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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선승들의 일화 모음이다. 농사짓고 책 읽고 번역하는 농부 최성현이 20여 년 간 모은 일화라고 한다. 간혹 짤막하게 드문드문 접했던 선승들의 일화를 한데 모아놓았다니 당연스레 관심이 생겼다. 선승들의 일화를 보면 나또한 깨달음을 얻는 듯 깨우치는 시간을 갖기도 하고, 사색에 빠져드는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특히 저자가 오랜 세월 모은 일화라는 점만으로도 궁금한 생각이 들어 이 책을 읽어보기로 결심했다. 이 책『힘들 때 펴보라던 편지』를 읽으며 영혼을 깨우는 선승들의 일화를 접하는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의 저자는 최성현. 강원도의 한 산골 마을에서 자연농법으로 자급 규모의 논밭 농사를 지으며 글을 쓰고 일본어 번역을 하고 있다. 스님의 일화란 스님이 생으로 보인 설법이다. 말이 아니다. 자신의 삶과 행동으로 보인 법어다. 행동으로, 나날의 삶으로 주위에 감동을 준 스님의 삶만이 일화로 남는다. 생애 자체가 아름다워야 일화를 남기고, 그 일화가 오래 전해질 수 있는 것이다. 아무리 계급이 높아도, 학식이 풍부해도 소용없다. 삶이 아름답지 않았다면 그에게 일화는 없다. (5쪽_들어가며 中)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된다. 1장 '소는 어떻게 생겼나', 2장 '소를 찾는 길', 3장 '소를 찾은 사람들', 4장 '소를 타고 돌아오다', 5장 '소를 잊다', 6장 '삶으로 말하다'로 나뉜다. 성장을 방해하는 것, 평가는 죽은 뒤에, 네 것 내 것이 없는 마음, 말 한마디에 14년, 늦은 출가, 소설 같은 인생, 죽음의 공포도 잊고 정진, 신도에게 절하는 스님, 삼라만상이라는 거울, 진리는 사찰 바깥에도 있다, 어떻게 수행해야 하나, 글씨보다 사람, 도깨비에게 팔을 잡히다, 승려가 된 미인, 거지와 함께 사는 선사, 도둑이라는 화두, 절에서 다시 출가하다, 하나에서 보이는 전체, 차를 파는 스님, 학자는 들어오지 말라, 힘들 때 펴보라던 편지, 삭발은 본인이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먼저 이 책의 제목과 동일한 소제목의 글 <힘들 때 펴보라던 편지>를 찾아 읽었다. 357페이지에 있는 글인데, 그 편지에는 무엇이 적혀있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잇큐는 일본에서 한국의 원효만큼이나 유명한 스님인데, 잇큐가 이 세상을 떠나며 남긴 일화라고 한다. 잇큐는 앞날을 불안해하는 제자들에게 편지 한 통을 내어주며 이렇게 말했다고. "곤란한 일이 있을 때 이것을 열어봐라. 조금 어렵다고 열어봐서는 안 된다. 정말 힘들 때 그때 열어봐라." 그 일이 있고 세월이 많이 흐른 뒤 그 사찰에 큰 문제가 생겼을 때, 승려들은 마침내 잇큐의 그 편지를 열어볼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 그 편지에는 무엇이 적혀있을지, 나또한 두근두근 심장이 쫄깃쫄깃해지는 느낌으로 읽어나갔다.
일화의 모음이 짤막하게 이어져서 아무 때나 부담없이 꺼내 읽기 좋은 책이다. 그야말로 선승들이 생으로 보인 설법, 삶과 행동으로 보인 법어이니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그것도 선승들의 수많은 일화 중 거르고 걸러서 엮은 책이어서 더욱 알찬 느낌이 드는 책이다. 슬슬 넘기다가도 문득 마음에 와닿는 글을 발견할 때, 깨달음을 얻는 듯 마음이 동요한다. 영혼을 깨우는 선승들의 일화가 담겨있는 책이니 읽어보며 마음을 흔드는 일화를 만나보기를 권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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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일깨우는 선승들의 일화라는 소제목을 달고 있는 책, 힘들 때 펴보라던 편지는 잔잔하다.
