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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리뷰 [못자국] 서평단 리뷰
이 책은 사랑과 동행하는 것들에 대한 짧은 이야기들, 사랑에는 반드시 따르는 고통과 그리고 용서의 이야기들이 24편 나옵니다.
각기 서너 쪽 분량의 짧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지만, 어른을 위한 동화 또는 잠언으로서의 제 역할을 충분히 수행합니다.
고통이 없는 사랑 이야기가 없고, 용서를 품지 않는 사랑이 없다고 합니다. 동화의 기법으로 담담하게 들려주는 듯한 작가의 깊은 성찰과 깨달음이 느껴지는 이야기들입니다.
이 중 몇 편의 동화에 대한 소감을 올리고자 합니다.
<못자국>
'나'는 어느 집 감나무에 박혀 있는 못입니다. 감나무에 수십 개씩이나 박혀 있는 못입니다. '나'의 시선으로 관찰된 한 부부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정겨웠던 부부가 어린 아들의 죽음으로 불안하고 비극적인 날들을 보냅니다. 남편은 아내를 위한 위로와 아픔을 치유하는 시간을 뒤로 하고, 걷잡을 수 없이 다른 길을 가고 말았습니다. 아내는 그 아프고 속상하고 괴로운 마음이 들때마다 못질을 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그것을 남편에게 보여줍니다. 남편은 하염없이 울고 맙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되어 아내를 위로하고 배려하고 사랑하게 됩니다. 그래서 아내는 감사의 날이 주어질 때마다 박았던 못을 하나씩 빼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그 못은 모두 빠졌습니다. 아내는 사랑이 담뿍 담긴 눈길로 남편을 쳐다 봅니다. 그러나 남편은 말합니다.
"여보, 내가 당신에게 용서를 받으려면 아직 멀었어요. 못은 없어졌지만 아직 못자국은 여기 남아 있어요. 이 못자국마저 없어져야 겨우 용서받을 수나 있을까 ..." 두 사람은 꼭 끌어안았습니다. 그 후 감나무에 있던 못자국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다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누구에게나(자신에게든, 타인을 향해서든) 대못 한 번쯤은 박았을 아픈 사연이 있겠지요. 그런데 그 못을 어찌하여 빼었다 하더라도 그 남아 있는 못자국은 어떻게 지웠을까요? 저에게도 아직 몇 개의 못자국은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기파조>
머리가 둘 달린 '기파조耆婆鳥'라는 이름의 새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둘은 자신들의 특이한 몸을 부끄러워했으나 엄마의 위로와 다독거림으로 나쁜 점보다 좋은 점을 생각하며 행복하게 지냈습니다. 서로 공생 공존하는 '생생조', '공명조'로 잘 지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세상에서 가장 맛있다는 '오미자의 맛'을 알아버렸습니다. 처음에는 함께 나눠 먹을 줄 알던 것을, 어느 날 오른쪽 머리가 혼자 몰래 먹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그런 일이 몇 차례 반복이 되자 왼쪽머리 새는 섭섭한 마음을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앙갚음을 하기 위해 거짓말을 했습니다. 오미자 열매와 흡사하게 생긴 '찔레 열매'를 오른쪽 머리가 먹을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열매에 독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오른쪽머리 새는 그것을 모르고 몰래 혼자 다 먹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독이 온몸에 퍼져 기파조는 그만 땅 위로 툭 떨어져 죽고 말았습니다.
사람의 삶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달콤한 오감의 맛을 혼자만 느낀다하여 잘 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또한 내가 속한 세상의 잘못된 일은 나에게도 악영향을 미친다 여깁니다. 우리의 삶도 공동체적인 의식이 앞서야 서로 모르는 '독'이 퍼지는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비목어>
'나'는 온몸이 다 대칭을 이루고 있는데, 유독 사물을 볼 수 있는 눈만은 대칭을 이루지 않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눈이 하나뿐이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외눈 물고기인 셈이지요. 외눈을 가진 물고기는 혼자서는 마음대로 헤엄을 칠 수가 없습니다. 사랑하는 물고기가 곁에 있어야만 합니다. 나는 사랑을 찾아 떠납니다. 여기에서 독립심이 강한 '연어'가 도와 줍니다. 그렇다면 사랑하는 이를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요? 우선 상대방의 눈동자를 잘 살펴보면 된다 합니다. 상대방의 눈동자에 내 모습이 맑게 비치고 있으면 됩니다. 상대의 눈동자 속에 비친 내가 참 맑고 아름답게 보인다고 확인되는 마음이면 됩니다. 그게 곧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비목어들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서로 떨어져서는 안 됩니다. 두 마리가 짝을 이루어서 비로소 헤엄을 칠 수 있을 때, "비목동행 比目同行"이라 부릅니다.
