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에 우연치 않게 기자님이 쓴 책을 두권 연속으로 읽는 일이 생겼다. 이책은 제목과 책표지가 다소 상반된 책이라 호기심에 시작했다. 책을 재테크 금융서적이 아니면 절대 하루만에 읽는 법이 없는 내가 이책은 잡자마자 한권을 독파해버렸다. 개기자 박상규 기자의 유머러스에 한번 반했고 그가 말하는 '엄마'라는 분에게도 한번더 반했다. 엄마 덕분에 정말 여러번 책을 보면서 웃었다.
엄마와 박기자가 꽃게를 서래포구로 사러가면서 엄마와 박기자의 이야기는 나를 웃게 만들게도 했고 전쟁고아인 엄마가 아버지를 찾는 내용은 나를 눈물짖게 했다. 그외에도 엄마와 40여마리의 개 이야기는 탄생의 신비가 아무렇지 않은 일상이 될수 도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개인적으로 개를 좋아하는 나라 더욱 끌리는 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직업이 기자인지라 책속에서 등장하는 쌍용차 문제는 한번의 울컥을 느끼게도 했다. 나도 월급쟁이 마누라인 덕에 그게 무엇인지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에 쌍룡차 문제는 뉴스에 언급 될때마다 가슴이 뜨끔 거리곤 한다. "아,또 누가 죽었다보다..."라고 책에서는 심도 있게 다루지는 않았지만 박기자가 거기서 느꼈을 비통함은 너무 잘 나타나 있다.
곰배령이야기는 박기자와 땔레야 땔수 없는 이야기이다. 문득 곰배령이 그리워지면 무턱대고 차를 타고 내 달려 새벽녁에 도착해 안도의 한숨을 쉬고 곰배령에서 면도도 하지 않고 추리닝을 입고 쓰레빠를 끄집고 자연인의 모습으로 동네 사람들과 시덥지 않은 농담을 하고 다니는 그 모습은 마냥 자유롭게 느껴졌다. 이책을 보면서 박기자는 장가 안가려나.. 싶으면서도 장가가면 누구댁 딸인지 몰라두 고생하겠구나... 싶으면서도 장가보고싶은 그런사람이 개천마리기자 박상규 기자이다.
다소 무거울꺼 같았지만 에필로그부터 시작해서 끝나는 그 순간까지도 그의 직설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한 화법은 책을 절대 못놓게 하는 마력같은 것이 였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제일 느낀건 왜 책 제목이 엄마 때문이라는거지? 라는 의문이 들었다. 어렸을때 청계산에서 살던 소년의 부모님의 이혼으로 그가 걸었을 쓸쓸함과 외로움이 엄마때문은 맞지만 지금 그가 다른 이를 한번더 생각하고 다른 한쪽을 볼수 있게 된건 엄마 덕분은 아니였을까?
내년 이맘때 그는 세계여행을 꿈꾸며 클래식 기타를 배우고 있다고 한다. 여행기도 서너권쯤 쓰면 좋겠다고 했다. 그때 박기자의 이야기는 어떠할지 기대 된다. |
|
이게 다 엄마 때문이라는 제목의 첫인상? 어떤 불효자식의 망언인지 확인해보자는 마음보다는, 루저의 비겁한 변명이라는 마음보다는.. 왠지 모를 찡한 느낌이 들었다. 책장을 한 장 한장 넘길 때마다 엄마가 사람으로 보이고, 엄마라는 호칭보다는 X여사라는 호칭이 친근해진 나이인 작가의 솔직한 엄마와의 지글지글 볶는 러브스토리가 무척이나 살갑게 느껴진다. 엄마'탓'이 아닌, 엄마'덕'이라는 결론이 결국 현재의 그를 있게해 준 바탕이라는 결론 역시 훈훈하게 느껴진다. 서민적인 내용은 생각보다 익숙하면서도 낯설었다.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다가 눈에 띈 것은 TV드라마의 현주소였다. 예전 TV드라마에는 서민적인 주인공, 내용이 주류가 되기도 했지만, 오늘날의 TV드라마의 현주소는 왕자님, 공주님이 사는 세상인 경우가 많다. 판타지를 꿈꾸게 하는 드라마에 대중인 '나'는 소외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그 엄마로부터 시작된 '서민'을 향한, 그 속의 '우리'를 향한 시선은 사회로 뻗어나간다. 낮은 자세에서 낮은 목소리를 담아내는 기자가 된 그의 시선이 소위 '생존'이라는 목적 속에 '성공'이라는 욕망이 중심이 된 나를 부끄럽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게 책의 한장한장을 넘기는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빨라진 속도만큼 빠르게 빨려들다가 책을 덮었다. 그리고 만난 책 뒷면의 글귀들... "차라리 거짓말이길 바랐던 찌질한 인생. 현실을 '팩트'로 받아들이는 순간, 삶은 아름다워진다"는 글귀. "엄마가 나를 먹여 살리고 있다는.. 결국 이게 다 엄마 덕분이다"라는 글귀. 마음 속에 부는 바람을 토닥여준다. 따뜻한 햇살처럼.
