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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왠지 이렇게 인사를 건네고 리뷰를 시작해야 할 것만 같다. 홍주와 경욱의 인사법. 손을 흔드는 대신 말로 건네는 '반짝반짝'.....
C'est la vie 때로는.... 어쩌면 항상... 우리의 의지대로 흘러가지는 않는 것... 그렇지만 그대로 또 받아들여야 하는 것... 그런 게 인생이잖아요. 가끔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이야기 해야 할까...하는 고민이 들 때가 있다. 잔잔하고 따뜻한 내용인데 경욱에 대해 말함으로써 책의 대강을 모두 짐작하고도 남을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리뷰는 인물에 대한 최소한의 소개와 감상으로 끝낼까 한다.
"우리 삼촌은 이름이 두 개예요. 원래 이름 하나, 어른이 되어 새로 지은 이름 하나. 나도 나중에 삼촌처럼 다른 이름을 가질 거예요."
"삼촌 이름은 뭔데? 새로 지었다는 이름 말이야."
"관심 갖지 마세요. 우리 삼촌 바람둥이예요." - 9p
꽤 당돌한 귀여움이 있는 초등학생 은돌(은석)이의 그림과외 선생을 하게 되면서 홍주, 경욱 두 사람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머리에 노란 물을 들이고 군데군데 은색을 덧입힌 은돌의 삼촌 차경욱, 이 범상치 않은 외모를 가진 남자의 비밀은 대체 무엇인가. 시종일관 하하거리며 짖궂게 장난을 치다가도 문득문득 안개가 자욱해 한 치 앞도 가늠할 수 없는 먼 허공을 응시하는 듯한 눈빛을 가진 외로워 보이는 이 남자. 그에 반해 연.홍.주. 그녀는 25살에 걸맞게 항상 통통 튀는 상큼 발랄함을 가진 소녀 같은 여인이다. 동화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고 있는 자신의 첫 책이 세상에 선보였을 때, 아무도 찾지 않는 자신의 책 진열대 앞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뚝뚝 흘려대던 마음 약한 아가씨.
'백문이 불여일견' 이라는 말이 있다. 백번 듣는 것보다 보는 것만 못하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볼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사람의 마음. 사람의 마음은 두 눈으로가 아닌 마음의 눈으로 보는 것이다. 마음 대 마음이 연결되어 서로를 느껴 가는 과정. 사랑 또한 행동 못지않게 마음으로 전해지는 따사로움이 수반隨伴되어야 한다. 홍주의 사랑은 온전히 마음으로, 손끝으로, 냄새를 통해서만 경욱에게로 가 닿을 수 있다. 그럼에도 고스란히 마음을, 감촉을, 향기를 끌어안는 경욱이다. 이쯤 되면 왜 눈으로 보이지 않는 것만 운운하느냐 하고 눈치채는 분들이 계실 것이다. 경욱은 그런 사람이다. 눈보다는 더 진실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봐야 하는...
"이렇게 생겼겠지, 연홍주는. 햇살이 따스한 봄날 오후, 해맑게 미소 짓는 소녀처럼. 노을이 투명하게 빨간 여름날의 저녁, 치맛자락을 팔랑거리며 총총총 뛰어가는 여자의 뒷모습처럼. 그리고 바람이 서늘한 가을날엔, 책에다 얼굴을 묻고서 한낮의 풋잠에 빠진 꼬마아이처럼." - 97
아침에 떠오르는 태양, 밤에 존재를 드러내는 달과 별빛. 이 자연을 마음껏 두 눈에 담을 수 있는 사람은 그것만으로도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지 알아야 한다. 이는 이 아름다운 것들을 볼 수 없는 사람에게는 한없이 가지고 싶은 무한한 미지의 낭만이니까. 아픔을 가지고서 그걸 겉으로 토해내지 못함에 외려 더 해맑고 유쾌한 웃음을 짓는 경욱이 참 안쓰러웠다. 모든 조건을 -부, 명성, 재능, 외모- 다 가지고 있으면서도 속 빈 강정처럼 공허하기만 했던 삶에 이제는 세상에서 가장 투명한 빨강, 연.홍.주.라는 여자를 담고 속 안의 슬픔을 토해내려는 용기를 가지는 그가 예쁘게만 보이더라.
