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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그릇 옹기] 장 담그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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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밖에서 사 먹는 경우가 많지만 그래도 해마다 집에서 해먹는 날이 늘어난다. 뭐 그래봐야 기껏 된장찌개에 달걀후라이, 김치, 김 정도 놓고 먹는 정도지만 내가 직접 음식을 해보니 밖에서 먹는 메뉴가 조금씩 변한다. 우선 된장찌개는 안 사먹는다. 고깃집 같은데서 곁다리로 나오는 것도 숟가락이 잘 안 간다. 이유는 딱 하나, 내가 끓인 것보다 맛이 없어서다. 왜 그럴까? 그야
"[자연의 그릇 옹기] 장 담그는 날" 내용보기

여전히 밖에서 사 먹는 경우가 많지만 그래도 해마다 집에서 해먹는 날이 늘어난다. 뭐 그래봐야 기껏 된장찌개에 달걀후라이, 김치, 김 정도 놓고 먹는 정도지만 내가 직접 음식을 해보니 밖에서 먹는 메뉴가 조금씩 변한다. 우선 된장찌개는 안 사먹는다. 고깃집 같은데서 곁다리로 나오는 것도 숟가락이 잘 안 간다. 이유는 딱 하나, 내가 끓인 것보다 맛이 없어서다. 왜 그럴까? 그야 물론 된장이 달라서 그렇겠지.

 

작년에 내가 비운 된장 통을 따져보니 못해도 5kg은 된다. 찌개도 끓여 먹고 쌈장도 만들어 먹고 나물도 무쳐 먹고 그러다보니 생각보다 된장을 많이 먹는다. 집에 갈 때마다 엄마한테 얻어다 먹고, 사서 먹기도 한다. 그런데 아무래도 엄마표 만한 된장이 없다. 우리 엄마도 도시에 살고, 아파트에 사는데 그런 엄마가 만든 된장이 시골에서, 마당 있는 집에서 직접 띄운 메주로 된장만 전문으로 만들어 파는 집 된장보다 맛있다는 건 사실 나한테도 미스테리다. 길들여진 입맛이기 때문이라고 밖에 설명할 도리가 없다.

 

며칠 전에 동네 생활협동조합에 콩나물 사러 갔다가 '장 담그는 날'이라는 방이 붙은 것을 보았다. 메주 반말에 4만원, 천일염 2,700원 어치를 미리 예약 주문 하면 된장 담그는 시범을 보여주고, 고춧가루와 기타 필요한 재료를 예약 주문하면 하루 날 잡아서 함께 모여서 고추장을 담그는 행사를 한다는 것이다. 문득 호기심이 발동하여 카드를 꺼냈다가, 일단 엄마한테 전화부터 해봐야겠다 싶어서 밖으로 나왔다.

 

ㅡ 엄마! 메주가 반 말에 4만원이면 싸 비싸?

ㅡ 싸지두 않구 비싸지두 않다. 근데 메주는 왜!

(어쩌구 저쩌구 설명)

ㅡ 니가 된장을 담근다구? 항아리는 있냐?

ㅡ 아! 그렇지. 항아리! 근데 그거 꼭 항아리에 담아야 돼?

ㅡ 그럼. 그걸 말이라구. 야, 메주 값이 문제가 아니라 항아리가 비싸. 메주 반 말 장 담근다구 항아리를 사게? 쯪쯪. 그냥 집에서 갖다 먹어라.

 

아하. 그렇구나. 항아리! 항아리부터 사야되는 거구나. 그러고 항아리를 알아보는데, 이야우~ 왜 이렇게 비싸다냐. 코딱지 만한 거(어릴 때 마당 화단에 묻었던 김칫독에 비하니 코딱지 만하다.) 하나에 6만원! 엄마 집에 있는 간장 항아리 만한 거는 10만원도 훌쩍 넘어간다. 너무 비싸다고 망설이니 조합 직원분이 말씀하신다.