|
|
개천마리 기자가 쓴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다. 저자는 오마이뉴스의 기자란다. 기자에게 책 한 권 쓰기는 쉬울 것 같지만 인터뷰 기사도 아니고 자신의 이야기를 쓴다는 게 쉽지는 않은가보다. 솔직한 말로 출판사에서 적극적으로 들이대지 않았다면 더 나중에 묵혀뒀다가 쓸 생각이었다고 한다. 박상규라는 사람이 지금껏 살아온 이야기 속에는 평범한 노총각의 땀내나는 일상이 있다. 세상 사는 일이 다 비슷하면서도 각자만의 애환이 있는 것 같다. 어쩌면 어린 시절에는 숨기고 싶었을 가족사를 이렇게 당당히 책으로 쓸 수 있기까지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을까 싶다. 그를 보면서 대한민국에서 든든한 배경없이 그럴듯한 외모없이 산다는 게 만만치 않다는 걸 보여주는 생생한 증인같다. 정치부 수습기자일 때는 부장으로 오해받을 정도로 노숙한 외모였고, 북한을 방문했을 때는 북한 주민으로 오해받을 정도로 애매한 외모였다. 책을 보면 그의 사진이 나와있다. 예의상 괜찮다고 말하고 싶지만 그냥 입다물고 있으련다. 오마이뉴스 기자로서 기자상을 두 번 수상했다는 사실 이외에는 너무나 평범하다못해 구리구리한 아저씨 스타일. 첫인상으로는 그리 후한 점수를 줄 수 없지만 책을 통해 알게 된 그의 모습 속에는 의외의 매력이 있다. 처음부터 호감을 주지는 않지만 알면 알수록 정이 가는 사람이랄까. 그가 자주 찾는다는 곰배령. 왠지 사람들은 자신의 좋아하는 물건이나 장소와 많이 닮는 것 같다. 처음 봤는데도 친숙한 느낌을 주는 곳이 있는데 저자에게는 곰배령이 그런 곳인가보다. 언젠가는 그곳에서 살고 싶단다. 서울에 살면서도 굳이 등산화를 신고 다니는 걸 보면 도시보다는 깊은 산 속이 어울리는 사람같다. 겉만 번드르르한 사람보다는 구수한 된장찌개같은 사람이다. "이게 다 엄마때문이다."란 제목을 보면서 엄마에게 이 무슨 괘씸한 발언인가 싶었는데 책을 다 읽고나니 알 것 같다. 한 남자가 서른 일곱 해를 살면서 아직 결혼도 안했고 현재 연애도 안하고 있다면 그의 인생 이야기에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은 바로 엄마일 것이다. 엄마와 함께 떠난 여행 이야기를 보면서 피식 웃음이 난다. 살갑게 말하면 좋을텐데 괜히 멋쩍어서 퉁명스러워지는 말투. 말은 그렇게 해도 서로 엄청 챙긴다는 걸 아니까 그걸로 됐다. 가족끼리만 통하는 게 있다. 정신없이 살다보면 어떻게 살고 있는건지 생각할 겨를이 없다. 그런데 개천마리 노총각이 사는 이야기를 보면서 나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당신이 지금 살아 있는 이유는? 혹은 힘들어도 꿋꿋하게 버텨낼 수 있는 이유는? "이게 다 엄마때문이다."라고 말하지 않을까. 아마도 각자 삶의 이유가 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들, 그들 때문에 오늘도 웃으며 산다. |
|
책 제목만 본다면 저자를 여자로 착각할 것이다. 근데 남자이름이다. 맨 첫페이지, 그러니깐 책표지를 넘기면 있는 사진을 보면 참으로 호감형 외모를 가진 남자로 착각할 것이다. 근데 호감형은 객관성보다는 주관성이다라고 비켜 말해야 할것이다. 상상은 자유~
저자는 말한다. 본인이 책을 내야만 했던 이유를... 책을 낼만한 깜냥이 아니라고 겸허히 말하는 저자는 비주류(저자 스스로 말하길...)언론매체 '오마이 뉴스'기자이다. 근데 위에도 말했듯이 그의 외모는 기자보다는 산악인 혹은 땅군같은 느낌이다. 게다가 나보다 젊은 친구인데 눈앞에 대면하고 있다면 말 놓기 껄꺼러운 외모... 우리가 드라마 등을 통해서 보는 시크한 까도남 스타일의 그런 기자 이미지는 결코 아니다. 그러기에 더 인간냄새가 나고 그의 글도 더 그러한지도 모르겠다.
