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8)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88%
  • 리뷰 총점8 12%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10.0
  • 30대 9.0
  • 40대 10.0
  • 50대 10.0

포토/동영상 (2)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있지도 않은 문장은 아름답고-이제니
"있지도 않은 문장은 아름답고-이제니" 내용보기
울고 있는 사람-이제니우울을 꽃다발처럼 엮어 걸어가는 사람을 보았다. 땅만 보고 걷는 사람입니다. 왜 그늘로 그늘로만 다니느냐고 묻지 않았다. 꽃이 가득한 정원 한편에서 울고 있는 사람. 누군가의 성마른 말이 너를 아프게 하는구나. 누군가의 섣부른 생각이 너를 슬프게 하는구나. 갇혔다고 닫혔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 자리에서 곧장 일어나 밖으로 밖으로 나가세요. 산으로 들으
"있지도 않은 문장은 아름답고-이제니" 내용보기


울고 있는 사람
-이제니

우울을 꽃다발처럼 엮어 걸어가는 사람을 보았다. 땅만 보고 걷는 사람입니다. 왜 그늘로 그늘로만 다니느냐고 묻지 않았다. 꽃이 가득한 정원 한편에서 울고 있는 사람. 누군가의 성마른 말이 너를 아프게 하는구나. 누군가의 섣부른 생각이 너를 슬프게 하는구나. 갇혔다고 닫혔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 자리에서 곧장 일어나 밖으로 밖으로 나가세요. 산으로 들으로. 강으로 바다로. 너를 품어주는 것들 속으로 걸어 들어가세요. 그렇게 걷고 걷고 걷다 다시 본래의 깊은 자기 자신으로 돌아오세요. 그러나 너는 여전히 그자리 그대로 남아 있구나. 갈 곳이 없어 갈 곳이 없는 사람인채로. 구석진 곳을 찾아 혼자서 울고 있구나. 구석진 곳에서 울고 있는 또 다른 누군가의 울음소리 귀 기울이고 있구나.

울고 있는 사람이 다른 이의 울음에 더 귀를 기울인다. 똑같이 아파본 사람만이 고통과 슬픔을 공감한다. 이해한다는 같잖은 말 대신 귀를 기울여 울음에 화답한다. 새는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우는 것이라고 기억한다. 착각 혹은 착란으로 살아가지만 그게 전부인 사람은 울고 있는 사람이다.



둥글게 원을 그리고 서서
-이제니

빗자루질을 하다 말고 보고 있었다

둥글게 원을 그리고 서서 보고 있었다

어제와 다름없는 집마당의
색색으로 빛나는 자갈들 위로
우리들의 머리 그림자 슬며시 스며들어

계속되는 자갈들의 속삭임이랄까
내려앉는 잎새들의 두근거림이랄까

빗자루를 들고 서서 바라보고 있었다

문득 시간을 바라보는 눈이 되어
그저 허공을 바라보는 시간의 눈이 되어

오늘은 어색해지더라도 아무 말 하지 않고 돌아와야지 마음먹었다. 마음만 먹은 것일까. 또 주절주절 떠들고 왔다. 말이 없는 순간에도 비어 있는 시간을 함께 견디지 못했다. 침묵이 아닌 시간이 무서웠다. 화해와 축복은 우리를 지나쳐 어디로 가는 걸까. 대체 환희의 장면을 어디서 볼 수 있을까. 한숨 한 번에 고민을 나누다 보니 오늘도 말이 길어지고 말았다. 


s*****m 2019.06.04.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슬픔을 알아보는 사람
"슬픔을 알아보는 사람" 내용보기
있지도 않은 문장은 아름답고, 이제니       시를 좋아하고 시인을 좋아하고 시를 필사하는 것을 좋아한다. 시는 늘 어렵고 이해가 되지 않는 순간들도 많지만 어떤 문장이, 어떤 시가 또 나를 울리기도 하고 마음을 푹푹 쑤시기도 한다. 잘 몰라도 이해하지 못해도 그저 읽는다. 인생에서 무언들 잘 알고 잘 이해하는지 알지 못한다. 나이가 들수록 사는 것도 사랑하는 것도 관
"슬픔을 알아보는 사람" 내용보기

 

있지도 않은 문장은 아름답고, 이제니

 


 

 

시를 좋아하고 시인을 좋아하고 시를 필사하는 것을 좋아한다. 시는 늘 어렵고 이해가 되지 않는 순간들도 많지만 어떤 문장이, 어떤 시가 또 나를 울리기도 하고 마음을 푹푹 쑤시기도 한다. 잘 몰라도 이해하지 못해도 그저 읽는다. 인생에서 무언들 잘 알고 잘 이해하는지 알지 못한다. 나이가 들수록 사는 것도 사랑하는 것도 관계가 이어지는 것도 부서지는 것도 어느 하나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일 투성이다.
누군가의 성마른 말에도, 누군가의 섣부른 생각에도 아프고 슬프기만 하다. 누군가를 안다는 것이 무엇인지. 누군가의 슬픔을 알아본다는 것은 무엇인지.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혼자서 울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울고 있는 누군가를 보고 있는 것이다. 슬픔은 슬픔을 알아보니까. 하지만 알아도 소용없는 일이 있겠지.

