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제는 A dangerous method이다. '(정신)치유 요법'이라는 뜻으로 method가 쓰이는 건 맞으나, 생각 외로 업계에서 이모저모 다 궁리해서 아이디어를 짜낸다는 점 알 수 있다. 돈이 걸려 있으면, 없는 머리도 초고속으로 회전시켜야 하고, 없는 지식도 뭘 쏘스로 하건 짜 내어야만 한다. 그 결과가 바보처럼 보이더라도, 솜솜 따져 보면 나름 최선의 선택이었음이 의외로 적나라하게 판명되는 일이 많다. 세상 일이 그래서 어려운 것이다. 착각이 더그럴싸해 보이고, 진실은 어이없는 경우가 어디 한둘이던가. 우리의 마음 역시 그렇다. 왜 저런 행동을 할까, 하는 의문을 캐고 캐다 보면, 결국은 모든 게 컴플렉스로 귀착한다. 내세울 것 아무것도 없는 인생이 왜 저런 허풍을 떨고,도덕적 흠집으로 가득한 한심한 신세가 가장 목청 높여 정의를 가장한 분노를 표현하느냐 이 말이다. 결국 사람의 심리를 알려 드는 길, 그 진실을 캐치하려 드는 수단이, 어떤 경우에서건 dangerous method가 되는 것이다, 역설이라고 할 수도 있고, 역설이 아니라서 더 역설적이라고 할 수도 있다. 비고 모텐슨은 요즘 거의 기억하는 이가 없을 텐데, 그래도 '퍼펙트 머더'나 '크림슨 타이드' 같은 영화에서 특유의 그 강렬한 개성이라고 하면 '아!'하는 이가 많을 줄 안다. 보다시피 이 영화에서 이렇게나 늙었다. 키이라 나이틀리는 이 무렵이면 여러 가지로 애를 쓸 때인데, 그 결과는 뭐 지금 보는 대로이다. 잔 내시의 일대기를 다룬 a beautiful mind(2002)가 있었고, 꼴통들을 다루는 어떤 당찬 전직 여경의 사도 변신기를 다룬 dangerous minds(1995)가 있었다. 이 영화는, 그 하나를 테제, 다른 하나를 안티테제로 삼은, 오묘한 정반합의 변증법적 사생아(!)라고 하면 너무 과장이겠졍? 쿄쿄 |
|
제목만 보고는.. 이 영화 도대체 뭘까.. 하는 의문점이 일었다.. 보면서도 뭐지.. 싶은.. 현대의 의사라고 하면.. 메스를 들고 자르고 수술하는 이미지가 강한데.. 이러한 이미지가 완성된 것은 얼마 되지 않은 이야기인가보다..
여튼.. 이 영화는 융과 프로이트와 슈빌라인의 이야기다.. 정신의학계에서는 최고의 업적을 자랑하는 프로이트와.. 융.. 그리고 융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준 슈빌라인.. 이들은 서로 다르지만.. 인간 본연의 욕망과 성의 관계에 대해서 파헤치려 노력했다..
프로이트는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이름.. 성심리학이라는 과목을 수강하면서도 여러번 나왔던.. 수많은 연구와 업적과 결과물을 쏟아놓으면 더이상 쌓을 수도 없을 정도의 명성을 축적했지만.. 정작 자신의 이야기는 아무에게도 하지 않았던.. 치료는 오로지 자신의 진료실 안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었던 의사..
융은.. 프로이트를 존경하며 그의 학설과 치료방법을 실천하던 의사.. 하지만..슈빌라인을 만나면서 치료는 진료실 안에서만 행해질 수 없으며,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자신도 아파봐야만 한다고 깨달아가는 의사.. 그는 신경쇠약증에 걸렸으며.. 그것을 극복한 의사..
슈빌라인은.. 다른 사람과 다른 성적 취향을 가졌다는 데에서 죄책감을 가진 인물.. 그것을 융과의 대화를 통해서 받아들여 갔으며.. 자신이 원했던 의사가 되었다.. 자신의 아픔을 연구적 역량으로 승화시킨 의사.. 그는 융이 정신의로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으며, 융과 프로이트가 함께 정신의학분야에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기를 바랐다..
인간의 본성을 연구하고 관찰하고 기록하고 새로운 학설을 만드는 의사들조차 완벽하지 않은 인간일 뿐이다.. 그들 스스로가 만든 학설의 오류에 빠지고 자신이 판 함정속으로 들어간다.. 끈임없는 분석과 분석의 연속은 자신을 분석하여 조각조각 내어 버린다..
융과 프로이트가 서로의 연구를 견제하고 지적하고 비판하면서 또 다른 방안을 모색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새로운 학설을 재창조할 수 있었다면.. 우린 새로운 인간 본성에 대해서 또 하나 더 알 수 있지 않았을까..
남겨진 글과 사람들의 말과 벌어진 상황만으로 그 이면 깊은 곳에 숨겨진 생각을 꿰뚫어 본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동조해가는 것이 강한 인간으로서는.. 참으로 어려운 일인 듯 싶다.. 인간이 인간 심리를 파고들어가는 것만큼 위험한 방법이 또 어디있을까..