불교에서는 십우도를 통하여 깨달음과 자유를 얻는 방법을 설명한다. 참된 자기의 모습, 본래의 자기 모습을 소를 비유하여 설명한 것이다. 소란 동물은 농경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동물이었고 고집이 쎄 보이지만 길들여지면 순한 모습의 동물이기도 하다. 그래서 선의 수행과 깨달음에의 과정을 도망간 소를 찾아와 길들이는 수행을 통하여 우리가 알기 쉽게 설명한 것일테다.
이 책은 그 소란 것이 어떻게 생겼나, 그 소를 찾는 길은 무엇인가, 그 소를 찾아 타고 돌아오는 과정, 그리고 그 소 자체를 잊고 삶으로 말하는 길들을 차근차근 소개해 주고 있다.
깨달음이란 것은 어찌보면 큰 것이기도 하지만, 또 어찌 보면 우리 삶에서 조금만 깊이 생각해 보면 의외로 쉽게 찾아질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 책 전체를 통해 흐르는 그 방법들을 따라가다 보면 생에 대한 겸손한 지혜를 배울 수 있다. 따라서 나는 이 책을 삶에 대한 지혜로운 성찰을 조근조근 심어주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특히 마음에 남는 이야기는 인도에서 생을 네 개의 시기로 나눈다는 이야기이다. 학생기, 가주기, 임주기, 유행기로 나누는데, 학생기와 가주기는 50세로 끝난다고 한다. 임주기는 50에서 70세까지를 말하는데 가장으로서, 사회인으로서의 임무를 모두 마친 뒤 모든 사람이 맞는, 가장 중요하고 귀한 제3의 인생주기라고 할 수 있단다. 아름다운 새 출발기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이츠키 히로유키라는 작가가 쓴 <임주기>라는 책에서는 누구나 50세때는 가출을 할 것을 권하고 있단다. 출가가 아닌 가출을 말이다. 그러기 위해 몇 가지 준비가 필요하다는데, 첫째, 가주기 때부터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음의 준비는 물론 돈도 모아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자식은 모두 스물, 혹은 스물다섯에는 독립해서 살도록 길러야 한단다. 셋째, 1년 혹은 이삼 년씩 집을 비워도 문제가 없도록 미리 손을 써 두어야 한다고. 이 시기에는 생활때문이 아니라 오래 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일을 해볼 수 있는 때란다. 특히 여성들이 폐경기에 접어드는 그 시기를 임주기라고 말하고 행동하라는 데 가슴을 쾅 치는 무언가를 느낄 수 있었다. 이츠키는 부부도 이 시기에는 연인이나 아내나 남편이 아닌 친구로, 한 사람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애정은 오래 떨어져 있으면 식는 법이지만, 우정은 멀리, 오래 떨어져 있어도 색이 바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나의 현재도 임주기에 해당한다. 위에서 언급한 그러한 삶,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고 설렌다. 힘들 때 펴 볼 수 있는 편지 같은 이야기, 새롭게 나의 인생을 설계해 보고 싶게 만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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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주경야독晝耕夜讀’의 삶을 사는 최성현의 <힘들 때 펴보라던 편지> 낮에는 자급자족을 위해 자연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밤에는 책을 읽는 그가 선승들의 일화 301개를 모아서 우리에게 보낸 편지라고 할 수 있겠지요. 삶이 막막하고 도저히 길을 찾을 수 없다고 느껴질 때, 선승들의 삶을 담은 일화에서 얻은 지혜는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테니 말이죠.
장수를 한 와타나베 겐슈 선사의 말이 떠오르네요. ‘인생은 아흔아홉굽이의 고갯길’이라며, 이를 잘 넘는 방법을 들려주거든요. 우리는 그 길을 어떻게든 걸어가야 한다고 생각하죠. 인생은 고해고 삶은 고행이라며 말이죠. 하지만 그는 굽은 길은 돌아가라고 말합니다. 때론 멈출 줄도 알아야 하고, 때로는 멀리 돌아갈 줄도 알아야, 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다고 말이죠. 저는 그랬던 것 같아요.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고 말이죠. 하지만 너무 많은 비가 쏟아진다면 적당히 피할 줄도 알아야 현명한 것일텐데 이상한 면에서 고집스럽게 굴 때가 있어서, 이 말이 기억에 남는 것 같네요.
