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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절 또는 한 세상이 지워져 간다고 했다. 그럴 때가 되어서야 나는
뒤늦게 궁금해 했다.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떻게 살고 있는지. 하지만
그건 던지기보다는 받아야 할 질문인지도 모른다. 나는 또는 우리는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불길 속에서 사람들이 떨어져내리던 상가 옥상 망루에서, 과거도 미래도
없는 오늘처럼 솟기만 하던 고층 건물들로부터 얼마나 멀어졌는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이번 보스토크는 '사라지는 나의 도시'에 대해 말합니다. '사라지는 도시'가 아니라 '사라지는 나의 도시'입니다. 여기에 기록, 혹은 재수록된 이미지와 서사들은 어제 잊혀진 것들보다 조금 더 오래 살아남을 것이기 때문에, 정말로 '사라지는 도시'는 이 잡지가 아니라 그 바깥에서 비로소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대신 보스토크는 사라짐에 대해서 증언하는 다양한 방식들을 수집했습니다. 소멸해 가는 세상 만물 가운데 내가 특별히 애도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지요. 그것은 곧 내가 좋아하는(좋아했던) 것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이번 호는 보스토크의 지난호(13호)와 지지난호(12호)에 이은 또 다른 사랑 이야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