 


 

 

우울을 꽃다발처럼 엮어 걸어가는 사람을 보았
다. 땅만 보고 걷는 사람입니다. 왜 그늘로 그늘로
만 다니느냐고 묻지 않았다. 꽃이 가득한 정원 한편
에서 울고 있는 사람, 누군가의 성마른 말이 너를
아프게 하는구나. 누군가의 섣부른 생각이 너를 슬
프게 하는구나. 갇혔다고 닫혔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 자리에서 곧장 일어나 밖으로 밖으로 나가세요.
산으로 들으로. 강으로 바다로. 너를 품어주는 것들
속으로 걸어 들어가세요. 그렇게 걷고 걷고 걷다 다
시 본래의 깊은 자기 자신으로 돌아오세요. 그러나
너는 여전히 그 자리 그대로 남아 있구나. 갈 곳이
없어 갈 곳이 없는 사람인 채로. 구석진 곳을 찾아
혼자서 울고 있구나. 구석진 곳에서 울고 있는 또
다른 누군가의 울음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구나.
#울고있는사람

시집을 읽고나면 시의 어느 구절이 마음에 드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어떤 시는 전문이 오롯이 마음에 들어오기도 한다. <현악기의 밤>이 그랬다. 시를 읽고 또 읽었다. 이 시집이 이 시만으로도 내가 사랑하는 시집이 되었다.  셀수 없는 후회와 돌이킬 수 없는 미련 속에서. 눈물처럼 쏟아지는 음악 안에서. 걸음 걸음마다 슬픔이 끼어뜰 때. 그렇게 어두운 밤을 보낸다. 밤은 슬프지만 안전하다. 오롯이 나 혼자 있으므로.

 


 

 

현악기의 밤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제가 원하는 어떤 순간이 있어요.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어도 우리만 아는 그런 세계.
이번 생에 그 사람이 내 사람이라서 거기에 존재하는
비밀스러운 세계를 만나게 되는 거죠.
- 노아 바움백 감독의 영화, [프란시스 하]중에서

     어두운 밤이다. 밤의 노래를 듣고 있다. 노래는 
침묵으로부터 발아한다 여섯 줄 혹은 열두 줄의 현
이 서로의 몸에 서로의 음을 덧입히고 있다. 현의
 울림이 밤의 그림자 위로 말하지 못한 말들의 그
물을 드리우고 있다. 우리만 아는 세계 속에서 살
자. 목구멍 속으로 삼킨 말들이 음악이 되는 세계에
서 살자. 쓰이지 않는 말들이 그림으로 펼쳐지는 세
계에서 살자. 들리지 않는 말들이 어김없이 들려오
는 밤이다. 하나의 세계를 공유하기 위해서 너와 나
는 만난다. 그리고. 그런 뒤. 무언가 온전히 공유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채로 너와 나는 헤어진다.
떨어져 나온 자리에서 간신히 피어나는 꽃. 우리라
고 말할 수 있는 그 잠은 틈새로부터 솟아오르는.
셀 수 없는 후회와 돌이킬 수 없는 미련 속에서. 기
도는 작은 틈새로 스며들고. 음악은 눈물처럼 쏟아
지고. 색은 아주 작은 물그릇에 담긴 물처럼 흔들리
고. 마음은 꿈의 언덕을 뛰어오르듯 낮은 곳에서 높
은 곳으로 날아오르고. 어둠은 다시 어떤 아침으로
부터 시작되어. 어둠이 밥을 먹고 어둠이 물을 먹고
어둠이 눈는 것으로 어떤 아침은 시작되고. 들리지
않는 음으로 소용돌이치고 있는 물결을 하나 둘 하
나 둘 헤어려볼 때. 공명하며 흔들리는 음과 음들에
조응하고. 길고 가는 통로와도 같은 마음과 마음으
로 흐르는. 옮겨 적은 음들의 꼭짓점을 뭉개며 나아
가는 길들이다. 주저하며 망설이며 나아가듯 되돌
아가는 길들이다. 익숙하지 않은 배웅처럼 걸음과
걸음 사이에 문득문득 슬픔이 끼어들면서. 너를 너
로서. 나는 나로서. 있는 그대로 그 자리로부터 울
리면서 물들어가는. 어두운 밤이다. 밤의 노래를 듣
고 있다.
 