딱히 복잡할 거 없이, 악조도 없이, 단조로운 듯도 한 내용의 흐름인데도 콧날이 시큰해지는 경험을 수시로 했다. 그건 글 기저에 깔린 따뜻함 때문이었을 것이다. 다만, 닭털을 너무 날려주시는 커플이기에 대패는 필수준비물이고 그게 여의치 않다면 그냥 패스 하시라...(그러면 후회할걸?^^) 동화를 쓰시는 작가님이라서인지 이 작품 속의 단어나 표현도 동심에 가득 차 있다. 여주인공의 나이가.. 딱히 아주 어린것도(?) 아닌데 그렇게 귀여움을 떨어주시니...아주 그냥... 닭털 때문에 죽는줄 알았네....그래서 아주~~ 유치하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거 같다. 그렇지만... 나에게는 유치함 보다는 따뜻함의 기운이 더 강하게 다가왔던....
에필을 인터뷰 형식으로 마무리 한 부분에서 작가님께서 남주인공 캐릭터의 모델이 된 사람들을 언급하셔서 찾아봤더니... 오우...그 이미지대로 연상하니.. 경욱의 해맑은 웃음이 어느 정도는 상상도 되더라. 미드 '코버트 어페어즈'의 오기 캐릭터(크리스토퍼 고햄.시각 장애인으로 나온다. 경욱을 상상할 때는 이 남자의 웃음을 떠올리자!!!!+_+)와 '멘탈리스트'의 제인 캐릭터의 그 웃음을 연상 했다는데..음~ 난 오기한테 반했다. 정확히는 그의 미소에.
웃는 모습이 예쁜 남자한테 반하지 않기란 어렵지.. 특히나 선한 웃음....
읽다 보면.. 여럿 문학 작가님들도 거론되기에 작가님의 취향이 어느 정도 파악되더라는. 작가님! 김영하 작가님은 저도 완소합니다~ 신형철 평론가님은 알아가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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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가슴이 먹먹해지는 소설을 만났다. 사람이 사랑을 한다는 것. 그 어떤 모든 것보다도 마음이 중요하지만 그 사람의 마음 외에 주변의 것들이 더 눈에 들어오기도 한다. 예를 들면 그 사람의 얼굴이라든가, 몸매라든가, 풍기는 분위기라든가. 그 사람의 마음을 알기 전에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들이 하나가 되어 마음속으로 들어오기도 한다. 그가 건네는 장난 스러운 말 한 마디. 그윽한 목소리, 다정함이 묻어나는 말투에서도 사랑을 예감한다. 아,, 내가 이 사람을 사랑하게 될 것 같구나. 하고 느껴지게 되는 것. 소소한 일상들 중에서도 마음이 가는 것은 아무도 붙잡을 수가 없다. 그가 어떤 장애를 가지고 있던 간에 이미 사랑에 빠져 버린 사람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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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투명한 빛을 발했을때 만난 사람. 그가 누군지, 어떤 사람인지도 몰랐지만 지나고 보니 그때부터 사랑이었단 걸 너무 뒤늦게야 깨닫게 되는 사랑. 그때 마음을 고백했더라면, 그때 어떻게든 말을 붙였더라면 하고 만약이란 가정을 자꾸 하게 되는 것. 우리는 항상 뒤늦게야 알게 된다. 그런 안타까움. 연홍주 냄새다.
불량스러운 말투며 시비를 거는 듯한 태도를 하고 있지만 그가 웃을때면 드러나는 해사한 웃음. 이토록 투명한 웃음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 차경욱. 연홍주라는 예쁜 이름을 두고 아주 달콤한 술 같다는 말을 하며 '술이야'라는 노래를 흥얼거리는 남자가 점점 좋아진다. 그림을 가르치기 보다는 그리는 것을 곁에서 봐주는 그림 선생님인 연홍주에게 그는 처음에 은돌의 삼촌으로 다가왔다. 그에게 그렇게 한걸음, 두걸음, 세걸음 다가가게 된다. 자기도 모르게.
강영흔 작가 좋아하세요?
