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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아메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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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81. "알다마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질병이니 말이다. 그 질병은 '타인'이라는 이름이지. 머지않아 이곳에 도달할 게야. …하략…."   「타임스」가 선정한 '가장 위대한 영국 작가 50인'에 선정된 제임스 그레이엄 밸러드(J.G.Ballard)의 아홉 번째 장편 소설 <헬로 아메리카>를 만나본다. 현대문학 'JGB 걸작선' 첫 번째 책이다. 현대문학에서 작가의 걸작들 중에서 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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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81. "알다마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질병이니 말이다. 그 질병은 '타인'이라는 이름이지. 머지않아 이곳에 도달할 게야. …하략…."

 

「타임스」가 선정한 '가장 위대한 영국 작가 50인'에 선정된 제임스 그레이엄 밸러드(J.G.Ballard)의 아홉 번째 장편 소설 <헬로 아메리카>를 만나본다. 현대문학 'JGB 걸작선' 첫 번째 책이다. 현대문학에서 작가의 걸작들 중에서 첫 번째로 소개한 작품이라 더욱 큰 기대를 품고 <헬로 아메리카>로 들어가 보았다. 작품에 대한 기대는 새롭게 접하게 된 작가의 또 다른 작품에 대한 기대로 이어졌다.

 

'밸러드풍'이라는 형용사를 만들게 한 작가 밸러드의 작품 <헬로 아메리카>의 첫 느낌은 '섬세함'이었다. 표현이 너무나 섬세해서 마치 그림을 보는 듯한 그림 중에서도 정밀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섬세한 표현을 위한 독특한 문장이 두 번째 느낌 흥미로움을 주었다. 전체적인 스토리를 만나기 전에 흥미로운 작가의 문장을 만나보는 즐거움도 정말 컸던 작품이다.

 

P.114. 웨인은

대원들을 둘러보며

그들이 미국 땅에서 보낼 마지막 나날을,

수집해야 하는 표본과 서류를,

찍어야 하는 상세한 사진 자료를,

다음 탐사대를 위해 주석을 달아야 하는 지도를

언급하기를 기다렸다.

 

이 작품은 1981년에 미래에 그것도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미국의 붕괴를 배경으로 쓰였다. 1980년대라면 지금보다도 더 세계의 중심에 서 있었던 미합중국의 붕괴를 배경으로 한 것이다. 그런데 그 붕괴 원인이 전혀 낯설지가 않고 공감하게 된다. 1990년대 초반 미합중국은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붕괴된다. 그리고 아메리칸드림을 품고 200년 전 '자유의 여신상'의 나라 미국으로 이주했던 많은 미국인들은 반대로 각자 선조의 나라로 돌아간다. 그리고는 그 나라에 맞게 이름도 고치고 새로운 삶을 꿈꾼다. 하지만 미국인 혈통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게 된다. 지금도 일부 미국인들이 자행하는 인종차별에 대한 벌인듯해서 묘한 느낌을 받았다.

 

버려져있던 아메리카 대륙의 조사를 위해 2114년 특별한 탐사대가 꾸려지는 데 그들의 선조들이 미국인이었다는 것이 선별 기준이 된다. 어쩌면 못 돌아올지도 모르는 길을 오게 된 탐사 대원들의 다양한 모습들은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물론 망가진 미국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등장인물들에게 주어진 역할은 작지만 각자가 가진 사연만큼 이야기를 흥미롭게 해준다. 가장 흥미로운 사연은 역시 주인공 웨인의 몫이다. 웨인은 탐사대의 일원도 아니고 그저 '아메리칸드림'의 실현을 꿈꾸며 몰래 승선한 밀항자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탐사대를 이끌어나가는 리더가 되어있다. 작가는 미국은 붕괴시켰지만 '아메리카드림'은 파괴하지 않은 듯하다. 탐사 대원들 또한 사막의 열기와 갈증을 겪으면서도 서부로 향하는 꿈만은 포기하지 않는다.

 

P.141. 모든 종교가 사막에서 시작된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사막은 사람의 정신을 확장시킨 영역이다.

 

이 소설에는 미국을 떠나지 않았던 원주민들이 등장한다. 그런데 이들 부족들의 명칭이 너무나 재미나다. 그리고 교수 부족, 관료 부족, 갱단 부족, 이혼자 부족 등 명칭부터 흥미로운 원주민들을 통제하는 미국의 45대 대통령이 등장한다. 조금 아니 아주 많이 별난 미치광이 같은 대통령 맨슨은 열대우림이 되어버린 라스베이거스 일대를 지배하고 통치하며 자기가 미국의 45대 대통령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지금 미국의 대통령 트럼프가 45대 대통령이다. 둘을 비교해 보는 재미가 상당하다. 기이하고 별난 언행으로 이슈가 되는 점은 트럼프와 맨슨이 비슷한데 확실한 차이를 보이는 점이 있다. 맨슨을 지지하는 세력이 멕시코 10대들이라는 점이다. 지금 멕시코의 10대들이 트럼프를 지지할까?

 

작가가 상상한 범주 안에서 살았었다는 점이 비교하며 읽을 수 있다는 즐거움을 주고, 앞으로 에너지와 환경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맨슨 아니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보는 흥미로움도 주는 작품이다. 소설이 전개되는 내내 망가진 미국의 디스토피아를 섬세하게 그리고 있지만 그 속에서 '아메리칸드림'을 줄기차게 만나볼 수 있는 작품이다. 불행이 있기에 행복이 있다고들 하듯이 디스토피아를 보여주면서 유토피아를 꿈꾸게 하는 희망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이달의 사락 m******3 2019.04.18.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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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하게 현실처럼 느껴지는 그들의 미국 원정기_헬로 아메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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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했다는 구절이 떠올랐다. TV나 영화에서 봤던 미국 서부 개척시대의 흙먼지 바람이 느껴졌다.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지금 막 미국의 어느 항구에 들어선 사람들의 두려움과 설렘이 가득한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았다. <헬로 아메리카>는 시대를 넘어서 미국이 변화하는 모든 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책이다. 20세기를 살았던 SF 작가가 그려낸 21세기와 22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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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했다는 구절이 떠올랐다. TV나 영화에서 봤던 미국 서부 개척시대의 흙먼지 바람이 느껴졌다.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지금 막 미국의 어느 항구에 들어선 사람들의 두려움과 설렘이 가득한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았다. <헬로 아메리카>는 시대를 넘어서 미국이 변화하는 모든 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책이다. 20세기를 살았던 SF 작가가 그려낸 21세기와 22세기 미국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헬로 아메리카>의 작가 '제임스 그레이엄 밸러드'는 1960년대 SF 뉴웨이브 운동을 견인하며 소설의 새로운 차원을 개척함으로써 현대문학을 재정의했다고 평가받는 작가이다. 그가 상상했던 미국은 21세기에 붕괴된다. 미국인들은 그들의 땅을 찾아온 사람처럼 그리고 반대로 미국을 버리고 유럽을 비롯한 세계 곳곳으로 흩어진다. 시간이 흘러 22세기가 되어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찾아 떠나듯이 그들의 후손들은 각자의 이유를 가지고 탐험대가 되어 버려진 미국 땅을 다시 찾아온다. 그리고 이 책은 수많은 원정대 중 하나의 이야기이다.

