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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면서 암호인가 잠깐 생각했습니다. 혹시 암호라도 풀어야하나. 연필을 준비하고 책상에 앉습니다. 책을 펼치자 표지의 글자색과 같은 형광주황색의 면지가 눈 앞을 환하게 합니다. 형광색은 「데이글로 형제」가 발견했다던데.. 얼마전 밤톨군이 읽고 있던 인물그림책을 떠올리며 피식 웃습니다. 또 한장을 넘깁니다.
내 친구는 4,998명이나 돼요.
아! 저도 모르게 탄성을 내뱉습니다. 이런 매력덩어리 작가 다비드 칼리!! 라고 외쳤죠. 다시 표지를 보니 '잠시 잠수중' 이라는 태그가 이제서야 눈에 들어옵니다. 작가만 보고 덥썩 집어든터라 그림책에 대한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만나면 이런 재미가 있군요. 꺼내두었던 연필은 조용히 집어넣습니다. ?네. 이 정도면 다들 눈치채셨다시피 SNS 에서의 친구관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전과는 달리 소셜 네트워크에 빨리 진입하는 아이들을 위한 동화는 많이 만나보았지만 그림책으로는 저는 처음 만나보는 것이라 흥미로웠습니다. ?이 그림책의 서사는 흥미진진하거나 어떤 특별한 사건을 다루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저 담담히 온라인에서의 내 친구들이 어떤지 이야기합니다. 그 네트워크는 '페이스북'일 수도 있고, '인스타'일 수도 있고, 그 다른 어떤 것일수도 있겠죠. 내가 공개한 어떤 정보와 이미지들로 취미나 관심사가 같으면 친구를 맺고, '좋아요'를 누르고, 가끔 덧글을 답니다. 과거 PC 로만 접근했던 시절에 비해 스마트폰이 보급된 이후로 더욱 쉬워진 친구맺기. 그저 손가락 클릭 한번으로 맺어지는 관계들. 그러나 시작이 쉬운 만큼 끝내는 것도 쉬운 관계. 온라인에서의 소통은 시공간적 제약없이 폭넓은 관계를 가능하게 했지만, 어느 단계 이상의 공감을 이루어낼 수 없다는 거리감이 늘 존재합니다. ?그림책 속에서는 흐릿한 형체로, 빛을 잃은 듯한 색채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그림책 속 주인공은 어린 아이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 청소년이거나 성인이거나. 이 책이 속한 시리즈가 '모두를 위한 그림책' 인 것을 보면 성인일 수도 있겠다. 라고 생각해봅니다. 주인공은 친구가 많지만 한번도 만난 적이 없는 친구가 있다는 것을, 어떤 친구는 왜 친구가 되었는지 모르겠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주인공의 생일을 잊은 친구도 많고, 주인공이 친구의 생일을 잊은 적도 많았죠. 메시지에 대한 덧글도 마찬가지였죠. 도움을 요청하는 친구에게 도와주겠다고 했지만 주인공은 실제로 행동으로 옮긴 적은 없었습니다. 주인공이 도움을 요청했을 때도 마찬가지였죠. 그런데 한 명이 집으로 찾아옵니다. 지금 내 친구는 한 명이에요.