뭔가 어렵고 난해한 영화다.. 세 사람의 관계의 결말이 궁금해서 끝가지 보긴 했지만..;; |
|
1. 줄거리 。。。。。。。。
프로이트에 의해 정신분석이론이 만들어지기 시작하던 1900년대 초반, 프로이트의 뒤를 이어 가장 촉망받던 융이 일하던 병원에 한 여성이 입원하게 된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학대로 성도착증을 앓고 있던 슈필라인은 융의 상담치료가 효과를 발휘해 점점 나아졌고, 의학을 공부하기를 원했던 그녀는 융의 도움으로 정신분석을 공부하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이미 유부남이었던 융과 슈필라인 사이에 불륜이 시작되고, 융은 학문적 입장에서 모든 것을 성적인 것으로 환원시키는 프로이트의 입장에 회의를 느끼며 스승이자 정신적 아버지와 같았던 프로이트와도 갈등을 겪게 된다. 융이 슈필라인과의 관계를 정리하려 하면서 둘 사이의 관계에도 심각한 문제가 생기고..
정신분석학의 초기 대가들 사이의 감춰진 사생활에 관한 이야기.
2. 감상평 。。。。。。。。
키이라 나이틀리의 연기력이 눈을 끈다. 이렇게 예쁜 배우가 이렇게 망가질 수도 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 초기의 정신적인 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던 슈필라인의 모습을 연기해내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연구를 했겠구나 싶은 느낌이 저절로 전해져온다. 턱을 쭉 빼들고 윗니를 드러내며 발작을 하는 모습은 압권.
융 역의 마이클 패스벤더의 연기도 녹록치 않다. 그는 이 영화에서 두 개의 관계를 잃어버린 남자를 연기하는데, 하나는 물론 키이라 나이틀리가 연기한 슈필라인과의 관계이고, 다른 하나는 그의 정신적인 아버지인 프로이트와의 애정(동성애 같은 건 아니다)어린 관계의 파경이다. 둘 다 한 인물의 심리상태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줄 만한 사건이었는데, 그렇다고 대놓고 크게 드러내기도 뭐한 그런 성격의 문제였으니 좀처럼 쉽지 않은 연기였을 터. 그 자연스러운 연기에, 시종일관 자기애가 가장 기본이었던 융의 캐릭터를 보며 살짝 짜증이 날 정도.
가까운 쪽이 프로이트, 먼 쪽이 융
영화 자체는 정신분석학이라는 이론적인 부분은 그다지 많이 다루지 않고 (융과 프로이트 사이의 논쟁이 잠시 등장하긴 하지만) 주로 융과 슈필라인 사이의 불륜에 집중한다. 덕분에 구조가 매우 단순해져버렸고, 딱히 흥미를 끌만한 요소들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상당히 재미있을 만한 소재를 들고 있으면서도 정작 그걸 제대로 사용하지는 못하고 있는 셈.
키이라 나이틀리를 빼면 그다지 인상적인 게 보이지 않는 작품.
|
|
데인저러스 메소드는 정신분석학계의 뿌리이자 거목인 프로이트와 융 두 남자와 그들이 치료했던 한 여자에 관한 이야기다. 흔히 위대한 인물들의 위용에 압도되어 쉽게 잊곤 하지만 그들 또한 사람이다. 존재감이 클수록 그림자 또한 짙은 법, 인간의 심리를 아무리 이론적으로 잘 설명했다고 한들 그들의 인생마저 완벽할 순 없다. 심지어 그들의 이론조차 완벽하지 않은 마당에. 이 영화는 프로이트와 융의 숨겨진 이야기와 그들이 감추고 싶었던 은밀한 욕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리고 늘 그렇듯 위인들의 뒷이야기는 재미있다. 뼈대는 흔한 멜로드라마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뒤에 프로이트와 융의 이름이 붙는 순간 특별한 이야기로 변모한다. 영화는 정신분석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로이트와 스승을 거부하고 분석심리학의 대가로 거듭난 융, 그리고 융에게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아동정신 분석의로 거듭난 사비나 슈필라인의 관계를 통해 사랑, 위선, 허영, 질투 같은 인간 심리의 복잡다단한 면을 쏟아낸다. 사건의 동력은 아마추어 정신분석가가 환자에게 몰입하는 전이현상에서 출발하지만 기실 그로부터 출발한 프로이트와 융의 대립이 영화의 핵심이다. 데인저러스 메소드는 빛나는 지점만큼 빛바랜 지점들이 도드라진다. 이 영화는 어디까지나 멜로드라마의 틀 안에 있으며 드라마의 성패는 그 안에서 빚어질 긴장감의 상승과 유지에 달려 있다. 그러나 크로넨버그식의 멜로드라마는 이를 안정감있게 성취하지 못한다. 프로이트와 융, 사비나 사이의 갈등은 생각보다 미흡하고 긴장감은 끝까지 이어지지 않으며 사건은 흐지부지 마무리된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이라 변명하기엔 드라마로서 너무 헐겁고 앙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