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무 ]
나무는 몰랐다 자신이 나무인 줄을 더구나 자기가 하늘의 우주의 아름다운 악기라는 것을 그러나 늦은 가을날 잎이 다 떨어지고 알몸으로 남은 어느 날 그는 보았다
제 모습을 떨고 있는 사람 하나 가지가 모두 현이 되어 온종일 그렇게 조용히 하늘 아래 울고 있는 자신을
[ 젖지 않는 마음 ]
여기에 내리고 거기에는 내리지 않는 비 당신은 그렇게 먼 곳에 있습니다 지게도 없이 자기가 자기를 버리러 가는 길 길가의 풀들이나 스치며 걷다 보면 발끝에 쟁쟁 깨지는 슬픔의 돌멩이 몇 개 그것마저 내려놓고 가는 길 오로지 젖지 않는 마음 하나 어느 나무 그늘 아래 부려두고 계신가요 여기에 밤새 비 내려 내 마음 시린 줄로 모르고 비에 젖어습니다 젖지 마음과 젖지 않는 마음의 거리 그렇게 먼 곳에서 다만 두 손 비비며 중얼거리는 말 그 무엇으로도 돌아오지 말기를 거기에 별빛으로나 그대 총총 뜨기를
잠든 사이.. 비가 내렸습니다.. 그 빗소리가 좋아서 커피 한잔이 더 좋았지요.. 빗소리를 한달만에 들어서 좋았지만..
이 비덕에 와일드카드 1차전은 취소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 그집 앞 ]
그날 마구 비틀거리는 겨울이었네그때 우리는 섞여 있었네 모든 것이 나의 잘못이었지만 너무도 가까운 거리가 나를 안심시켰네 나 그 술집 잊으려네 기억이 오면 도망치려네 사네들은 있는 힘 다해 취했네 너의 눈빛 지푸라기처럼 쏟아졌네 어떤 고함 소리도 내 마음 치지 못했네 이 세상에 같은 사람은 없네 모든 추억은 쉴 곳을 잃었네
그날 마구 취한 겨울이었네 그때 우리는 섞여 있었네 사내들은 남은 힘 붙들고 비틀거렸네 나 못생긴 입술 가졌네 모든 것이 나의 잘못이었지만 벗어둔 외투 곁에서 나 흐느꼈네 어떤 조롱도 무거운 마음 일으키지 못했네 나 그 술집 잊으려네 이 세상에 같은 사람은 없네 그토록 좁은 곳에서 나 내 사랑 잃었네 - 기형도
눈오는 날.. 막걸리 한잔.. 늘.. 맑고, 밝아보였던 그녀는 왜 세상을 떠났을까요.. 그곳에선 아프지 말아요..아픔잊고 웃어요..
[ 낙화 ]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어하오니
꽃이 피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 조지훈 [ 사랑은 조용히 오는 것 ]
사랑은 살며시 뿌리로 스며드는 것 씨앗이 싹트듯달이 커지듯 천천히 - 글로리아 밴더빌트
[ 첫눈 오는 날 ]
사랑하는 마음이 깊어지면 하늘의 별을 몇 섬이고 따올 수 있지
노래하는 마음이 깊어지면 새들이 꾸는 겨울꿈 같은 건
첫눈 오는 날 당산 전철역 계단 위에 서서 하늘을 바라보는 사람들 가슴속에 촛불 하나씩 켜 들고 허공속으로 지친 발걸음 옮기는 사람들
사랑하는
다닥다닥 뒤엉킨 이웃들의 슬픔 새로 순금빛 강물 하나 흐른다네
노래하는 마음이 깊어지면 이 세상 모든 고통의 알몸들이 사과꽃 향기를 날린다네. - 곽재구
[ 정거장에서의 충고 ] 미안하지만 나는 이제 희망을 노래하련다 마른 나무에서 연거푸 물방울이 떨어지고 나는 천천히 노트를 덮는다 저녁의 정거장에 검은 구름은 멎는다 그러나 추억은 황량하다, 군데군데 쓰러져 있던 개들은 황혼이면 처량한 눈을 껌뻑일 것이다 물방울은 손등 위를 굴러다닌다, 나는 기우뚱 망각을 본다, 어쩌다가 집을 떠나왔던가