우리네 인간사를 살아내는 일에 "비목동행"일 때, 우리는 가장 아름답고 훌륭한 일들을 이루어내는 것 같습니다.
<다람쥐 똥>
이 이야기는 어쩐지 권정생님의 <강아지똥>과 닮아 있는 것 같습니다. 다람쥐가 도토리를 배불리 먹고는 아래 수북이 똥을 누었습니다. 다시 다람쥐 똥으로 태어난 셈이지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똥 덩어리라고, 어디에도 날아갈 수 없다고, 더러운 냄새가 난다고 투덜거리만 한 다람쥐 똥. 그리고 비행기 프로펠러가 돌듯 빙글빙글 돌면서 멀리 날아가고 싶어하던 단풍나무 씨앗이 그만 다람쥐 똥 위에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아, 하느님을 원망하는 다람쥐 똥과 단풍나누 씨앗.
봄이 찾아왔습니다. 다람쥐 똥에 파란 싹이 돋았습니다. 단풍나무 씨앗이 다람쥐 똥을 먹고 그만 싹을 틔운 것이지요. 둘은 기분좋게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봄들판이 따스한 기운으로 가득 넘칠 수 있도록.
"하하. 나도 쓸모가 있었어. 하느님이 널 싹틔우라고 나를 똥으로 태어나게 하셨어." "하하하. 영양가 많은 널 먹고 싹을 잘 틔우라고 하느님을 나를 똥 위에 내려주셨어."
가끔은 내가 똥인가, 또는 똥 위에 떨어진 재수없는 경우인가 생각하는 보통의 사람들에게 큰 위안이 되는 동화라 여깁니다.
[책장을 덮으며]
이 책은 출퇴근 전철 안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시간 속에서, 잠시 일상을 놓고 읽으면 참 좋을 내용들이 많습니다. 다만 일러스트의 그림들이 기묘하고 비현실적인 이미지를 많이 담고 있어서 매우 어둡고 무거운 느낌을 줍니다. 가끔 따뜻한 색감이 두드러지는 것들도 있지만.
결말이 행복한 것들이라도 부드럽고 따뜻한 이미지를 더 많이 부각시켰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입니다. 아침 저녁으로 현실의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부드럽고 낯익은 위로의 글과 함께 그런 그림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어서요.
이 글은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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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손아, 고맙다. 네가 도우니까 어린 한 생명을 살렸지 않니, 세상은 그렇게 서로 돕고 사는 거야. ㅡㅡㅡㅡㅡ 넌 지금 거름이 되는 거란다. 네가 썩어 거름이 되지 않으면 이 땅에 풀 한포기 살 수 없단다. 그러니까 넌 죽는 게 아니라 다시 사는 거란다. ㅡㅡㅡㅡ 넌 변화가 뭔지 잘 모르는구나. 그건 봄이 가면 여름이 오는 것과 같은 거야. 세상은 그렇게 늘 변하는 거야. 그래서 요즘 사람들은 다 기계화되었어. 어쩌면 사람들의 마음까지 기계까 되어버렸는지도 몰라. ㅡㅡㅡㅡㅡ 지금부터라도 네가 가야 할 길을 찾아 열심히 걸어가야 돼. 변화를 두려워해서는 안돼. ㅡㅡㅡㅡㅡ 소나무야. 이젠 잊어버려. 과거에 매달리지 마. 과거에 매달리는 일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어. 같은 강물에 두 번 손을 씻 을 수 없듯이 한 번 떠나간 사랑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아. . . 정호승 시인의 어른을 위한 동화로, 1부 그 자리, 2부 길, 3부 사랑과 동행하는 것들, 4부 나의 의미로 나누어져 총 24편의 동화로 이루어져 있다. 어라 이거 읽었었던것 같은데? 했는데 2010년 출간했던 "의자" 개정판이라고 한다. 우리 주변의 소소하고, 작은 것들, 우리가 신경쓰지 않는 사소함들을 특별하고,소중하게 그려낸다. 서정적이고 따뜻함이 가득하지만, 우리 시대의 어두운 면이나, 편견, 사회문제, 불평등한 문제들을 풍자한다. 우화 답게 조약돌, 송사리, 처마 밑 풍경, 대나무, 벼의 영양분을 뺏어먹는 피, 난초, 못, 감나무,망아지 등을 의인화 하여 짧지만 강한 교훈을 주고, 읽는동안 뭉클뭉클. 주목받지 못한 작고 작은 보잘것 없는 존재들의 소중함과 우리가 잊고 살아가는 것들을 다시금 깨닫게 하는 동화책. 작은 것을 소중히 하고, 주어진 환경을 감사히 여기고, 주변을 돌아보고, 사랑하고 사랑하며, 아끼고 아끼며 살아가라는 교훈이 가득하다. 동화라 그런지 서정적이고 따뜻해서 한꺼번에 몰아 읽기 보다는 하루 두세편씩 읽고 자기 너무 좋은 책 같다. 