과거 싸이월드로 대표되었던 국내 SNS는 외국에 비해 반 정도는 '닫힌' 네트워크를 지향하기도 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의 경우 '이웃' 과 '서로이웃' 이라는 개념을 둔 것처럼요. 그러나 페이스북이나 인스타 등을 보면 그냥 친구 단계는 친구 단계 하나입니다.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아는 지인으로만 친구를 맺기에는 '좋아요' 를 더 받고 싶게 되죠. 이런 '열린' 네트워크의 경우에는 여러 정보보안의 문제를 발생하기도 하는데 페이스북에서 주인이 휴가 중인 것을 알아채고 도둑이 든다던가, 누군가를 늘 지켜보며 스토킹을 한다던가 하는 문제들이 발생하고는 합니다. 이 그림책에서 다루고 있는 친구관계의 네트워크는 이런 '열린' 네크워크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런, 갑자기 본업 IT 분야가 나오니 뭔가 상세한 설명으로 들어가버렸네요. 그림책 속에서 찾아온 친구가 원래부터 아는 친구였던가 온라인으로 맺어진 친구가 오프라인으로 이어진 건가 생각해보다가 그렇게까지 생각이 뻗어가버려서요. ?어떻게 만나게 된 친구인 것이 뭐가 중요할까요. 이들은 가까이서 이야기하고, 함께 먹으며 '친'해졌습니다. 모양은 다르지만 형광주황빛의 같은 티셔츠를 입은 모습도 의미심장해보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색이 아닌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주인공과 파장이 맞는 어떤 색이라는 그런 의미로 다가옵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늘 이야기되죠. 그런데 그 사회가 참 많은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보니 삶에 있어서 과거와는 다른 여러가지 모습들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오늘날의 우리에게는, 그리고 아이들에게는 오프라인 삶과 온라인 삶이 존재하게 되었어요. 그러나 그 두 가지가 전혀 별개의 것이 될 수 없다는 메시지도 마지막 장에서 느끼게 됩니다. 어느 한쪽이 '옳은' 것이다. 라는 결론이 아니어서 더 좋았습니다.
이렇게 오프에서 만난 이들이 붙잡고 있는 것은 역시 스마트폰. SNS를 보는지, 게임을 하는 건지 알 수는 없습니다만. 아이들을 위한 교훈적인 이야기가 되려면 이들이 '밖'으로 나가서 땀을 흘리며 농구라도 하고 있어야 했을테니까요. ?책의 크기는 스마트폰보다는 큰, 작은 태블릿 사이즈 입니다. SNS 를 배경으로 하는 그림책에 더욱 어울리는 판형이 아닌가 생각해보게 되는군요. 처음에 '당신의 친구는 몇 명입니까' 로 제목을 적고 시작했던 글을 이제 '당신의 친구는 누구입니까' 로 바꿉니다. 책을 덮으며 친구란 어떤 것인가. 란 근원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게 되었거든요. 제게도 그림책이란 공통 관심으로 온라인에서 사귄 많은 친구들이 있군요. 온라인에서의 공감은 결국 오프라인 모임으로 확장되고는 합니다. 온라인의 글로만은, 연출된 사진만으로는 알 수 없는 어떤 분위기, 시선을 느끼고 더욱 가까워지는 분들이 생겼어요. 이 그림책은 현대를 살아가는 제 모습을 돌아보게 하면서 '나에게는 어떤 친구가 있는가' 부터 시작해서 '나는 친구에게 어떤 친구인가' 까지도 생각해보게 해주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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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98 친구 많은 군중 속 4998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포켓 속에 쏙 들어가는 사이즈의 [4998 친구]의 제목은 꽤 강렬해요.
무료한 듯 핸드폰을 힐긋 쳐다보며 손가락을 튕기는듯한 주인공. 책표지의 강렬한 색으로 쓰인 숫자는 바로 sns 친구를 의미하는 숫자인듯해요. 이 숫자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이고, 어떤 위안을 줄 수 있는지 궁금해요.
내 친구는 4,998명이나 돼요. '정말 친구일까?' 라는 생각부터 드는 건 왜일까요?
그러면 그렇지... 제 예상이 똭! 맞았어요.
어떻게 친구가 되었는지도 모르는 661명은..., 친구일까요? 아닐까요? 친구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되어요. 어떻게 친구가 되었는지 모르는 소셜미디어 속 친구들은 뭐라고 불러야 할까요? 자꾸 질문을 하게 만드는 책이에요.
너도 나의 생일을 모르지만, 나도 너의 생일을 모른다. 친구라는 이름으로 관계되어 있지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딱 거기까지인 숫자 속 친구들이죠.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38명의 친구들. 4998명의 친구 중에 고작 38명의 친구만이 도움을 줄 수 있다니 실망이지만 그래도 그나마 다행이에요.