추억이 덜 깬 개들은 내 딱딱한 손을 깨물 것이다 구름은 나무낀다, 얼마나 느린 속도로 사람들이 죽어갔는지 얼마나 많은 나뭇잎들이 그 좁고 어두운 입구로 들이닥쳤는지 내 노트는 알지 못한다, 그 동안 의심 많은 길들은 끝없이 갈라졌으니 혀는 흉기처럼 단단하다 물방울이여, 나그네의 말을 귀담아들어선 안 된다 주저앉으면 그뿐, 어떤 구름이 비가 되는지 알게 되리 그렇다면 나는 저녁의 정거장을 마음속에 ![]()
내 희망을 감시해온 불안의 짐짝들에게 나는 쓴다 이 누추한 육체 속에 얼마든지 머물다 가시라고 모든 길들이 흘러온다, 나는 이미 늙은 것이다. - 기형도
[ 가을편지 ]
원고지처럼 하늘이 한 칸씩 비어가고 있습니다 그 빈 곳에 맑은 영혼의 잉크물로 편지를 써서 당신에게 보냅니다 사랑함으로 오히려 아무런 말 못하고 돌려보낸 어제 다시 이르려 해도 그르칠까 차마 또 말 못한 오늘
이 깊은 시간 한 칸씩 비어가는 하늘 백지에 적어 당신에게 전해달라 나무에게 줍니다 - 이성선
[ 귀뚜라미 소리 ]
귀뚜라미 귀뚜르르 가느단 소리
울 밑에 과꽃이 네 밤만 자면 눈 오는 겨울이 찾아온다고
귀뚜라미 귀뚜르르 가느단 소리 달밤에 오동잎 떨어집니다 - 방정환
어느 조그마한 산골로 들어가 나는 이름 없는 여인이 되고 싶소 초가지붕에 박넝쿨 올리고 삼밭엔 오이랑 호박을 놓고 들장미로 울타리를 엮어 마당엔 하늘을 욕심껏 들여놓고
부엉이가 우는 밤도 내사 외롭지 않겠소 기차가 지나가 버리는 마을 놋양푼의 수수엿을 녹여 먹으며 내 좋은 사람과 밤이 늦도록 여우 나는 산골 얘기를 하면 삽살개는 달을 짖고 나는 여왕보다 더 행복하게소 - 노천명
[씨앗] 가을에는 씨앗만 남는다 달콤하고 물 많은 살은 탐식하는 입속에 녹고 단단한 씨앗만 남는다
화사한 거짓 웃음 거짓말 거짓 사랑은 썩고
씨앗만 남는다 - 허영자
[아름답게 나이 들게 하소서]
아름답게 나이 들게 하소서. 수많은 멋진 것들이 그러하듯이. 레이스와 상아와 황금, 그리고 비단도 꼭 새것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오래된 나무에 치유력이 있고 오래된 거리에 영화가 깃들듯 저도 나이 들수록 더욱 아름다워지게 하소서. - 칼 윌슨 베이커
[슬픔이 기쁨에게]
나는 이제 너에게도 슬픔을 주겠다 사랑보다 소중한 슬픔을 주겠다 겨울밤 거리에서 귤 몇 개 놓고 살아온 추위와 떨고 있는 할머니에게 귤 값을 깎으면서 기뻐하던 너를 위하여 나는 슬픔의 평등한 얼굴을 보여주겠다 내가 어둠 속에서 너를 부를 때 단 한 번도 평등하게 웃어 주질 않은 가마니에 덮인 동사자가 다시 얼어 죽을 때 가마니 한 장 조차 덮어 주지 않은 무관심한 너의 사랑을 위해 흘릴 줄 모르는 너의 눈물을 위해 나를 이제 너에게도 기다림을 주겠다 이 세상에 내리던 함박눈을 멈추겠다 보리밭에 내리던 봄눈들을 데리고 추워 떠는 사람들의 슬픔에게 다녀와서 눈 그친 눈길을 너와 함께 걷겠다 슬픔의 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기다림의 슬픔까지 걸어가겠다 - 정호승
![]() ![]()
우리.. 매일, 시한잔 해요..