마음이 깨끗해지는 기분^^ 게다가 삽화들이 어찌나 좋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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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의 마음에 풍경을 달다 > 거름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자그마한 씨앗에 불과한 동화 속의 '나'는 몸에 뿌리가 나고 푸른 줄기가 돋는 모습에 마냥 즐거워합니다. 꿈이 생겼습니다. 들판을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자랑스러운 벼가 되는 꿈입니다. 하지만 그 꿈은 금세 사라집니다. 자신은 농부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피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벼가 될 수 없다는 걸 알게 된 순간 동화 속 '나'는 절망에 빠집니다. 그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다정한 음성이 있습니다. 동화는 긍정의 교훈이 있습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피야, 너무 슬퍼하지 마라. 넌 지금 거름이 되는 거란다. 네가 썩어 거름이 되지 않으면 이 땅에 풀 한 포기 살 수 없단다. 그러니까 넌 죽는 게 아니라 다시 사는 거란다.” (37쪽)
하지만 저는 이런 식의 동화 속 교훈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죽어서 거름이 되는 피의 처지에서 보면 '절대 죽는 게 아니라 다시 산다'는 위로는 결코 위로가 될 수 없습니다. 억지일 뿐입니다. 누군가의 희생으로 또 다른 누군가가 생명을 얻는다면, 네가 죽어야 누군가가 살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슬픈 일은 없을 것입니다. 마치 처음부터 정해진 운명이니 그냥 네 삶에 만족하라는 말로 들릴 수도 있습니다. 이 책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입니다. 아마도 저자는 맑고 순수한 아이들처럼 어른들에게도 사랑이 넘쳐나는 동화 속 마음을 전해주고 싶었을 겁니다. 동화 속 마음은 사랑입니다. 동화 속 마음으로 사랑하고 이해하고 용서한다면 세상은 행복으로만 가득할 겁니다. 하지만 어른들이 동화책 한 권 읽는다고 동화 속 마음이 될까요? 저는 ‘어른을 위한 정호승 동화집’이라는 부제에 맞게 어른의 눈으로 보았습니다. 맑고 순수한 아이들의 눈이 아닌 어른의 눈으로 보다 보니 마냥 미소만 그려지던 동화가 온갖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게 아닙니까? 어쩌면 저자가 바란 게 이것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심오한 인간의 감정을 한데 모아 세상의 흑과 백, 그리고 흑과 백 사이에 있는 회색의 진실이 무엇인지, 동화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사유와 성찰의 시간을 안겨줍니다.
이 책은 정호승 작가님의 어른을 위한 동화집입니다. 동화작가이냐고요? 작가님은 시인입니다. 저는 시인 정호승을 좋아합니다. 정호승 님의 시는 맑고 투명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이 책도 맑고 투명합니다. 하지만 그 맑고 투명함 속에 비치는 또 다른 세상을 볼 수 있습니다. 무엇을 보고 무엇이 보이는지는 독자들의 몫입니다. 분명한 것은 어른들도 동화를 읽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등장인물들의 행위가 과장되고 결말이 뻔한 동화이지만 애써 부정하려해도 그 속에 우리 삶의 진실과 교훈이 있기 때문입니다.
정호승의 시선집 『수선화에게』에 수록된 시 한 편 올려봅니다.
풍경 달다
운주사 와불님을 뵙고 돌아오는 길에 그대 가슴의 처마 끝에 풍경을 달고 돌아왔다 먼데서 바람 불어와 풍경 소리 들리면 보고 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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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정호승 시인의 시와 동화를 좋아했는데 이번에 읽게 된 못자국 읽을수록에 깊이있고 잔잔한 듯하면서 여운이 깊은 동화집이다.