다시 말하지만 그가 책을 낸 이유는 내면 안되는 이유보다는 갯수는 적었지만 그래도 써야하는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글이란 건 상처가 많을수록...솔직해지고 풍부해지고 깊어진다는 누군가의 말처럼...그는 그렇게 유년의 상처가 있었다(물론, 자연과 함께 호흡한 그의 주변 환경은 아주 아주 양호하고 부러웠지만). 어쩜 나와 같은 상처...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었기에 시작부터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는 유년시절 이혼하신 부모님의 이야기로 지금은 혼자 계신 엄마의 이야기로 글문을 열었다. "엄마"...라는 단어는 입안에 맴도는 순간부터 내겐 먹먹함으로 다가온다. 내게 엄마는 그리움, 눈물과 동의어이다. 저울의 한 쪽에 세계를 실어놓고 다른 한 쪽에 나의 어머니를 실어놓으면 세계의 편이 훨씬 가벼울 것이다....어느 공중 화장실에 적힌 글이 떠올랐다.
저자의 어머니와 나의 엄마 묘한 공통점이 있다. 우선 아버지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지 못했다는 점. 여자라는 이름으로 살기보다는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았다는 것이다. 또, 두 분다 전쟁고아에다 아주 애연가이시다. 엄마는 '청자'라는 담배를 즐겨 피셨다. 골드 컬러의 포장지...한 갑에 200원...엄마의 담배 심부름은 내 몫이었다. 배우자의 배신은 그 어떠한 정신적 충격보다 크다고 하는데... 젊은 시절 시집 와서 여자가 아닌 집 사람...우리들의 엄마로만 살았던 신금순 여사님... 지금은 이렇게 얘기할 수 있지만...유년 시절 나는 엄마가 챙피했다. 포목점을 하신탓에 한복에 쪽진 머리, 게다가 담배까지...내게 엄마의 냄새는 향긋한 분냄새가 아닌 청자 담배 냄새로 더 가깝게 느껴진다.... 지금은 메케한 청자 담배 냄새라도 좋으니 옆에 계셨으면 좋겠다는... (물론 저자의 어머니는 아직 건강히 살아 계시기에, 부러울뿐이다~) 엄마가 내뿜은 담배 연기엔 외로움과 쓸슬함이 있었던 것이다. 후~하고 내뿜으면 그러한 것들도 휘리릭 날아가버리는 것처럼...
그는 주류보다는 비주류, 있는 사람들보다는 없는 혹은 덜 있는 사람들, 권력이 있는 자들보다는 없는 자들, 그러니깐 강자보다는 약자의 편에서 저~~~어쪽을 바라본다. 나도 그런 편이었다. 근데 나이 듦에 조금씩 중용이라는 무기로 나의 좌익성(?)을 포장해 버렸다. 용기가 부족함에...