... 소/라/향/기 ... |
|
책에 들어가면서
멋진 시 모음집을 한 권 읽고 있다. 다양한 시대의 다양한 작품들이 망라되어 있다. 평소에 좋아했던 작품들이 많이 들어 있다. 동서고금을 통해서 우리들의 마음에 회자되었던 작품들이다. 물론 편찬자가 선택해 준 작품들이고, 그것밖에 읽을 수 없다는 안타까움은 있다. 하지만 선별한 사람들의 의식이 들어가 있는 작품들이고, 그들의 얼굴이기에 그것을 자의로 무엇이라고 할 수는 없다. 엮은 사람들의 의식을, 정서를, 의도를 찾아가면서 공유해 보고, 그 마음에 녹아들어 보는 일뿐이다.
많은 작품들이 있다. 이것을 <한 잔, 오늘 시를 골라보세요> <한 잔, 오늘 시를 읽어 보세요> <한 잔, 오늘 시를 따라 써보세요> <한 잔, 오늘 시를 마셔보세요>라고 유혹하고 있다. 감각적인 언어들이 우리들의 가슴으로 날라 온다. 우리는 그것을 있는 그래도 수용하며 공유하면 된다. 언어들이 무척 흥겹다. 언어들이 무척 따뜻하다. 언어들이 무척 아름답다. 언어들이 가슴에 스민다. 새벽 마당에 섰을 때 서쪽으로 흘러가던 달이 되돌아보고 웃음 짓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시편들을 읽어본다. 무척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언어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작품 읽기
어느 먼 곳의 그리운 소식이기에/ 이 한밤 소리 없이 흩날리느뇨// 처마 끝에 호롱불 여위어 가며/ 서글픈 옛 자췬 양 흰 눈이 내려/ 하이얀 입김 절로 가슴이 메여/ 마음 허공에 등불을 켜고/ 내 홀로 밤 깊어 뜰에 내리면// 머언 곳의 여인의 옷 벗는 소리// 희미한 눈발/ 이는 언, 잃어진 추억의 조각이기에/ 싸늘한 추회 이리 가쁘게 설레이느뇨// 한줄기 빛도 향기도 없이/ 호을로 차디찬 의상을 하고/ 흰 눈은 내려 내려서 쌓여/ 내 슬픔 그 위에 고이 서리다 <설야(雪夜)-김광균>
한 폭의 풍경화 같다. 밤, 불빛 속에서 화자는 뜰에 나가고 눈은 내려서 소복소복 쌓인다. 어느 누군가 소식을 전하듯이 내리는 깨끗한 눈, 화자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차디찬 의상이 되고 화자의 슬픔이 아스라이 전해지는 한 장면이 된다. 이미지의 표현이 멋지다. 언어로 그린 한 폭의 그림이다. 시인이 모더니즘 계열의 회화적인 시를 쓴 사람이고, 이 시가 그의 대표적인 작품 가운데 하나다. 멋진 언어의 조각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하물며라는 말이여, 참으로 아름답도다./ 그 말에는/ 슬픔 가득한 눈동자가 들어 있고. 아무것도 아닌 사람을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다시 한 번 돌아다보는 사랑이 들어 있다./ 비천한 것들에 대한 굉장한 비탄이 들어 있다// 사랑하지 않는 마음에는/ 하물며가 없다./ 마음이 마음이 아닐 때 들려오는 말이여,/ 하물며라는 증오를 거부하는 말이여,/ 아무것도 아닌 네가 아무것도 아닌 나를/ 한 번 더 은은히 돌아보는 눈길 같은 말이여/ 한없는 바닥에서 굉장히 쟁쟁한 말이여 <‘하물며’라는 말-김승희>
<하물며>라는 말은 “그도 그러한데 더욱이. 앞의 사실이 그러하다면 뒤의 사실은 말할 것도 없다는 뜻의 접속 부사”다. 이 단어를 멋지게 표현하고 있다. 슬픔과 사랑으로 치환해 표현하고 있고, 비탄이 들어 있다. 증오를 거부하는 말이고 따뜻한 눈길이 머무는 말이다. 이 말이 품고 있는 어떤 사실에 대한 다함없는 마음이 진하게 들어있는 언어의 숨길을 느낄 수 있게 표현하고 있다. 정말 우리말 부사의 적절한 묘미를 일깨워 있고 있는 멋진 글이다.