응, 좋아해. 얼마나요? 무지 무지 무지 무지 무지 사랑은 기쁘기만 한 줄 알았더니 꼭 그렇지만은 않는가 보다. 너무도 투명한 빛을 발하던 그때의 모습을 영원히 간직하고 있을 그들의 모습들. 나는 그마저도 가슴이 먹먹해져 와 한동안을 꺽꺽대고 있었다. 연홍주가 차경욱을 바라보는 모습. 차경욱이 연홍주를 바라보는 그 애틋함에 막 가슴이 아팠다. 그동안 너무 아팠을 차경욱이 안타까워서. 그런 차경욱을 바라보는 연홍주가 애틋해서. 차경욱이 지구상에 없다면 지구가 떠내려가게 울 연홍주의 그 마음이 너무 애틋해서. 책속 주인공의 슬픔이 나의 슬픔을 끌어낸것처럼 그렇게 먹먹해 했다. 그냥 사랑이야기를 읽을 뿐인데 왜 이렇게 눈물을 흘리는지. 연홍주와 차경욱을 내 사랑으로 동일시 했나 보다. 이들이 언제나 행복하기를. 만일, 만일 그때 ... 그랬더라면. 이런 말들을 두 번 다시 하지 말기를 간절함을 담아 말하고 싶다. 김지운 작가의 이런 말투가 좋다. 어리광을 부리는 주인공 들의 모습. 단문에서 우러나는 그 마음들. 통통 튀는 단문 속에 드러나는 그런 풋풋한 주인공들을 보면 우리를 추억속에 젖게 하기도 한다. 우리가 가장 풋풋했던 그때를 기억하게 만든다. 책 속에서 작가의 다른 작품들 속 인물들을 만나는 일도 즐겁다. 다 연결되어 있는 그들의 이름들이 희미해져 다시 그들이 나왔던 책들을 훑어보고 싶게 만든다. 그리고 작가의 말에서 왠지 편안함을 느꼈다. 전보다 편안해진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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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더운 것은 참을 수 있는데 습한 더위는 참기 힘들다. 불쾌지수가 올라가고 조그만 일에도 벌컥 화를 낸다. 온몸에 짜증의 습기를 담아내고 언제든지 발사 하려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런 날에는 무시무시한 스릴러 소설도 좋고, 기분 좋은 시집이나 수필도 좋다. 하지만 나는 사랑이야기를 집어 들었다. 한동안 우울한 이야기들과 친구를 했더니 마음까지 우울해지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이 책은 이웃님들의 리뷰를 통해 만났다. 책 표지가 단순하고 예뻐서 사랑마저도 저렇게 단순하면서도 아름답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장 투명한 빨강” 투명하면서도 빨간색은 어떤 느낌일까? 빨강 안으로 들어가 버릴 만큼 겉과 속이 다 보일 정도로 명쾌한 소리를 낼 것 같은 색깔일까? 아님 겉과 속이 모두 한 사람을 사랑하는 솔직하고 잔잔한 마음을 표현한 것일까? 사랑에는 여러 가지 색깔이 있고 사랑의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어떤 사랑은 그 사랑을 읽는 것만으로 양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짊어진 기분이고, 어떤 사랑은 그 사랑을 읽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져 웃음이 나는 것도 있고, 어떤 사랑은 그 순수함에 기분 좋아져 “어떡해”를 연발하는 것도 있다. 어떤 사랑은 그 어두운 기운에 질려 축축 늘어지는 사랑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랑은 괴괴함에 소름이 돋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번에 만난 사랑은 눈물 반, 행복 반, 아픔 반, 미안함 반이 어우러진 살구 같은 사랑이다. 보드랍고 달콤하고 달달하지만 그 안엔 단단한 씨를 품고 있다. 씨를 감추기 위해 부드러움을 단련시킨 살구는 홍주와 경욱의 사랑과 많이 비슷하다.
