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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봄, 앞으로 몇 번이나 이 봄을 맞이할 수 있을까, 글을 쓴 적이 있다. 명 짧은 우리집안의 평균 생존 기간을 고려한다면 내가 겪고 있는 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에 대한 감상이었다. 봄을 힘들게 지나야하는 사람들에게 역설적으로 들릴만한 말이었지만 그렇게 힘들게 지나온 봄은 이미 안중에 없다. 한여름 뒤집어쓴 이불 같은 무더위가 어서 지나가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으니 말이다. 오늘 소개하고 싶은 책은 고은규의 "데스케어 주식회사", 뿔, 2012. “놀라운 가독력”이라는 한마디의 말로 일단 정의하고 차근차근 읽어보자. 고독사에 관한 유머스런 상상력이 침을 고이게 하는 소설, 입안을 감도는 열대과일의 향취가 읽는 내내 나를 키득거리게 했고, 적삼바지 흠뻑 젖은 어린 스님처럼 나를 궁싯거되리게 만들었다. 그런데, 책장을 덮으니, 아, 이건 뭡니까, 제법 씁쓸한 뒷맛이 있다. 아껴먹으려고 오래 놓아둔 원두커피의 떨떠름한 잔미라고나 할까. 어떤 사람은 무거운 책이라고 말할 것 같고, 어떤 사람은 슬픈 책이라고 수근댈 것 같다. 하지만, 내 마음대로의 독서법에 항상 최선을 다하는 나로써는 이 책은 키득대며 읽어야한다고 강변하는 바이다.ㅋㅋㅋ 스토리라인은 청미라는 29세 처자가 먹규라는 애인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데스케어 주식회사라는 고독사 관리 회사를 차리면서 시작된다. 기기, 니니, 디디, 리리 등의 회사고객들과의 좌충우돌 얼키고설키는 이야기 속에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현대인의 우화를 재밌게 소개하고, 그 과정에서 별비라고 하는 옛 친구와의 조우를 통해 자신이 살아있음을 감사하고(현재성의 위대한 긍정), 먹규와 그의 새로운 애인 나비와의 관계를 통해 고독한 현대사회의 지향을 달리기라는 어떤 이상을 제시함으로서 결말을 맺는다. 청미는 소설 속 화자로 등장한다. 독자들은 화자를 분석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셜록 홈즈에서 화자는 왓슨이지만, 여간해서는 왓슨을 주목하지 않는다. (요즘은 왓슨을 주인공으로 그리기도 하지만..^^) 문제는 화자가 주인공인 경우다. 게다가 그 주인공이 소설 속의 여러 인물들과 유기적 연관을 가지고 스토리를 풀어가는 경우라면 더더욱 헛갈린다. 그러나 데스케어 주식회사의 설립자이자 사장이자 사환이자 알바생인 청미에 대한 분석이아말로 이 소설을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인 것이다. 청미는 이 소설의 중심소재이며, 핵심 소재이다. 청미만큼 고독한 인간이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 이쯤으로 말하면 설명이 되는가? 청미는 독자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가장 많이 노출시키는 화자의 입장 때문에 덜 고독하고, 덜 외로워 보인다. 그러나 그녀의 고독은 몽유의 형태로 꿈길을 혼자 걷거나, 스토리를 가지고 죽어간 사람들의 이면을 탐사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는 영웅들의 고독과는 조금 다르지만, 청미의 고독은 이 소설을 이끄는 중심적인 고독이다. 그녀는 어머니의 죽음에 양말을 신겨주는 태생적 고독을 가지고 태어났으며, 쿵도를 습득하게 된 것은 자신의 주변을 내어주지 않으려는 후천적 고독의 완성자였고, 먹규의 입술에 매달려 이야기 속으로 녹아들어 소통하려 하지만, 사실은 자신의 이야기에 갇히는 이른바 자기소외(Entfremdung seiner selbst)라고 하는 고독의 최고 경지를 자랑한다. 이쯤은 되어야 고독사를 주관하는 주식회사 데스케어의 CEO라고 할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그러한 운명적 고독을 농담으로 풀어낼 줄 아는 매력적인 주인공!! 어떤 소설이 매력적이기 위해서는 매력적인 스토리, 매력적인 구성, 매력적인 문제 중의 어느 하나만 있어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그중의 으뜸은 역시 매력적인 주인공이 아닐까한다. 그런 면에서 이 소설은 일단 성공의 느낌으로 다가선다. 고독하지 않은 인간이 어디 있을까? 