푸른 하늘을 제압하는 노고지리가 자유로웠다고 부러워하던 어느 시인의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
자유를 위해서 비상하여 본 일이 있는 사람이면 알지 노고지리가 무엇을 보고 노래하는가를 어째서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가를 혁명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
혁명은 왜 고독해야 하는 것인가를 <푸른 하늘을-김수영>
선각자들의 길은 늘 외롭다. 미지의 길을 홀로 가야 하기 때문이다. 길을 이끌어 가는 자들은 그러므로 아프다. 앞장서 길을 가다보면 가시밭길도 가야하고 돌길도 가야한다. 황무지도 가야하고 사막도 건너야 한다. 그러다 보면 장애물도 많이 만나게 되고, 그것을 극복하려면 피도 흘려야 한다. 피의 냄새가 나는 자유에의 길, 노고지리도 그런 것을 보기 때문에 외롭고 힘든 상황을 울고 있는 것이리라. <혁명>, 생명과 피와 긴장의 시간을 함께하는 그런 길이리라. 시인의 자유를 향한 고독한 노래가, 강한 의지가 보여 지는 글이다.
나무는 몰랐다 자신이 나무인 줄을 더구나 자기가 하늘의 우주의 아름다운 악기라는 것을 그러다 늦은 가을날 잎이 다 떨어지고 알몸으로 남은 어느 날 그는 보았다 고인 빗물에 비치는 제 모습을 떨고 있는 사람 하나 온종일 그렇게 조용히 하늘 아래 울고 있는 자신을 <나무-이성선>
나무의 속성을 그려나간다. 나무를 통해서 나무와 같은 존재를 그려나간다. 그는 세상에 꼭 필요한 존재다. 하지만 자신은 모른다. 자신이 세상에서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하지만 어느 날 자신에 대해 자각을 하고 순수하고 여린 자신을 인식하면서 모든 것들을 수용한다. 자신의 진면목을 바라보면서 인지의 지평을 넓힌다. 그것은 헐벗은 가운데 겨울을 견디는 자신의 모습이다.
나무 하나가 흔들린다/ 나무 하나가 흔들리면/ 나무 둘도 흔들린다/ 나무 둘이 흔들리면/ 나무 셋도 흔들린다// 이렇게 이렇게// 나무 하나의 꿈은/ 나무 둘의 꿈/ 나무 둘의 꿈은/ 나무 셋의 꿈// 나무 하나가 고개를 젖는다/ 옆에서/ 나무 둘도 고개를 젖는다/ 옆에서/ 나무 셋도 고개를 젖는다// 아무도 없다/ 아무도 없이/ 나무들이 흔들리고/ 고개를 젖는다// 이렇게 이렇게/ 함께 <숲-강은교>
세상은 혼자가 아니다. 더불어 살아가야 할 공간이다. 혼자서 아무리 잘 한다고 해도 그것은 미약함이다. 서로 어울릴 때 힘이 된다. 모두가 함께하는 것이다. 촛불도 함께했을 때 의미가 있었다. 커다란 불꽃이 될 수 있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숲을 보라, 나무들을 보라, 어디 바람에 혼자 견디더냐.