우리의 삶은 결국 사랑으로 완성된다는 저자는 사랑을 완성시키는 가장 중요한 본질적 요소를 용서라고 생각한다고 작가의 말에서 밝혔다. 못자국 동화집은 사랑을 이해하고 용서를 실천하기 위해 쓴 책이라고 한다.
이 책에 실린 동화들은 다 깊이있고 하나하나의 메세지가 있는데 왼손과 오른손을 읽으면서 우리의 삶을 생각해본다. 왼손과 오른손이 서로 돕지 않고 다투고 있었다. 왼손을 많이 사용하는 왼손잡이라서 그런지 오른손이 시비를 건 것이다. 서로 돕고 살라고 그렇게 말해도 되지 않더니 지하철을 타려는 순간 아이가 선로 아래로 떨어졌을 때 두 손으로 아이를 안아서 선로 위로 구출하게 되었다. 오른 손에게 고마워하는 주인공. 우리의 인간사를 짚어주는 것 같다.
'거름이 된다는 것'에서는 벼가 되는 줄로만 알고 있었던 내가 어느 날 피가 아주 많이 자랐다면서 피를 뽑아야겠다는 사람들에 의해서 뿌리째 뽑혀 나간다. 알고 보니 나는 벼가 아니라 피였던 것이다. 한 소년이 나를 집어 퇴비 더미 속에다 던져 썩어들어가기 시작했는데 그런 채로 죽음을 기다렸다. 그러자 바람이 다정하게 말해주었다.
"피야, 너무 슬퍼하지 마라. 넌 지금 거름이 되는 거란다. 네가 썩어 거름이 되지 않으면 이 땅에 풀 한 포기 살 수 없단다. 그러니까 넌 죽는 게 아니라 다시 사는 거란다." (P.37)
벼가 아니었지만 모든 생명을 키워내는 거름으로써 일하게 된 피. 우리모두도 꼭 무엇이 아니더라도 각자의 자리에서 소중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못자국의 표지에는 어른을 위한 정호승 동화집이라고 씌여져 있지만 우리 딸아이와도 함께 읽어봐야겠다. 이해하고 용서하고 서로 다독여줄 때 비로소 큰 사랑이 될 수 있음을 생각해본다. 더불어 살아가는 마음으로 읽게 되며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메세지를 담고 있어서 나를 돌아보게 해준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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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랑을 완성시키는 가장 중요한 본질적 요소를 용서라고 생각합니다. 용서 없는 사랑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쉽게 용서에 이르기 어렵습니다. 누구를 용서하지 못한다는 것은 내 가슴에 총알이 날아와 박혀 있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그만큼 고통스럽다는 뜻입니다. 용서가 고통인 것은 사랑이 고통의 다른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김수환 추기경께서는 사랑이 없는 고통은 있어도 고통이 없는 사랑은 없다고 합니다. 사랑은 결국 사랑을 필요로 합니다. 사랑은 사랑 이외에 아무것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삶을 완성시킬 수 있는 것은 오직 사랑뿐입니다. 사랑은 인간 삶의 절대조건입니다.” 정호승 시인이 그린 24편의 맑은 이야기는 사랑과 용서가 무엇인지 들려준다. 길가의 돌, 화분의 풀, 한겨울의 함박눈, 버려진 망아지, 숲속에 떨어진 한 조각 똥, 처마 끝의 풍경 등 비루하고 못나 보이는 것들의 시간 속에 숨겨진 진실 하나를 곱게 끄집어낸다. 사랑은 참으로 슬픈 기쁨이라고 말이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이 책은 사랑에 관한 책이며 용서에 관한 책이다. 저자가 동화의 방법으로 사랑을 이해하고 용서를 실천하기 위해 쓴 책이다. 이야기의 소재는 손, 풀꽃, 명태, 어린 대나무, 의자 등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것들. 정말 별거 아닌데 그 속에 담긴 의미는 제법 깊고 또 묵직하다. 상처와 사랑, 용서의 순환 과정을 상징적이고도 간결한 이야기를 통해 뚜렷하게 형상화하고 있다. 울퉁불퉁한 돌이 묵묵히 세월을 이겨내면 둥글둥글하고 매끄러운 조약돌이 되듯이 이리저리 치이더라도 또 다시 사랑을 하면 아픈 마음이 치유되고 상처난 부위에 새 살이 차오른다. 슬픔 위로 사랑이 내려앉아 상처를 보듬어 앉는다. 사랑은 많은 것을 용서하게 만든다. 타인을 용서하고 과거를 용서하며 나를 사랑할 줄 몰랐던 어리석은 나를 용서하게 한다. 그래서 시인은 서문에 이렇게 적었다. ‘우리의 삶을 완성시키는 것은 오직 사랑뿐’이라고. 반드시 고통을 동반하는 사랑. 힘들고 아프기에 사랑은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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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나의 삶은 늘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해가 떠도 웃었고, 별이 떠도 기뻐했으며, 눈이 오거나 꽃이 피면 더욱더 기뻐했다. 무엇 하나 슬픔으로 마음 아플 일이 없었다. -p23
