하여금 먼저 작가의 대표작을 그저 가만히 바라보고, 작품 내적인 요소를 하나씩 짚어 보도록 구성했다. 어떠한 색감을 사용하고, 소재는 무엇이며 구도에 대해 질문해 보고, 시대적 배경과 화가의 삶을 돌아보게 한 뒤 다시 작품을 들여다보면 처음에 미처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게 된다. 이른바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다. 작가가 어떠한 배경에서 이 작품을 완성시켰는지 그 목적을 파악하게 되면, 작품을 오해하지 않을 것은 물론 주체적으로 작품감상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우리를 미술관으로 안내하고자 쓰였다고 한다. 저자의 선함과 진실함이 형상화된 박수근 미술관, 평화와 화합의 에너지가 넘치는 이응노미술관, 제주의 김창열 미술관 등 방문 소감을 보면서 미술관의 감동을 느껴보고 싶어졌다. 미술관의 재미를 알아가고 있는데, 그동안 소홀했던 한국 현대미술에도 더욱 관심을 가져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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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유명한 작품들은 익숙하지만 도리어 우리 작가들과 작품들이 낯선 우리에게 마음을 열고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줄 거라는 기대를 품게 만든 <커튼콜 한국 현대미술> 미술관에 입장하는 마음으로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이 책은 총 4부로 이루어져 있으며 시대별로 시간의 흐름을 따라 작가와 작품에 대해 소개해 주며, 감상해야 하는 부분들을 정하윤 작가의 따뜻하고 다정한 언어로 이야기하듯이 안내해 주고 있다. 1부에서는 20세기 초, 서양의 원근법 같은 기법을 배워 그동안 정신적인 학문으로 미술을 대해 온 우리에게 최초의 한국 현대미술의 처음을 장식한 것은 고희동의 자화상을 시작으로, 전통이 아닌 서양의 것을 받아들인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위치에 있는 한국의 현대미술을 자유로운 눈으로 바라보라 권하며 소개해 준 김관호 작가와 그의 작품을 거쳐, 1930년 일제 강점기 하에 작품 활동을 한 그림과 화가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이인성을 어떻게 바라볼지를 논하며 그림이 우리에게 던지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라고 권한다. 그림을 그림 이상으로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가르쳐주고 있는 동시에 시대를 반영하지 않은 예술은 없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 하게 해준다. 개인의 사생활에 대한 관심보다 화가라는 정체성과 작품에 대한 열정이 강한 한 사람의 화가로 나혜석을 보아달라는 당부는 사회적으로 거의 매장되다시피한 그녀의 말년이 더욱 안타깝게 다가온다. 이 밖에도 환한 빛에서 느껴지는 '생명력'을 표현하고자 한 한국의 인상주의자 오지호, 미술의 형식과 법칙을 버리고 대상의 내면을 그리고자 한 이상의 절친 구본웅, 민족의 부흥을 꿈꾸며 새로운 한국적 양식을 만들고자 노력한 이쾌대에 이르는 20세기 초의 우리 화가들과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2부에서는 해방 직후의 화가와 작품을 다루고 있는데, 무엇보다 '한국적인 것' 바로 '한국성'을 찾기 위한 화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선함'과 '진실함'이라는 예술의 목표를 삶과 작품으로 보여준 박수근, 한국적인 추상주의를 국제적으로 알린 김환기, 화가의 재능은 천부적인 기술이 아니라, 그림에 대한 열정과 성실함이라는 것을 보여준 '추상화의 대가' 유영국. 