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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결코 긍정적인 것은 아닐 것이다. 그것은 아마 중정과 안기부를 거치면서 어둡게 채색된 기억들이 우리들의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일 게다. 그래서 1980년대를 온몸으로 부딪치며 살아온 사람들에게, 그 이름은 듣기만해도 소름 끼치고, 생각만해도 몸서리쳐지는 기억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 할거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 그들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도 못하는 가운데 백안시 하기만 했다. 오죽했으면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서, 그 동안 연락이 뜸했던 친구들이 직업으로써 그곳을 선택했음을 알았을 때도 먼저 드는 생각이 ‘왜?’ ‘하필이면..’하는 말 이었을까? 저자는 그러한 국정원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들이 아닌, 정보원으로써 신분을 감추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이 가지는 정체성과 그들의 삶을 풀어내고 있다. 내 주위에 있는 국정원 사람들의 삶과는 조금 다르게 느껴지지만, 저자가 보여주는 그들의 삶은 우리가 영화나 첩보소설에서 보아왔던 정보원들의 삶과 하등 다를 바 없다. 또한 국민의 정부 말기, 실제로 북경에서 개최되었던 제9차 남북장관급회담을 모티브로 하여 일어나는 사건은 남과 북, 그리고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그 실체가 무엇인가를 알려주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정권말기, 국가의 안보를 책임진다는 국정원 사람들은 과연 어떠한 생각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그 동안 우리가 품어왔던 생각들이 결코 기우만은 아니었음을 말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 책은 소설일 뿐이다. 그렇기에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소재로 했는지, 아님 작가의 창작인지를 떠나서,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삶을 알려준다는 것이 어쩌면 그들을 미화하는 것인지, 혹은 그들 자신들이 살아온 삶을 정당화하는 것인지에 대한 판단을 요구하기도 하지만, 한편의 소설로써 읽는다면 그 재미가 쏠쏠하다. 더군다나 소설을 구성하는 사건들이 우리가 익히 들어왔던 것들이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볼 수 없는 것 들이기에 더욱 실감 있게 와 닿는다. 일상생활 자체가 항상 긴장이 넘치는 가운데, 명령과 복종으로써만 자신들의 존재가치를 나타내는 그들이 겪는 인간적인 번민과 갈등은, 나와는 별 다른 관계가 없지만,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을 아리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나 또한 카페 안단테의 커피향을 음미해보고 싶다는 유혹을 느끼기도 한다. 국정원 희생요원들을 상징한다는 52개의 별, 그들 또한 번민과 갈등 속에서 죽음을 택했을 것이다. 그들은 죽어가면서 과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주인공 또한 조직의 명령과 개인의 판단 사이에서 고민을 한다. 자신의 감성을 따를 것인가? 아니면 조직의 명령을 따를 것인가? 결국 자신의 감성과 판단을 따랐지만, 그것이 조국과 조직에 누가 되는 것이었기에 당연히 실패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고, 그리고 자신도 국정원 생활을 마감하게 된다. 모든 것을 떨쳐버리고 다시 찾아간 카페 안단테에서 마시는 커피는 어떤 향을 내고 있을까? 이제 그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자신의 감성대로 부대끼며 살아갈 수 있을까? 정보원으로써 살아간다는 것은 어쩌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는 것 인지도 모른다. 소설은 그들의 삶에 대해, 아니 자신의 감성과 판단을 유보하고 살아가야만 하는 사람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설사 정보원이 아닐지라도 수많은 나와 함께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대부분의 사람들 또한 자신의 감성대로 살아갈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볼 때 소설은 한 정보원의 삶이라기 보다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나저나 직업으로써 국정원 괜찮다고 하던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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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타 소설들과는 다르게 작가 소개도 프롤로그라 이름 지어진 서막도, 에필로그도 없다. “나”라는 주인공이 덤덤하게 이야기 한다. 그래서 나는 수필형식으로 그간 작가가 국정원 생활한 것을 서술하는 줄 알았다. 이리도 담담하게 그 생활을 이야기 할 수 있을까? 국정원이라는 곳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대체 몇 명이나 되는지 그리고 그들이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지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밑도 끝도 없이 시작해서 밑도 끝도 없이 끝나는 소설. 하지만 그래서 더 호기심을 가지고 읽었다.