거미새끼 하나 방바닥에 나린 것을 나는 아무 생각없이 문밖으로 쓸어버린다. 차디찬 밤이다.
언제인가 새끼거미 쓸려나간 곳에 큰거미가 왔다 나는 가슴이 짜릿한다 나는 또 큰거리믈 쓸어 문밖으로 버리며 찬 밖이라도 새끼 있는 데로 가라고 하며 서러워한다
이렇게 해서 아린 가슴이 싹기도 전이다 아데서 좁쌀알만한 알에서 가제 깨인 듯한 발이 채 서지도 못한 무척 작은 새끼거미가 이번엔 큰거미 없어진 곳으로 와서 아물거린다 나는 가슴이 메이는 듯하다 내 손에 오르기도 하라고 나는 손을 내어미나 분명히 울고불고할 이 작은 것은 나를 무서우이 달아나버리며 나를 서럽게 한다 나는 이 작은 것을 고히 보드라운 종이에 받어 또 문밖으로 버리며 이것의 엄마와 누나나 형이 가까이 이것의 걱정을 하며 있다가 쉬이 만나기나 했으면 좋으련만 하고 슬퍼한다. <수라-백석>
가족들의 참람한 상황을 거미를 통해서 표현하고 있다. 일제시대 유리걸식을 했던 우리 민족의 아픈 상황을 생각해도 될 듯하다. 유랑민이 되어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우리 민족의 아픔을 거미들을 통해서 보고, 그들을 보듬는 아름다운 마음을, 따뜻한 마음을 일깨워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마음에 따뜻하게 일어오는 화자의 행위를 함께해 본다.
사랑은 조용히 오는 것/ 외로운 여름과/ 거짓 꽃이 시들고도/ 기나긴 세월이 흐를 때/ 사랑은 천천히 오는 것/ 얼어붙은 물속으로 파고드는/ 밤하늘의 총총한 별처럼/ 조용히 내려앉은 눈과 같이/ 조용히 천천히/ 땅속에 뿌리박는/ 풀처럼 사랑은/ 더디고 조용한 것/ 내리다가 흩날리는 눈처럼/ 사랑은 살며시 뿌리로 스며드는 것/ 씨앗이 싹트듯/ 달이 커지듯 천천히 <사랑은 조용히 오는 것-글로리아 밴더빌트>
이 글의 포인트는 <천천히> <조용히>다. 그렇게 과격하지 않고 그렇게 요란스럽지 않고 그렇게 부대끼지 않고 스며들 듯이 사랑은 움직인다. 사랑이 열정적이라고 하는 누군가의 이미지를 완전히 소멸하게 만드는 정서를 보여주고 있는 글이다. 여기에서 사용된 용어들은 모두가 잔잔하고 따스함을 느낄 수 있게 만드는 것들이다. <물속> <별> <눈> <풀> <뿌리> <달> 등의 이미지가 그들이다. 잔잔하게, 차분하게, 아늑하게 다가오는 것이 사랑이라는 정서를 표현하고 있다. 주로 열거의 표현 방법을 사용해 번역된 율문이다. 리듬감이 열거에 의해서 드러난다. 원본이 어떤지 몰라 리듬을 잘 살필 수는 없지만 번역된 글을 보면 대충 열거가 리듬이 되고 있다는 것을 유추해볼 수 있다. 사랑의 <끈기> <은근>을 우리들에게 일깨워 주는 글이다.
