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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이 폐쇄된 도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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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금융위기의 한가운데서 유서깊은 GM 공장이 폐쇄된 미국의 도시 제인스빌.이 책은 워싱턴포스트 기자인 저자가 금융위기 이후 약 5년에 걸쳐 주민들이 변화한 현실에 적응하고, 나름대로 살아나갈 방법을 찾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을 밀도있게 그려낸 르포르타주다.이미 GM 군산 공장의 폐쇄를 겪은 우리나라도 남의 일이 아니다. 대우조선해양 등 일감이 끊긴 공장도시에서 지역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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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금융위기의 한가운데서 유서깊은 GM 공장이 폐쇄된 미국의 도시 제인스빌.


이 책은 워싱턴포스트 기자인 저자가 금융위기 이후 약 5년에 걸쳐 주민들이 변화한 현실에 적응하고, 나름대로 살아나갈 방법을 찾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을 밀도있게 그려낸 르포르타주다.


이미 GM 군산 공장의 폐쇄를 겪은 우리나라도 남의 일이 아니다. 대우조선해양 등 일감이 끊긴 공장도시에서 지역경제가 쇠락하는 현상은 이미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현재의 경기침체, 그리고 앞으로 가속화할 4차 산업혁명의 흐름과 함께 이와 같은 현상은 더 자주 일어나고 그 진폭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고,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은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가?

p******n 2020.01.03.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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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를 잃는다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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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낙관적이던 시절이 있었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면 이후 삶은 평탄하다”는 세상 사람들의 말은 일자리가 넘쳤기 때문에 가능했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향한 믿음이 굳건했으므로 현재가 다소 힘들지라도 버텼다. 그와 같은 노력은 대부분 바라던 결과로 보상 받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와 같은 흐름이 꺾인 건 IMF지 싶다. 갑자기 직장을 잃고 무얼 하면 좋을지 모른 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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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낙관적이던 시절이 있었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면 이후 삶은 평탄하다는 세상 사람들의 말은 일자리가 넘쳤기 때문에 가능했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향한 믿음이 굳건했으므로 현재가 다소 힘들지라도 버텼다. 그와 같은 노력은 대부분 바라던 결과로 보상 받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와 같은 흐름이 꺾인 건 IMF지 싶다. 갑자기 직장을 잃고 무얼 하면 좋을지 모른 채 한숨만을 쉬던 나날의 연속이었다. 재취업에 끝끝내 실패한 경우가 있었으며, 그보다 운이 좋은 이들의 경우에도 안정성을 보장받기 힘든 일에 만족해야만 했다. 나락으로 떨어진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리나라에서만 존재하지 않는다. 이번에 읽은 제인스빌 이야기는 미국의 도시 제인스빌(Janesville)에서 벌어진 일을 담고 있었다. 사실 구입은 일찌감치 했음에도 오랜 기간을 묵혔다. 읽을까 했다가도 IMF와 이후 맹렬하게 몰아친 신자유주의 물결에 온몸 가득 소름이 돋을까 두려운 나머지 차마 집어 들지를 못했다.

제인스빌을 이끈 건 크고 작은 공장들, 더 정확히는 그 안에서 땀 흘려 일한 노동자들이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GM 이라는 기업에 속하는 것을 이 도시의 사람들은 꽤나 자랑스러워 했다. 할아버지 세대부터 연이어 3대가 같은 곳에서 일한 경우도 있었다. 공장 폐쇄가 결정되기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모두가 미래를 낙관했다. 유력 정치인은 기꺼이 이 도시를 찾아 미래의 변혁을 이끌 주역이라며 사람들을 추켜 세웠다. 실제로는 알게 모르게 균열이 발생하고 있었지만 이를 공개적으로 거론한 이는 거의 없었다.

밀려남은 단계적으로 진행됐다. 불과 엊그제까지도 머리를 맞대고 함께 일하던 이들 중 일부가 해고를 당했을 때 대수롭지 않게 이를 여길 수 있는 사람은 몇 아니 될 것이다. 다음 번은 분명 내 차례일 거라는 무언의 압박감이 밀려왔다. 일자리를 잃는다는 건 살인과도 같다 하였는데, 직접적인 통보를 받아 들기 전부터 사람들은 이미 숨 막힘을 경험하고 있었다. 일을 관두고 싶다는 마음과 관둬야만 하는 상황은 천지 차이였다. 노동함으로써 손에 쥘 수 있는 소득은 내일을 꿈꿀 수 있는 기회로서 작용한다. 백수와 달리 직장인들은 지금 당장은 궁해도 노력하면 버틸 수 있으리라는 막연한 희망을 품을 수가 있다. 제인스빌 사람들은 소득이 끊기는 것은 물론, 각종 보험을 통해 누릴 수 있는 혜택 역시 잃었다. 일부는 집시가 되어 떠도는 삶을 택했다. 진취적으로 대학 문을 두드린 이들 중에는 뛰어난 학습 능력을 보인 경우도 있었다. 그들이 꽃길만을 걷길 간절히 바랐으나 계속되는 구직 활동에도 불구하고 들려오는 소식은 그다지 밝지가 못했다. 사례 속 사람들은 다양한 경로를 택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해고 전보다 나은 상태에 도달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어느 쪽이 보다 현명하다는 식의 평가는 불가능했다. 새로 갖게 된 직업은 지난날의 반 혹은 그 이하에 불과한 벌이만을 약속했다. 극도의 불안과 공포 등을 직업으로부터 얻은 이도 있었는데, 취업하고자 쏟아 부었던 노력이 어찌나 힘겨웠던지 자신이 길이 아니라는 판단이 선 후에도 좀체 직장을 떠나질 못했다. 삶을 놓아 버림으로써 현재의 괴로움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이도 있었다. 각자 제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고자 혼신의 힘을 쏟아붓는데 집중하느라 우리를 바라볼 여유를 잃었다. 매년 성대하게 열리곤 했던 노동절 행사는 모두의 외면을 받았다. 자발적인 기부를 통해 지역 내 어려운 이웃을 돕던 손길들도 어느 순간 딱 끊어졌다. 곳곳에서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이 없었던 건 아니나 역부족이었다. 눈물겨운 노력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그들은 아직 기적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아니, 삶 자체가 기적일지도 모르겠다.

책이 쓰여진 지 오랜 시일이 지났다. 폐쇄된 공장의 재가동을 희망하는 일은 철없는 자의 헛된 바람임을 모두가 알아채고도 남았을 시간이다.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최근 모습에 대해 언급하는 친절을 저자는 독자들에게 베풀었다. 여러모로 공장 폐쇄가 이루어진 직후보다는 나아진 모양새지만 결코 그 때와 같아지진 못했다. 수치 상으로는 비등하거나 더 나을지도 모르나 그건 극소수의 부유한 이들이 발휘하는 힘이 절대적이기 때문일 때가 잦다. 이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이름 없는 민초들의 한숨 위에 놓인 위태로운 세상. 제인스빌 이야기는 곧 우리 자신의 이야기였다.

이달의 사락 q*****2 2020.09.0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