 

?21세기에 미국이 사라진다니. 21세기를 살고 있는 내게 처음 <헬로 아메리카>의 시작은 '옛날 SF 책이네'였다. 하지만 책을 읽을수록 21세기를 살아보지 못한 작가의 터무니없는 상상이 전부가 아님을 알게 되었다. 아직 21세기는 남았고 미국으로 돌아오는 원정대는 22세기가 되어서야 출발하니, 어쩌면 <헬로 아메리카>속 배경은 SF 공상이 아니라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을법한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증기선 아폴로호가 맨허튼의 버려진 큐나드 부두에 정박하면서 <헬로 아메리카>는 시작한다. 미국이 달 탐험을 위해 1960년대에 개발한 우주선 이름이 아폴로이다. 알지 못하는 미지의 공간으로 떠나는 증기선과 우주선의 이름이 똑같다. 이처럼 <헬로 아메리카> 안에는 각각 의미를 가지고 있는 이름이 사용되었는데 단어를 찾아 보는것도 이 책이 선사하는 즐거움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책은 흥미롭지만 쉽게 읽히지는 않는 편이다. 붕괴된 미국으로 돌아가는 탐험대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그들이 미국에서 마주하게 되는 모습은 단지 SF 소설 속 묘사가 아니었다. 과거와 현재가 교묘하게 잘 섞여진, 그래서 더 SF 소설같이 느껴지지 않았고 때로는 다소 철학적인 의미에 생각이 깊어지기도 했다.

 

?<헬로 아메리카>는 처음 읽은 몇 장으로 판단할 수 없는 깊이 있는 SF 소설이었다. 작가에 의해 뒤틀리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는 것들이 가득한 22세기의 미국을 공상 소설로만 한번 읽고 덮어버릴 수가 없었다. 가상이지만 전혀 가상처럼 느껴지지 않는 그들의 공간들. 이 초현실적인 소설이 넷플릭스를 통해 영화화가 된다고 한다. 버려진 미국, 그곳으로 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과 그곳에서 기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떻게 표현될지 무척 기대된다.

 

?책 속에서 웨인은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자신이 제45대 미국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그리고 웨인 외에도 미국 대통령에 강박적으로 집착하는 인물이 등장한다. 현재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이다.

j****8 2019.04.1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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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아메리카 정말 이런 시대가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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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온도변화로 미국 전역이 사막화되고 사람의 생존이 불가한 곳이 되고 미국에서 살던 이들은 세계 각국으로 흩어져 난민으로 그 나라 사람들의 눈치밥을 먹는다! 현재 부동의 세계 강국 미국에게 이런 순간이 다가올까?  이럼 안되겠지만 소설 속에서 펼쳐지는 섬뜩함에 몸서리치기도 했지만 늘 우리를 옥죄는 갑 중의 갑 미국의 몰락이 조금은 고소하기도 했다. 출판사는 한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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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심한 온도변화로 미국 전역이 사막화되고 사람의 생존이 불가한 곳이 되고 미국에서 살던 이들은 세계 각국으로 흩어져 난민으로 그 나라 사람들의 눈치밥을 먹는다! 현재 부동의 세계 강국 미국에게 이런 순간이 다가올까?

  이럼 안되겠지만 소설 속에서 펼쳐지는 섬뜩함에 몸서리치기도 했지만 늘 우리를 옥죄는 갑 중의 갑 미국의 몰락이 조금은 고소하기도 했다. 출판사는 한때 세계를 지배했던 강대한 문화에 대한 묵시록이라 표현했을 정도로  절망의 끝에서 보여주는 미 재건의 희망을 보여주려 애쓴다.

  내가 미국인이 아니여서 그 느낌 잘 모르겠으나 유럽이 막아버린 댐으로인해 기상악화를 겪고 물에 잠기고 사막화에 이르는 몰락의 과정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아서인지 처음 소설에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정말 이런 일이 가능할까? 미국이라는 나라가 그 댐의 건설을 눈뜨고 보고만 있었을까? 트럼프 성격상 절대 그러지 못할 것 같은데 트럼프가 아니더라도 그 나라가 어떤 나라인데 저런 큰 일에 시뮬레이션 한 번 하지 않고 덜컥 허락한다는 말인가 싶었다.

  이런 소설이 대개 그러하듯 상황을 받아들이게 하는 개연성은 조금 부족하지만 막상 이야기가 전개되는 과정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욕망과 본질들이 소설의 흥을 돋운다. 웨인이 원주민을 만나고 옛 배우, 대통령들의 홀로그램 영상이 등장한 순간부터는 눈길고정이다. 소설 속 시대적 배경이 지금보다 발전된 사회인지 아닌지 혼돈이 오기는 하지만난  아무것도 없던 미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원주민들 -악화된 기상변화에도 미국을 떠나지 않고 자신의 거주지를 지킨 사람들-의 생활, 찰스가 과학자의 도움을 받아 자신이 꿈꾸는 미국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 은 마음에 들었다.

  나라면 어떨까? 글쎄~ 장담은 할 수 없지만 천둥벌거숭이처럼 튀 다니는 멕시코 소년들 같이 무장해서 싸울 것 같다. 버려진 황무지를 활용하여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이에게 앞선 이에게 빌 붙어 그렇게 나 혼자서는 대차지 못할텐니....

 

결국은 이 책도 절망의 순간 자신이 무시했던 계획으로 도움을 받고 갈등구조도 해 결되고 다 보여주지 않았지만 희망을 전달하는 메시지로 소설이 끝난다.                                                                                                                                                                                                                                                                                                                                                                                                                                                                                                                                                                                                                                                                                                                                                                                                                                                                                                                                                                                                                                                                                                                                                                                                                                                                                                                                                                                                                                                                                                                                                                                                                                                                                                                                                                                                                                                                                                                                                                                                                                                                                                                                                                                                                                                                                                                                                                                       겉멋도 살짝 들고 해서 그런 것을 댣

YES마니아 : 로얄 m******7 2019.04.2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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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아메리카》 디스토피아로 그려낸 아메리칸드림!
"《헬로 아메리카》 디스토피아로 그려낸 아메리칸드림!" 내용보기
그들 모두는 과거의 강대국이 흐릿한 햇살 속에 폐허가 된 채로 누워 있는 모습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 그들은 뉴욕 업타운의 고요한 교외 지대를 말을 타고 가로질러서, 아직도 위태롭게 걸려 있는 브루클린 브리지의 동체를 타고 롱아일랜드로 건너가, 창백한 허드슨강의 유령 너머로 저지시트를 건너다보았다. 끝없이 이어지는 지붕 없는 집들, 버려진 쇼핑몰과 모래로 뒤덮인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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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모두는 과거의 강대국이 흐릿한 햇살 속에 폐허가 된 채로 누워 있는 모습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 그들은 뉴욕 업타운의 고요한 교외 지대를 말을 타고 가로질러서, 아직도 위태롭게 걸려 있는 브루클린 브리지의 동체를 타고 롱아일랜드로 건너가, 창백한 허드슨강의 유령 너머로 저지시트를 건너다보았다. 끝없이 이어지는 지붕 없는 집들, 버려진 쇼핑몰과 모래로 뒤덮인 주차장만으로도 불편한 기분은 충분했다.    p.63