사람은 작은 위로의 공간과 존재만으로도 웃으면서 한 시절을 건널 수 있는 넉넉한 존재이다. 그가 마흔을 맞이하는 준비로 세계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면 과거의 그를 보듬어 안아줄 수 있는 그런 마음의 여유가 있었으면...그리고 그의 여행기를 또 우리에게 들려주었으면 한다. |
|
요즘 기레기 기레기 이러지만, 타락하지 않은 기자의 눈에 비친 세상은 어떨까요. 권력의 추태를 보고, 쉽게 가는 길도 발견하고, 세상의 가장 더러운 꼴들을 보는 기자들은 결국 눈을 감아버린다던데 저자는 그렇게 할 수 없었나봅니다. 어렸을 적 어머니에게 버림 받고 그걸 평생의 한으로 안고 가면서도 어머니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소년의 이야기로 읽었습니다. 그 소년이 세상의 모순을 캐고 캐고 캐다가 가끔은 운대요. 그러면서도 유쾌한 웃음을 읽지 않는 소년의 이야기입니다. 격정적인 소설이나 돈 이야기보다도 기자가 되어버린 어린왕자 이야기, 추천해드립니다. |
|
엄마에 대한 원망이 함축적으로 표현된 엄마 때문이란 말. 그러나 제목과는 달리 엄마를 원망하는 마음은 아니다. 되려 엄마에 대한 사랑이 넘친다. 엄마에 대한 묵혀온 감정을 토해내야만 자신이 살아온 일상을 마음껏 풀어낼 수 있었던 모양이다. 엄마 때문이 아니라 엄마 덕이라 귀결될 수 있는 것이 결국은 그의 삶마저도 반짝반짝 아름다워질 수 있게 한 원동력이다. 상반되고 모순 같은 말이지만 쿨하고 따뜻함을 동시에 드러낸 그는 스스로를 비주류라 분류하고 소외되고 낮은 사람들을 품는 마음으로 세상을 향한 날카로운 비판을 서슴지 않는다. 가자란 모름지기 그래야 한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김어준 만큼의 직설 화법은 아니나 애둘러 말하지 않는다. 이슈가 되거나 세상 부조리를 맛있게 씹어낸다는 면에서는 좀 비슷할런지도 모르겠다. 비교해서 그렇지만 김어준식의 통쾌함과 후련함은 덜하다. 서민적인 외모도 맘에 들지만 소위 엄친아가 아니라 더 좋다. 게다가 조중동의 거지 발싸개 같은 매체의 기자가 아니라서 더 좋다. 도입부 부터 엄마 이야기로 시작되었다.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인 엄마는 목욕탕 때밀이를 20년 가까이 했고 식당과 청소 노동자로 10년이란 시간을 일해왔지만 사회는 그녀들을 투명인간 취급했고 사회적 평가 또한 남성노동자에게 포커스가 맞춰져 있음을 누구 보다 잘 안다. 그래서 엄마가 욕 잘하는 엄마가 세상과 속시원히 맞짱 뜰 날을 상상하기도 한다. 여기서도 여성적 차별은 예외가 없다. 노동자의 파업을 얘기에 덧붙여 남성노동자들이 파업하면 부인들이 가족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밖에서 함께 싸우지만 여성노동자들이 파업이나 투쟁을 할 때 남편의 연대는 보기 힘들다. 화성을 비롯한 서남부에서 발생한 사건과 최근 수원 오원춘 사건을 보는 그의 시선이 눈에 띈다. 왜 죽였을까나 왜 거기서 죽였을까가 아닌 "왜 희생자는 꼭 여성이고 약자일까?"라고 묻지 않는 것에 대한 물음은 이들의 죽임이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인식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주장은 일리있다. 결국 공권력 보호에 계급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것과 같다. 노래방 도우미나 마사지 여성이 아닌 강남 부잣집 사모님의 실종이었더라도 미미하고 형식적인 수사였을까? 철거촌 현장에서 만난 용역 깡패를 만난 후의 먹먹함을 그는 이렇게 말한다. '이쪽의 없는 사람들은 자기 집을 지키기 위해 화염병을 들고, 저쪽의 없는 사람들은 일당이라도 벌어 입에 풀칠하려고 쇠파이프를 든다. 늘 이런 식이다. 있는 사람들은,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자본은 이쪽의 없는 사람들을 치기 위해, 저쪽의 없는 사람들을 동원한다. 본인은 뒤로 빠져 더러운 꼴도 안 보고 손에 피도 묻히지 않는다. 대신 없는 사람들만 서로 죽어라, 피 터지게 싸운다.(159쪽) 이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진실이다. 그렇다고 사회적 문제만을 거론하지도 않았다. 그럼 너무 무거우니까^^ 강원도 오지라 할 곰배령을 그것도 50센티미터의 눈 내린 곰배령을 찾아가는 그는 도대채 이해 할 수 없다. 우리와는 다른 아주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뇌 구조라 그럴까?ㅎㅎ 남들과 똑 같이 살기보다 또 남 탓을 하기에 앞서 나를 먼저 돌아보게 만든다. '이렇게 살다 디져 불란다'라고 그냥 툭 내던진 말. 그저 되는대로 막 사는 듯하지만 결코 막 사는 것은 아니다. 나름의 인생 계획도 세워두었다. 몸도 마음도 꺼리낄것 없는 자유로움을 가진 그는 쿨하고 멋진 남자~! |