 

ㅡ 비싼 거 아녜요. 공장에서 찍어내는 플라스틱 김치통 하나두 몇 만원씩 하는데 뭘.

ㅡ 아 정말. 그러고 보니 그렇네요. 

 

음.. 그러고 보니 그렇긴 한데.. 후우.. 항아리라.. 이사 할 때마다 이걸 다 들고 다녀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한숨이.. 아이구.. 아무래도 안되겄다. 올해는 그냥 엄마한테 얻어 먹자. 모자란 건 사 먹든지. 그건 그렇고. 내가 참. 장 담글 생각을 다 하구. 항아리를 다 사겠다구 하구. 살림꾼 다 됐네 그랴. 살림살이 하나씩 늘 때 마다 그거 건사하는 책임도 늘어나는 것두 알구. 요량껏 살 때, 안 살 때 구분 짓기두 하구. 크하하. 기특하다 기특해. 세월의 힘!

 

『자연의 그릇 옹기』 , 표지가 아주 인상적이다. 옹기 단면을 찍은 사진을 표지로 쓴 그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도 느껴진다. 각 지방의 옹기 사진, 여러가지 옹기의 명칭과 쓰임새를 알려주는 사진이 많아서 좋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이 옹기들을 하나씩 장만할 생각, 거기에 장 담글 생각, 철 따라 장 담그며 살아갈 생각.. 그런 생각으로 즐거워지는 책이다.

 

옛사람들은 "장맛이 독 맛이다."라고 했다.

독을 관리하는 방법도 절절하다. 봄이 되면 햇볕에 잘 말리고 말린 독은 황토 위에 엎어 놓아 땅의 기운을 받게 하고 장을 담을 땐 볏짚을 태워 소독을 하고 최선을 다한 나머지는 자연에 맡겼다.(17p.)

 

최선을 다한 나머지는 자연에 맡겼다!

 



n*******0 2013.02.25.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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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그릇 옹기'를 읽고 난 후...
"'자연의 그릇 옹기'를 읽고 난 후..." 내용보기
평소 글을 잘 쓰지 못하는 독자인데 이번에 '자연의 그릇 옹기'를 정독한 후 글을 남기고 싶어서 몇 자 적어봅니다 발효음식에 관심이 많았던 저로써는 어떻게 음식을 만들면 더 맛있고 감칠맛이 날까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다가 정답이 옹기에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옹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옹기에 관련된 여러 책들을 읽어 봤는데 그 중에서 이번에 읽은 '자연
"'자연의 그릇 옹기'를 읽고 난 후..." 내용보기

평소 글을 잘 쓰지 못하는 독자인데 이번에 '자연의 그릇 옹기'를 정독한 후 글을 남기고 싶어서 몇 자 적어봅니다

발효음식에 관심이 많았던 저로써는 어떻게 음식을 만들면 더 맛있고 감칠맛이 날까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다가 정답이 옹기에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옹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옹기에 관련된 여러 책들을 읽어 봤는데 그 중에서 이번에 읽은 '자연의 그릇 옹기'는 옹기의 총집합이라는 생각과 함께 북한부터 제주도까지 한반도의 옹기를 모두 수록하였고 지역의 특성과 함께 옛날부터 내려오는 미신적인 부분을 과학적으로 접근한 것도 신선하였고 여기에 끝나지 않고 앞으로 옹기가 어떻게 발전해 나아가야 하는지 하는 미래상까지 제시해 주신 것 같습니다.

단순히 음식을 발효하고 담는 그릇을 넘어 예술분야,과학분야등 여러분야로 접근을 시도하시는 저자'고성광'의 글을 보고 좀 획기적이라고 해야하나요?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한국전통옹기문화연구소인가하는 곳의 소장이라고 하시던데 앞으로도 전통과 옹기 그리고 문화를 아우르는 좋은글 남겨주시길 바랍니다.

두서없는 글을 몇 자 적어봤습니다.

r*********3 2012.07.1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