20세기 중반, 석유와 석탄과 천연가스의 소비 속도가 급증해 세계의 에너지 자원이 곧 고갈될 거라는 징조가 있었다. 결국 해결 방법이 없는 전 지구적 규모의 에너지 위기가 나타났고, 한때 번영을 누리던 국가들의 경제가 주저앉아 버렸다. 파국은 순식간에 찾아왔고 100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에서 자동차 생산이 중단되었다. 그러다 교통이 완전히 정지해 버리고, 나라 전체가 생명력을 잃어버리고 만다. 사람들은 숨통이 끊어져 가는 거대 도시에 만연한 폭력과 약탈을 피해 멀리 떨어진 소도시로, 안전한 농촌으로 이주하기 시작했고, 도시는 차츰 텅 비어갔다. 미국인들은 마지못해 짐을 싸 들고 대서양을 건너 유럽으로 이주하기 시작했고, 2030년에 이르자 미국은 완전히 버려진 땅이 되고 만다. 한때 붐비던 도시들은 그렇게 고요한 폐허로 전락해버린다.

그리고 백년 뒤, 2114년 유럽에서 꾸려진 탐사대가 한 세기 전에 버림받은 대륙 아메리카로 출항한다. 아폴로호에는 선원들과 과학 탐사대 외에 몰래 밀항한 스물 한 살 청년 웨인도 있었다. 그는 제2의 아메리칸드림을 품에 안고 폐허가 된 미국을 재건해 자신이 새로운 통치자가 되기를 꿈꾼다. 그리고 20년전 미국 원정대에 소속되어 일을 하다 행방 불명된 아버지를 찾고 싶기도 했다. 한 번도 본 적 없고, 얼굴도 모르지만, 아메리카 어딘가에서 찾아내게 될 거라고 믿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아메리카에 대한 환상을 바탕으로 꿈을 이루고 새로운 삶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나름의 계획이었다.

 

“그래, 물론 지금 아주 치명적인 전염병이 다가오고 있긴 하단다. 아주 전염성이 높고 치료제도 존재하지 않는 질병이지.”

“박사님도 알고 계세요?”

“알다마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질병이니 말이다. 그 질병은타인이라는 이름이지. 머지않아 이곳에 도달할 게야. 지금까지보다 훨씬 큰 원정대를 이루고, 이 땅을 다시 식민지로 만들려고 열의에 가득 차서……”    p.281

아폴로 원정대의 주목적은 최근 아메리카 대륙에서 검출된 방사능 수치 증가의 이유를 파악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미국에 도착하면서 항구에 가라앉아 버린 자유의 여신상을 발견하고, 황금으로 가득한 뉴욕의 땅과 마주한다. 건물에서 쏟아진 금가루가 바다로 흘러 들고 있었고, 막대한 부에 대한 기대로 그들은 환호한다. 하지만 황금빛 해변과 달리 오랫동안 버려졌던 대륙에는 거대한 타워와 버려진 쇼핑몰, 지붕 없는 집들과 건물 사이 골짜기를 메운 모래 언덕들로 창백한 유령처럼 보인다. 과연 이들은 각자가 마음속에 품고 있는 특별한 '아메리카'를 찾아낼 수 있을까? 웨인은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이 되어 폐허가 된 미국을 재건시킬 수 있을까?

현대문학에서 시작하는 'JGB 걸작선' 그 첫 번째 책이자, 제임스 그레이엄 밸러드의 아홉 번째 장편소설이다. 그는 이 작품의 후기에서 자신은 미국을 방문할 때마다 진짜 '아메리카'는 맨해튼이 나 시카고의 거리나 중서부의 농업도시가 아니라 할리우드와 대중매체가 빚어낸 가상의 공간에 존재한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한다. 할리우드가 현실보다 훨씬 영향력이 강한 가상의 미국의 이미지를 널리 퍼트리고 있어, '미합중국'이 마치 24시간 내내 방영되는 가상현실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모든 환상으로부터 가상의 미국을 구축해, 아메리칸드림의 매력적인 껍질 아래 도사린 비밀을 밝혀내기 위해 이 작품을 쓴 것이다. 그는 이 작품에서 22세기 콜럼버스들의 두 번째 신대륙 발견 여정을 따라가면서 디스토피아 렌즈를 통해 미국 문화의 최악과 최고를 특유의 환각적인 내러티브로 보여 주고 있다. 디스토피아가 된 미국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은 리들리 스콧 제작으로 넷플릭스에서 영화로 만들어질 예정이기도 하다. 'JGB 걸작선' 그 다음 작품은콘크리트의 섬밀레니엄 피플이 출간될 예정이다. 세계문학 단편선을 통해서만 만났던 제임스 그레이엄 밸러드의 작품을 본격적으로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r*******n 2019.04.1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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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아메리카』멸망 이후 새로운 아메리칸드림의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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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초두, 미합중국이 붕괴되었다… 『헬로 아메리카』 中   『헬로 아메리카』는 1981년에 초판이 발행된 소설이다. 에너지 고갈과 인위적인 환경 변화로 사람이 살 수 없게 된 북아메리카 대륙으로 떠나는 원정대의 행로를 그린다. 책을 읽기 시작한 후 몇 페이지 못가 애잔함이 느껴지는 문장을 발견했다.   웨인의 눈길은 도시의 나이 든 가부장이라 할 수 있는 옛 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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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초두, 미합중국이 붕괴되었다…

『헬로 아메리카』 中

 

『헬로 아메리카』는 1981년에 초판이 발행된 소설이다. 에너지 고갈과 인위적인 환경 변화로 사람이 살 수 없게 된 북아메리카 대륙으로 떠나는 원정대의 행로를 그린다. 책을 읽기 시작한 후 몇 페이지 못가 애잔함이 느껴지는 문장을 발견했다.

 

웨인의 눈길은 도시의 나이 든 가부장이라 할 수 있는 옛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 머물렀다. 세계무역센터의 쌍둥이 기둥도, 월가에 군림하며 네온사인으로 메카 방향을 가리킨다는 200층짜리 OPEC 타워도 보였다.

p.10

 

2020년 뉴욕 스카이라인에서는 지워진 세계무역센터가 밸러드의 소설 속 폐허 속에는 여전히 건재했다. 모든 거주민이 떠나고 광석 먼지만 가득한 도시에서도 굳건히 서있으리라 믿었던 초고층 빌딩이 종교를 앞세운 갈등으로 파괴된 것이다.

