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금 복잡하고 어지러운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다 읽고 나면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브렉시트 당시 한 마을에 주목하여 그 안의 다양한 인물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야기. 가을을 처음 보았는데 다른 시리즈들은 어떨지 궁금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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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 스미스Ali Smith - 가을Autumn 최악의 시절이자 최악의 시절이었다. 다시. 세상이란 그런 것. 모든 것이 무너진다. 늘 그래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것이 자연의 섭리다. 죽음아, 나를 받아 주어 고맙다. 근데 미안하지만 나는 삶으로 돌아가야겠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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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미스의 가을 책 리뷰입니다. 앨리스미스의 4계절 시리즈 중 첫번째 시리즈 가을입니다. 영국사회를 배경으로 잡은 책입니다. 책 자체는 술술 읽히지만 내용을 이해하려면 곱씹어야하는 것 같아요. 조만간 재독을 해보고 내용을 완전히 흡수시켜야겠습니다. 재밌게 잘 읽었어요.
세상이 지금과 달리 흥미진진하던 시절, 당대의 예술가들과 어울리던 지식인이자 작곡가였던 대니얼은 이제 동네에서 늙은 동성애자라는 소문에 휩싸여 산다. 어린 엘리자베스는 우연히 학교 숙제로 이웃 사람 인터뷰를 하러 그의 집을 방문했다가 그와 정신적 교감을 나누는 사이가 된다. 이십 년 후, 엘리자베스는 대니얼의 영향으로 미술사를 전공한 대학 강사가 되고, 백한 살이 넘은 대니얼은 요양원에서 주로 잠들어 꿈을 꾸며 지낸다. 그 ‘투표’ 이후 엘리자베스가 겪는 매몰찬 도시의 분위기와 차가운 사람들, 대니얼의 꿈속에 복기되는 옛 시절에 대한 추억들, 그리고 그와 쌓은 우정의 근원과 영향에 대한 엘리자베스의 추억들을 오가며 순환을 이루던 이야기는 점차 늦가을을 향해 나아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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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 스미스의 <호텔 월드>를 먼저 읽을까 <가을>을 먼저 읽을까 고민하다가 결국 이 책을 읽기로 결정했다. 문학을 읽을 때 고전적인 분위기를 선호하는 편이지만, 앨리 스미스의 작품에 대한 어떤 글을 보게되어 한 번 읽어보고 싶었다. 앨리 스미스의 소설 <가을>은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의 전후 시점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당시 브렉시트 찬반 투표는 아주 작은 격차로 탈퇴하는 쪽이 우세하게 나왔고 영국 사회는 젊은 세대와 중장년 세대의 갈등으로 비춰지기도 했다. 소설 속에는 당시 영국의 뒤숭숭한 분위기를 잘 반영하는 것처럼 보인다. 엘리자베스는 이웃 사람을 인터뷰하라는 학교 숙제를 하기 위해 옆집에 사는 대니얼 글럭의 집을 찾가간다. 작곡가였던 대니얼은 동네에서 늙은 동성애자라는 소문에 휩싸여 살고 있다. 대니얼의 집에 방문한 엘리자베스는 그와의 대화를 통해 지성을 쌓아가며 진정한 친구가 된다. 세월이 흐른 뒤, 엘리자베스는 대학 강사로 성장하고 대니얼은 요양원에서 지내게 되었다. 엘리자베스는 투표 이후 갈등에 치닫은 사회 속에서 방황을 하게 되고 대니얼은 지나간 옛 시절의 추억을 상기시키며 인생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다. 대니얼의 시대와 엘리자베스의 시대를 오가며 영국 사회의 현재 시점을 제대로 보여주는 소설이다. 영국 사회의 냉소적인 분위기가 제목인 가을과 매우 어울린다. |
| 스코틀랜드 출신의 작가 엘리 스미스의 사계절 연작 시리즈 중 첫 번째 작품 가을이다 처음 만나는 작가인데 첫인상이 괜찮은 편이다 어찌보면 신선하기도 하고 또 냉소적인 것도 같은 소설이다 지금 이 시대의 영국을 그리는데 모든 분야가 다 담겨있다 특히 폴린 보티라는 영국 여성 팝 아티스트가 인상적이다 그녀의 그림들도 아주 흥미롭다 엘리자베스와 이웃인 글럭 씨의 이야기가 궁금하기도 하니 다음 작품 겨울을 이어서 읽어보고 싶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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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의 어머니가 지쳤다며, 엘리자베스에게 말한다. `뉴스에 지쳤어. 별것도 아닌 일에는 대단한 일인 양 호들갑을 떨고 정말 끔찍한 일은 단순하게 다루는 거 말이야. 분노에 지쳤고, 야비함에 지쳤고, 이기주의에도 지쳤어. 그걸 막아내려는 노력이 전혀 없는 데 지쳤고, 오히려 그걸 조장하는데 지쳤어. 현재의 폭력에 지쳤고 아직 일어나지 않았지만 다가올 폭력에도 지쳤어. 거짓말쟁이들에 지쳤어. 아닌 척하는 거짓말쟁이들에, 그들이 이런 일을 유발하는데 지쳤어. 거짓말을 일삼는 정부들에 지쳤어. 거짓말을 듣거나 말거나 더 이상 신경도 쓰지 않는 사람들에 지쳤어. 이렇게 두려워해야 하는 데 지쳤어. 적대감에 지쳤어. 무기력감에 지쳤어.`
요양원 침대에 누운 101살의 노인, 대니얼이 여동생을 떠올리며) 기껏해야 스무 살이나 스물한 살. 그녀의 사진은 남아있지 않다, 어머니의 집에 있던 사진들? 불에 타고 잃어버리고 길가의 쓰레기가 된 지 오래다. 하지만 어머니를 보살피던 시절에 그의 여동생이 보낸 편지는 몇 장 남아 있다. 그녀는 열여덟 살이다. 앞으로 기울어진 재치 넘치는 그녀의 필체. `친애하는 대니 오빠, 문제는 결국 우리가 자신들의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야. 우리가 어디 있는지 어떻게 보고, 할 수 있다면 또렷하게 볼 수 있을 때 절망하지 않고 가장 적절하게 대처하기로 어떻게 선택하느냐야. 희망은 바로 그거야. 이 세상에서 사람들이 타인에게 하는 부정적인 행위들을 우리가 어떻게 다루느냐, 그것뿐이야. 그들도 우리처럼 모두 인간이라는 것을, 사악한 것이든 정당한 것이든 인간의 모든 것이 우리에게 이질적이지 않다는 것을.,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는 이 세상에 눈 깜짝할 순간만 머물 뿐이라는 것을 기억하면서. 그런데 그 눈 깜짝할 순간은 다정할 윙크일 수도 있고 자발적인 무지일 수도 있는데 자신이 두 가지 다 가능한 존재임을 우리는 알아야 해. 그리고 악이 턱까지 차 있다 해도 그 너머를 볼 준비를 해야 해. 그러니까 중요한 것은 (내가 아주 잘 아는 친애하는 오빠의 따뜻하고 매혹적이고 쓸쓸한 영혼을 향해 직접 말하려고 해) 시간, 우리의 시간이 아직 남아 있는 동안 그것을 허비하지 않을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