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100%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0.0
  • 50대 9.0
리뷰 총점 종이책
향기로운 무엇 하나 남기지 않고
"향기로운 무엇 하나 남기지 않고" 내용보기
샘     내 안에 피어 있던 라벤더 같은 건 모두 당신에게 바쳤습니다 그래서 이제 향기로운 건 무엇 하나 남은 것 없고   내 안에서 흘러넘쳤던 샘물 같은 건 당신의 숨이 끊어졌을 때 한꺼번에 분출해 버려 지금은 마를 대로 말라 버려 이젠 눈물 한 방울 흐르지 않는답니다   다시 만나는 그날 또다시 향기가 날까요, 오월의 들판처럼 또다시 흘러넘칠까요, 루루
"향기로운 무엇 하나 남기지 않고" 내용보기

 

 

내 안에

피어 있던

라벤더 같은 건

모두 당신에게 바쳤습니다

그래서 이제 향기로운 건 무엇 하나 남은 것 없고

 

내 안에서

흘러넘쳤던

샘물 같은 건

당신의 숨이 끊어졌을 때 한꺼번에 분출해 버려

지금은 마를 대로 말라 버려 이젠 눈물 한 방울 흐르지 않는답니다

 

다시 만나는 그날

또다시 향기가 날까요, 오월의 들판처럼

또다시 흘러넘칠까요, 루루드의 샘처럼

 

 

시인은 한 남자를 통해” “상냥함도, 무서움도 / 연약함도, 강인함도, / 어느 정도의 한심함, 교활함도 / 많은 것을 일깨워 준 엄한 선생님도 / 귀여운 어린애도 / 아름다움도 / 믿기지 않는 실수까지도 / 보여 주려 한 건 아니지만 전부 보여 주었다며 이 얼마나 풍요로운 일인가요” (단 한 사람) 노래했다. 그 단 한 사람이 육체를 잃고 / 당신은 한층 더 당신이 되었다 / 순수한 원액의 술이 되어 / 더욱더 나를 취하게 한다 // 사랑에 육체는 필요 없는 건지도 / 그러나 지금, 긴 긴 세월 사무치는 이 그리움은 / 육체를 통해서밖에 / 끝끝내 얻을 수 없었던 것”(연가)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조용하고 천천히 서둘러 다시 만나는 그날우리들의 마지막 성취 / 도달할 목적지”(서둘러야 해요)라고 노래한다.

 

이바라기 노리코(1926-2006)내가 가장 예뻤을 때를 통해 전쟁 때문에 젊음을 빼앗긴 일본 여성의 상실에 관해 뼈아프게 노래했다. 일본 현대시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시인의 시를 읽으면 주체적인 여성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사내아이를 골탕 먹이는 건 신나는 일 / 사내아이를 칭얼거리게 하는 건 더욱 신나는 일 / 오늘도 학교에서 지로의 머리를 갈겨 줬다”( 여자아이 행진곡)로 시작하는 시를 보면 시인이 얼마나 본건과 관습을 벗어나려 애썼는지 알 수 있다. 그러한 연장선에서 한국과의 특별한 인연이 생기도 윤동주를 일본에 알린 장본인이 된 것일 테다. 그러한 면을 높게 평가하지 않을 수 없지만 내게 더 다가온 것은 사별한 남편에 대한 일관된 사모의 정과 죽음을 대하는 시인의 태도다.

 

이바라기는 남편과 사별하고 자신 역시 병마에 시달리면서 순탄하지만은 않은 만년을 보냈다. 그렇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의지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일관되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죽음을 대비하여 작별의 편지도 정성껏 손수 준비해 두었다. 슬하에 자식이 없었던 이바라기는 남편과의 추억이 서린 집에서 2006년 홀로 죽음을 맞이했다. 갑작스러운 출혈로 인한 죽음이었다. 이바라기가 세상을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지인들에게 이바라기가 활짝 웃고 있는 사진이 담긴 편지가 전달되었다. 중략 이바리기의 조카 부부가 이라라기가 빈칸으로 남겨 둔 사망 날짜와 사망 원인 부분을 채워 이바라기와 평소 친분이 있던 지인 205여 명에게 이 편지를 보낸 것이다.

YES마니아 : 골드 g*******g 2022.02.07. 신고 공감 3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