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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최학 : 전 우송대학교 교수. 현재 중국 남경효장대학 명예교수.)는 말한다.
이 책은 당파싸움으로 피비린내를 풍기던 16세기 조선의 역사소설이며, 고변이란 ‘변고 따위를 알림. 반역 행위를 고발함.’이란 뜻이다. 장장 809쪽의 단행본으로 한손으로 들기엔 살짝 무겁게 느껴진다. 우선 무수히 많은 등장인물들 때문에 처음엔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역사공부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다시 읽기 시작하니 역사가, 사건이, 인물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숨 막히고 아슬아슬하고 때로는 손에 땀을 쥐게하는 역사, 아니 우리네 삶의 이야기다. 어느 순간 양반이 노비가 되고, 노비가 양반이 되고 , 눈물 한방울 잘못 흘림으로인해 역적이 되고, 복수가 복수를 낳고, 결코 내려놓지 못하는 욕망이 타자와 자신을 망하게 하고, 힘 없는 자들은 힘 있는 자들의 틈바구니에서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스러져 가고, <토사구팽>, 인간이 인간을 수단으로 삼고……. 대동의 세계를 추구하는 자들의 꿈은 여전히 아득한 별이되는 세상. 그 것은 약간의 차이만 있을 뿐, 현재도 여전히 진행중이다. <양명학>. 정여립이 꿈꾸던 <공자의 대동세상>. 그것은 이 현세에서는 도무지 (?)이루어지지 않을 그야말로 유토피아일 것이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하나님의 나라>처럼. 어쩔 수 없는 인간들의 속성.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죄성. 가슴이 아리다.
“율곡이 죽었다!”로 시작하면서 유성룡을 비롯한 동인의 활동으로 소설이 전개된다. 곽사원(郭士源)의 언송(偃松)에서부터 시작된 동,서의 당파싸움은 16세기 조선을 피로 물들였다. 1589년(선조 22년) 전주에 사는 전 홍문관 수찬 정여립이 역모를 꾀하였다 하여 황해감사 한준이 장계를 올리는데 이는 안악 유생 조구가 고변한 내용을 근거로 한다. 하여, 3년여에 걸쳐 그와 관련된 1,000여명의 동인계 인사들이 처형 혹은 유배를 당하고 기타 피해를 입은 사건이 기축옥사(己丑獄事)다. 이 책은 기축옥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옥사의 전말을 따라가는 데 그치지 않고 시대 환경에서 자유롭지 못한 인간의 모습을 그리는 데 주안을 두고 있다. 이를태면 조선 전기의 제도적 모순, 학문과 사상의 갈등 등에 주목하면서 당대 엘리트들의 열정과 욕망, 꿈과 좌절을 그리는 데 더 역점을 두었다. 또한 ‘대부분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하였으며 그만큼 허구의 여지가 적은 편이다.’라고 작가는 덧붙인다. 16세기 후반 조선의 인물과 사상과 관직과 지리들이 상세하게 묘사되어있고, 당시 선비들의 인맥과 학맥과 파당을 환하게 그려서 보여주며, 야사의 일화를 보는 재미까지 선사하는 작가의 상상력과 디테일의 소설적 공간은 놀랍다. 그러나 모든 역사가 과연 진실일까?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은 누구도 확실하게 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은 다만 문학적 구성을 가미한 문학적 진실, 즉 실제로 있을 법한 일일뿐이라는 것이 이남호 (문학평론가.)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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