저자의 말에 따르면 여러 차례의 수술과 입원으로 건강이 악화되어도 붓을 놓지 않았던 그의 열정이 참으로 대단하게 느껴졌다. 저자가 그토록 미술관에 가서 직접 눈으로 보고 깊이 감상하고 진한 감동을 느끼라고 하는 그의 작품들, 그리고 그만의 색이 궁금해졌다. 아이들과 아내 남덕(마사코)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으나 늘 그리워하며 살아야 했던 우리에게 익숙한 이중섭, 단순하고 소박하고 작고 욕심없고 동화같은 그림을 그리며 '탈속의 미학'을 보여준 장욱진, 현대 한국화를 이끈 화가로는 전통의 굴레를 쓴 한국화를 해방시키고 본질에 집중한 서세옥, 자유와 평등 그리고 화합을 말하는 군상을 그렸지만, 정치적 사건에 휘말려 평생 조국을 그리워해야 했던 안타까운 이응노를 소개한다. 2부의 마지막으로 '여행'과 '한' 그리고 '환상'과 '여인'이라는 주제로 그림을 통해 마음의 고통과 불길을 다스린 천경자에 이르기까지 해방 직후 혼란한 사회 속에서도 자신들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작품으로 이야기하는 작가들을 만나보았다. 3부에서는 1970년대로 들어서면서 다양한 실험을 시작한 우리 미술에 대한 소개가 이어진다. 전쟁을 겪은 6·25세대로 '한국성'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녹아 있는 작품 세계를 보여주며 한국 현대미술의 주요 경향을 선도하는 박서보와 박정희 정권 하의 경직된 사회에서 정상화의 '단색화'를 탈속의 추상 세계로 도피한 엘리트주의 미술이라는 비판은 당시 사회를 향해야 하며 어떤 성향의 작품이라도 자유롭게 제작·전시·존중될 수 있는 문화적 환경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시작한다.1970년대의 단색화와 1980년대의 극사실화의 다리 역할을 한 '물방울 시리즈'의 작가 김창열, 새롭고 재미있는 실험미술을 선보인 김구림, 신체를 이용한 행위미술로 간접적으로 사회적 메시지를 던진 이건용, 미술의 틀을 깨는 동시에 보편적 감성을 건드리면서 '한국성'과 '비물질'을 작품으로 빚어낸 이승택, 통합과 융합으로 유쾌하고 재미있는 작품을 보여준 비디오아트의 선구자로 유명한 백남준까지 1970년대의 한국 미술은 전쟁과 억압된 사회 분위기 속에서 단색화가 주류로 자리 잡아가는 동시에 자유로운 표현이 어려웠음에도 젊은 작가들이 도전하는 새로운 미술이 함께 공존하는 시대였다. 마지막 4부에서는 1980년대 이후의 작가들과 작품들을 소개한다. 당시는 1980년대의 우리 미술에서 중요한 축으로 꼽히는 민중미술이라는 경향이 등장하며 미술의 다양성을 꾀하고 소외된 대중을 불러내려는 노력이 있었던 시대였다. 추상이라는 기존 엘리트 미술계와 당시 군사 정권의 사회를 비판하고 그 대안으로 불화나 민화 같은 민중 예술을 참고한 민중미술을 부르짖은 오윤, 민중미술 계열의 한 사람으로 민족의 화합을 염원한 작품 <모내기>를 오독한 정부의 문화예술 규제에 희생당한 신학철, 본인의 어머니에서 출발해 이 땅을 살다간 여성들을 작품에 복원시켜 그들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한국 여성주의 미술의 대모' 윤석남, 추상과 구상이 팽팽히 힘겨루기를 하던 때에 그 이분법을 넘어 둘을 한 화면에 담아낸 이동기, '삶과 맞닿은 미술'을 하고자 일상적인 재료와 전방위적인 활동을 통해 유쾌하고 재미난 작품을 선보이는 최정화, 통찰력과 명쾌하고 진솔한 내용 그리고 세력된 작업 스타일을 선보이는 서도호,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들이 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이불, 분열된 곳을 연결시키고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희망을 주는 미술을 하는 강익중까지 만나보며 미술의 쓸모와 역할에 대한 그리고 그 가능성에 대해 논하며 마무리한다.