홍주를 만나기 위해, 홍주를 사랑하기 위해 그녀를 기다린 시간이 얼마인가? 내일은 혹은 다음 주에는 그녀에게 다가가 사랑 한다 이야기 해야지 했던 경욱은 그녀에게 말도 걸어보지 못한 채 사고를 당하고 그녀 주변을 맴돌게 된다. 일반적인 사랑 소설에서 만나는 남자 주인공은 배경이나 인물이 훤하다. 물론 이번에 만난 남주도 배경이나 인물이 좋지만 한 가지 핸디캡이 했다. 앞을 보지 못하는 것. 그 둘의 사랑이 그래서 더욱 안타깝고 아프다. 하지만 그들은 서로에게 꼭 맞는 맞춤 양복처럼, 퍼즐처럼 그 자리 그대로 서로를 사랑한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 없어서, 한 여자로 내 곁에 가장 가까이 두고 싶어서, 다가서는 순간을 조금, 아주 조금 유해해 두었을 뿐인데, 돌이킬 수 없는 그 시간들을 견뎌온 지금에서야 어리석은 내 욕심을 후회합니다. 잡아채지 못한 그때 그 순간들을 아프도록 그리워합니다. 지금도 가장 안타까운 것은... 겨울날의 그녀 모습을... 이제 다시는 볼 수 없다는 것... (186) 사랑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지금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다면 용기를 가지고 고백해 보는 것은 어떨까? 그 사람도... 혹시 나를 마음에 두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얼마 전에 읽었던 책에선 사랑의 표현 방식이 폭력이었다. 자신의 몸에 새겨진 새파란 멍이 많아질수록 자신을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여자를 보면서 안타까웠다. 그걸 사랑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니.. 사랑이란 어떤 것이기에 폭력까지도 사랑이라 이야기 할까? 그 이야기로 한동안 우울했는데 오늘 만난 사랑은 주변까지도 행복하게 물들인다. 그래서 사랑은 투명한 빨간색 인가 보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 사람으로 인해 내가 행복하고 살아 있음을 인식하는 것. 그래.. 사랑은 이런 거였음 좋겠다. |
네 웃음에서 빛이 흘러 나와. 눈에서만 빛이 나는 게 아닌 가슴 속의 진심과 표정에서까지 빛이 나는 사람이 있다. 그건 그 사람의 진심을 알지 못하면 알아채지 못하는 눈부심이고, 가장 먼저는 그 사람이 진심을 담고 있지 않으면 처음부터 발하지 못하는 빛일 것이다. 그 안에서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것은 진심을 담은 사람과 그 진심을 알아보는 사람의 만남일 테지. 아름답다는 말로는 미처 다 표현하지 못할, 인위적으로 만든 조명이 아닌 오직 내 눈에 직선으로 꽂히는 빛. 여기에 그 빛을 발하는 남자와 그 빛을 올곧이 받아들이는 여자가 있다.
연홍주, 왔어요. 초등생 애어른 은돌에게 그림을 가르쳐주기 위해 찾아간 집에서 홍주는 경욱을 만난다. 까칠해 보이고 건방져 보이는 외모이고 입만 열면 건들건들 사람을 갖고 놀고, 이상하게도 오드아이로 보이는 그 눈빛마저 수상해야 하는데 오히려 홍주는 경욱을 가슴에 담는다. 때로는 가볍고 철없는 소년처럼, 때로는 무게감 있는 눈빛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그 남자가 수상하다. 연홍주의 가슴에 자꾸자꾸 파고드는 그 남자가. 그래서 홍주는 경욱에게로 간다. 마치 그게 너무 자연스러운 것처럼 마음이 가는 데로 그대로 경욱에게로 간다. 연홍주, 왔어요.
