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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자고 나 아닌 사람을 해치거나 죽여야 하는 상황, 생존의 본능에 의한 것이든 이기적인 계산에 의한 것이든 참 서글프고도 잔인한 생의 단면이다. 이렇게 해서 살아야 하는 건가 싶다가도 이렇게 해서라도 살아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면, 의욕을 넘어서 체념이 된다.
1권이 사건 중심으로 전개되는 역사 서술이었다면, 이 책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한국, 중국, 일본이 최근 200년 동안 비슷한 시기에 어떻게 다르게 살아왔나를 그려 놓고 있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유교 문화 영향을 같이 받아 보니 비슷한 점도 있지만 다른 점도 많다. 다른 점은 아마도 각 나라의 힘이나 문화 수준의 차이에 의한 결과였으리라. 배우고 싶었거나 배척하고 싶었거나.
가까운 이웃 사이의 관계는 어쩔 도리가 없는 한계를 갖게 되나 보다. 서로 비슷하고 사이가 좋으면 더할 수 없이 바람직하게 공생할 수 있겠지만, 한 쪽이 다른 한 쪽에 비해 힘이 떨어지거나 더 욕심이 많거나 더 냉혹하다면 불행은 일어날 수밖에 없다. 교육이, 윤리가, 봉사가, 희생이 어느 정도 막거나 흐름을 늦출 수는 있겠지만, 완전히 없앨 수는 없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 인정하려니 좀 참담해진다.
이 책 참 좋다. 적어도 무조건적인 미움을 느끼거나 비판을 하지 않도록 해 준다. 그래서 그랬구나, 하는 정도의 이해가 된다는 뜻이다. 다만 개인의 삶의 한계가 안타까워 한숨을 짓게 된다. '가해자 속의 피해자'라는 표현이 계속 남는 것이다. 국가와 정부와 국민과 개인, 누가 누구를 위해 또는 누가 무엇을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한다는 게 자랑스럽기만 한 것인지,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모두에게 주장해도 되는 것인지. '너는 왜 그렇게 이기적이니?'라고 비난할 때, 비난하고 싶을 때, 우리가 비난하는 대상은 정녕 무엇이었는지.
품절이라고 한다. 이 책을 읽고 역사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는 말 못하겠고, 이런 책이라면 좀더 자주 많이 읽는 게 상황을 보는 데에 분명히 도움이 된다는 말은 확실하게 할 수 있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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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의 각 사관으로 돌아본 근현대사의 두번째 책. 이번에는 실질적인 역사적 사건의 전개보다는 여러 주제를 가지고 그 시각에서 바라보는 각 국의 발전사항을 보여준다. 확실히 역동적인 사건의 전개를 보여주던 첫권때보다는 흥미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헌법의 제정, 도시화, 가정내 문화의 각국의 변화등은 충분히 흥미롭다. 중국과 한국이 일본의 침략전쟁 기억을 둘러싼 갈등은 좀 더 심화적으로 다뤄도 좋지 않았을까 싶다. 첫번째 책을 보고 교과서 같다고 했었다. 사실 중고등학교때 교과서로 어떤 것을 접한 이후에야 결국엔 자신이 관심있는 부분에 전문적 지식을 쌓고자 하지 않는가. 그런 의미에서 괜찮은 교과서를 다시 읽었고, 만족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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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의 역사학자가 모여 동아시아 공동의 역사책을 편찬하였다. 기존 한중일 역사학자들이 『미래를 여는 역사』를 편찬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1권과 2권을 각각 주제별로 구분하여 새로운 책을 발간하였다. 1권은 '국제관계의 변동으로 읽는 동아시아사'라고 하여 17세기 이후 국제관계의 흐름과 동아시아 3국의 정치적 변동과정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특히 근현대사에서 복잡하게 체결되었던 다양한 조약과 크고 작은 전쟁들이 동아시아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 분석하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 '동아시아사'가 선택과목으로 새로 도입되었고, 시중에도 동아시아사를 한데 묶어 서술하려는 경향이 점차 나타나고 있다. 이 책도 그러한 경향에 맞춰서 동아시아사를 서술하고 있는데, 한중일 역사학자가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하면서 책을 편찬했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근현대의 역사를 다루기 때문에 전근대의 역사서술이 없다는 것이다. 동북공정, 독도, 임나일본부설 등 전근대사에 첨예하게 논쟁이 되고 있는 역사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학교현장에서 '동아시아사'는 전근대부터 근현대까지의 역사를 다루고 있으며, 진정으로 동아시아 공동의 역사인식을 만들어나갈려면 근현대만이 아닌 통사체계도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아쉬운 점이 있기는 하지만 동아시아 근현대의 역사를 서로 비교하면서 보기에는 무리가 없으니 '동아시아사'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은 한 번쯤 음미하면서 읽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