52개의 별이란 어떤 의미가 있을까? 국정원 안보전시장에는 52개의 별이 대리석에 조각되어 있고 별 마다 이름이 새겨져 있다. 국정원 활동 중 순직한 52명의 넋을 기리는 명패이다. 하지만 나는 충성심에 대한 감동보다 내가 남들과는 다른 세계에 들어섰고, 그 세계는 죽음도 받아들일 정도의 애국심을 요구하는 곳이라는 강렬한 현실 인식이 뇌리를 스쳤다. 나는 그저 평범했다. 고지식했던 나는 막연하게 나마 국가의 녹을 먹는 직업이 아니면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란 예감이 들었고 그렇게 국정원 7급 시험을 봤다. 조직개편이 있던 1999년 국정원 시험처럼 평범하게 나는 결혼을 했고 국정원 생활도 이어갔다. 하지만 부인은 내가 평범하게 공무원 생활을 한다고 생각한다. 2002년 남북장관급회담을 북경에서 개최한다는 합의로 나는 중국 북경에 출장을 가게 되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북한의 고위급 장관이 한국으로의 망명을 신청하게 되는데....
참... 민감하고 껄끄럽고 뒤숭숭한 이야기 이다.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김태희와 이병헌이 나온 아이리스로 인해 남북 간의 관계 그리고 우리나라와 미국과의 관계 또 북한과의 관계가 막연하게 나마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릴 적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가 당연하다 생각하며 배웠고, 미국은 우리와 같은 편(?)인 양 그렇게 배웠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작금의 현실을 보면 우리에게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는 생각을 한다. 또한 과연 미국이 우리에게 동지였을까? 아니다. 그들은 자신의 이익에 의해 움직였을 뿐 우리의 동지는 결코 아니다. 국정원이라는 조직자체가 베일에 쌓여있고, 어떻게 움직이는지 나 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모른다. 하지만 국정원 요원이라는 조직과 인간 대 인간 사이의 선 이라는 간극에서 오는 그들의 아픔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자신의 방식대로 산다는 건 힘든 일이다. 다양한 장애물 때문만이 아니고, 자신만의 고집이 정당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자책이 늘 따라다니기 때문이다. 자신의 방식대로 살아가려고 하면 누구도 응원해주지 않고, 오히려 집단에 순응하지 못하는 이상 성격의 소유자로 취급된다. 흔들릴 때마다 혹독한 공격이 가해지고, 사소한 도움도 받지 못한다. 이 딜레마를 극복하는 길은 성공뿐이다. 다시 말해서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가겠다는 결심을 했다면 주위의 모든 것과 투쟁해서 이겨야만 살아남을 수가 있다는 것이다. (248)
인간 대 인간으로 누군가를 구해주고 싶을 수 있다. 그 절박함에, 정이라는 사람이 가지는 감정 때문에 조직의 명령을 거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냉정하고 차가워야지만 그들에게 인간 대 인간의 애절하고 안타까운 감정을 느끼지 못할까? 단지 직업일 뿐이야 라고 말할 수 없다. 남북관계와 정치적 상황 뿐 아니라 “나”라는 주인공의 인간적인 부분도 조금 엿보인다. 결혼을 했지만 아내는 말한다. 왠지 늘 베일이 쌓인 사람처럼 그 속내를 알 수 없다고... 모르겠다. 국정원에 다니는 사람들은 모두 가족에게까지 다른 직업을 가졌다고 말하고 진실을 숨기는지... 숨겨야만 하는 그들의 마음은 어떨 것이며, 철썩 같이 믿었던 남편이 실상은 다른 직업의 사람이었다면 어떨 것인지...
소설이라고 말하지만 소설 같지 않다. 진짜 그런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의심하게 한다. 혹시 그 일로 지금은 국정원에서 나온 것은 아닌지 하는 의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우리는 그들의 인생을 알지 못한다. 이런 이야기는 그 많은 사연과 사건 중에 아주 미비한 한 부분일 수도 있다. 국가와 국가 사이에, 이념과 이념 사이에 진실이 있기는 한 것일까?