<커튼콜 한국 현대미술>은 20세기 부터 시대별로 화가와 작품을 소개하면서 화가와 작품이 처한 역사적 배경을 함께 기술하고 있어 당시의 사회문화적 상황까지 살펴보며 작가와 작품들을 들여다 볼 수 있다. 또한 그림을 보는 관점과 방식에 대한 안내도 함께 곁들여 있어 미술을 모르는 누가 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한국 현대 미술 입문서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단순한 입문서라 소개하기 아쉬울 정도로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우리의 현대 미술의 흐름을 따라오며 우리의 역사와 우리의 모습을 함께 들여다 보는 시간을 갖게 해주며, 화가들의 작품과 그들의 생에 녹아 있는 애환을 통해 예술의 가치와 그 쓸모 같은 작가의 철학적 사유도 함께 엿볼 수 있다. 화가 한 사람, 한 사람이 너무 소중해서 모두 언급하다보니 글이 엄청 길어지고 친절한 작가님의 대화체를 살리지 못한 나의 딱딱한 글이 죄송스럽지만, 우리 미술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애정과 신뢰가 생기게 해 준 <커튼콜 한국 현대미술> 참 고맙다. 고마운 마음과 더불어 이 다음을 이끌어갈 한국의 미술에 대한 기대감은 부록이랄까? 이 책은 분명 좋은 책이다. 개인적으로 정하윤 작가님이 다음의 다음의 한국 미술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보고 듣고 싶어졌다. 그렇게 되기를 바라며 책에서 소개해 준 미술관들의 링크를 첨부해 본다. 물론 언젠가 직접 가보겠지만. <작품에 나온 국내 미술관> - 박수근 미술관 - 김환기 미술관 - 유영국 미술관 - 이중섭 미술관 - 장욱진 미술관 - 이응노 미술관 - 김창열 미술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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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콜 한국 현대미술 서평 -한국 현대미술가 30인의 삶과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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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미술 분야의 책으로 한국의 현대미술가 30인에 대해서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책이었다. 한국의 현대미술이라고 하면 딱 바로 떠오르는 작가나 작품이 없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기 전에 어떤 내용들이 나올지 그리고 어떤 작가들을 볼 수 있을지 궁금해졌었다. 그리고 한국의 현대미술이라고 해서 다른 서양의 미술보다는 조금 더 접근하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한국의 현대미술에 대해서 관심이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폈을 때 생각보다 들어본 작가의 이름들이 있어서 놀라웠다. 그래서 이 책을 읽어나가기가 좀 더 쉬웠던 것 같다. 이 책은 20세기 초, 해방 직후, 1970년대, 1980년대 이후로 나누어서 한국의 현대 미술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 현대미술가 30인의 삶과 그림을 한 책에서 볼 수 있어서 이 내용들에 대해서 머릿속에서 정리가 잘 되는 느낌을 받았다. 작가의 삶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논란이 되거나 생각해볼 점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어서 더 좋았다. 그리고 작가에 대해서 알아보는 것도 있지만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책이었다. 한 책에서 이렇게 많은 작품들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정말 매력적인 것 같다.
(65p) 작품을 감상할 때의 팁에 대해서 이야기해주는 부분이었다. 이렇게 알려주고 있어서 다음에 그림을 감상할 때 참고해볼 수 있을 것 같다.
(95p) 실제로 보는 것과 사진으로 보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는 점이 공감되었다. 실제의 모습을 그대로 담았다고 하더라도 직접 보았을 때 보이는 질감이나 크기 등이 다르면 또 전혀 다르게 다가오는 것이 미술인 것 같다. 이 책은 한국 현대미술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보게 되는 시작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책이다. 우리나라의 미술도 이렇게 다양하고 시기에 따라서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또 다양하고 특이한 작품들도 많아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어렵지 않게 읽어나갈 수 있어서 더 좋았던 책이었고, 한국 현대미술의 입문서라는 설명처럼 어렵지 않고 딱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한국 현대미술에 대해서 잘 몰랐거나 어렵다고 느껴졌다면 읽어보면 좋을 책 ‘커튼콜 한국 현대미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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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책이 아니니 안심하고 읽으세요. 라고 띠지를 둘러 알리고 싶다. 현대미술이라는 말은 이상하게 그 자체로 사람을 뒷걸음치게 만드는 느낌이다. 나만 그런가. 미술작품은 시와 같아서 어떤 것들 앞에서는 자연스럽게 압도되어 감탄이 나오지만, 이해하지 못하는 벽 앞에 놓여진 것같은 기분을 들게 하는 때가 많았다. 그런 경험들 앞에서 이 책 안에서 만나게 될 내용도 나같은 사람이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 아닐까 염려스러운 면이 있었는데, 강렬하고 세련된 외양안에 대하기 편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라 쉽게 읽었다. 조금 관심이 있을 뿐인데 미술에 어떻게 접근해야할지 모르겠는 사람들에게 아주 유용할 책이다. 알려는 주는데 독자를 향해 아는 척은 하지 않는 톤앤매너도 매력적이다.