|
화려하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다면 그 인생은 부러움의 대상이 될 것 같다. 박상규의 이야기는 자신의 이야기이지만 정말 자신이 소설로 내고 싶었다고 할 만큼, 인생의 굴곡은 다른 사람들의 몇 배의 감정의 기복을 겪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는 그렇다고 세상을 원망하지는 않는 것 같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에서 아마도 즐겁고 재미를 느끼며 일반인 이라면 숨기고 싶은 가족의 아픈 이야기조차 자신의 것 즉 소중한 자신을 만들어 낸 것으로 표현해 내고 있다. 한 마디로 그의 인생은 부럽다. 남을 의식하지 않으며 자신이 믿고 있는 일을 하고 있는 것 이니 말이다. 크게 세 가지의 이야기로 구성된 책은 처음 자신의 인생에 관하여 그리고 두 번째는 기자라는 것에 대하여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그리고 마지막에는 자신의 후배들을 위한 이야기로 책의 구성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렇게 평범하지 않은 성장기 그리고 자신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라는 것을 느낀 시기에 그는 자신을 표현하고 그 추억을 소중하게 간직하며, 어머니라는 매개를 통해서 자신을 만들어간다. 가난하고 순탄하지 못한 가정이지만 그에게는 가장 소중한 이야기로 만드는 것을 보면 그는 그 자신을 너무 사랑하고 믿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부럽다. 오마이뉴스라는 신문의 기자가 되는 일 역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즐거움을 가졌기에 터덜거림 혹은 다른 사람의 시선에 남루해 보일지 모르는 자신의 모습을 그렇게 재미있는 글 솜씨로 만들어간 것은 아닌가 한다. 후배 기자를 지망하는 그리고 자신에게 하는 기자 10계명은 기자뿐만 아니라 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모두 필요하고 담아 두어야 할 것은 아닐까? 정말 킥킥거리면서 읽었다. 그만큼 재미있고 심각한 상황에서도 그의 글 솜씨는 심각함을 덜어낼 만큼 시원하다. 그리고 그렇게 읽었다고 남는 말이 없는 것도 아니다. 뭉클하게 남는다. 이것저것 하느라 힘들었을 것 같은 그의 삶에도 역시 독서의 내공이 옅 보인다. 그 삶에 독서가 가져다 준 내공은 글을 만드는 재미난 소스가 되었음을 알게 하여준다. 읽는 것과 쓰는 것의 차이를 알 수 있는 것은 아마도 읽은 것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과정의 단어 선택이 어떤 의미로 다가가는 지 알 수 있게 하여주는 그의 글들이 아닌가한다. 경제적 자립이 없으면 정신적 자립도 없다는 <한겨레> 김선주 논설위원의 말을 받들어, (229쪽) 이 한 줄에 눈을 던지고는 두 번 세 번을 읽었다. 짧은 몇 단어의 조합이 왜 이렇게 다가오는 지 현실을 살아가면서 나는 정신적 자립을 몇 번이나 했는지 아니면 정신적 종속으로 살아가는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이 페이지에서 책을 넘기지 못하고 계속 이 생각 저 생각을 하였다. 물론 저자는 이 말을 받들어 실천하고 싶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표명한다. 기자를 지원하고 싶은 후배들에게 조선일보 떨어지고 한겨레에 지원하는 사람이 되지 말기를 강조하는 그의 의미도 어쩌면 정신적 자립을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책의 기조는 아마도 이 부분에 근거하여 자신을 만들어가는 이야기로 해석한 나의 생각이 틀리지 않기를 바란다. 개 천 마리의 안녕을 빌며 이렇게 박상규라는 사람을 알게 해준, 그러니까 박상규라는 사람을 이 자리에 있게 하여 나를 만나게 하여준 개 천 마리의 희생에 감사해야 하나? 하여간 재미있게 읽고 즐겁게 생각하고 주류 신문이 아닌 신문사에서 일하는 사람의 모습 그리고 자신의 외모를 즐겁게 받아들이며 자신의 일을 너무 사랑하는 한 사람의 모습을 만나 즐거웠다. 아마도 내가 그렇게 하지 못하기에 더 시원했을지 모른다. ‘이게 다 엄마 때문이다’는 엄마에게 감사하는 자신의 독백이 아닐까? |