이런 문제는 논외로 하더라도, 청미가 만나는 모든 인간은 다 고독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중의적 의미) 고독한 인간은 누가 뭐라해도 오랜 친구 별비일 것이다. 별비는 엘리판터다. 베트남의 오지에서 그 거대한 몸집을 이용한 쇼를 하면서 연명한다. 우리는 이미 “엘리펀트 맨”이라는 영화를 알고 있다. 다발성신경섬유종증이라는 병 때문에 코끼리 같은 피부와 외모를 가져야했던 존 메릭의 실화를 알고 있다. 엘리판터하고 하는 별비의 모습은 그러나 청미에 의해 어쩐지 가볍게 희화되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 이것은 소설적으로 충분히 의미가 있다. 별비의 고독이 전면에 나서게 된다면 이 소설은 너무나 무겁고, 어둡고, 읽어내기 끔찍한 소설이 될 지도 모른다. 별비라는 이름이 의미하듯 별스럽게 비극적인 이 여인은 청미에 의해 희화화되는 과정을 통해 비극의 전달자로써의 일종의 완충장치라고 할 것이다. 별비를 비롯한 기기, 니니, 디디, 리리... 모든 사람들의 고독은 사람들에게 나름의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이 소설이 독자들에게 제공하는 풍부한 자양분은 사실 이런 조연들에게서 온다. 그러나 소설 속의 어느 한 인간이 조연이라고 말할 것인가, 설혹, 소설적 장치로써의 한 인물이 그런 오해에 휩싸인다고 해도, 그가 겪어낸 고독은 모두에게 금메달감이 아닐까. 또한 작가가 그 모든 인물들에게 보여주는 따스한 관심과 배려는 진실로 금메달이었다. 덕분에 그 모든 청미의 가족이라든가, 반려동물들까지도, 아니 길거리를 메웠던 장미와 개나리들조차 모두들 자기들의 목소리를 가진다. 스토리를 만들어간다. 그것이 이 데스케어 주식회사의 자산이고, 영원한 지분이다. 소설의 결말은 예상했던 대로 해피엔딩이다. 나는 소설의 첫장에서 개님이를 향한 개나리들의 환호야말로 이 소설의 가장 확실한 복선이라고 생각하니까. 가장 확실한 결말은 별비의 도전이다. 그녀는 청미와의 오랜 조우를 통해 인도를 향해가는 첫걸음을 시작한다. 사실 코끼리 마을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도전은 시작하는 것만으로 가치가 있는 경우도 있다. 현실 속에서의 모든 도전은 가능성에 대한 도전인 것이다. 그렇게 별비의 도전이 각광을 받는다. 아름다운 결말이다. 또 하나의 결말은 미래를 향해 열어둔다. 먹규와 나비가 달리기를 하는 것이 그것이다. 달리기의 목적지에는 별 것도 아닌 것이 있거나, 심지어는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인생이 의미를 가진다면 지나친 역설일까? 아무 것도 없음으로 모든 것이 될 수 있는 것, 그것이 이 소설의 결말이리라. "소외"라는 진부한 주제를 트렁커라는 참신한 소재를 이용해 노련하게 접근해갔던 고은규 작가는 데스케어 주식회사를 통해 소외의 극단적 형태로써의 고독사를 작품화함으로써 주제를 한층 심도있게 탐구해 들어가고 있다. 고독한 인간이 고독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모든 죽음은 고독하리라. 오색실 꽃상여에 온 세상이 슬퍼하는 죽음이라고 저홀로 피었다가 죽어가는 고독사의 죽음과 하등 다를 것 없으리라. 나는 이 소설을 통해 고독사를 사회문제화하고, 어떤 정책을 내놓으라고 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다만 키득대며 소설을 읽어 가다가 작가의 다음소설은 과연 어느 곳을 향하게 될 것인가를 상상하는 것이야말로 고은규빠를 자청하는 나같은 독자들에게 진정 의미있는 일이 되지 않을까? 새로운 문학의 지평을 기대하며, 긴 감상을 읽어주신 여러분들과 같이 키득키득댄다. 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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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사회라는것에 잘적응하지 못하는 인물이 고독사를 걱정하는 인물들의 죽음을 관리해주는 사업을 시작한다. 매일 전화로 확인하고 얼마간 연락이 안되면 조건대로 처리해주는것. 비참하게 발견되는것으로부터 지켜주는것이다. 이야기는 약간의 판타지가 들어가지만 결국은 그래도 살아서 서로 부대끼는것이 그래도 우리가 죽음을 두려워하는것보다 나은 것이라 말한다. 죽지못해 사는것도 사는것에 감사할 일이라고 대놓고 말한다. 작가들은 이렇게 분명하게 자기하고싶은 말을 담아낼까. 그것도 남의 이야기처럼 능청스럽게.....남 잘난거 ㅡㅡ 부럽다. ㅡ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