그러나 정작 도와주러 온 친구는 단 한 명.
나를 도와주러 온 진짜 친구는 단 한 명. 그런데 그 진짜 친구와 또 핸드폰을 하고 있어요. sns속의 숫자에 불과한 친구들은 그렇다 치지만, 진짜 친구와 할 수 있는 것이 핸드폰만은 아닐 텐데...
수천 명의 사람들이 소셜미디어 속에 각자의 필요에 의해 연결되어 있어요. 우리는 그들을 '친구'라고 불러요.지금 내 옆에 친구가 있나요? 내가 도움을 청할 때 달려와 줄 수 있는 친구가 있나요? 진정한 친구란? 무엇일까... 다비드 칼리는 우리에게 묻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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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98 친구 / 다비드 칼리 글 / 고치미 그림 / 나선희 역 / 책빛 / 2019.03.30 모두를 위한 그림책 18 / 원제 : 4998 Amis (2018년)
책을 읽기 전
4998 친구는 4998명의 친구인가요? 친구 이름이 닉네임처럼 4998일까요? 표지에 형광색의 제목과 '#잠시 잠수중'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와요. 궁금해지는데요.
줄거리
내 친구는 4,998명이나 돼요.
그런데 그중에 3,878명은 여태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어요.
661명은..., 우리가 어떻게 친구가 되었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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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도와 달라고 했을 때 내가 도와준 친구는 33명이에요. 하지만 그 뒤에 난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요.
내가 도와 달라고 하자, 38명이 돕겠다고 했어요.
그러나 정작 집에 온 친구는 한 명뿐이었어요! 지금 내 친구는 한 명이에요. 진짜 친구지요.
책을 읽고
스마트 기기처럼 작은 <4998 친구>! 눈부실 만큼의 오렌지빛 형광색의 면지와 같은 색의 패턴을 입은 주인공. 주인공은 책의 시작부터 핸드폰을 들고 있더니 끝까지 핸드폰을 손에서 거의 놓지 않네요.
주인공을 따라 움직이는 사람들의 시선들과 같은 색깔을 지닌 사람들은 장면이 더해질수록 점점 더 줄어지지요.
단 하나뿐인 친구와 같은 색의 옷을 입었지만 다른 패턴. 같은 것을 공유하지만 저마다의 개성이 있음을 나타내고 있는 것 같아요.
글 작가 다비드 칼리는 그림작가를 잘 만나는 걸까요? 아니면 편집자의 소개일까요? 매번 만나는 그림작가들이 그의 글을 최대치로 끌어올려주고 있다는 생각을 해요.
SNS 속의 친구는 몇 명일까요? 친구라는 의미가 번호가 있거나 이어져 있다는 것만으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블로그를 하고 있는 저에게 이 책이 주는 의미는 남다르게 느껴지네요. 그림책에 관한 내용의 정보를 공유하고자 만든 블로그이지만 가끔 나의 일상의 글에 진심으로 축하해 주시거나 걱정해 주시는 분들이 계시지요. 저도 그분들의 일상을 궁금해하며 소식이 너무 안 들리면 궁금한 분들이 계시지요. 가끔은 너무 정신이 없어서 챙기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요.
이 책의 한 문장, 한 문장이 마음을 바늘처럼 꼭 찌르기도 했어요. 첫 문장의 4,998명이라는 친구를 가진 주인공을 보면서 인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하지만 '그런데 그중에 3,878명은 여태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어요.' 숫자가 아니라 여태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는 이야기에 반전처럼 느껴졌지요.