대추 밤을 돈사야 추석을 차렸다 이십 리를 걸어 열하룻장을 보러 떠나는 새벽 막내딸 이쁜이는 대추를 안 준다고 울었다
송편 같은 반달이 싸리문 위에 돋고 건너편 성황당 사시나무 그림자가 무시무시한 저녁 나귀 방울에 지껄이는 소리가 고개를 넘어 가차워지면 이쁜이보다 삽살개가 먼저 마중을 나갔다 <장날-노천명>
우리 선조들의 삶의 모습이 잘 드러난다. 장날을 소재로 아이의 순수한 마음이 잘 표현하고 있고, 간절함이란 정서가 멋지게 나타나고 있다. 기다림의 정서를 삽살개를 통해서 그려주고 있고, 장터에 오가는 집안 풍경이 그리움이 되어 나타난다. 장터에서 돌아오는 그림 같은 시골풍경이 선명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사슴의 시인 노천명의 순수하고 따뜻한 마음이 잘 드러나는 시다.
하늘의 무지개를 볼 때마다 내 마음은 뛰노나니, 나 어려서 그리하였고 어른이 된 지금도 그러하거늘 나 늙어서도 그리할지어다. 아니면 이제라도 나의 목숨 거둬 가소서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소원하노니 내 생애의 하루하루가 자연에 대한 숭배로 이루어질진저. <하늘의 무지개를 볼 때마다-월리엄 워즈워스>
무지개를 보면서 삶의 성찰하고 있는 시다. 아이가 어른들의 지혜로 표현 되고 있는 것은 순수 때문이리라. 자연을 보면서 가슴 뛰는 것은 순수의 다른 이름이다. 자연에 모든 것을 의탁하듯이 무지개를 보면서 황홀해 하는 화자의 마음이 잘 드러난다. 그것은 경탄이다. 그것은 생명까지 내어놓을 수 있는 경탄이다. 이 시는 자연이 주는 신비와 지혜에 대한 놀라움을 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것이 무지개를 통해서 나타나고 있다. 이 시는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 시다.
내게 땅이 있다면 거기에 나팔꽃을 심으리 때가 오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보랏빛 나팔소리가 내 귀를 즐겁게 하리 하늘속으로 덩굴이 애쓰며 손을 내미는 것도 날마다 눈물 젖은 눈으로 바라보리 내게 땅이 있다면 내 아들에게는 한 평도 물려주지 않으리 다만 나팔꽃 피었다 진 자리에 동그랗게 맺힌 꽃씨를 모아 아직 터지지 않은 세계를 주리 <땅-안도현>
맑은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시다. 자연이 주는 혜택을 그대로 누리겠다는 겸허한 삶의 자세가 잘 드러난다. 땅이 있다면 나팔꽃을 심겠다. 그 나팔꽃이 주는 혜택을 누리겠다. 맑고 깨끗한 심성만이 누릴 수 있는 경관이다. 나팔꽃이 종일 들려주는 소리를 <보랏빛 나팔소리>로 표현한다. 얼마나 감각적이고 매력적이랴. 그리고 땅을 아들에게는 한 평도 물려주지 않겠다. 땅을 소중히 여기는 그 마음만 물려주겠다는 이야기를 통해 무엇이 가장 가치 있는 것인가를 일깨운다.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를 자식에게 유산으로 주겠다는 말은 진정으로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과도 연결될 수 있으리라.
책에서 나오면서
날개가 달린 언어의 흐름에 숱한 시간 마음을 주고 있다. 잘도 모았다는 생각이 든다. 매일 한 편씩 음미해 보는 글들은 영혼을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 진한 감사의 마음이 되는 것은 그만큼 풍족한 마음이 되었다는 뜻이리라. 날마다 아침의 문을 열면서 만난 언어들의 조각이 낱낱이 고운 꽃씨가 되어 내 삶의 길 앞에 있다. 이제는 그 꽃들을 심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하는 노력이 있어야 하겠다. 오늘도 꽃씨를 잘 갈무리하면서 척박한 땅이라도 씨앗을 뿌려본다. 다시 꽃 피는 그날들을 그려본다. |
|
잊지 않기 위해 매일 시 한 잔을 마십니다.
꿈꿔왔던 날의 황홀람 첫눈 내리던 날의 설렘 사랑하는 이와의 행복 오해가 빚어낸 상처...