처음 대하기 어려웠던 마음이 사라지니 이 책의 판형이 우리가 머리속으로 책을 떠올렸을때 연상될 법한 표준의 형태를 띄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눈을 끈다. 이 한권의 책 안에 미술가 30인의 삶과 작품을 담아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심지어 두께까지도 평범하다니. 30명이라니, 말이 30명이지 300쪽도 되지 않는 책안에 주목할만한 작품까지 실어서 그들을 소개하는 일이 가능할까. 이미 책을 떠올리는 머리속은 도떼기 시장처럼 번잡하다. 복잡한 마음과는 달리 커튼콜 뒤에서 호명되는 개성넘치는 예술가들은 저마다 순서를 기다리며 간결하다. 이들을 한권에 담아내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기울여 선별하고 정리하려 애썼다는 티가 난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까지 이런 책을 기다려왔는지 모른다. 깊게 들어가기엔 너무 깊고, 살짝만 파기엔 뭐가 뭔지 감도 안오는 미술사와 미술가에 대한 명료한 정리.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책 안에 기본적이지만 이 정도의 내용이 담겨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압축되어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이름이라도 들어보고,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었다는 인물과 만날 경우엔 이 책에서의 만남이 큰 매력이 없다는 것이다. 마치 버스 운전 기사님들이 맞은편에 오는 같은 회사 차량에 짧은 손인사만을 표하고 지나가는 것처럼 순간의 만남이다. 조금이라도 더 알고 싶은 작가를 만나게 된다면 안타깝게도 다른책으로의 환승이 필수다.
아마 대학 교양 강의를 듣기 전에 미리 읽어간다면 좋을듯한 느낌이다. 합격 발표를 듣고 나서 할일이 없다면 이 책을 사서 한번 읽어보길. 중고교 미술교과서에서 주관식 문제 정답 정도로 출제 될만큼 아주 유명한 미술가가 아닌 경우에는 여기서 재회한 낯익은 인물들은 다 대학 강의에서 처음 그 이름을 들어보게 되었다. 이들의 이름과 함께 실린 대표작 정도만 눈에 익히고 들어가도 '니들은 대체 000도 모르고 뭐하다 대학 들어왔냐'는 핀잔은 안듣게 될 것 같다.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다만 단점은 합격 발표 들을 때 쯤 너무 할 것도 놀 것도 많아서 할일 없어서 이 책을 사 읽는 젊은이가 없을 것이라는 것일까.
30명이나 되는 미술가에 대해 훑어보려니 컨베이어 돌리는 것처럼 다소 피로감이 느껴지는 면이 있지만, 초심자를 위해 나온 접근하기 좋은 배리어 프리 한국 현대 미술사 책이니 감사하고 읽을만하다. 그렇게 생각하니 컨베이어는 너무하니 회전초밥집의 레일 보듯이 다음 작가를 기대하며 기다리는 눈으로 읽도록 하자. 신기하게도 더 오래된 시대의 인물들은 한명이라도 아는 사람이 나오는데, 80년대 이후로 들어서자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어졌다. 때때로 미술관을 찾아간다 했는데도 참 무심했다 싶어 '자괴감이 들고 괴로워' "커튼콜 한국 현대미술"을 만나 이제라도 눈도장을 찍어 좋은 시간이었다 생각했다.
추천하는 대상으로 예술 문외한의 대학생을 꼽았지만 굳이 대학생이 아니더라도, 젊은이가 아니더라도 우리 삶이 조금 더 다채로우려면 좋아하는 작가와 미술가 정도는 있어야겠다. 없는 것보다 본새나고 좋지 않은가. 백남준 작가도 싱거운 인생을 "짭짤하고 재미있게 만들려고(p.194)" 예술을 했단다. 개인적 추천으로는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린 나혜석을 좋아하면 조금 더 간단해질 일이다. 나혜석 한 사람만 관심을 두면 좋아하는 작가도 미술가도 한번에 생긴다. 아니면 작가로서 우리가 잘 아는 이상의 친구 구본웅을 좋아해도 괜찮을 일. 한시라도 젊을때 미리미리 교양서로 읽어둡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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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콜. 무대 공연이 끝나고 막이 내린 뒤 박수를 쳐서 공연자들이 다시 나와 인사하는 것. 커튼콜 한국 현대미술. 30인의 한국 현대미술가를 불러내서 박수쳐주는 책. 아낌없이, 망설임없이, 커다란 객석에 나 혼자일지라도!!!!!!! 기립박수를 쳐주겠다. 30인의 미술가와 더불어 저자 정하윤에게도 박수치겠음. 한국 현대미술을 이끌었고, 이끌고 있는 미술가를 시대 순서대로 소개한다. 대표작을 싣고 그림 이야기부터 시작. 비례, 색감, 터치, 묘사 등 그림 자체의 기술적인 면을 놓고 설명한다. 그림 속에 담겨 있는 화가의 삶과 가치관을 알려줘 감상의 폭을 넓힌다. 대중의 눈을 사로잡지는 못했으나 미술사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 작품인지 - 우리가 몰랐던 정보를 제공한다. 저자 개인의 의견을 담아 미술작품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정신적 가치를 찾을 수 있다. 시대 순서대로 서술하니 미술이 사회를 어떻게 반영했나 한 눈에 보여 이해도 쏙쏙.
