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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얼마만큼의 나이가 되어야 '나이가 들면'이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환갑인 60을 넘겼다고 보면 이 말을 좀 수월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여기서 10년 정도 더 살고 있는 인생이라면 더더욱 자연스럽게. 아직 나로서는 도달해 보지 않은 경지인데 어떨까? 지금과 많이 다를까? 아니면 별로 달라진 걸 못 느낄까?
시인은 1944년생이시다. 나이가 들었다고 해도 그다지 무리없을. 마음이 여전히 젊은 것과는 관계없이 실제 살아온 시간이 이 정도라면, 이 시간을 겪은 이들이라면, 이 시집 속 시인의 목소리가 예사롭게 들리지 않을 것 같다. 특히 자신보다 먼저 이 세상을 떠난 친구나 선후배나 가족을 불러 보는 고요한 목소리가. 아득하고 잔잔하면서도 좀 많이 서글프고 좀 많이 애달픈 그리움이 넘치는 목소리에.
시들은 대체로 짧은 편이라 읽는 마음이 가뿐하다. 3부의 화살시편 29수는 특히 그렇다. 그런데 분량이 짧다고 쉽게 읽고 넘길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리움이라는 게 그런 것 같다. 이름 한 번 불러도 잠깐 머물러 있어야 하고, 기억 한 줌 떠올려도 잠깐 맴돌아야 하고, 미처 챙겨 주지 못했던 후회가 한 가닥이라도 솟는다면 한참 어슬렁거릴 수밖에 없는 것으로. 시인이 시인의 사람들을 부르고 있는 사이사이로 나는 내 사람들을 생각해서 좋았다.
내 나이가 내 삶에서 어느 정도의 지점을 지나고 있는지 헤아려보려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모든 게 괜찮을 것이다. 비록 잠시가 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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