시 한 편을 읽고 필사할 수 있는 페이지가 있다. 고운 시를 읽는 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 내 손으로 다시 적어 봄으로써 내 몸과 마음에 시심을 쏟아 붓는다.
한 잔, 오늘의 시를 골라보세요 한 잔, 오늘의 시를 읽어 보세요 한 잔, 오늘의 시를 따라 써보세요 한 잔, 오늘의 시를 마셔보세요
글씨 쓰기를 좋아하는 나는 연필을 쥐고 시를 따라 써 봅니다. 마음에도 시가 들어 찹니다. 다양하고 예쁜 필체의 캘리그라피도 만나고, 인쇄체의 시도 만납니다. 거기에 더해지는 나만의 시로 다시 탄생합니다.
매일 숙제처럼 하루 일을 마치고 시 한 잔을 마시러 추켜 듭니다. 어느날은 과음으로 여러 편의 시를 읽고 또 쓰고 있는 나를 발견합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다른 종이에 또 써도 되니까요.
좋은 시들을 묶어 놓은 시집도 좋아해서 자주 사서 봅니다만, 이렇게 필사까지 구성해 놓은 책도 아주 좋았습니다. 골라 놓은 시들도 하나 같이 과음하고 싶도록 멋진 시들이네요. |
|
아버지께서 뭐 볼만한 시집 없냐고 물어보셔서 이책 저책 둘러보다가 매일, 시 한 잔이라는 책을 보니 워낙 유명해서 전부터 알고 있던 국내 작가들 뿐만 아니라 몰랐던 국내 작가들, 해외 작가들까지 고루고루 작품이 실려 있는데다가 심지어 그냥 읽어도 좋은 작품들을 멋들어진 캘리그라피로 써둔 각각 다른 페이지들을 보고 아 이거다 싶어서 냉큼 구매했습니다. 물론 선물받으신 아버지도 좋아하셨고 받아보니 화면보다 더 예뻐서 소장가치 충분한 책인 것 같아요. |
|
윤동주외 55인의 시들로 엮였다. "오늘도 시를 읽고, 쓰고, 가슴에 새기다"라고 겉표지에 적혀 있다. 북로그컴퍼니에서 펴낸 책이다.
당신의 마음을 따스하게 적셔줄 감성 라이팅북! 매일 시 한 잔, 함께 마실까요?
차 한 잔이 주는 여유와 위로처럼 내 마음 알아주는 시 한 잔이면 오늘 하루도 포근합니다.
사랑에 들뜨던 날도 슬픔에 가라앉던 날도 시 한 잔으로 따스하게 감싸주세요.
그럼 당신의 오늘 하루가 조금은 더 편안해질 거예요.
- 표사에서
시 한 편이 적혀 있다. 인쇄된 시도 있고, 캘리그라피로 써진 시도 있다. 해설은 감상은 독자의 몫이다. 어떤 시의 옆자리는 필사할 수 있도록 비워져 있다. 어떤 시에는 사진이 덧붙여져 있다. 감상의 묘미를 더하기 위해 오래 궁리한 흔적이 보인다.
한 편의 귀한 시를 만나서 소리내어 읽고 가슴에 새기고, 필사까지 할 수 있는 행복한 순간은 시집 한 권을 온전히 마음에 담는 활동인 것 같아서 책이 더 소중하다. 책을 다 읽고 덮었을 때는 필사까지 더해서 내가 완성한 듯한 뿌듯함이 느껴졌다.
