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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맥그리거는 <기적을 말하는 사람이 없다면>, <너무나 많은 시작> 을 통하여 이미 국내에 어느 정도 알려진 영국 신예작가입니다. 부커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될 만큼 작품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검정을 받았다고 볼 수 있을정도로 신인 작가 치고는 상당한 필력의 소유자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뭐 이미 존 맥그리거의 전작들을 접해본 독자분들이라면 저의 이런 평에 대해서 수긍하리라 여겨 집니다. 무엇보다 존 맥그리거의 문체는 그 동안 바쁜 일상생활에 젖어 그저 한순간의 괴로움을 잊고자 갈망하는 이들에게 강도 높고 충격적인 내러티브를 선사함으로서 스트레스 해소에 일조를 한 흥행성 높은 엔터테이먼트장르의 소설과 거리가 상당히 먼 작품들이라고 해야할 만큼 조용한 내러티브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스릴러, 추리, 반전, 멜로등의 갖은 화학 조미료로 맛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인공적인 면을 전혀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에서 아주 밋밋한 느낌을 주는 작품들 일색입니다. 뭐랄까요 화려한 색체와 향기를 머금고 있는 대중적인 꽃이 아니라 산들녁에 홀로피어있는 야생화처럼 은근한 향을 내뿜고 있는 그런 작품이라고 여겨집니다. 환자에게 강력한 진통제나 항생제를 투여해서 질병을 고치는 방법은 결국 내성을 키우게 되고 좀 더 강한 약물을 투여해야 하듯이 바로 지금 우리 주변의 작품들이 아마도 그런 내성을 가진 힘에 의해서 움직이지 않나라는 생각을 가져 보게 됩니다.
뭐 이러한 측면에서 본다는 존 맥그리거의 작품들은 하나 같이 항생제나 진통제와는 무관하게 아픔을 스스로 극복해야만 했던 전통적인 방식(약간의 민간요법을 가미해서요^^ 그 민간요법이 바로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소소한 것들을 CCTV로 찍어내는듯한 리얼타임 기법을 동원해서 독자들의 눈을 집중시키고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을 취하고 있다고 보여지네요. 그래서 어떤 독자들은 정말 재미없고 따분하고 뭔 소리인지 모를 만큼 느껴지는 잔잔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개들조차도> 도 역시 전작들과 비교해서 손색이 없을 정도로 무슨 맛인지 모를 만큼 밋밋한 작품입니다. 그래도 그동안 이런 항의에 호응이라도 하듯이 속어와 육두문자가 난무하고, 중간 중간에 쉼표가 없다면 읽다가 질식사 할 것 같은 끊임없는 단어들의 향연등...(그래서 아마도 전작의 두편의 소설을 대했던 독자들이라면 이거 상당히 황당한 시츄에이션처럼 어안이 벙벙해집니다. 어떻게 이렇게 한순간에 사람이 변할수 있을까 하고요) 그래도 전작들에 비해선 최대한 맛을 살리기 위한 약념들(속어와 육두문자 그리고 랩같은 진행방식들...)을 뿌려놓았다는 것이 저 개인적인 느낌이네요. 그런데도 이 양반의 필력 어디가겠습니까? 역시 그러한 양념들 속에 자리잡고 있는 진짜 맛은 바로 은근한 밋밋함 그 자체인것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그 동안 등장인물과 그들을 중심으로 한 배경 묘사 부분을 CCTV로 바라보듯이 기술하였다면 이번에는 아예 작정을 한듯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스포츠 라이브방송을 보는듯 하네요. 카메라 한두데가 아닌 여러대를 여러각도에서 다양하게 잡아내어서 입체감을 듬뿍 살렸다는 점이 눈에 띄입니다. 마치 공중부양을 한 느낌으로 내러티브가 흘러가는 사태를 요소요소에서 중계하는듯(굳이 보여주지 않고 편집해도 될듯한 뷰들까지 일일이 시청자들에게 흘려 보내고 있어 마치 방송사고를 보는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킵니다) 아주 세밀하게 잡아내고 있다는 점이 강한 매력으로 다가오는 작품이네요.
아무도 관심같지 않는 소외층의 죽음과 그 죽음이 처리되어 지는 일련의 과정 그리고 그 과정들을 무미건조하게 보여주는 내러티브 그리고 마치 랩을 하듯이(진짜 저는 이번 작품을 읽으면서 절로 리듬에 맞춰서 읽는 저 자신을 발견하고 실소를 금치 못했습니다) 이어지는 문장들 하나하나가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고 느껴지게 합니다. 비록 알콜중독등으로 인해 현실세계에서 철저하게 소외되고 외면받은 한 삶의 마침에 대해 뭐 그리 대단한 의미를 부여해야 할까라는 의구심도 들겠지만 존 맥그리거의 손에 새롭게 탄생한 이들의 삶과 죽음은 또 다른 새로은 경지를 여는것 같아 새삼 주변을 둘러보게 하기도 합니다. 여하튼 전반적으로 상당히 흥미로운 작품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네요. 작품의 모티브나 스트럭쳐를 끌어가는 다양한 기법들 그리고 내러티브속에 담겨져 있는 그들만의 리그를 수면위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하고 싶어지는 작품입니다. 왠지 이번 작품을 계기로 슬쩍 존 맥그리거의 힘있는 작품이 기대되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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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어느 도시 어느 곳 추운 날..죽음에 대한 기록,중계가 시작된다. 씨팔.. 부랑자들, 마약중독자들,알콜중독자.따라 다니는 개들.. 전상자들.이혼당한 자.밴드에서 쫒겨난 여자. 이런 것들이 이야기의 관찰자이자 시점이다. 말하자면 ㅡ우리ㅡ복수 2인칭이다. 그러나 사실 저들 , 이소설의 주인공이라 할, 저들이 ㅡ우리ㅡ인지 조차 확실치는 않다. 검시소 내부 등 일반인은 들어갈 수 없는 곳까지 마구 넘나들기 때문이다. 도시 거리를 떠돌았던 먼저 간 유령일지도 모른다. 이 뿐만 모든 사건들 기억들이 얽히고설킨 채로 뒤죽박죽으로 묘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