만일, 그때 그러지 않았다 하더라도... 사람은 지나간 시간에 대해 후회를 거듭하면서 만약(if...)이라는 단서를 붙인다. 만약, 만약, 만약, 만약 그랬더라면. 그런데 조물주는 참 냉정하기도 하시지. 만약이 없으니 지금 이 순간 더 치열하고 열심히 살라고 설명이나 충고 대신에 눈으로 직접 보여주기만 한다. 경욱이 홍주에게 조금은 더 시간을 가지고 다가서려 했던 그 순간을 놓게 만들어버리고, 시간과 후회라는 큰 대가를 치르게 만든 다음에야 더 깊은 진심을 갖게 만들었다. 손으로, 향기로, 머릿속으로, 그리고 가장 크게는 가슴으로 그녀를 보게 만들어버린 것. ‘시간이란 것에 대해 조금은 만만하게 생각한 대가치고는 너무 큰 거 아니야?’ 라고 항의라도 하고 싶지만, 그래서 더 깊어진 마음이라면, 더 할 수 없는 진심이라면 그대로라도 받아들이겠다고 심호흡 한번 하고 인정하겠다고. 자, 손 내밀고 악수. 지금의 나의 상황과 마음을 쿨하게 인정할게요. 더 이상은 원망도 안 할게요. 연홍주가 옆에 있으니, 계속 함께할 것을 아니까 만약이라는 쓸데없는 생각도 버릴게요. 지금 내 눈앞의 빛을 내가 보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지금 우리 서로에게 이렇게 인사하고 있어요. 반짝반짝~! 손짓 대신 소리로 인사하는 당신. 그러면, 소리가 내는 인사를 머릿속의 표정으로 다시 떠올리는 또 다른 당신. 오직 자신을 향해 있는 눈빛이라 자신만만한 당신. 역시나, 그 눈빛 당신에게 향하고 있음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또 다른 당신. 이제는 불안과 슬픔마저도 같이 안아갈 수 있다고 말하는 당신. 그래서, 당신을 사랑하고 고마워할 수밖에 없음이 당연한 또 다른 당신. 당신의 웃음을 기억해요. 가장 투명하고 맑은 빨강의 당신이 보여주었던, 표정에 그대로 퍼지게 만들었던 그 웃음을 나는 기억하고 있어요. 나의 온 몸으로....
드라마 <적도의 남자>를 보면서 내 방 안에서 눈을 감고 둘레를 손으로 만져가면서 한 바퀴 돈 적이 있다. 몇 발자국 안 되는 그 공간에서 한 바퀴 도는 시간이 참 많이도 걸리더라. 방바닥에 놓아두었던 무언가가 발끝에 차이기도 하고, 아슬아슬하게 쌓아두었던 책이 손끝에 닿으면서 무너지기도 하고, 무엇보다 밤이라는 시간보다 더 캄캄한 상태가 너무 견디기 힘들었다. 밤에 창문 사이로 희미하게 들어오던 가로등 불빛이 그렇게 그리울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도 보고 싶은 것을 못 보는 상황이라면 그 마음 어찌 다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안 보는 것과 못 보는 것의 차이를 실감하던 순간이었다. (뭐, <적도의 남자>에서의 선우는 결국 여러 가지 방법으로 세상을 볼 수 있게 되었고, 사랑하는 헤밍씨의 얼굴도 보게 되었지만.)
만약이 없기에 지금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고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들면서, 눈으로 보이는 것 말고도 우리의 진심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은 의외로 참 많을 수도 있다는 깨달음을 갖게 하던 이야기였다. 순수한 사람들의 순수했던 감정들이 그대로 들려왔을 때는 가슴 속에서 몽글몽글 꽃이 피었다지. 조금 돌아가긴 했지만, 아쉬움이 남긴 것들이 있지만, 그래도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내내 들게 했다. 이제, 두 눈을 꼭 감고 있어도 보이는 사람, 사계절의 한 계절이 빠져서 슬펐던 마음을 뒤로 하고 겨울의 그녀까지 볼 수 있어서 행복한 사람, 다시 오는 봄이 기다려지는 사람들이기에.
차경욱씨, 연홍주씨. 지금처럼 손발이 배배 꼬이게, 읽는 이들 배가 아파서 발을 동동 구르게, 표정과 가슴으로 온 세상의 빛보다 더 밝게, 눈이 부시게 사랑하고 살아가주세요. 안 그러면~!! 나도 지구가 떠내려가게 울어버릴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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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를 강타하는 태풍으로 흔들거리는 유리때문에 겁이났던 저녁이었다. 그 소리가 듣기 싫어 귀에 이어폰을 꽂고 책을 읽으려고 했지만 읽고 있던 책 내용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좌불안석 안절부절했다.. 이럴때는 책에 감정을 이입해서 몰입할 수 있는 달달한 로맨스가 딱 일 거 같다는 생각에 작은방 한 구석탱이로 이 책을 들고 들어가 앉았다. 로맨스 소설답게 예쁜 제목의 예쁜 책인 <가장 투명한 빨강>을 들고 무서운 바람소리를 잊어야겠다는 생각에...
