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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영화는 홍상수 스타일의 무덤덤하게 일상을 바라보는 영화와 전형적인
헐리우드 스타일의 영화로 나누어질 수 있을 것이다. 상업적 흥행을 염두에 둔 작
품들은 헐리우드 영화와 닮은 그런 영화를 보여주고, 독립영화들을 비롯한 영화들
은 홍상수 스타일의 무덤덤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이 영화 로맨스 조는 홍상수 감
독에게서 영화를 배운 감독이 만든 영화라서인지 홍상수 스타일을 많이 보여준다.
그 이야기는 무덤덤하고 일상적인 모습을 살짝 물러나서 다큐처럼 보여주는 홍상
수 감독의 스타일처럼 그렇게 일상적인 모습을 한걸음 물러나서 보여준다. 하지만
그 이야기는 그러한 무덤덤한 스타일을 통해서 홍상수의 일상의 판타지와는 또 다
른 판타지를 보여준다. 그것은 로맨스 조는 바로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와 어쩔 수 없이 비교하게 되는 이 영화 로맨스 조이지만, 가
장 다른 것은 바로 이 로맨스 조는 철저하게 이야기와 이야기에 다시 이야기로 이
어지면서 다큐적인 시선이 더 강조되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와 달리 자신만의 스타
일을 더 잘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것은 이야기의 시대에 더욱 더
사람들의 마음에 강하게 닿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이 영화 로맨스 조는 일상
적인 화면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의 세계를 흥미롭게 그린다.
지금의 시대는 이야기의 시대다. 물건 하나를 팔기 위해서도 이야기가 필요하고
이야기가 있어야 성공할 수 있는 시대다. 가수가 성공하기 위해서도 이야기가 있어
야 성공할 가능성이 더 많아지는 그런 이야기의 시대다. 그런 이야기의 시대에 이
영화 로맨스 조는 너무나 담담하게 펼쳐지는 일상의 이야기 속에서 판타지한 이야
기를 더한다. 로맨스 조라는 영화 안에는 몇가지 이야기가 각각 시간대를 달리하면
서 이어지는다. 그리고 그 화자들이 서로 얽히면서 사람들은 영화 속에서 이 이야기
와 이 이야기가 이어지고, 다시 저 이야기가 이렇게 얽히는 그런 과정을 보면서 영화
의 이야기를 따라가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영화의 이야기를 모두 알았다 생각한 그
순간에 이 영화 로맨스 조는 관객들을 제대로 배신한다. 어쩌면 그 모든 이야기는 진
실이고 또한 그 모든 이야기는 만들어진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어느쪽인지는 결국 독
자의 판단에 달려있다. 누군가에게는 로맨스 조의 이야기가 진실처럼 느껴질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이 영화에 등장하는 여러 화자들 중에서 한 명이 만들어낸 이
야기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것이 바로 로맨스 조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아닐까?
이야기와 이야기에 다시 이야기가 더해지는 이야기의 판타지 영화가 바로 로맨스 조
가 들려주는 이야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