손, 주출돌, 거름, 난초, 다람쥐똥, 명태, 눈, 종이배...... 주변에 흔한, 사물들에 감정이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정호승 작가님은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임에 틀림없습니다. 저는 두번째 글, 위에 적은 인용문장을 읽으며 눈물이 솟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저 그 자리에 있는 줄로만 알았던 그것들에 이렇게 감정을 부여하여, 사랑과 용서에 대하여 독자의 감정을 움직일 수 있는 작가가 있었나 싶습니다... 제가 너무 책에 몰입한 걸까요?
2010년 출간된 책이 다시 개정판으로 나온 이 책을, 이제라도 알게 되어 너무 감사합니다.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 부제가 있지만, 남녀노소 누구나 읽었으면 하는 책이었습니다.
다 읽고나서, 우리 아이에게 이 책, 너가 읽었음 좋겠다고, 한꼭지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여러 국가의 작가들의 그림이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게 만든것 또한 이 책의 미덕입니다.
조약돌은 부끄럽지만 강가로 돌아갈 꿈을 다시 꾸기 시작했습니다. 꿈을 꾸는 것만이 치욕스러운 삶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습니다. -p2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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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주는 이야기 가벼운 동화지만 그냥 가볍게 읽히진 않을 동화 어떤 사랑이든 고통 없는 사랑은 없으며 그 고통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고통 그 자체가 되기도, 소중한 인생이 되기도 한다는 말씀이 24편의 동화속에 오롯이 묻어난다 기다리고 아파하고 희생하고 용서하고 사랑하면 누구나 겪는 일들 그게 연인이든 가족이든 친구든 무엇이든 아껴아껴 읽고 싶었는데 너무 순식간에 읽어버렸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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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자국 서평
2월 어느 날 지인의 엽서에 적힌 시 한편. 정호승 시인의 시였다. 봄길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나는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몇 년전 정호승 시인의 강의를 들으러 다녀왔다. 아픔에 대한 해석이 남다른 시인의 시선에 감탄했던 날이 생각난다. 수선화에게 노래를 찾아서 계속 들었던 기억이.... 그래서 끌렸나 보다. 어른을 위한 동화가 궁금했다.
작가는 사랑은 결국 용서로써 이루어집니다 말한다. p.4 우리의 삶은 결국 사랑으로 완성됩니다. p.5 저는 사랑을 완성시키는 가장 중요한 본질적 요소를 용서라고 생각합니다.
동화의 방법으로 사랑과 용서를 실천하기 위해 쓴 책이라고!
어떻게 읽을까 차례대로? 아니면 마음에 드는 것부터 신랑이 가족 독서 시간에 먼저 읽었었지?! 신랑의 본깨적 노트를 몰래 펼쳐 봤다. 그래!! 신랑의 시선을 따라 가보자. 시인 감성의 그는 어떤 부분에 밑줄을 그었을까?
그렇게 고른 몇 구절을 읽고 또 읽는다.
거름이 된다는 것 벼인 줄 알았던 피의 독백이 안타깝기도 하고, 바람의 속삭임이 고맙기도 했다. p.36 내가 자라 열매를 맺고 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은 너무나 큰 오산이었습니다. p.37 내가 누구인지 확실히 알게 된 것만 해도 기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간간이 끊어질 듯 말 듯 바람의 다정한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피야, 너무 슬퍼하지 마라. 넌 지금 거름이 되는 거란다. 네가 썩어 거름이 되지 않으면 이 땅에 풀 한 포기 살 수 없단다. 그러니까 넌 죽는게 아니라 다시 사는 거란다.”
