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뤽 고다르의 영화사들을 감상하기 전에 인용된 책들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에 찾아보게된 책이다. 조금은 난해하면서도 수려하게 이어지는 문장은 베르길리우스의 문장을 인용하면서도 자신만에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위대한 작가의 마지막 날을 다루고 있는 이 작품은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한번 쯤 도전해 볼만한 작품이다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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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가 『신곡』에서 자신의 멘토로 상정한 인물이 베르길리우스였다는 점을 상기한다면(참고로 이 소설은 서두에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와 단테의 『신곡』을 인용하면서 제사를 대신하는데, 대서사시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소설을 읽으며 독자들이 길을 잃지 않길 바란 큰 지침이자 소설 자체를 상징하는 문장들처럼 읽힌다), 유럽 문화에 베르길리우스가 끼친 영향력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소설은 로마 최고의 시인이었던 베르길리우스의 최후의 순간을 포착하고 있다. 헤르만 블로흐가 베르길리우스의 마지막을 통해 재조명한 것은 삶과 죽음, 예술과 인생의 관계이다. 소설은 베르길리우스가 황제의 생일 축연을 위해 그리스로 향하 여행을 접고 항구도시 브룬디시움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는 자신이 곧 죽게 될 것을 직감하고 자신의 대표작이자 로마 그 자체라고 평가되는 『아이네이스』를 불태워야겠다고 결심한다. "나의 생이 끝나기 전에 『아이네이스』는 불태워져야 한다." 다양한 인간군상들의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가령, 동료 시인 루키우스와 프로티우스는 작품의 탁월함을 들어 이를 제지하고, 황제 아우구스티누스 역시 『아이네이스』는 로마 제국을 상징하는 인간 과업 그 자체라며 반대한다) 논쟁으로 치닫게 되는 과정은, 거의 끝이 없는 문장으로 이어진다(그래서 이 소설을 번역하는 작업은 매우 지난했다고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장대한 서사시라고도 할 수 있다). 한나 아렌트가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작가들 중 한 사람이라고 극찬한 헤르만 블로흐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이자, 특히 토마스 만이 '소설이라는 유연한 매체를 통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놀랍고도 심오한 체험'이라고 극찬한 바로 그 소설을 읽을 기회라는 점에서도 충분히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소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