왜 저 사람을 사랑할까? 그 물음의 정답은 없을 것이다. 어떤 사랑을 하는데는 왜? 라는 의문과 그 이유는 참 무색하다는 생각이 든다.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던 말들이나 행동이 어느 순간 가슴에 와 닿고 그런 것들로 인해 마치 자석에 끌리듯 다가가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될 때도 있고 별일 아니라는 생각에 방심을 하고 있는 사이 어느샌가 온 맘을 점령 당해 버리는 경우도 있고 그렇기에 사랑에 왜? 무엇때문에?라는 질문은 어리석은 질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연홍주.. 김홍주,이홍주. 박홍주... 였다면 로맨스소설의 여주인공답지 않았을 이름.. 은돌(원래 이름은 은석)의 그림선생님 (미술선생님이 아니다)으로 은돌의 집을 찾게 된 연홍주 약간은 삐딱한 말투, 자꾸 시비를 거는 것 같은 행동 하지만 뒤돌아서도 기억이 나게 하는 해사한 웃음 자신의 이름을 달달한 술이라고 비유하며 "~~맨날 술이야"을 읇조리는 멋진 목소리.. 그리고 웃음뒤에 있는 웬지모를 공허함과 외로운 눈빛의 소유자 차경욱.. 그렇게 연홍주의 맘은 그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연홍주의 가장 투명했던 그 시절을 기억하고 있는 차경욱. '그때 그랬더라면...' 이라는 후회와 함께 이제는 그녀를 마음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느낄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자신의 현실을 인정하고 연홍주와 함께 사랑을 지켜나가기위해 노력한다.
이들의 사랑은 책처럼 참 예쁘다. 불같은 열정도 그렇다고 조심스러운 은근함도 아닌 톡톡튀는 짧은 단문의 대화와 대화안에 상대방의 이름을 넣어 얘기하는 모습들 그 안에 그들의 사랑을 느끼기에 충분하고 , 딱 예쁘다라는 생각을 하게끔 만든다.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 눈이 아닌 마음으로 느끼고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들은 다른 연인들과는 다른 극복해야할 장애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주위 모든 사람들까지도 그들의 예쁨으로 동화되어 그들을 보듬을 수 있게 만드는 그런 재주가 있는 연인이라는 생각을 해 봤다.
책 춮판 사인회 형식을 빌어 연홍주에게 자신이 사랑을 키워왔던 그 때의 이야기와 그리고 지금의 이야기를 하는 경욱의 모습을 보면서 참 아팠겠구나 하는 생각을했다. 하지만 그들의 사랑이 눈물 흐르게하는 슬픔의 절절함은 아니었다.. 아팠겠구나 하지만 그 아픔을 받아주는 홍주의 맘.. 그래서더 예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연홍주가 원하는 것들을 같이 바라봐줄 수 없다는 자책감에 괴로워하는 차경욱에게 연홍주는 희망도, 슬픔도 기쁨도 절망도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살아가자는 거죠. 세라비 (C'est la vie)잖아요...라고 말을 한다. 차경욱에게만 해당하는 말은 아닌 듯 하다.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이. 우리가 하고 있는 사랑이 이렇듯 세라비인 것을...
김지운 작가의 책은 첨으로 접해봤다. 이 글에 나오는 강영흔작가는 베스트셀러 작가이고 여행에세이도 쓰고 번역도 하고... 김연수 작가을 염두해두고 쓴 글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외에도 작가의 개인적인 취향이 현실감있게 투영되고 있어서 오히려 더 가깝게 느껴졌다고나 할까... 마지막 부분 이 소설에 나오는 이들과 인터뷰식의 에필로그는 이 소설의 또 다른 매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할 수 없는 그들이 하는 인사 "반짝반짝"...
나도 오늘 모든 이들에게 인사를 나누어본다.. 연홍주와 차경욱 식으로.... "반짝 반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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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투명한 빨강』은 로맨스 소설에 등장하는 보편적인(?)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이 등장하는 것 같다. 여주는 몇해 전 자신의 책을 출간한 적이 있는 이 부분은 유명한 작가라는 정체를 숨기고 살아가는 남주와 어느 정도 접점이 있으며 두 사람의 최초로 이어 준 계기가 되기도 한다.