페이지를 넘겼을 때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던 페이지. 아는 작품이 나왔다. ㅎㅎㅎ 아는 작품은 알아서 반갑고, 처음 보는 작품은 알게 되서 기쁘구나. 저자가 양구의 박수근 미술관을 적극 추천해서 당장 떠날 계획이다. 책을 활자로만 읽고 그림을 눈으로만 보는 행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까지 제공하는 센스. 커튼콜 한국 현대미술이 아니라 커튼콜 정하윤이라 해야하나? ㅎ
커튼콜 한국 현대미술을 읽으며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 자신이 살았던 집을 만든 작품인데 천으로 만들어 허공에 띄웠다고 한다. "이동"이라는 주제를 드러내는데, 사용한 재료와 전시 방법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가, 자신이 살았던 한옥과 미국의 집이 어떻게 이어지는가 설명을 읽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설명이 없었다면 '잘 만들었다'고 의미 없는 감탄만 하고 지나쳤을텐데. 아는만큼 보인다고, 역시 사람은 끊임없이 배워야 하는 것이다. 어렵지 않다. 꽤 많은 작품이 실렸고 눈에 익은 것도 많다. 무엇보다 저자의 겸손한 말투가 참 좋았으며, 작품 하나 하나, 미술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갖고 있는 애정이 느껴져 괜시리 내가 흐뭇했음. ㅎㅎㅎ 무엇 하나 아쉬운 점이 없었던, 커튼콜 한국 현대미술. 저자가 추천한 미술관 나들이로 2019년 여행 계획은 끝!!!! 여러 모로 마음에 드는구나 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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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만나기 전까지 한국 미술은 지루하고 따분하다고 여겼다. 내가 미술에 관심을 갖게 된 건 10년 전 뉴욕에서 처음 현대 미술을 접했을 때부터다. '모마(MoMa)'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뉴욕 현대 미술관에서 앤디 워홀을 비롯한 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보았을 때 유쾌하고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 후로 그림에 조금씩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때 이후로 가끔씩 미술관에 가곤 한다. 그림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지만 누군가의 창작품을 보고 그 안에 담긴 의미를 혼자 상상하며 시간을 보내곤 한다. 하지만 나의 미술관 탐방길에 한국 미술은 매번 배제했었다. 그런 나의 선입관을 이 책이 단번에 깨주었다. 한국의 현대 미술사의 대표적인 작가들과 작품들을 당시 사회상에 덧붙여 전해주는 저자의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이 책에 소개된 서른 명의 작가들 중 내가 알고 있는 이름은 딱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이미 익숙한 작가들 외에 25명의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그림을 볼 때면 직접 작가가 설명하지 않는 한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스스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난해한 그림을 볼 때면 도록을 보며 이해하려 하지만 그 역시 전시회 측에서 작성한 글일 뿐 작품에 담긴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냥 넘길 때가 많았다. 이 책은 작가가 어떤 사회적 배경에서 무슨 목적으로 그렸는지를 분석하여 작품의 풀이를 한결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해준다. 한국 미술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관심을 일깨워준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어보았으면 한다. 서양화의 흉내 내기가 아닌 한국의 색채가 함께 어우러진 작가들의 작품을 보며 한걸음 더 미술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따뜻한 봄날, 가까운 미술관으로 나들이를 가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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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금도 현대미술을 강의하고 있는 젊은 미술학자 정하윤이 최초의 서양화가 고희동 부터 박수근 김환기 백남준 강익중 등 30명의 현대 한국 미술가들에 대해 아~~~~주 쉽게 강의한 책이다. 나같은 초보입문 수준에게 딱 맞는 책이라 미술에 조예가 깊은 분들은 너무 대표적인 작가와 다 알고 있는 진부한 해설이라고 평할듯... 당연히 모르는 작가가 대부분이지만 그림은 어디선가 본듯한.. 사실 진짜 미술평론서들을 보면 문학평론보다도 읽기가 더 힘들었는데 이 책은 풍부한 작가들의 그림과 함께 신기할 정도로 재밌고 쉽게 읽힌다.