내 삶에 바람같은 존재를 만나는 행운~ 내 곁에 함께 살고 있는 가족의 속삭임! 아이의 엄마! 내가 지켜줄게! 라는 말이 바람의 말처럼 들려온다. 때론 책이, 때론 친구의 말이, 때론 예쁜 꼿 그리고 나무가 바람처럼 속삭여 준다. “괜찮아. 너무 애쓰지 마! 지금도 잘 하고 있어!”
비목어 p.149 “우린 외눈이기 때문에 늘 함께 다녀야 헤엄을 칠 수 있단다. 아빠도 엄마가 늘 옆에 있기 때문에 헤엄을 칠 수 있는 거고. 그래서 사람들은 우리를 비목어(比目魚)라고 한단다.” “너도 엄마처럼 아빠 같은 물고기를 만나면 된단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아빠 같은 물고기를 만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연어를 만나고 연어는 따스한 눈길로 비목어에게 말한다. p.151 “비목어야, 사랑은 가만히 기다리는 게 아니야. 찾아 나서야 하는 거야.” “어떻게?” “먼저 부모를 떠나야 해. 부모하고 함께 살고 있으면 사랑을 찾아 나설 수가 없어.”
사랑을 찾아 나선 비목어에게 연어는 또 가르쳐 준다. 사랑도 용기와 인내가 필요로 하다는 것을~ 연어는 어떻게 알았을까? 삶 속에 연어는 어떻게 만날 수 있는 걸까? 아마도 비목어의 간절함이 연어를 끌어당긴 것은 아닐까? 짧은 동화 한편에 물음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역시 시인의 시선은 남다르다. 띠지에 있던 인상 좋은 할아버지의 눈빛이 보물같다.
p.157 “사람들은 두 마리가 짝을 이루어야 비로소 헤엄을 칠 수 있는 우리를 보고 비목동행이라는 말도 만들어냈어. 한 쌍의 눈처럼 같이 다닌다는 뜻인데, 언제나 서로 떨어지지 않고 사랑하는 사이를 나타내는 말이야.“
부부도 비목동행하는 사이다. 사랑하는 사이. 구속하지 않고 서로를 비춰주는 사이. 서로의 시간을 존중해 주는 사이. 함께 힘을 합쳐서 하루를 온전하게 만드는 사이다. 비목어 동화 한편으로 우리 부부를 생각해 본다.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한 사이다. 오늘도 고마운 그를 생각한다. 동화 한편이 이렇게 감성적인 하루를 선물해 주다니!?!!!
나는 바람을 좋아한다. 폭풍우같은 바람만 아니라면, 솔솔 부는 바람이 좋다. 고등학생 때 처음으로 만든 내 아이디는 winds31이다. wind는 누군가 사용하고 있었고, 그래서 추가한 내 학번! 그렇게 바람은 내 아이디가 되었다. 시인의 글에는 바람이 자주 등장한다.
빈 들판 p.166 “바람아, 나는 지금까지 나를 비우며 살아오는 것만이 최선인 줄 알았어. 어떤 스님께서 ‘마음은 차곡차곡 채우는 것이 아니라 텅텅 비워야 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걸 몰래 엿들은 적이 있거든. 그런데 난 이제 나무 한 그루 없는 빈 들판이 될 게 아니라, 나무랑 함께 사는 들판이 되어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되었어. 그러니까 바람아, 지금이라도 네가 내 가슴에 나무들이 자랄 수 있도록 해주지 않겠니?”
“아무래도 솔씨가 좋겠지?” 바람은 어디 먼 데서 솔씨 하나를 데려와 빈 들판의 가슴에 톡 떨어뜨렸습니다.
빈 들판은 들판이 되었다. 들판은 엄마의 마음이다. 소나무를 품고 애지중지한다. 하지만 소나무는 작은새를 너무 사랑했다. 그래서 죽을 각오를 하면서 들판에게 뿌리를 드러나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들판은 소원대로 떠나도록 가슴을 열어 주었다. 결국 소나무는 죽었지만,,, 너무 슬픈 엔딩이 가슴을 아리게 한다. p.179 “소나무야 사랑해.”