 


 

 

 


 

 

 


 

 

 

 

YES마니아 : 골드 y*******2 2023.09.12.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eBook 구매
있지도 않은 문장은 아름답고
"있지도 않은 문장은 아름답고" 내용보기
시집을 처음 구매해봤는데 이북으로 구매한건 잘못된 선택인 것 같다. 뭔가 종이책으로 한장한장 넘겨가며 읽는게 더 어울리고 잘 읽힐 것 같다는 생각을 계속하면서 읽었다. 나중에 도서관에서 빌려서라도 종이책으로 읽어봐야겠다. 잘 읽었습니다.
"있지도 않은 문장은 아름답고" 내용보기
시집을 처음 구매해봤는데 이북으로 구매한건 잘못된 선택인 것 같다. 뭔가 종이책으로 한장한장 넘겨가며 읽는게 더 어울리고 잘 읽힐 것 같다는 생각을 계속하면서 읽었다. 나중에 도서관에서 빌려서라도 종이책으로 읽어봐야겠다. 잘 읽었습니다.
g***7 2024.09.1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eBook 구매
있지도 않은 문장은 아름답고
"있지도 않은 문장은 아름답고" 내용보기
이제니 작가님의 <있지도 않은 문장은 아름답고>의 후기입니다. 완독 후에 작성하는 리뷰이기에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시인들 중 한 명이라, 리더기로도 휴대하면서 읽고 싶어서 전자책으로 구매했습니다^^
"있지도 않은 문장은 아름답고" 내용보기
이제니 작가님의 <있지도 않은 문장은 아름답고>의 후기입니다. 완독 후에 작성하는 리뷰이기에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시인들 중 한 명이라, 리더기로도 휴대하면서 읽고 싶어서 전자책으로 구매했습니다^^
a*****r 2024.07.3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있지도 않은 문장은 아름답고
"있지도 않은 문장은 아름답고" 내용보기
[현대문학]출판사에서 출간한 <이제니>작가님의  「있지도 않은 문장은 아름답고」 시집의 리뷰입니다.   아마도 아프리카 보다는 조금 어렵게 느껴지는 느낌이 있었지만 이 시집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실 제목이 정말 멋지고 공감된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있지도 않은 문장이 아름다운 것 같아요 그럼 지금까지 <이제니>작가님의  「있지도 않은 문장은 아름답고」 시집의 리
"있지도 않은 문장은 아름답고" 내용보기

[현대문학]출판사에서 출간한 <이제니>작가님의 
「있지도 않은 문장은 아름답고」 시집의 리뷰입니다.
 

아마도 아프리카 보다는 조금 어렵게 느껴지는 느낌이 있었지만

이 시집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실 제목이 정말 멋지고 공감된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있지도 않은 문장이 아름다운 것 같아요


그럼 지금까지 <이제니>작가님의 
「있지도 않은 문장은 아름답고」 시집의 리뷰였습니다~

m******1 2023.06.1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요란하지 않아.
"요란하지 않아." 내용보기
이제니의 시를 읽다보면 문득 옆 자리 누군가를 찾게 된다. 사물과 사물 사이의 조심스런 시어들이 자꾸 읽히게 된다.슬쩍 흘려보내는 시인의 감정을 따라가다 다시 추스리고 또다시 원래 모습대로 복귀한다. 독자의 감정을 들었다놨다를 반복하는, 그러나 시인 이제니는 강요하지 않았다.강요하지 않은 독자는 불필요한 감정을 빼고 따라가다 나도 모르게 시인의 시 세계에 동참한다. 있
"요란하지 않아." 내용보기
이제니의 시를 읽다보면 문득 옆 자리 누군가를 찾게 된다. 사물과 사물 사이의 조심스런 시어들이 자꾸 읽히게 된다.
슬쩍 흘려보내는 시인의 감정을 따라가다 다시 추스리고 또다시 원래 모습대로 복귀한다. 독자의 감정을 들었다놨다를 반복하는, 그러나 시인 이제니는 강요하지 않았다.
강요하지 않은 독자는 불필요한 감정을 빼고 따라가다 나도 모르게 시인의 시 세계에 동참한다. 있는 듯 없는 듯, 하지만 그건 우리의 진짜일지도 모른다는 것.
YES마니아 : 로얄 s*******1 2019.05.25.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이누이트
"이누이트" 내용보기
"너는 녹아내린 얼음 위에 다시 문장을 새기고 있었다. 읽히지 않는 무늬를 쓰다듬듯 어둠을 만지고 있었다. 투명한 사각형에서 드넓은 표면으로 흐르고 있었다. 누군가 저편에서 너를 부르고 있었다. 인간의 언어로 인간의 이름을 불러내고 있었다." p.33"구원이 있는 쪽으로 곧장 걸어가십시오영혼과 몸이 떨어질 때는아프고도 구슬프게 쩍 소리가 났다" p.44살살하게 불어오는 바람 속
"이누이트" 내용보기
"너는 녹아내린 얼음 위에 다시 문장을 새기고 있었다. 읽히지 않는 무늬를 쓰다듬듯 어둠을 만지고 있었다. 투명한 사각형에서 드넓은 표면으로 흐르고 있었다. 누군가 저편에서 너를 부르고 있었다. 인간의 언어로 인간의 이름을 불러내고 있었다." p.33

"구원이 있는 쪽으로 곧장 걸어가십시오

영혼과 몸이 떨어질 때는
아프고도 구슬프게 쩍 소리가 났다" p.44

살살하게 불어오는 바람 속에서 향이 나는 기분으로 시를 읽었다. 차가운 향도 빛이 나는 향도 오롯이 후각으로만 느끼는 향이 아닌 입체적이고 다양한 익숙한듯 새로운 느낌이 마음 속에 흩뿌려졌다.
g******3 2021.03.0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