 

소설은 북아메리카 대륙 멸망 이후에 도착한 탐험가들의 모험기다. 물 속에 가라앉은 자유의 여신상은 더 이상 미국의 자유가 이전같은 모습이 아님을 상징한다. 미국은 탈출 행렬에서 낙오한 소수의 사람들이 '원주민'이 되어 태고적 부족 사회의 모습으로 사는 곳이 되었다. 유럽의 원정대에 밀항한 주인공 웨인은 꿈으로 가득한 인물이다. 떠나기 전에 친부를 찾는다는 이유를 앞세운 탈출의 열망을 가졌다면 멸망의 잔해 위에 상륙한 뒤에는 '원정대 대장'을 목표도 했다가 '미국 45대 대통령'의 꿈을 꾼다. 등장인물들은 각자가 미국 땅에서 이루고자 하는 숨겨진 속내를 가지고 있다. 미국 대륙을 동에서 서로 가로지르는 탐험 또는 방랑 속에서 서로의 욕망은 상대를 돕기도 부딪히기도 한다.

 

원정대 일행은 원시림으로 변한 사막의 도시 라스베가스에서 북미에 마지막으로 남은 문명지를 발견한다. 그곳은 타인을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질병"으로 여기는 맨슨이 다스리는 도시다. 그는 자신이 세운 왕국을 타인의 손에서 지키기 위해 미대륙 전체를 희생시키려 한다. 광기에 휩싸인 맨슨의 모습은 재난의 상황에서도 혼자만의 천국에 갖힌 지도자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그는 모두가 갈망하는 에너지를 자신의 환상을 실현하는데 소모하고 파괴할지언정 자신만의 국가를 나눌 여지는 고려하지 않았다. 이런 맨슨이 미국 초대 대통령 워싱턴의 모습을 한 로봇에게 살해당하는 모습에서 작가의 아이러니를 발견할 수 있었다. 권력이 권력을 응징하는 모습인 동시에 권력자의 모습을 본 뜬 가짜가 살아있는 권력을 처벌하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정당하지 못한 지도자의 자리는 인형의 힘에도 위태로운 법이라 해석해보면 어떨까.

 

모든 희망을 버리고 예고된 죽음을 바라보던 웨인은 천신만고 끝에 죽음의 도시에서 탈출한다. 그리고 다시 꿈을 꾼다.

 

벌써 그는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었다. (…) 언젠가 백악관에 당당히 입성해서, 자신을 예비한 행동이라는 것도 모르고 열심히 청소했던 그 집무실에 앉으리라. 수정으로 빚어낸 비행기를 타고 취임식 자리에 도착해서, 최초로 비행기 위에서 취임 선서를 하는 대통령이 되리라. 옛 꿈은 죽었다. (…) 새로운 꿈을, 진짜 미래에 어울리는 꿈을 꿀 때가 되었다. 선라이트 플라이어 편대의 초대 대통령이 되는 꿈을.

p.364

 

'아메리칸드림'은 계속된다. 재연 재해와 인간의 욕망으로 초토화된 땅에서도. 밸러드는 "아메리칸드림에 숨겨진 논리를 따라가면 결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핵 룰렛을 즐기는 맨슨 대통력으로 이어질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작은 기회만 있어도 "낙관론과 자신감"을 버리지 않는 웨인이 제45대 대통령이 되는 옛 꿈이 아니라 "진짜 미래"의 "초대 대통령이 되는 꿈"을 이루는 것이 작금에 걸맞는 '아메리칸드림'일 듯 싶다.

 

#출판사도서모임지원

s****y 2022.02.2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헬로 아메리카] J. G. 밸러드 저, 조호근 역, 현대문학, 2019년
"[헬로 아메리카] J. G. 밸러드 저, 조호근 역, 현대문학, 2019년" 내용보기
나의 호감의 촉은 틀린적이 없었다. 예견이 확답이 되는 현대문학 출판 도서를 다시 조우하는 의미는 내겐 만족의 거품을 머금으면서 쏘아올린 취향저격으로 쓰러지게 만든다. 다른 문화권의 독자들이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고 즐기기란 철옹성 같은 환경의 틀을 깨는 어려운 장애물을 넘는 기분이 들 것 같다. 어쩜, <헬로 아메리카> 첫 페이지를 펼치며 느꼈던 나의 심정이었을까? 198
"[헬로 아메리카] J. G. 밸러드 저, 조호근 역, 현대문학, 2019년" 내용보기
나의 호감의 촉은 틀린적이 없었다. 예견이 확답이 되는 현대문학 출판 도서를 다시 조우하는 의미는 내겐 만족의 거품을 머금으면서 쏘아올린 취향저격으로 쓰러지게 만든다. 다른 문화권의 독자들이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고 즐기기란 철옹성 같은 환경의 틀을 깨는 어려운 장애물을 넘는 기분이 들 것 같다. 어쩜, <헬로 아메리카> 첫 페이지를 펼치며 느꼈던 나의 심정이었을까? 1981년 출판된 21세기보다 40년 전에 미래의 모습을 예지하며 글속에 구축한 그의 아카이브를 밸러드풍 - 디스토피아적인 현대성, 암울한 경관, 기술적이고 사회적 혹은 환경적 발전의 심리적인 효과 ?이라고 부른다. 어딘지 모르게 익숙한 분위기가 영상 작품을 보는 앞선 경험이 있어서 였을까? 바로 할리우드 영화를 통해 익숙해 있는 21세기 우리라고 스스로에게 자문한다. 작가 밸러드가 성장기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역사소설 전반적으로 흐르는 이야기의 줄을 놓치 않고 따라가려니 그의 방대한 자료 수집의 면모가 느껴진다.

그는 “ 미국을 방문할 때마다 진짜 ‘아메리카’는 할리우드와 대중매체가 빚어낸 가상의 공간에 존재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미합중국’은 어쩌면 24시간 내내 방영되는 가상현실 채널의 이름일지도 모른다.”라고 그의 후기에서 시니컬하지만 솔직한 면이 엿보였다. 1980년대 전세계는 신자유주의 슬로건에 맞춰 역사의 장을 밝혔다. 미국인이 아닌 영국인이 전대미문의 독창적이고 창의적 소신발언으로 새로운 소설 세계에서 미국을 설명하는 적합한 지적으로 놀라움을 머금을 수밖에 없었다. 기름 파동을 겪은 후, 1981년도 미국 대통령 도널드 레이건의 전직 할리우드 배우를 겨냥한 <헬로, 아메리카>는 반가운 인사보다는 파괴적인 북미 대륙의 만남 이전에 해체된 도시, 마치 지옥 림보 같은 뉴욕. 그 곳은 1492년 대항해시대에 북미대륙에 상륙한 유럽 사람들은 총, 균, 무기로 무장하여 인류사에 크나큰 광란의 유린기를 초래한다. 그리고 또하나의 다른 형태의 아메리카 드림은 SF, 2114년 유럽에서 지쳐 빠진 유럽을 등지기 위해 ‘환상’을 동력으로 움직이던 탐사원정대가 제2의 대항해시대에 아메리카 대륙으로 출항한 탐사선에 과학자들(물리, 화학) 그리고 기계공 네피어와 아폴로호 선장 스타이너, 더블린 출신 밀항자 웨인이 제2 아메리카 드림을 꿈꾸며 도착한 곳은 폐허가 된 기괴한 유물들과 빛에 반사된 모래알이 금빛으로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키는 디스토피아 세계에서 웨인의 꿈은 신기루처럼 사라져 버린 걸까?