모든 예술이 그렇지만 미술은 특히 TMI가 있어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그 TMI를 대화하듯이 얘기해주는 내용들인데 미술사적 방법론(색감이나 소재, 구도와 같은 작품 내적인 요소)에 대한 분석과 작품 외적인 요소(시대 배경이나 화가의 삶)에 대한 분석을 적절히 사용한다. 전자가 많으면 아무래도 읽기 힘들것이다. 여튼 한국 현대 미술에 대한 감상 근육을 기르고, 미술 작품들을 주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책이었다.
작가와 관련된 국내 미술관(환기미술관, 박수근미술관, 이중섭미술관, 장욱진미술관, 이응노미술관, 김창열미술관, 백남준미술관)을 방문했던 감상이 실려있고 4부로 나눠서 1부는 20세기초 고희동, 김관호, 나혜석, 이쾌대 등으 작품을 2부는 해방직후 박수근 김환기 이중섭 천경자, 3부는 1970년대 박서보 정상화 백남준 4부에서는 1980년대 이후 사회 안으로 들어간 오윤, 서도호, 이불, 강익중 등의 작품해설이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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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미술작품'에 대해 관심이 많았습니다. 결혼 전엔 혼자서 미술관을 찾아다니기도 했었고 간간히 예술-특히나 미술-과 관련된 서적을 찾아 읽을만큼 그림을 보고있노라면 그 화가가 나에게 다가와 이야기를 건네며 서로간의 비밀을 공유하는 듯한 느낌을 갖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나니 제 개인의 삶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였습니다. 전업주부, 엄마란 직책은 왜이리도 고달프고 힘든지 티도 나지 않는데 개인적인 시간을 갖기란 쉽지가 않았습니다. 전시회는 포기하더라도 책은 손에서 놓지 않으려 애쓰던 중 반가운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커튼콜 한국 현대미술』
사실 한국의 미술이라하면 저에겐 '신윤복'과 '김흥도'만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곤 '이중섭'을 비롯하여 현재에 이르러 '백남준'과 '천경자', 책으로 만났던 '김환기' 화가. 딱 제가 아는 수준은 부끄럽게도 여기까지였습니다. 그래서 이 책이 더없이 반가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의 현대미술가를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놓칠 수 없었습니다. 책 속엔 30인의 화가의 삶과 작품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한 권의 책으로 담기엔 그들의 이야기가 더없이 궁금할 따름이라는 것...... 그래도 우리의 미술 역사에서 자리를 잡은 이들을 만나게 되니 더할나위없이 기뻤습니다. 첫 장을 펼치면 등장하는 화가 '고희동'. 그는 미술사에 많은 작품을 남기지 않았음에도, 뛰어나게 잘 그린 그림이 아니더라도 미술사적으로 중요함을 갖는 이유. 그것은 바로 '최초'라는 수식어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 그래서 그가 한국 최초의 서양화가가 그린 유화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고 있기에 미술사적으로 가치가 높다고는 했지만...... 작품활동을 활발히하지 않은 그가 미술사의 중요함을 가졌다는 점이 의아했습니다. 하지만 책에서 제 의문에 대한 답을 내려주었습니다. 고희동의 자화상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면, 급변하는 사회를 사는 지식인으로서의 갈등, 진로에 대한 개인의 고민, 전통적인 개념과 새로운 개념 사이에서 느끼는 혼란이 녹아 우러나옵니다.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가자아 오래된 유화라는 점만으로도 미술사적 의의는 충분하겠지만, 한 시대를 살아가는 개인을 묘사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더 의미 이쎅 다가오지 않나 싶습니다. - page 17 정말 그의 속사정을 알지 않고서는 이해할 수 없었던 이야기. 그렇기에 이 책을 읽어야함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책 속엔 얼핏 들었던 화가들도 소개가 되어 반가웠습니다. '박수근'. 그의 작품을 보면 옛 마을의 풍경, 우리네 일상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의 작품이 왜 그리도 유명할까? 그런데 저는 특수한 기법보다 더 특별한 것은 박수근의 그림이 품은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화가 스스로 "나는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그려야 한다는 대단히 평범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라는 말을 통해 명확히 했던 박수근 예쑬의 목표, 즉 '선함과 진실함'이라는 가치 말입니다. 평생 동안 박수근은 주변의 사람들을 애정 어린 눈으로 보고, 이들을 성실하고 담담하게 화면에 담았습니다. 이웃에 대한 사랑, 그리고 정직한 작업 방식. 이것이 바로 작가가 생각하는 선함과 진실함이었겠지요. - page 79 그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기에 우리는 그의 작품을 바라볼때면 머리보다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감탄사가 나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와, 좋다!"