남주인 차경욱은 표면적으로는 재벌 2세에 뛰어난 외모에 섹시하기까지 한데 몇해 전 홀로 떠난 여행에서 현지인 청년과의 오해로 인한 다툼 끝에 실명을 한 경우다. 여주인 연홍주는 지인의 소개로 경욱의 조카에게 그림을 가르쳐주게 되고 이를 통해서 두 사람이 만나게 된다.
음악에도 뛰어난 재능을 선보였던 경욱이지만 아버지는 이를 반대했고 결국 작가로서의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던 그는 경호원없이 떠난 여행에서 사진을 찍다 지금의 상태가 되었는데 실명을 하기 전 자신의 책이 출간되어 서점에 갔다가 역시나 자신의 책을 출간했지만 반응이 좋지 않았던 홍주와 마주한다.
그 당시 홍주는 첫 책에 대한 기대만큼이나 실망과 상처를 얻어 경욱과 부딪히지만 울고 있어서 그의 얼굴을 보지 못한다. 그러나 그 모든 홍주의 모습을 지켜보았던 경욱은 이상형이 울때 예쁜 여자라고 할만큼 그녀에게 빠져든다.
결국 자신의 마음을 전하지도 못한 채 여행에서 상처를 안고 돌아온 그의 집에 조카를 가르치러 온 홍주는 처음에는 그의 상태를 알지 못하다가 책장 위에 꽂힌 책을 꺼내려다 사다리에서 넘어진 그의 모습과 그가 꺼내려던 책을 통해 어딘가 이상했던 그의 상태를 인지하게 되는데...
실명을 했지만 홍주에 대한 마음이 그를 살게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그는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고 필명으로 활동하는 작가인 경욱의 팬이였던 홍주는 팬사인회를 통해서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의 정체를 알게 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두 사람의 사랑은 여느 연인들 못지않게 알콩달콩하고, 톡톡 튀는 두 사람의 대화는 이야기 전체에 밝은 분위기를 선사해 어떻게 보면 침울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상쇄시켜 경욱과 홍주의 사랑을 더욱 행복하게 만들어주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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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내내 설레었다. 뱀파이어 같은 삼촌. 부자에, 재능도 많고, 잘생기까지한 이 남자. 자뻑을 날려도 멋지기만 하다. 하지만 단 한가지......아픔이 있다.
본의 아니게 뱀파이어가 되어버린 은돌이 삼촌, 차경욱. 그런 뱀파이어를 사랑하는 은돌이의 미술 선생님, 연홍주.
새콤달콤한 둘의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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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너무나 예쁜 글입니다. 마지막장을 덮고도 여운이 쉽게 가라 앉지 않아 마음에 드는 책이 될것 같은 느낌을 주더라구요. 그래서 저의 오래된 습관을 깨고 목차를 훑어 보았어요. 김홍주가 아닌 연홍주라서 더 잘어울리는 그녀의 이름... 많이 연홍주라는 이름이 반복됩니다. 어감이 너무 이쁘죠... ㅎㅎ 연주의 표정을 읽을수 없는 경욱에겐 자신의 상황을 알려주는 가장 좋은 방법 이었던것 같아요. 되었을때에도 홍주가 건네는 이야기로 다 볼수 있었지요. 따뜻한, 어느 하나 모자람이 없던 그에게 닥친 시련은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이었어요. 큰 아픔이었을것 같아요. 홍주와의 만남에 용기를 내어준 그에게 박수를 치고 싶을 정도 였어요. 홍주만큼이나, 그렇게 홍주앞에 나타나준걸 감사하고 싶더라구요. 뱀파이어...를 상상하다보니 어느새 저도 강영흔의 팬이 되어 있었어요. 보이더라구요.ㅎㅎ 마음으로검색까지 해봤었네요. ㅎㅎ) 와 그녀의 부모님... 그리고 친구들... 까지 이 글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정말 따뜻해요. 그래서 더 좋았는지도 모르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