어쩌면 우리나라에 그 이름이 가장 잘 알려져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 다쿠앙 선사의 일화도 등장하는데요. 그 중에 도쿠가와 이에미츠와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호랑이를 상대로 담력을 시험해보는 상황에서, 도리어 호랑이의 마음을 얻는 모습이 말이죠. 그는 너와 나라는 대립적인 구도를 만들기보다는 함께하는 것에 뜻을 두었던 사람이었네요. 또한 이 책의 제목이 되어준 잇큐의 일화도 있었습니다. 제자들에게 남긴 정말 힘들 때 열어보라던 편지 한 통, 그 속에는 “걱정하지 마라. 어떻게든 된다.”라는 글귀가 있었습니다. 어쩌면 제가 가장 기억해야 할 말이 아닌가 싶어요.
좋은 이야기를 많이 읽어서, 서평으로 뭘 써야 할지 도리어 고민이 되기도 하네요. 그 중에 적막한 산간에 남겨진 사찰을 걱정하며 세상을 떠나지 못하고 유령으로 떠도는 노스님을 일깨운 방랑승려의 이야기도 생각나요. ‘바람이 절을 쓸고 달이 대웅전을 밝히거늘 무엇이 걱정’이라는 대구에 비로서 합장을 하고 세상을 떠날 수 있었던 노승, 어쩌면 저도 그런 상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거든요. 내가 해야 하고 내가 신경 써야만 제대로 될 것 같아 매사에 앙앙불락 하지만, 정말 그런 것일까 자문하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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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은 편지 한 통을 내어주며 말했다. "곤란한 일이 있을 때 이것을 열어봐라. 조금 어렵다고 열어봐서는 안 된다. 정말 힘들 때 그때 열어봐라." 누군지는 몰라도 스님에게 그 편지 한 통을 받은 사람은 복 받은 사람입니다. 정말 힘들 때만 열어보라고 신신당부 하였으니 웬만해서는 열어보지 않았을 것입니다. 힘든 순간마다 '정말 힘드냐?'라고 스스로에게 물었을 것이고, 조금만 더 참아보자 다독이며 견뎠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세월이 흘러흘러 나이가 들었을 때에는 '아차, 나에게 그 편지가 있었지'라며 편지를 꺼내겠지만 이내 미소를 지으며 곱게 넣어둘 것입니다. 그 누군가가 바로 나였다면... 이 책은 영혼을 깨우는 선승들의 일화 301개를 모아 놓았습니다. 저자는 스님에게서 힘들 때 펴보라던 편지를 받은 주인공이 되어 우리에게 일본 스님들의 일화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자그만치 20년의 세월 동안 보고 듣고 읽은 이야기들 중 알곡만을 골라 이 책을 엮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이 책을 읽는 사람은 쉽게 술술 넘겨서는 안 됩니다. 301개의 일화는 각각의 선문답과 같습니다. 저자는 곽암 선사의 십우도를 응용하여 선승들의 일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소는 어떻게 생겼나? = 진리는 무엇이냐? '소를 찾는 길' = 진리를 향한 길은 여러 갈래이니라. '소를 찾은 사람들' = 스님의 삶과 행동으로 알 수 있나니. '소를 타고 돌아오다' = 비우는 삶은 아름답도다. '소를 잊다' = 자비를 실천하라. '삶으로 말하다' = 선승의 삶을 보아라. 그 중 일본에서 한국의 원효만큼이나 유명한 스님 잇큐가 세상을 떠나며 남긴 일화가 있습니다. 앞서 말했던 바로 그 편지, 힘들 때 펴보라던 편지를 남긴 장본인입니다. 그 편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고 합니다. "걱정하지 마라. 어떻게든 된다." (358p)
결국 인생에서 겪게 되는 일들은 피할 도리가 없습니다. 걱정한들 소용 없다면 받아들일 수밖에. 그 깨달음과 지혜가 이 책 속에 들어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그릇에 비유하곤 합니다. 누구라도 언제든지 펼쳐볼 수 있는 이 책은 각자의 그릇 만큼 담겨질 것입니다. 자신의 그릇이 작다고 낙담하지 말고, 스님의 말씀처럼 힘들 때마다 조금씩 담으면 될 일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늘 곁에 두고 싶습니다.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든든하고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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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은 편지 한 통을 내어주며 말했다. "곤란한 일이 있을 때 이것을 열어봐라. 