사랑하는 작은 새를 만나려고 떠나고자 하는 소나무를 위해 다시 텅 빈 들판이 되기로 한 사랑에서 엄마의 사랑이 보인다. 나는 어떤 엄마가 되야 할까? 자기의 사랑을 찾아 당당히 세상으로 나가는 아이가 쓰러지지 않을 힘인 추억을 선물하는 엄마가 되고 싶다. 언제든 엄마의 사랑을 생각하면서 좌절에도 다시 일어나는 딸들이 되기를 소망하는 시간이다.
동화책의 힘을 느껴본다. 짧은 이야기가 마음에 쿵! 하고 남아 긴 여운을 준다. 아이들에게도 읽어주고 대화를 나눠도 좋을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직접 만나보기를 권해 본다. 그리고 이 책의 또다른 묘미는 그림이다. 마음에 드는 그림을 골라, 작가의 마음을 상상해 본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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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 시인이 그린 24편의 어른들을 위한 동화집이다. 시인은 사랑을 이야기한다. 그 사랑을 완성하기 위해 용서하라고 이야기한다. 우리의 마음을 울려주는 24편의 이야기와 들여다보고 생각하게 만드는 그림들이 좋다. 사물이나 동물을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항상 인간이 주인공이라는 고정관념이 살짝 흔들리면서 우리의 생각이 유연해지는 효과도 있다. 생각의 연습도 이루어진다. 그래서 동화가 좋은가보다. 왼손과 오른손의 다툼과 갈등과 화해와 사랑 그리고 감사로 책은 시작한다. 자신의 처지를 불평하는 많은 사람들을 사물로 빗대어 등장시키는 시인은 우리에게 주어진 자리를 돌아보게 한다. 그 자리들이 갖고 있는 의미를 모르고 지나치는 사람들을 붙잡는다. 당신의 자리가 이런 의미라고, 당신은 이런 의미 있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니 사랑하고 감사하라고. 큰 바윗돌이나 작은 조약돌이나, 눈사람이나 종이배나 모두 각자의 의미가 있고 사랑할 자리라고. “하하, 푸른명태야, 바다인 나를 봐라. 파도는 바위에 부딪쳐 사라지지만 바다인 나는 그대로 살아남아 있지 않니. 죽음도 그와 같은 거란다. 바다의 파도와 같은 거란다. 그러니 죽음을 너무 염려하지 말아라. 넌 죽어서도 남을 위해 다시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단다.” -명태 죽음 너머의 의미를 알려주려고 시인은 애를 쓴다. 모든 사물은 자신의 의미를 살려 남에게 사랑을 전할 수 있다.
“맞아. 너무 무서워할 필요가 없어. 바다도 똑같은 물이야. 냇물이나 바닷물이나 똑같은 물이야. 결국 그 물을 어떻게 이해하느냐 하는 내 마음이 문제인 거야.” 나는 바다를 시냇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자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종이배 세상을 살면서 두려움에 몰리는 순간 힘을 내라고 응원한다. “그래, 내 소임이 무엇인지 알고 죽는 것만 해도 퍽 감사한 일이야. 세상에는 자신의 소임이 무엇인지 모르고 살다가 죽는 이들도 참 많지” -우제어 소 발자국으로 생긴 작은 웅덩이에 빗물이 고여 그 안에 갇힌 송사리의 말을 빌어서 죽음을 대하는 당당한 자세도 강조한다.
‘대나무가 매듭을 짓는다는 것은 바로 고통을 참고 견디는 일이야. 마디를 만드는 고통의 시간을 이겨내지 못하면 결코 튼튼하게 자랄 수가 없어.’ 그는 이제 아무리 바람이 불어도 쓰러지지 않는다. 그저 고요히 하늘을 향해 흔들리며 미소 지을 뿐이었다. -어린 대나무 시인의 응원은 계속된다. 남편이 못된 짓을 할 때마다 감나무에 못을 박기 시작한 아내. 무수히 박힌 못자국의 의미를 알게 된 남편의 회개. 남편이 고맙게 할 때마다 못을 다시 하나씩 뽑은 아내. “여보. 내가 당신에게 용서를 받으려면 아직 멀었어요. 못은 없어졌지만 아직 못자국이 여기 남아 있어요. 이 못자국마저 없어져야 겨우 용서받을 수나 있을까…….” -못자국 나는 아내와 아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못자국을 남겼나 후회가 된다. 그 후회가 사랑으로 변하기를 빌어본다.