신대륙 발견이후 서부 개척시대, 할리우드 대중매체, 도박, 핵무기등 200여년 미국사를 한 권에 담아낸다. 맹주하는 미치광이들, 온통 파괴된 버려진 땅, 개인의 야욕에 매몰된 사람들, 그리고 역설적으로 아메리카 드림이 베링해에 세운 댐으로 인한 기후 변화로 사하라 사막화가 되어 버린 미국땅을 작가 밸러드의 솔직담백한 미래 예언적 소설을 만났다.
기후 변화 현상으로 사막화가 되어 버려 물이 귀한 디스토피아 북미대륙이 현재 검은 대륙 제3 세계가 시달리고 있는 문제들과 유사하다. 소설 속에서 물을 구하는 선장 스타이너와 웨인이 나누는 대화를 통해 ‘스타이너를 믿어도 될까? 아마 아닐 것이다. 웨인은 불현듯 선장이 그들을 버리고 떠나면 자신이 탐사대의 지휘권을 쥐게 될 것임을 직감 했다.
"선장님은 왜 아메리카에 온 건가요? 여긴 아무것도 없는 데요."
“바로 그 때문에 온 거지. 게다가 너 자신도 그 말을 믿지 않을 텐데. 여긴 뭐든 있는 땅이다." ’(90p) 아무것도 없는 곳을 원정의 목적지가 되어 66번 고속도로를 타고 서쪽으로 향하는 모두의 아메리카 드림인걸.

존 스타인백의 소설<분노의 포도>에서 남부 주민들의 엘도라도이자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같은 오렌지의 땅인 캘리포니아를 향하는 가족 이야기처럼 천신만고 끝에 로키산맥을 넘어 도착한 사막이 아닌 열대우림 라스베가스 에서 벌어진 시가전에서 찰리 맨슨의 전쟁게임으로 폭격당한 보스톤의 핵 방사능 유출 사건과 크루즈·타이탄 미사일 발사는 전쟁광의 예정된 시나리오(330p)였다. 소설 초반부에 아폴로호 수리를 맡기고 선발대가 떠난 후 보스턴의 방사능 수치가 맨슨의 조작과 관련이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미국 대통령 손에 달려 있는 발사 버튼의 권한을 가진 빌런 과 맞서 싸우는 아메리카 영웅이 등장한다.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게 될 ‘이히 빈 아인 베를리너’ 웨인과 영원한 미국의 조수 역할을 수행하는 멕시코인 파코를 보며, 할리우드 소재로 만들 수 있는 전형적인 디스토피아 영상작품이 될 것 같다.

인상적이었던 미 대륙 발견이 아닌 사막화로 구대륙을 향해 자신의 땅을 떠나는 미국인들과 달리 황량한 땅을 지키는 원주민 12부족들(98p)의 설명 중 제록스의 역할이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사실과 이 부족들 중 끝까지 원정대와 동고동락을 했던 경영진 부족의 하인스, GM, 펩소던트, 제록스는 신자유주의 무한 경쟁을 초래하며 고속 발전시기의 자본을 축적해 나가는 기업들의 잔상으로 보였다.
미합중국은 모든 사람이 자신의 환상을 극단까지 추구해도 된다는 제안 위에 성립한 국가다. 어떤 결과로 이어지더라도, 아무리 기괴하게 보이더라도 모든 가능성을 시도할 수 있는 땅이다.(172p)...오벌 오피스에서 45대 대통령이 되고자 상상했던 웨인을 보며, 할리우드의 배우가 대통령이 되는 나라에서는 ‘누구든지 꿈과 이상을 꿈꾸는’ 아메리칸 드림의 달콤한 유혹처럼 미국의 힘의 응집력을 ‘HERO’라는 구심점으로 모여드는 듯하다.
영화<투모로우>를 떠올리게 했던 ‘베링댐’ 건설로 유발된 기후 문제가 미·소 신 이데올로기로 국제정치의 일면으로 위도가 아닌 경도로 기후대를 그려낸 작가의 상상력에 드높여 보였다. 하루 아침에 우리의 터전이 해체되는 문명의 겉치레를 그는 디스토피아가 된 2114년 미국에서 할리우드의 44명의 AI 로봇 대통령들을 마리오네트 인형들처럼 등장시키며 아이러니하게 아직 로봇의 상용화가 되지 않았던 시대에 그만이 앞선 예지력을 풀어낸 마법같았다.
처음 만나는 책이 이렇게 낯익은 이유는 주변에서 영향을 받은 부분도 무시못한다. 대중매체의 양산과 할리우드 콘텐츠의 전세계 장악으로 빚어낸 세계 문화 식민화에 물든 ‘비틀린 찬사’를 그에게 보낸다. 읽는 내내 밸러드에 영향을 받으며 눈호강을 안겨줬던 많은 영화들이 머릿속을 뒈집어 놓았다. 그만큼 현대 제작자들에게도 미래예지적인 그의 풍조는 상당히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이 든다.
짧은 역사를 가졌지만 근대사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강대국, 미국에 관심이 있는 독자나 디스토피아 세계에서 웨인처럼 새로운 희망을 꿈꾸며 자신만의 유토피아를 원하는 독자에게 적극 권하고 싶다. 정말 재미있고 시대를 초월한 밸러드의 SF 소설이다.
b*****w 2022.02.1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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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아메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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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에서 새롭게 알게된 J.G. 밸러드의 소설 두 권을 연달아 읽을 기회가 생겨 즐거운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다. 밸러드는 제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10년 전 중화민국 상하이 조계에서 태어났다.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 민간인 포로 수용소에 억류되었다가 종전후 영국으로 송환된다.어릴적 3년간의 포로생활 경험, 의학과 영문학을 전공하는 등 그의 경험이 소설속에 고스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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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에서 새롭게 알게된 J.G. 밸러드의 소설 두 권을 연달아 읽을 기회가 생겨 즐거운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다. 밸러드는 제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10년 전 중화민국 상하이 조계에서 태어났다.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 민간인 포로 수용소에 억류되었다가 종전후 영국으로 송환된다.어릴적 3년간의 포로생활 경험, 의학과 영문학을 전공하는 등 그의 경험이 소설속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나는 나의 작품을 경고로 본다. 나는 길 옆에 서서 "속도를 줄여!"라고 외치는 바로 그 남자다.'