한 글자 한 단어를 필사하면서 시를 쓴 작가의 마음을 헤아려보고, 소리내어 읽어 보면서 시에 더 깊이 빠져들었다. 외워서 낭송까지 하게 된 몇 편의 시들, 이미 알고 있었던 시들은 반갑고 소중하다. 귀한 책을 갖게 되어 행복하다. |
|
매일, 시 한 잔 리뷰입니다. 학교 다닐 때 다른건 다 못해도 언어영역은 자신만만하던 저였는데 나이 때문인지 아니면 디지털 콘텐츠에 물들어 버린건지 요즘 점점 언어능력이 떨어지는걸 느끼게 되더라구요. 필사가 도움이 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어려운 책 보다 조금 쉽게 필사를 할 수 있도록 고민하다가 매일, 시 한 잔이라는 책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시인의 아름다운 시들이 모아져 있어서 매일매일 시 한 편 씩 필사 할 때마다 마음의 명상을 하는 느낌이에요. 처음 책 구입하고 나서는 매일매일 하던 필사를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조금씩 미루게 되었지만 그래도 필사를 하면서 시 한구절마다 의미를 되새기다 보면 빠르게 흘러가는 제 일상에 마음의 양식을 채워주는 느낌이어서 좋아요.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책 마지막장 까지 열심히 꾸준히 필사해가며 내면을 살찌우도록 하겠습니다. |
|
중2지만 아직도 어린 아이이고 싶어하는 딸래미의 어린이날 선물로 주문했습니다. 시집을 건네며, 아빠도 한때는 문학소년이었다는 말에 혼자 빵 터지네요. 이유는 알 수 없으나 뭐 그맘때는 떨어지는 낙엽에도 까르르 웃음이 터질 때이기는 하죠.
사랑하는 사람이 미워지는 밤에는 -도종환
사랑하는 사람이 미워지는 밤에는 몹시도 괴로웠다 어깨 위에 별들이 뜨고 그 별이 다 질 때까지 마음이 아팠다
사랑하는 사람이 멀게만 느껴지는 날에는 내가 그에게 처음 했던 말들을 생각했다
내가 그와 끝까지 함께 하리라 마음 먹던 밤 돌아오면서 발걸음마다 심었던 맹세들을 떠올렸다 그 날의 내 기도를 들어준 별들과 저녁하늘을 생각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미워지는 밤에는 사랑도 다 모르면서 미움을 더 아는 듯이 쏟아버린 내 마음이 어리석어 괴로웠다
|
|
코로나 땜에 집에만 계시는, 필사와 캘리를 좋아하는 엄마를 위해서 구매한 책입니다 : )
캘리공부는 열심히 하셔도 필사는 한번도 안해보셔서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ㅎㅎㅎㅎ
엄마도 책을 받자마자 너무 좋아하셔서 잘 골랏다싶네요.
요즘 매일매일 꾸준히 할수 잇는 취미가 생겼다고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니 저도 기분이 좋네요.
yes24에서 여러모로 필사나 캘리책을 찾아보고 꾸준히 선물로 사드리도록 해야겠어요 ㅎㅎㅎㅎㅎ |
|
간만에 시를 소리내어 읽어보았네요.. 아침에 아이들한테 읽어주고 내용도 알려줘보고 애들도 신기한지 다른책에 있는 시를 찾아오네요. 시한잔의 여유 좋았어요. 날좋아 보고 사봤는데 시집이란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지네요. 두고두고 가방에 넣어두고 꺼내서 한잔씩^^ 몇번씩 읽히는 시도있고 가슴 아련해지는 시도 ..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시도 있도... 사랑의아픔도 있네요. 소설도 좋지만 오늘 이책 받아읽어보니 함축의 단어들도 굉장한 매력이있다는걸 알게됐답니다.
|
|
시와 시인은 그 시대를 한몸으로 표현한다. 오늘도 시 하나로 하루를 시작한다. 윤동주 한용운 너무 익숙해서 너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일 뿐이다. 하루 하루 명상하면서 시를 읽고 쓰고 낭독하고 음미한다. 시에서 시인이 간절하게 혹은 무념으로 ... 우리는 모른다. 다만 시인이 우리에게 한 얘기를 다시 읽어볼 뿐이다. 마음이 닿는대로. 오늘도 시 한편과 마음 한편 정리하고 다시 하루 일을 시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