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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근대사에 관해 관심이 있거나 약간의 지식이 있었던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 당시의 상황을 담은 사진은 꽤 제한적이어서 시각적 정보에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한다. ‘주르날 제국주의’는 당시 프랑스의 신문인 ‘르 프티 파리지앵’ 이나 ‘르 프티 주르날’ 같은 신문들에 실렸던 생생한 화보를 제공함으로써 활자로만 읽었을 때의 역사적 사실에서 느끼지 못하는 시각적 생생함을 제공해준다. 현장에 있지 않으면 담을 수 없는 사진과 달리 전문적인 화가들의 석판화는 사실성은 떨어진다 해도 역사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면에서는 더 큰 역할을 하는 듯하다.
이들의 채색석판화는 생생함은 물론 독특한 미적 감각도 가지고 있고 심지어 아름답기 까지 하다. 물론 이 신문들은 철저히 당시 프랑스 제국주의의 시선으로 중국이나 다른 아시아 국가들을 바라본다. 이것은 이들의 석판화에도 잘 드러난다. 유럽사람들은 품위 있고 우아하게 묘사하고 중국이나 아시아인들은 추하거나 음흉하고 빈곤하게 묘사한다. 예술적 과장을 감안하더라도 그러한 시각은 잘 드러난다 할 수 있겠다. 같은 유럽인들을 보도할 때도 자신들의 이익과 배치되는 국가는 훨씬 사악하게 표현하기도 한다. 당시 프랑스와 우호적인 관계에 있었던 러시아 그리고 적대적이었던 영국에 대한 묘사는 현재의 정치적 양상과는 많이 달라서 좋은 대조가 된다.
우리가 한국인인 이상, 이 책을 보면서 중국을 분할해서 자신들의 제국주의 야욕의 희생양으로 삼으려 하는 서구열강들과 아시아 국가지만 발 빠르게 개화하여 서구열강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제국주의에 발을 들인 일본을 보면서 그 당시 한없이 작게만 느껴지는 조선의 위치를 가늠해보려는 행동은 자연스러운듯하다.
이 책에는 몇몇 화보가 조선을 다루고 있다. P46에는 청일전쟁으로 서울에서 동요가 일어났다는 화보가 있는데 사람들의 복색이 일본과 중국의 그것이다. 당시 조선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나라였고 조선을 묘사한 화보에 조선사람들의 복색이 중국인의 복색으로 묘사된 것 흔한 편이었다. 나머지 화보들은 그래도 조선의 복색이 잘 반영되어있다.
처음에 600페이지가 넘는 두께 때문에 잠시 손이 멈칫했지만 페이지를 넘기자 마자 빠져드는 책이었다. 화보를 따라 역사적 사건들이 영화처럼 머리 속에서 그려지고 금방 책이 끝나서 아쉬울 정도였다. 마지막에 옮긴이의 해설은 놓치기 쉬운 부분들을 잘 알려주어서 친절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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