헬로 아카데미 작품의 배경은 맨해튼이다. 증기선 아폴로호가 맨해튼 끄트 머리의 버려진 큐나드 부두에 미국 원정대가 정박한다. 전 지구적 규모의 에너지 위기가 나타나면서 강대한 산업국이 몰락한다. 20년 동안 미합중국 전 인구에 가까운 수의 사람이 유럽과 아프리카와 아시아와 남미의 조상들이 떠나온 땅으로 돌아간다.200년 전에 있었던 서쪽을 향한 이주의 물결을 방향만 바꿔 고스란히 되풀이하는 꼴이었다...

2030년에 이르자 미국은 완전히 버려진 땅이 되었다.p73

 

책을 읽는 동안에는 영화 한편을 보는 듯이 느껴졌다. 읽고 난 후에도 계속해서 이런 저런 장면이 떠올랐다. 밸러드의 작품은 현실을 소설속에 스며들게 하는 특징이 있다. 등장 인물들을 통해서 보여주는 여러 인간상들도 있지만, 그 보다는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보여주는 듯하다. 인구 증가에 따른 에너지 문제, 기후변화 21세기의 큰 화두에 대해 큰 규모로 보여주는 마력이 있다. 미국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적인 논의가 필요한 것에 대해 맨해튼을 시작점으로 선택한것도 국제 금융 시장의 중심지로 연방 준비은행, 증권 거래소 따위가 모여 있기 때문인것 같다.

 

밀레니엄 피플은 폭탄 테러에 휘말려 사망한 아내의 살인범을 찾으려 고군 분투하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중산층 혁명에 깊숙이 관여하게 된 어느 심리학자의 4개월간의 행보로, 탐정물을 가장한 밸러드식 포스트모던- 내 우주 SF이다.

"관광 여행이야 말로 최고의 최면술이에요. 대규모 신용사기인데다 인생에 뭔가 흥미로운 것이 존재한다는 위험한 사고방식을 주입하죠. 의자 뺏기 놀이를 뒤집은 거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녹음된 음악이 멈출 때마다 사람들을 자리에서 일어나 세계를 돌아다니며 춤추고, 원 안에는 더 많은 의자가, 더 많은 요트 정박지와 메리어트 호텔이 추가되죠. 그래서 저마다 자기가 승리했다고 착각하게 되는 거예요."...

여행은 20세기가 우리에게 남긴 마지막 환상이에요. 어디든 일단 가기만 하면 자기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찾을 수 있으리라는 환상이죠."p90~91

이 대목에서 밸러드의 작품이 '내우주<inner space>'라 부르는 것을 화폭에 옮기는 초현실주의 화가들처럼, 정신적 변화를 정신 속 우주에서 다룬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는 세계를 제정신인 곳으로 인식하기 위해 동기에 매달리고, 인과 관계에 의존합니다. 그런 지지대를 작가는 암울한 시나리오 상당수가 현실에서 이루어졌다고 말한다. 지난 30년을 돌아보면, 무의미한 폭력은 매우 보편적인 현상이 되었다.

중산층을 떠받치는 토대가 이전보다 불안정해짐을 느끼게 되는 2022년의 대한민국이 20년 전에 쓰인 소설 속 런던과 닮아 있다는 사실은 '21세기의 예언자' 밸러드의 명성을 다시금 확인하도록 해 준다.

 

' 우리의 세상이 마침내 밸러드를 따라 잡았다.' - <<가디언>>

모임을 통해 밸러드라는 작가를 알게 되어 좋았고, 함께 토론을 통해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다양한 생각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예리한 감각으로 현실 속 디스토피아를 소설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한 밸러드 작품에서 유토피아의 세계로 가는 길에 한 발작 올라선다는 기대를 해본다.

#현대문학에서도서지원받음#헬로아메리카#밀레니엄 피플

 

 

 

m*****6 2022.02.1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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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아메리카/제임스 그레이엄 밸러드/현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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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JGB 걸작선' 첫 번째 책인 <헬로 아메리카>를 모처럼 너무나도 재미나게 읽었다.1990년대 초반 에너지 위기가 초래해 미합중국이 붕괴되고 200년이 지난 근미래의 이야기다.꽤 흥미진진해서 책을 읽는 동안 영화 라면이란 가정으로 상상을 해보게 되었는데...넷플릭스에서 리들리 스콧 감독이 영화화하기로 결정이 되었단다. 오올... 기대가 된다.며칠 전 읽고 썼던 어떤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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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JGB 걸작선' 첫 번째 책인 <헬로 아메리카>를 모처럼 너무나도 재미나게 읽었다.

1990년대 초반 에너지 위기가 초래해 미합중국이 붕괴되고 200년이 지난 근미래의 이야기다.

꽤 흥미진진해서 책을 읽는 동안 영화 라면이란 가정으로 상상을 해보게 되었는데...

넷플릭스에서 리들리 스콧 감독이 영화화하기로 결정이 되었단다. 오올... 기대가 된다.

며칠 전 읽고 썼던 어떤 소설과는 너무나 비교가 되어 오히려 행복할 지경이었던 책이었다.

<헬로 아메리카>가 1981년에 처음 나왔다고 하는데도 전혀 어색함이라고는 없었다.

지구의 위기 내지는 멸망이란 주제의 작품이 꽤 많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책도 그랬다.

지나치게 화석연료에 의존하던 시대, 석유파동으로 몇 번이나 전 세계적인 위기의 시대를 겪었던...

작가 나름의 지구를 걱정하는 마음이 탄생시킨 에너지 고갈로 인한 거대 제국의 침몰이 흥미롭다.

구소련이 몰락하고 최근 중국이 부상한다지만 여전히 전 세계를 쥐락펴락하고 있는 미국이다.

단일국가로 그 입김을 무시할 수없는 유일한 경제대국인 미국이 힘의 근원이 된 에너지로 인해...

하루아침에 손써 볼 엄두도 내지를 못한 채 국가와 정부가 사라진다는 작가의 상상력이 재밌었다.

지금껏 본 작품들 대부분이 미국인의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한다는 오만함의 극치였는데 말이다.

어쨌든... 미합중국이 붕괴된 200년 후 아메리카 대륙에 아폴로호를 타고서 원정대가 상륙을 한다.

그 배에는 웨인이라는 밀항자가 타고 있었는데 눈치채셨듯 이 소설의 주인공이자 핵심 인물이다.

미국의 상징이자 아메리카 드림이었던 맨해튼의 자유의 여신상은 처참한 모습으로 물에 잠겨 있고...

금으로 넘쳐나 보였던 것은 허상이었다. 반짝이던 것은 금이 아니라 모든 것을 집어삼킨 모래였다.

미국의 상징이었던 것들은 폐허가 돼버렸고 원정대는 남쪽으로 향하려다 서쪽... 서부로 향한다.

맞다. 그 옛날 아메리카 대륙으로 와서 서부로 서부로 이주하였던 것의 재현이라고 할 것이다.

처음 미국이란 나라를 번성하게 하였던 미 대륙의 동부는 황량하기 그지없는 사막이 되었을 뿐이다.

온갖 모험 끝에 마침내 웨인의 일행들은 미국 동부 라스베이거스에 도착을 하게 되는데... 헐...;;;

해류의 방향을 바꿔버린 영향으로 인해 열대우림으로 변해버린 미국의 동부 모습은 상상 이상이었다.