조금 어렵다고 열어봐서는 안 된다. 정말 힘들 때 그때 열어봐라" . . . "걱정하지 마라. 어떻게든 된다." 불교에서 인생은 고통스러운 것이라고 했다. 금방 지나가는 고통도 있지만 혼자만의 힘으로 좀처럼 풀 수 없는, 오래도록 고생을 하게 만드는 고통도 있다. 그럴 때는 걱정하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잇큐선사는 낙천적인 길 안내를 얘기한다. "근심하지 말라. 받아야 할 일은 받아야 하고, 치러야 할 일은 치러야 한다. 하지만 그치지 않는 비는 없나니, 마음고생하지 말고 현재에 충실하라. 오늘을 감사하며 알차게 살라." 힘이 들고 괴로울 때는 힘이 되어줄 누군가나 또는 힘이 되어 주는 글귀를 찾기도 한다. <힘들 때 펴 보라던 편지>의 저자 또한 어떻게 살아야 하나 도움을 받고 싶을 때면 종료 서적을 읽는다고 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에 관해서는 종료 서적을 따를 분야가 없다 했다. "걱정하지 마라. 어떻게든 된다"고 말한 고승의 편지처럼 유대 경전에도 이와 유사한 말이 나온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이스라엘의 다윗 왕이 반지 세공사를 불러 "날 위한 반지를 만들되 거기에 내가 큰 전쟁에서 이겨 환호할 때도 교만하지 않게 하며, 내가 큰 절망에 빠져 낙심할 때 좌절하지 않고 스스로 새로운 용기와 희망을 얻을 수 있는 글귀를 새겨 넣어라 !." 지시하였다. 반지 세공사는 아름다운 반지를 만들었으나 빈 공간에 새겨 넣을 글귀로 고민을 하다가 현명하기로 소문난 솔로몬 왕자에게 도움을 청하였고 솔로몬 왕이 알려준 글귀를 적어 왕에게 바치자 다윗 왕이 흡족해했다 한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는 자만에 대한 경고와 함께 좌절에 대한 격려 두 가지를 동시에 북돋아주는 격언이다. 슬픔이 삶으로 밀려와 마음을 흔들고 소중한 것들을 쓸어가 버릴 때 가만히 속삭여보자. 어쩌면 오늘 걱정하는 일조차도 별일 아닐지도 모른다. 스님의 말씀처럼 받아야 할 일은 받아야 하고, 치러야 할 일은 치러야 하는 게 순리가 아닐까. <힘들 때 펴 보라던 편지> 저자인 최성현은 강원도 한 산골 마을에서 자연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지구 학교'를 운영하는 농부면서 글도 쓰고 일본어 번역도 하고 있다.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보고 듣고 읽으며 좋았던 일화를 모으고 모아 그중에 알곡만을 골라 이 책을 엮었다고 한다. 책은 일본의 선승(禪僧)들 일화를 엮어놓았는데 스님의 일화란 스님이 생으로 보인 설법이란다. 말이 아닌 자신의 삶과 행동으로 보인 법어로 생애 자체가 아름다워야 일화를 남기고, 그 일화가 오래 전해질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일화는 내가 아닌 남에게서 나온 말들로 내가 뽐내는 일이 아니라 남들이 알아주는 일만이 생명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책에는 영혼을 깨우는 선승들의 일화가 301가지나 소개되어 있다. 목차에 적인 '소'는 본디 모습, 또는 진리로 그것(소)를 찾으러 나서는 스님과 소를 찾는 길, 소를 찾은 스님이 보인 행동, 소유에서 자유로워진 스님의 일화, 자비를 실천하며 사는 스님과 삶으로 말하는 스님의 모습을 소개하고 있다. 정말 힘든 일을 기꺼이 또는 거뜬히 견뎌내는 스님들의 일화를 통해 힘든 일을 극복해낸다면 무슨 일이든 능히 이겨낼 수 있다는 가르침을 깨닫게 되었다. 잠시 왔다 가는 인생이다. 인생은 풀잎 끝의 이슬이고 구름 틈새의 번개다. 만 년을 살 줄 아는가? 앉다가고 엎어지고 일어서다가도 넘어지는 게 인생이다. 가난한 자나 부자나 귀한 자나 천한 자나 늙은이나 젊은이나 남자나 여자나 똑같이 죽는다. 돈이 많고 따르는 식구가 많아도 죽는 길에는 같이 가지 못한다. 누구나 태어날 때는 맨 주먹이고 죽은 때는 빈손이다. 그러나 알고 지었건 모르고 지었건 지은 죄는 남에게 못 주고 짊어지고 죽었다가 다시 짊어지고 태어난다. - 청담스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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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선승의 일화를 모은 책이에요. 읽어 보니 이 책의 제목이 된 ‘힘들 때 펴보라던 편지’도 그 중 하나였어요. 한 스님이 세상을 떠나며 사람들에게 편지 한 장을 주며 말하죠. 힘들 때, 정말 힘들 때, 그런데도 길이 안 보일 때, 그때 열어보라고. 그게 바로 저자가 이 책을 지은 목적이라고 해요. 힘들 때 읽어 볼 수 있는 책 말이에요.