조금 독특한 그림이어서 인상깊었던 이도 있었습니다. '오윤'. 화풍이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얼핏보면 '광고'같기도 하고 '만화'처럼도 느껴졌던 이 작품엔 화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엔 뼈가 담겨있었습니다. 화면 중앙을 보면, 전생에 자신이 지은 죄를 거울로 보여주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 거울 안에 누가 있는지 보시겠어요? 이젤 앞에 서서 팔레트를 들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베레모도 쓰고 있어요. 영락없는 화가의 모습입니다. 그런데 그가 그리고 있는 그림이 무엇인가요? 알아볼 수 있는 형상이 없는 추상화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단색화의 리더 역할을 하던 박서보의 작품 <묘법>입니다. 우리가 앞서 보았던 작품이지요. 오윤은 이 장면을 통해 단색화와 같은 추상을 그리는 것은 '죄'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 page 198 가만 생각해보면 사회에 대한 비판은 정부에 대한 비판을 향합니다. 사회에 대한 불만족은 결국 사회의 지도층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지곤 하니까요. 이 그림도 마찬가지입니다. 비록 오윤이 당시 정권을 잡았던 전두환 정부를 직접적으로 비난하지는 않지만, 소비사회에 대한 풍자를 통해 미국의 자본에 기대어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를 추진한 군사정권에 대한 비판을 간접적으로 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 page 199 ~ 200 이렇듯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메시지를 담아 그린 작품으로도 예술을 통해서도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하나의 발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아는만큼 보인다' 이 말을 실감할 수 있게 해 준 책이었습니다. 책 속에 이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예술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그래서 더 귀한 측면이 있지요. - page 77 그렇기에 우리는 더 많은 관심과 가려진 면을 알고자하는 욕구를 간직한채 끊임없이 느껴야하지 않을까...... 왠지 이 책에서 소개된 화가의 작품을 실제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무지했던 저를 반성하며 보다 한걸음 그들에게 다가가고 싶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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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인 한국의 현대미술가의 삶과 작품으로 톺아보는 한국 현대미술 감상기라 할... 정하윤의 <커튼콜 한국 현대미술>은 한국 현대미술의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내 경우이겠지만 서양미술보다 한국미술이 비교적 가깝지 않은 것은 사실이기도 하다. 서양미술의 경우 책으로나마 자주 접해 미술사와 작품, 작가에 대해 어렴풋이는 알고 있다. 그해 반해 한국미술의 경우는 서양미술보다 훨씬 접한 경험이 적은 것이 사실일 것이다. 화랑이나 전시회에 자주 가는 분들도 많겠지만 내 경우 까마득한 옛날의 일이다. 갈래머리였던 여고시절에 부산 미전이 열리면 해마다 관람을 하러 갔었지만 말이다. <커튼콜 한국 현대미술>에 소개된 작가와 작품 중 난생처음으로 알게 된 것도 많았다. 물론 해금 작가도 많아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그동안 얼마나 무심했는가를 느꼈다. 학창시절 미전을 보러 가서 만났던 물방울 작가 김창열의 작품 앞에 선 많은 사람들... 나 역시도 어떻게 물방울 표현을 저렇게 했지 싶어 멍하니 빠져든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작품을 함에 있어 작가만의 고집도 느낄 수가 있었고 작가의 생애도 알게 되어 흥미로웠다. 흔히 예술은 배고프고 외롭다고 하는데 작가들의 삶 역시 크게 벗어나지를 않았다. 