동물원에서 풀려난 동물들의 천국이 되었고 열대에서 자라는 식물들로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었다.

마치 한때 번성했던 모습을 재연이라도 하는 듯 카지노와 호텔이 불야성을 이루고 있는 곳에서...

웨인은 맨슨을 만나게 된다. 한편으로 맨슨과 함께 도시를 부활시킨 플레밍 박사도 만나게 되는데...

이 플레밍 박사는 오래전 먼저 떠났던 원정대의 일원으로 웨인의 아버지일지도 모르는 인물이다.

아무튼... 웨인은 대통령 맨슨을 도우며 부통령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중 또 다른 원정대가 도착을 한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암시하는 바가 크다. 웨인도 맨슨도...

미대륙의 대통령으로 불리던 맨슨은 원정대를 치명적인 질병이라 부르며 웨인에게도 주의를 준다.

마침내 거대 규모의 새로운 원정대는 시시각각 동부를 향하고 그 원정대를 극도로 기피하는 맨슨은...

끝내 폭주를 하기 시작하며 그들이 이루어 놓은 모든 것을 파괴하려고 숨겨놓은 무기들을 작동한다.

(여기서 잠깐... 만약 맨슨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자신들이 살던 도시가 아닌 댐을 폭파했다면...?)

도시가 파괴되기 직전 웨인과 일행은 플레밍 박사의 도움으로 무사히 그곳을 탈출하게 되는데...

<헬로 아메리카>를 읽으면서 많은 것들이 떠올랐고 동시에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그 옛날 처음 유럽인들이 대항해를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대 강국 미국은 없었을 것이다.

이민자들의 나라인 미국은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치명적인 바이러스와 같았을 것이다.

처음 미대륙을 상륙한 원정대들로 인하여 지금의 세계 최강국인 미국이란 나라의 시작점이 되었고...

이 소설에서는 침몰한 미대륙을 다시 찾아 몰려온 거대 원정대 역시 같은 관점으로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인간의 무분별한 탐욕으로 폐허가 되어버린 미대륙과 해류의 방향을 바꿈으로써 달라진 환경...

온화한 기후는 사람이 살 수없는 곳이 되었고 시베리아와 같은 곳은 농사가 가능한 지역이 되었단다.

얼어붙은 일본을 생각하면서 그럼 우리나라도?라며 잠깐 감정이입을 하게 만들었다 할 것이다.

어쨌건... 2030년 미국의 멸망이란 독특한 소재가 퍽 흥미로웠다. 비록 1981년도의 작품이긴 했지만...

지금이 2019년이다. 소설 속의 연도는 지금부터 얼마 남지 않은... 이미 시작되었을 해라고 하겠다.

이 소설이 발표된 해에 태어나지 않은 사람도 많겠지만 내게 있어 몇몇 기억은 아주 생생한 때이다.

흥미롭게 보았던 영화 백 투 더 퓨처 속의 미래는 이미 지나간 지가 오래이다. 그래도 재밌긴 했다.

우리 인간의 선택이 불러올 영향은 상상할 수가 없을 정도 같다. 이 소설에서처럼 말이다.

여하튼... <헬로 아메리카>가 영화화되어서 나온다면 재난 영화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신나게 볼 듯하다.

큰 기대감 없이 읽었다가 책 속의 장면들을 상상하며 빠져들게 되었던 <헬로 아메리카>였다.





2030년에 이르자 미국은 완전히 버려진 땅이 되었다. 한때 붐비던 도시들은 고요한 폐허로 전락했다. 유럽 우방국들의 동의를 얻은 대통령과 연방대법원과 연방의회는 서베를린에 미국 망명정부를 세웠다. 그러나 결국 그 기관은 아무런 역할도 수행할 수 없는 형식상의 정부일 수밖에 없었다. 브라운 대통령이 일본의 선원으로 도피해 버리자 대통령 자리는 유보 상태로 남았고, 의회는 해산을 선언했으며, 이후 모든 연방정부의 공직 선출은 무기한 연기되었다. 미합중국 정부와 국체가 소멸되어 버린 것이다. ---「7 고난의 시대」중에서


“하지만 플레밍 박사님.” 웨인은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 도시들은 어쩔 수 없어서 파괴한 거예요. 신대륙의 동식물은 구세계의 박테리아에 대한 저항력을 모두 잃었으니까요.”
“찰스가 그렇게 말해 주더냐?” 플레밍 박사는 왼쪽 손바닥에 박힌 날카로운 유리 조각을 빼내며 말했다. “그래, 물론 지금 아주 치명적인 전염병이 다가오고 있긴 하단다. 아주 전염성이 높고 치료제도 존재하지 않는 질병이지.”
“박사님도 알고 계세요?”
“알다마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질병이니 말이다. 그 질병은 ‘타인’이라는 이름이지. 머지않아 이곳에 도달할 게야. 지금까지보다 훨씬 큰 원정대를 이루고, 이 땅을 다시 식민지로 만들려고 열의에 가득 차서……” ---「24 슈판다우의 졸업생」중에서


웨인은 수줍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거야 뭐, 맨슨 씨가 내린 결정이니까요. 정말 관대한 분이죠. 저는 그분을 믿어요.” 이어 그는 자신의 충성심이 올바른 결정임을 증명하려는 듯 덧붙였다. “그분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려 하시니까요.”
“너도 그렇겠지, 웨인. 나도 마찬가지란다. 물론 목표에는 동의해도 그에 이르는 과정에 대해서는 조금 논의를 할 필요가 있어 보이지만…… 비슷한 맥락에서, ‘미국’이라는 용어가 정확하게 무슨 의미를 가지는지도 말이지. 미국이란 감정을 자극하는 상징 아니겠니, 웨인. 1980년대와 1990년대에는 유행에서 밀려나서, 그 매력을 어느 정도 상실했다만……” ---「22 대통령의 집」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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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 2019.04.1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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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도 재미진데 글쓰던 작가는 얼마나 웃었을까?
"읽어도 재미진데 글쓰던 작가는 얼마나 웃었을까?" 내용보기
이 소설은 마치 저명한 SF 영화감독이 영화 촬영 내내 옆구리에 끼고 있을 시나리오 같다. 넓은 대지를 배경으로 마음껏 상상하게 하는 영화를 본 듯하다. 책을 덮으며 의미심장하면서도 깨달음과 흥미를 고루 갖춘 영화를 본 만족감이 들었다. 소설 초반부에는 미국의 지명이나 건물명, 호수, 도로, 지형들의 고유 명사를 찾아가며 읽느라 혼쭐이 났다. 지도를 펼쳐 놓고 원정대의 경
"읽어도 재미진데 글쓰던 작가는 얼마나 웃었을까?" 내용보기

이 소설은 마치 저명한 SF 영화감독이 영화 촬영 내내 옆구리에 끼고 있을 시나리오 같다. 넓은 대지를 배경으로 마음껏 상상하게 하는 영화를 본 듯하다. 책을 덮으며 의미심장하면서도 깨달음과 흥미를 고루 갖춘 영화를 본 만족감이 들었다.