이 책에는 수많은 스님이 등장해요. 물론 일본 승려들 중심으로 이야기가 대부분인데 저자가 일본어 번역가이기도 하고 일본 승려에 대한 일화가 한국에는 소개가 많이 되어 있지 않아서 그렇게 구성했다고 해요. 이 책에는 ‘영혼을 일깨우는 선승들의 일화 301’이란 부제가 붙어 있듯이 301개에 이르는 일화가 나오는데 그것이 편지의 내용이라고 할 수 있어요. 여기서 말하는 일화는 말이 아닌 이렇게 저렇게 살았다는 이야기인 삶을 말하는데요. 이솝우화집이 철학을 담고 있지만 재미나듯이 이 책 속의 이야기들도 술술 쉽고 재미있게 읽혀요.
이 중에서 인상이 깊은 것은 저자도 추천하는 자신이 책임을 맡고 있는 절을 불로 태워버린 스님의 일화인데요. 그 스님이 불을 낸 것도 아닌데 당시 그 절의 주지였다는 것만으로 사람들은 끊임없이 쑥덕거렸고 욕을 했는데 그때 그 스님은 말없이, 아니라는 변명 한마디 하지 않고 고개를 숙였다고 해요. 누구를 만나든 고개를 숙였으며 한 종파의 종정 스님이 돼서도 같았습니다. 더 고개를 숙였어요.
사실 이 일화를 읽고는 솔직히 너무 답답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렇지만 한 번 읽고 다시 읽어보니 그 스님의 심정과 마음가짐이 느껴지는 듯해요. 요즘 사회가 각박해지다보니 서로 악다구니에 싸움이 그치지 않아요. 또 어떤 사건에 벌어지면 대책이나 재발방지를 논하기보다 SNS를 중심으로 스트레스 풀이로 마녀사냥이 벌어지기 일쑤이죠. 이런 현실에서 과연 스님의 고개 조용한 고개 숙임이 단순히 바보짓인지 장기적 관점에서 보아야 할듯해요.
이 외에도 잇큐 소쥰 스님이 정말 힘들 때 펴보라며 후학들에게 남긴 편지에는 “걱정하지 마라. 어떻게든 된다”는 가르침이 남아 있었고, 다쿠앙 소호 스님이 호랑이에게까지 자비와 무외시를 내보인 일, 아이를 배게 했다는 모함을 인욕으로 극복한 시도 무난 스님, 귀뚜라미 소리를 듣고 깨달음을 얻은 ‘하쿠인’, 오로지 앉아 있을 뿐인 지관타좌의 수행자 ‘사와키’, 사투리가 섞인 일상어로 선의 진수를 전한 ‘반케이’, 석 되의 쌀과 한 다발의 땔감으로 청정함을 지킨 ‘료칸’, 수행의 방해물이라며 아름다운 얼굴을 불로 지진 ‘후안’, 4년 동안 날마다 백 리 길을 걸으며 수행한 ‘아시교도’ 등 선승들이 몸으로 보여준 다양하고 재미난 일화들이 소개되어 있어요.