|
'이게 다 엄마 때문이다!'라고 말을 한번도 안해본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마음속으로 생각한 것 까지 다 합치면 말이다. 그런데 그냥 그렇게 말만 들으면 엄마에 대한 원망조로 들리는데 책을 다 읽고나니 그것이 아니었다. 굳이 이해하기 쉽게 살짝 제목을 바꿔보자면 이게 다 엄마 덕분입니다' 뭐 이정도??
그런데 사실 저자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아버지의 바람끼 때문에 힘들었던 엄마는 어느날 막내인 저자만 남겨두고 형과 누나만 데려갔다. 그것에 대한 원망과 앙금이 없진 않았을텐데 저자는 그런 어린시절을 방황도 했지만 제법 잘 마치고 다시 성인이 되어 이번에는 반대로 엄마와 단둘이 살아가게 된다.
거진 평생을 비정규직으로 일해왔던 그래서 손에 낫지도 않는 못된 습진만 가득하다. 지금도 그의 엄마는 청소노동자이다. 그래서 같이 투표장에 가면 그는 기자 본성으로 카메라를 찍을 생각만 하는 동안 엄나는 투표장의 깨끗함에 청소노동자가 그 박봉에 얼마나 열심히 일을 했나 말씀하신다. 뭔가 다른 조합이다. 엄마와 아들이 같이 살아왔다면 다른 것은 살면서 무뎌졌을텐데 아들이 성인이 되어 만난 엄마라 어색하기만 하다. 하지만 그는 엄마의 눈을 통해 세상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 이 책은 그런 고백이다. 엄마가 있기에 다른 눈을 가지게 되었다는 감사의 마음이다. 다 듣고 나면 가슴아픈 일도 많지만 저자의 걸걸한 입담은 슬픔속에서도 한바탕 웃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덕분에 나도 엄마 때문이 아닌 엄마 덕분에 생긴 것들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만드는 기특한 책이다. |
|
솔직무구한 인간, 몸맘 두루 건강한 인간, 보기 드문 사람.인간이다, 박상규. 이 낱말의 가벼움을 많이 접한 사람은 쓰고 싶지 않은 고백이란 말, 그런데 이것은 맘을 움직이는 고백이자 천천히 생을 음미하고 싶은 맘 일으키는 그의 독백이다. 용기있다라는 말도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그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하고 싶은 말을 했을 뿐이야, 잡다한 설명이나 군더더기가 없음. 그냥 말한다. 폼도 안 잡고 남의 시선이나 얇은 귓바퀴도 걱정하지 않는다. 듣는 사람의 위선과 둘둘 말아입은 외투를 불편하지 않게 벗겨준다. 자기가 살아온 이야기를 말할 뿐 '들려주는' 것도 아니다. 용기가 필요하다면 오히려 듣는 사람이다. 남의 화려한 이야기를 들으며 환상으로 보상, 위로 받으며 살려는 성향이 강한 사람, 집단일수록 그러하다. 화려하지 못한 이야기는 책도 드라마도 보고 싶지 않을 정도로 우리가 상실과 결핍의 역사를 살아왔기 때문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보편적 삶의 역사인데도 자기 가족만은 예외이길 바라지 않는가. 말하지 않거나 미화시키거나 숨기기. 그래서 불편함을 지긋이 누르고 그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은 얻기 쉽잖은 귀한 위로를 받을 것이며 그 힘으로 자신을 좀더 편안하게 똑바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주변 사람들이 조금 더 따뜻하게 보일 것이다. 유효기간이야 각자의 그릇 성능만큼이겠지만. 한편 가족 개개인을 용납하고 이해하려는 마음이 움직이리라. 촉촉하되 꿉꿉하지 않다. 짠~하되 가라앉는 슬픔이 아니라 생동하는 힘이다. 아마 이 책을 쓸 때 고민의 과정이 길거나 깊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글로 새겨 날리기까지 내면 무의식 깊은 곳에서 벌어졌을 자기싸움은 엄청나지 않았을까 싶다. 퍽 괜찮은 인간 하나 그냥 자라나, 하늘과 바람과 비와 시, 그리고 엄마 때문이다. 맞다. 엄마 덕분이고 자신 덕분이다. 그리고 그를 '까닭도 없이' 알아본 오연호 사장, 인사비리로 비난받지 않았나 궁금하다. 오래전에 글로 만났으되 당신 큰사람 된사람 부류다. 건강한 에너지가 간절하면 좋은 에너지들을 끌어낸다. 주로 그렇다, 간절함이 오래 진실될 때.