나의 진짜 친구는 몇 명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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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읽는 다비드 칼리의 글!! 암호같은 숫자의 의미가 무엇일까 궁금해하며 읽었다..아 SNS의 친구의 숫자구나 친구 수가 많다고 해서 인기있는 사람일까 그건아니다.. 내가 도와달라고 했을때 친구들이 돕겠다고 하지만 집까지 찾아 온 친구는... 읽는내내..나의 SNS의 친구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비록..실제로 만나지는 못했으나 내가 글을 올렸을 때 반응을 해 주는 그들.. 너무 감사하다 나는 그들의 글에 진심을 다했는지 다시금 나를 되돌아보게 되는 그림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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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맞는 친구랑 어울리며 살아가는 꿈을 꾼다. 언제나 자연의 향기를 맡을 수 있는 곳에서 작은 농사를 지으며 소박하게 살아가고 싶다. 그렇게 하려면 굳이 많은 친구가 필요 없다. 오히려 많은 친구는 소박한 삶을 살아가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 함께 땀 흘려 일하고 휴식을 일정 부분 공유하며 저마다 충만한 생활을 하려면 적은 친구로 충분하다. 물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맺은 친구들이랑 가끔 만나 즐거움을 나눌 수 있겠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것이 단순히 옛날을 추억하는 정도에서 멈춘다면 그런 관계를 지속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그리하여 일을 하고 있는 지금 사람 관계가 복잡하지만 나중에는 단순화하려고 마음먹고 있다.
오랫동안 SNS를 하고 있다. 2004년부터 블로그에 꾸준하게 글을 올리고 있다. 블로그를 노출하려고 어떠한 장치도 하지 않는 사적 공간처럼 쓰고 있다. 초창기에는 같은 블로그를 하는 사람들끼리 오프라인 모음을 하기도 했다. 깊은 관계를 나눈 사람들도 있었다. 회사 블로그를 운영한 적도 있다. 유명 작가를 적극 끌어들여 꽤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블로그로 활성화시키기도 했다. 2010년부터 페이스북도 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사람 관계를 넓히는 용도로 많이 쓰지만 나는 시작할 때부터 현실에서 만난 사람들과 친구를 맺었다. 그러니까 보통 다른 사람들이 하는 방식과 달랐다. 그래서 오해를 받기도 했지만 여전히 나는 원칙을 거의 지키고 있다.
제목을 보고 무슨 뜻인지 아는 사람과 알지 못하는 사람으로 나뉘겠다. 아는 사람이라면 십중팔구 페이스북을 하는 사람이다. 10년째 페이스북을 하고 있는 나는 금방 알아본 사람이다. 나는 언감생심 생각할 수도 없는 친구 숫자이지만 4,998명 친구를 둔 사람을 몇 알고 있다. 그들은 열심히 페이스북을 하고 친구가 많은 것을 자랑스러워하기도 한다. 때로 많은 친구를 둔 것을 자신의 영향력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어쨌거나 참 부지런한 사람들이 아닐 수 없다. 겉표지를 열면 주황색 환한 면지가 나온다. 눈부신 핸드폰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리라. 본문을 열면 화면 가득 사람들의 얼굴이 빼곡하다. 무수히 많은 얼굴, 4,998명 친구 얼굴들이다.
그런데 그중에 3,878명은 여태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어요.
661명은…, 우리가 어떻게 친구가 되었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78명은 내 생일도 잊어버렸고요.
책장을 넘길 때마다 4,998명 친구의 실체가 드러난다. 엄청나게 많은 친구이지만 3,878명은 여태 한 번도 만난 적이 없고, 661명은 어떻게 친구가 되었는지도 잘 모르며, 친구가 도와 달라고 했을 때 내가 달려가 도와준 친구는 33명뿐이고, 내가 도와 달라고 하자 38명이 돕겠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도와주러 달려온 친구는 달랑 한 명뿐이다. 달랑 한 명이라도 얼마나 반갑고 고마운가. 둘은 악수를 하고, 먹을거리를 함께 먹으며 정담을 나눈다. 기껍게 “진짜 친구”라고 여긴다. 두 친구는 함께 나란히 앉아 머리를 맞대고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각자의 핸드폰을 한 손에 들고. 페이스북이나 SNS, 나아가 우리 시대의 자화상이 아닐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