저자분이 이렇게 많은 일화를 어떻게 수집하였는지 궁금했는데요. 주로 일본어로된 책을 읽는 중에 만나는 일화와 1982년 4월부터 매주 일요일에 NHK에서 방영되고 있는 ‘마음의 시대’를 비롯하여 ‘100분으로 명저’ 등 아주 많은 종교 관련 동영상을 유튜브에서 접하고 그 내용을 수집할 수 있었다고 해요. 또 각 사찰의 홈페이지에도 스님들의 이야기가 소개되어서 이 책에 정리해서 수록했다고 하네요. 마음이 무거울 때 가볍게 읽어 볼 이야기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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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힘겨울 때, 힘들다고 느껴질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과연 무엇일까? 보통의 우리가 가지는 사유는 안위, 평안함을 목표로 하는 행복을 꿈꾸지만 삶 자체가 이 책 "힘들 때 펴 보라던 편지" 는 삶의 그늘에서 한 발짝 벗어나 치열한 수행과 몰입으로 인간이기에 인간의 삶은 모두 어렵고 힘듦을 느낄 수 밖에 없다. '걱정하지마라, 어떻게든 된다' 는 선승의 편지는 받아들이기에 따라 호불호가 달라지지만 선승들의 삶의 일화를 통해 오늘을 사는, 또 내일을 살아갈 우리와 나의 삶에 늘 신선한 나의 삶을 비추는 남의 삶, 남의 삶을 비추는 나의 삶이 허투루 넘길 수 있는 삶이 아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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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어디 쯤에서 논밭 농사를 지으며 글을 쓰고 일본어 번역을 하고 있는 저자 최성현님의 힘들 때 펴보라던 편지를 읽었다. 농부이기 때문에 주경야독인데 종교서적을 읽을 때면 행복하다는 머릿말을 읽으면서 나도 흐뭇하게 미소지어본다. 나도 그렇기 때문이다. 아직 그대로 실천하는데는 미흡함이 있지만 불교서적이나 가르침이 있는 글을 만날 때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힘들 때 펴보라던 편지는 선승들의 일화를 적은 책으로 일화를 읽음으로써 아, 그렇구나 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되지만 책을 읽는 것 자체가 기도이고 공부가 되는 느낌이다. 일본에서 유명한 스님이라는 잇큐스님. 잇큐스님은 제자들에게 편지 한 통을 건네주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곤란한 일이 있을 때 이것을 열어봐라. 조금 어렵다고 열어봐서는 안 된다. 정말 힘들 때 그때 열어봐라. " 얼마 후 사찰에 어려운 일이 있어 그 편지를 열어보니 "걱정하지 마라. 어떻게든 된다." 라고 써있었다고 한다. 번뜩이는 재치이기도 하고 진실어린 진리의 말씀이기도 한 그 말씀에 어쩐지 위로가 된다.
이 책에는 많은 스님들의 일화를 적고 있는데 음미하면서 조금 천천히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나는 특히나 혜월스님 이야기 중에 이 이야기를 유심히 읽어보았다. 어느 날 도둑이 들어 지게를 지고 쌀 한 가마니를 훔쳐 지고 가려고 했는데 힘에 부쳐 일어나지를 못했다. 혜월스님은 그 모습이 안쓰러워 도둑이 눈치 채지 못하게 지게를 살짝 들어주었다고 한다. 대자비심이 아니라면 가능한 일이겠는가. 머리가 숙여진다. 책 속에 담긴 심오한 이야기들을 서평에 다 적기는 어렵고 마음이 복잡하고 어려움이 있을 때에도 이 책을 읽어보면 짐이 조금은 덜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승들의 일화도 좋았지만 엮어 모은 저자의 해설 또한 내 마음을 맑게 해주는 것 같다. 세상은 나와 남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는 대개 남이 아니라 나를 중심으로 세상을 본다. 누구나 그렇다. 누구나 남이 아니라 내가 잘 살고 싶다. 그런데 하늘은 그 길, 내가 잘 사는 길을 남에게 숨겨 놓았다. 내가 잘 살려면 남이 잘 살아야 한다. 남이 잘 살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이것이 장삼이사의 눈에는 좀처럼 잘 안보인다. (P. 127)
이 책 속의 일화 하나하나는