|
|
『이게 다 엄마 때문이다』를 읽고 이 세상에는 나름대로 아픈 사연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이 있음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느끼고 있는 감정이다. 그래서 사람들끼리 모이거나 인간관계를 갖게 되면 나름대로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로 꽃피울 수 있겠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해본다. 이 책의 저자는 물론이지만 내 자신도 이런 추억이 잠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정말 누구에게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내용은 아니지만 그래도 살아가는데 있어서 참고로 하라는 의미에서 간혹 이야기할 때가 있다. 40 여 년 전 농촌에서는 비교적 재산으로나 인품으로 그래서 존경을 받았던 아버님이 친구 분하고 어업 사업을 하면서 활동 범위가 넓어지게 되고, 결국 서울에도 진출하였고, 술집을 하는 여자에게 빠지게 되었고, 우리도 모르는 새엄마가 된 것이다. 솔직히 시골에서 생활하는 어머님과 9남매들은 자세한 내막은 잘 알 수가 없었다. 지금과는 달리 당시에는 아버님의 힘이 막강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계속적으로 돈을 서울 술집에 가져간다는 점이다. 비교적 풍부했던 농토는 물론이고 임야, 심지어는 농촌 마을 중앙에 자리 잡은 우리의 보금자리인 시골집까지도 넘어가고 말았던 것이다. 그래서 어머님을 포함한 가족은 시골에서 남의 셋방을 살기까지 하였고, 당연히 형제들이 돈 때문에 학교를 다닐 수가 없었다. 대부분 초등학교 졸업으로 마무리하였다. 참으로 억울하기도 하였지만 현실인 만큼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러나 결국은 아버님의 서울 생활도 막을 내리고 시골에 내려오셔서 힘들게 생활하시다가 말년에는 병까지 얻으셔 투쟁하시다가 가셨고, 정말 고생하신 어머님께서 다 수용하셨지만 결국 돌아가신지 오래 되었다. 원망해서는 안 되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아쉬운 점으로 남기도 한다. 그 덕분에 내 자신의 생활은 항상 자신감 있게 배려하는 마음으로 주어진 순간순간 열심히 생활하고 있다. 이 모두가 다 부모님의 덕분이라는 생각이다. 결국 자신의 인생은 스스로가 만들어가야 한다는 교훈을 직접 얻었다는 것 자체가 훌륭한 일이라 생각한다. 이 책을 보면서 저자의 멋지고도 즐거운 삶속에서 당당하게 생활해가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결코 쉽지 않은 부모님의 모습과 환경인데도 불구하고 이것을 잘 극복해냈다는 점에서 큰 박수를 보낸다. 특히 엄마가 저자에게 보여주는 행동 모습과 이를 받아들이면서도 자기 할 일을 스스로 해 나가는 저자의 모습이 그렇게 멋질 수가 없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얼마든지 고정관념을 깨뜨려버리고 새롭게 변화와 발전을 이뤄 가는데 하나의 좋은 교훈이 되리라 확신해본다. 우연히 발견한 글쓰기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도록 보여주었던 엄마의 노고와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열심히 임하는 저자의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