“연어야, 저 많은 녀석들 중에서 도대체 내가 누구를 사랑해야 하니? 첫눈에 반하는 녀석?” “글쎄, 그건 아니고, 우선 상대방의 눈동자를 잘 살펴봐. 상대방의 눈동자에 네 모습이 아주 맑게 비치면, 그건 상대방이 너를 사랑하기 때문이야.” -비목어 외눈 물고기는 자신의 짝을 만나 서로의 눈이 짝을 이루어 함께 헤엄치기를 소망했다.
지금 나 자신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그것은 먼저 나 자신을 용서하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나 자신을 용서함으로써 나 자신을 사랑하고, 나 자신을 사랑함으로써 남도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남을 사랑할 수 있겠는가. 부처님도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의 존재라고 말씀하셨다.
이제 고통스러운 내 삶의 상처가 더 이상 썩어 가게 방치해 둘 수는 없다. 용서 잘하는 사람이 건강하다고 하지 않는가. 나는 먼저 나 자신을 용서함으로써 나에게 상처 준 자를 용서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얻는다. 『우리가 어느 별에서』, 「나를 먼저 용서합니다」 p.16~17
*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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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정호승 시인의 어른을 위한 동화집이다. 시로써 많은 위안을 준 시인이기에 이 짧은 동화들은 함축되어 있는 그의 시만큼이나 작은 감동을 안겨줘 일상에 지친 어른들이 읽기에 소박하면서도 소소한 스토리가 들어있어 또다른 작은 위로와 영혼을 가다듬어 주었다.
24편의 짧은 이야기로 이루어져있는데 크게 그자리, 길, 사랑과 동행하는 것들, 나의 의미 이렇게 4부로 나뉘어 각각의 에피소드들이 우리 일상에서 만나는 별 특별한 존재가 아닌 그저 평범하게 눈에 띄는 산중턱에 자리 잡은 조그마한 바윗돌이나 벼에 빌붙어 있는 쓸모없는 피, 난초 화분 속의 풀꽃, 감나무에 박힌 못, 처마끝에 매달려 있는 풍경, 대나무, 버려진 망아지 등의 관심받지 못하는 작은 사물이나 동물 등을 소재로 삼아 마치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할머니의 구수한 목소리로 듣는 것처럼 감칠맛 나고 푸근하게 다가왔다. 때로는 가슴 찡하게 또 때로는 보잘 것 없는 작은 존재들조차 얼마나 소중하게 다가오는 지 인간의 외로움과 슬픔, 용서를 실천하기 위해 어떻게 하는지 그것은 오직 사랑 뿐이라는 메시지로 깊은 우화적인 교훈이 담긴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지나가던 소발자국에 고인 물속에 사는 우제어 송사리가 자신을 통해 인간에게 깨달음을 주는 소임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뜻있게 죽음을 받아들이는 스토리는 슬프면서도 뭔가 찡하게 다가왔다.
"그래, 불쌍하긴 하지, 그렇지만 송사리나 인간이나 불쌍한 건 다 매한가지다. 우제어나 인간이나 다를 바가 뭐 있겠느냐. 결국 인간도 우제어처럼 사는 게 아니겠느냐. 그래서 덧없는 인간의 존재를 가리킬 때 우제어를 예로 든단다." - 113
하나뿐인 아들을 잃고 방황하는 남편을 수많은 못자국을 남기면서 이겨내야만 했던 아내의 용서는 그 고통을 이겨내는 과정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그대로 전해져왔다.
잘난체 하는 물고기풍경이 "만일 봄이 와도 꽃이 피지 않는다고 생각해봐. 그러면 그게 진정 봄일까. 가을이 되었는데도 낙엽이 떨어지지 않고 겨울이 되었는데도 낙엽이 떨어지지 않고 겨울이 되었는데도 눈이 내리지 않는다면 그게 진정한 가을이고 겨울일까. 난 봄을 진정한 봄으로 만드는 그런 꽃과 같은 존재야. 밤하늘에 뜨는 별과 마찬가지지. 밤하늘은 별이 뜨기 때문에 아름다운거야." -222 이렇게 한 말에 괘씸하게 여긴 밤바람의 움직이지 않고 멈추버린 이야기는 아무리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풍경일지라도 바람이라는 존재가 없으면 쓸모가 없음을...
그밖에 한쪽 눈밖에 없어 짝을 찾아야만 길을 잃지 않는 비목어나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다는 해어화의 이야기 등 담겨진 스토리 하나하나가 우리의 삶에서 스쳐지나가는 단순한 깨달음을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끄집어내게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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