메세지를 담고 있어서 깊은 울림이 있고 하루에 한 가지 두 가지의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느낀 점을 적어봐도 좋겠단 생각이 든다. 책 장에 꽂아두고 오래오래 읽고 싶은 책 힘들 때 펴보라던 편지는 여러가지 일에 지치고 힘들어하는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책인 것 같다. 친한 친구에게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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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때 우리는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그럴 때는 걱정하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한 문이 닫히면 다른 한 문이 열린다.'는 말이 있다. 이미 닫힌 문에 머리를 박아대기 보다는 어렵더라도 그 문을 향한 집착을 버리면 '어떻게든 된다.' 시간이 가며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장면이나 사태가 열리게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제행무상, 곧 모든 것이 잠시도 멈춤 없이 바뀌기 때문이다. '걱정하지 말라. 어떻게든 된다.' 낙천적인 길 안내다. '근심하지 말라. 받아야 할 일은 받아야 하고, 치러야 할 일은 치러야 한다. 하지만 그치지 않는 비는 없나니, 마음 고생하지 말고 현재에 충실하라. 오늘을 감사하며 알차게 살라.'고 잇큐는 말하고 있다. -359
선승들의 일화를 담은 이야기로 제목만 들어도 왠지 힘이 날 것 같은 책이었다. 저자가 십우도를 응용해서 목차를 세운 덕에 ?감사하게도 그동안 의미도 모른채 무심코 보아왔던 십우도에 대해서도 조금이나 알게 되었다. 저자는 종교서적을 좋아하는 주경야독하는 농부로 그동안 알게된 일화들을 모아 발간했다한다.
"떠나라. 세상은 넓다. 가서 우리와는 다른 사람들을 만나라." 공부를 마친 뒤였다. 깨달았다는 인가를 해준 뒤에 스승이 하는 권유였다. "이곳에서의 공부는 여기서 일단락을 짓자. 이제 그대에게는 여행이 필요 하다. 세상은 큰 선방이다. 그 안에는 선생님이 수도없이 많다." 스승의 말은 맞았다. 나카하라 토쥬는 그 구도 여행을 통해서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14
사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자주하는 말이다. 여행이든 공부든 넓은 세상에서 보고 듣고 배운 것들이 미래를 살아가야할 아이들에게 사람들과 세상, 가치관, 생각 등 보는 눈은 물론 커다란 포부도 키울 수 있게 도와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불경을 외우고, 좌선, 수행과 탁발을 하며 소박하고 늘 깨어 있는 청빈한 삶을 살아간 선사들의 일화에서 배우고 깨닫고 생각하며 천천히 읽어나가는 마음이 여유롭고 평화로워서 좋았다.
"곤란한 일이 있을 때 이것을 열어봐라. 조금 어렵다고 열어봐서는 안된다. 정말 힘들 때 그때 열어봐라." 잇큐 스님은 앞날을 불안해하는 제자들에게 이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나중에 모두가 모여서그 편지를 열었을 때 거기에는 "걱정하지 마라. 어떻게든 된다." 라고 쓰여있었단다. 이 대목에서 나도 모르게 웃고 말았다. 당연한 말씀이다. 걱정한다고 그 일이 해결되는 것도 아니요 더구나 그렇게 걱정했던 만큼 큰 일이 아닌 경우가 더 많았음에도 늘 조바심을 치곤 하는 나에게 들려주시는 말씀 같았기 때문이었다.
"3년이면 무엇이나 반드시 이루어지는 바가 있다. 3년이 지났는데도 성취가 없다면 정진의 정도에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러므로 누구나 이 말을 계로 삼아 헛되이 하루를 보내는 일이 없도록 하라." -302
고료 조민 선사의 말씀에 크게 반성했다. 하고 싶은 일, 배우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만큼 열심히 시간과 공을 들여서 노력해야 함에도 설렁설렁 내키는 대로 하고 있었던 나태한 마음을 읽으신 것이리라.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그렇게 말들을 하건만 알면서도 실천하기란 왜이리도 어렵기만 한 건지. 해야한다고 머리로는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더 쉽고 재미있는 것들에 이내 눈 과 정신이 팔려버린 탓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