소설 초반부에는 미국의 지명이나 건물명, 호수, 도로, 지형들의 고유 명사를 찾아가며 읽느라 혼쭐이 났다. 지도를 펼쳐 놓고 원정대의 경로를 따라가며 읽으니 마치 현재 미국이 사막이 되어 두 다리로 걷거나 낙타를 타고 횡단하는 기분이었다.

중서부 이후를 탐험할 때부터는 증기 기관차를 타고 나니 속도감이 났다. 등장인물들이 많아질수록 교통수단이 다양해진다. 두 다리로 페달을 밟아 움직여 공중을 나는 인력 글라이더를 타기도 하고 심지어 유리섬유로 만든 선라이트 플라이어가 등장하기도 한다.

유머와 위트, 톡톡 튀는 재치 넘치는 설정이 무수히 많아 소설의 재미는 절정에 이른다. 영화 속에서라면 감독은 마흔 네 명의 로봇 미국 대통령을 가장 코믹하게 연출하려 애쓸 것 같다. 홀로그램을 띄워 원정대원과 사막원주민을 꿈인지 생시인지 혹하게 하는 장면도 근사한 눈요깃감이다.

소설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한다. 지구 자원이 고갈되고 기후 변화로 사막화에 이른 디스토피아로 우울한 미래에 절망하게 한다. 핵탄두를 장착한 크루즈나 타이탄 미사일을 쏘며 뒤틀린 권력욕에 집착하는 이는 언제어디서나 있나보다는 씁쓸함도 남긴다. 그러나 무엇보다 상상하는 바를 현실로 바꾸어갈 인류의 능력에 기대감을 갖게 한다.

 

# 이 글은 현대 문학 출판사의 지원으로 독서한 후 주관적으로 쓴 것입니다.

 

a******u 2022.02.18.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헬로 아메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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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그림만 보면 휴양지에서 살인사건이라도 터졌나 싶잖아요. 핏빛 수영장이, 그야 하늘도 마찬가지의 빛깔이긴 하지만, 워낙에 인상적이니까요. 그런데 페이지를 넘기다보면 그 정도의 스케일이 아님을 알게됩니다. 휴양지에서 누가 죽었다더라가 아니라 미국이 작살났다! 대자연에 미국이라는 국가가 살해당했다!의 규모인 거에요. 1997년 고갈된 원유, 붕괴되기 시작한 미국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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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그림만 보면 휴양지에서 살인사건이라도 터졌나 싶잖아요. 핏빛 수영장이, 그야 하늘도 마찬가지의 빛깔이긴 하지만, 워낙에 인상적이니까요. 그런데 페이지를 넘기다보면 그 정도의 스케일이 아님을 알게됩니다. 휴양지에서 누가 죽었다더라가 아니라 미국이 작살났다! 대자연에 미국이라는 국가가 살해당했다!의 규모인 거에요. 1997년 고갈된 원유, 붕괴되기 시작한 미국 경제, 해류를 막는 댐의 건설로 인한 자연재해. 이 모든 것에 잡아먹힌 미국은 거의 모든 대지가 사막화 되었고 더는 사람이 살지 않는 멸망한 대륙이 됩니다. 미국에 살던 사람들은 어디로 갔냐구요?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여기저기로요. 어떻게 보면 그들의 뿌리로 되돌아간 셈이지요. 그랬던 그들이 백년쯤 세월이 흐른 후 다시 미국에 발을 들입니다. 황금을 꿈꾸며 인디아를 찾아나섰던 콜럼버스와 같은 마음으로요. 과학자들과 선원들로 꾸려진 탐사대의 욕망을 충족시켜주듯 미 대륙은 눈부시게 황홀한 금빛으로 그들을 맞이합니다. 애팔래치아의 깊은 광맥이 폭발하며 금싸라기들을 해안가까지 떠내려보낸 걸까요? 황금빛으로 빛나는 대지는 그 색깔만큼이나 찬란하게 탐사대원들의 탐욕을 채워주었을까요?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선장 스타이너, 미국에 가기 위해 아폴로호에 밀항한 소년 웨인, 나부끼는 금발머리가 그 옛날 여배우만큼이나 아름다운 핵물리학자 앤 서머스, 아폴로호의 수리를 떠안으며 배에 남기로 한 선원 멕네어, 정치장교 오를롭스키와 물리학자 리치의 앞날에는 과연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었을까요?

 

1981년도의 작품입니다. 미국 40대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이 취임한 그 해에 쓰여졌으나 88년 출간되기까지 꽤 우여곡절이 있었던 듯한 옛날의 SF 소설이에요. 60년대 많은 칭송을 받던 작가가 70년대부터 조금씩 인기가 떨어져 80년대엔 평론도 갈리고 호불호를 좀 탔는가봐요. 읽다 보니 이유를 알 것도 같았습니다..;; 저는 미국인이 아니니 애초에 미국의 멸망이라는 배경에 불쾌할 것도 통쾌할 것도 없지만요. 당장에 소설의 내용이 피부에 와닿지가 않아요. "90년대 후반 전세계적으로 바닥나 버린 석유, 문을 닫은 자동차 산업, 2000년 휘발유 운송 수단의 개인적 사용 금지, 교통의 완전마비, 원시적 농업으로의 회귀"라는 소설 속 이야기가 이미 2019년을 살고 있는 독자 입장에서는 좋지 않은 의미로 영 딴 나라 얘기만 같더라는 거죠. 물론 사람이 살지 않는 땅에서 대통령이 되기를 꿈꾸는 소년 웨인의 욕망은 흥미롭구요. 멸망한 대륙에서 고독을 씹고자 팀을 버리는 선장 스타이너의 선택엔 덩달아 아득해지기도 합니다. 우주비행사부족, 관료부족, 갱단부족, 이혼자부족, 게이부족 등 옛 대륙의 직업과 성향을 부족 정신으로 이어오고 있는 원주민들의 존재는 재미나구요. 여전히 누군가의 파라다이스로 존재하는 라스베이거스의 꺼지지 않는 불빛의 휘황함에도 놀라요. 기계인간과 유리로 만든 비행선에서 느껴지는 소년만화 같은 낭만만큼은 제 취향이더군요. 멸망한 땅에서도 여전히 살아 꿈틀거리는 아메리칸 드림의 존재는 어쩌면 이리도 끈덕진가 감탄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마냥 쉬운 소설은 아니에요. 가독성도 써억 좋다고는 말할 수 없구요. 추천하시겠어요? 라는 질문에는 퍼뜩 대답할 자신이 없습니다. 대신에 리들리 스콧 감독이 선택하고 넷플릭스 영화화가 결정된 이유 또한 분명한 작품이니까요. 그 이유를 찾아서 읽어보시면 어떨까 싶어요. 저는 밸러드 라는 작가와의 첫만남에 의의를 두려고 합니다.

 

YES마니아 : 로얄 a********0 2019.04.0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