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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 영화, 캐스팅이 맘에 안 들어서 개봉 때 안 봤어요. 이 이야기를 감당할 수 있을 지도 의문이었고... 소설의 다양한 기법들이나 암튼 그런 것들을 어떻게 영화로 만들었을지도 미심쩍었고... 대부분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이 그렇듯이 원작을 뛰어넘지 못할 거라 지레짐작했죠.
그런데 그냥... 영화 자체만 놓고 본다면... 썩 괜찮았어요. 주말에... 남편이 집에 없을 때 일부러 혼자서 봤는데... 처음엔 이것 저것 따지고 막 흠 잡으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 캐스팅이며 이런 건 다 제쳐두고 영화에 몰입하게 돼요.
9.11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하든, 미국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가졌든 상관없이, 뭐랄까... 보편적인 인간의 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몰입할 수밖에 없는 뭐 그런 거. 어느 순간부터 오스카만 눈에 들어와요.
특히 아이가 자학하는 장면이나 탬버린을 들고 뛰어가는 장면... 그런 부분들에선... 왜... 바다에서 수영하다 잘못 물 마시면 코부터 목까지 맵잖아요. 객관적으로 봐야지, 객관적으로 봐야지, 최대한 방어적인 자세로 마음을 잔뜩 닫아 걸고 보다가 어느 순간 감정이 통제가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흑흑 거리다가 결국엔 펑펑 울고 말았답니다. 코부터 목까지가 꽉 막혀서 매워졌어요.
아이가 속사포처럼 분출하는 감정도, 할아버지의 침묵(말 없음 혹은 말 잃음)도 모두 공감되는.
아마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그렇지 않을까 싶은... 오스카가 너무 가여워서, 어른도 감당하기 힘든 그 고통에 직면해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자기 몸을 자해하는 어린 소년이 가여워서 숨을 쉴 수가 없었어요.
암튼 한국에도 DVD가 출시됐다니 기회가 된다면 꼭 보세요.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팬이거나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리뷰 보기: Extremely, Incredibly)의 독자가 아니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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