시대 자체가 힘들어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만 예술이란 그 자체가 그렇지 않을까 싶다. 무릇 예술이란 표현의 자유가 보장이 되어야만 창작에 있어 날개를 활짝 펼칠 텐데도... 시대적 상황에 따라 검열이 심해 작가가 펼치고자 하는 바를 다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꿋꿋하게 작품에 구현했던 그들의 혼이 때로는 엄청난 고난을 불러오기도 했다. 시대를 반 발자국을 먼저 읽고 앞서가는 이는 당대에 존경을 받고 삶도 평탄하지 싶고... 한 발자국 먼저 읽어 앞서가는 이는 후대에 평가는 좋을지라도 삶은 고난의 연속일 것이다. 이 책 <커튼콜 한국 현대미술> 속의 작가들 삶 역시도 여기 크게 벗어나지를 않았다. 빨갱이라고 손가락질 받고 작품 역시도 압수가 되어 훼손되는 것이 몹시 안타까웠다. 작품을 이해받지 못하는 작가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현재 재평가가 되었지만... 불과 백여 년 전에 들어온 서양미술을 전공한다는 것은 역시 만만치가 않았을 것이다. 익숙하지 않은 화풍을 선도한다는 작업 역시도 지난하고 고독한 일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커튼콜의 사전적 의미는 연극이나 음악회 따위에서 공연이 끝나고 막이 내린 뒤... 관객이 찬사의 표현으로 환성과 박수를 계속 보내어 무대 뒤로 퇴장한 출연자를... 무대 앞으로 다시 나오게 불러내는 일이라고 한다. 이 책은 한국 현대미술을 다시 불러냈다. 우리가 기억하고 있고 잘 아는 작가와 작품들 외에 잊고 지내던 작가와 작품을 말이다. 이중섭이나 이수근 같은 이를 모르는 사람은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란 생각을 해보지만... 고희동이나 김관호 등과 같은 작가들은 이 책을 통하여 처음 알게 되었다고 할 것이다. 서양미술이 처음 도입되던 당시의 이야기와 작가의 작품을 보는 맛이 꽤나 쏠쏠했다 할 것이다. 행방 후와 한국동란 당시의 정체성 찾기와 70년대의 현대 화가들의 실험적인 시도와 같은... 작품 흐름의 변화도 퍽 흥미로웠고 80년대의 작품에 사회를 녹아내는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시대는 변하고 있고 흐름에 따른 작가들의 창작활동이 계속되고 있을 것이다. <커튼콜 한국 현대미술>에 소개된 작가와 작품은 아마도 구시대의 화풍이 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가까운 미래에는 어떤 작가와 어떤 작품이 우리를 당황하게 하고 감탄하게 만들지 몹시 궁금해진다. 이미 예전의 화폭에 그리던 그림에서 벗어나 다채로운 시도의 작품에 많이 익숙해진 우리들이다. 어떤 소재가 어떤 표현이 미술사를 이끌어갈지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 아닐 수가 없었다. 이 책 <커튼콜 한국 현대미술>은 어렵지 않게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알 수가 있어 좋았고... 평소 궁금해하던 작가와 작품에 대한 정보를 적게나마 얻을 수 있어 더없이 좋았다고 할 것이다. 참고로 이 책의 표지는 p141에 나오는 박서보의 묘법이란 작품에서 따왔다는 것은 안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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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눈에 익은 몇몇의 작품들이 등장했는데, '백남준'선생님의 작품들과 '서도호'선생님 그리고 '천경자'선생님의 작품들이었다. 학창시절 미술시간에 강제 주입식으로 머릿속에 넣은 백남준 선생님의 작품은 고등교육까지 받은 사람이라면 모를리가 없을 것이고, 서도호 선생님의 작품들은 대학시절 교수님과 동기들과 서울까지 찾아갔던 전시회에서 만났었다. 어마무시한 퀄리티에 감탄을 연발했던 기억이 난다. '천경자'선생님의 작품은 '그것이 알고싶다'를 통해 알게 됬었고, 그래도 아는 작품들이 등장하니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이제와서 뒤늦게 느끼고 있는 것은 전시회 좀 많이 찾아다닐걸 그랬다는 회의감이다. 앞으로 울애기랑 자주 다녀야지...^^ 다만.. 당장은 떠나지 못한뿐이다. 그런 나에게 이렇게 많은 작품들을 만나게 해주는 책들은 정말 '은인'과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