절대적으로 지켜야 할 가치는 무엇이며, 그것에 대한 판단을 내릴 주체성 있는 개체는 누구인가? (303)
나 역시도 이 책을 다 읽고 그런 생각을 했다. 이 세상에 아니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2012년에 절대적으로 지켜야 할 가치는 무엇이며, 그렇게 판단 내릴... 주체성이 과연 있기나 한 것일까? 앞으로의 남북 관계 그리고 미국과의 관계는 어떤 식으로 변하게 될지.. 이젠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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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중앙정보부나 안기부(국가안전기획부)는 법 위에 있는 권력의 음습하고 절대적인 기관의 느낌이 강했다. 현재는 국가정보원으로 이름을 바뀌어 어감이 주는 느낌은 많이 희석되었으나 여전히 비밀스럽고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들이 요원으로 있을 것만 같은 곳이다. 미국과 굳이 매치를 하자면 CIA를 들 수 있을텐데,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많이 접해서일까. 정극에서 부터 스릴러, 액션, 코메디 할것도 없이 다양하게 나오는 CIA의 첩보요원들은 척(Chuck)의 척 바토스키나 번 노티스(Burn Notice)의 마이클 웨스턴 등 좋아하는 쇼의 캐릭터를 망설임 없이 줄줄 이야기 할 수 있을 정도로 친근한 이미지가 형성되어있으나, 정작 한국의 국가정보원들에 대해선 너무 낯선 세계로 여겨졌다. 그래서 이 책에 대한 흥미가 더욱 생겼다. 베일에 가려진 그들이 어떤 사람들 인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줄거리에 대해 간단이 언급하자면.. 주인공 윤정태는 특별한 사명감을 갖고 일을 시작한 스파이라기 보단 공무원의 마인드로(하지만 본인의 신분을 노출할 수 없는 약간의 불편함을 가진 느낌)으로 평범한 직장인의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1997년,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야당에 의한 정권 교체가 실현되면서 남북 관계는 급 진전하게 되고 2000년 6월 13일엔 남한의 대통령(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한 남북 정상회담이 역사상 처음 개최되면서 남북 관계가 급 물살을 타게 된다. 한반도 뿐만이 아니였다. 2000년엔 부시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 당선되었고 2001년에는 9.11 테러가 발생하면서 네오콘 강경파들의 악을 처단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게 되고 그 악의 축엔 북한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 영향으로 남북관계도 냉각이 흐르게 되면서 9차 남북회담은 몇차례의 수정 끝에 남과 북도 아닌 중국에서 열리게 되었는데, 누가 보더라도 이 엄청나게 중요한 순간의 회담을 윤정태가 안전을 책임지는 팀장으로 임무를 맡게되면서 사건은 시작되고 있었다. 순조롭게 회담이 진행되던 와중에 받게되는 북측 고위급 인사의 망명요청, 역사를 바꿀 수도 있는 감당하기 힘든 결정 속에서 개인이 느끼는 인간의 존엄성과 국가의 명령을 받는 직책 사이에서의 갈등과 고뇌, 하지만 결국 뒤에는 더 큰 존재의 손에 의해 세계의 이해관계가 움직이고 있는 것들을 느끼고 만다는 스토리이다. “나는 누구를 위해, 그리고 무엇을 위해 혼자 싸웠던 것인가. 그냥 돈키호테 같은 기행을 벌였을 뿐인가...” 독자에 따라 흥미롭기도 혹은 예측이 어느정도 되는 서술이기도 할테지만, 역사속의 사실과 적절히 얽히고 빠지는 구성은 실제의 사건처럼 느낄만큼 충분히 매력적이였다. 담담하고 간결한 문장은 약간 번역체를 보는 듯이 쉽게 읽히는 대신 글을 읽는 맛은 약간 아쉬웠으나, 무취무색이던 국정원 공무원이 엄청난 일을 겪고 평범한 작가의 길로 들어선 자전작으로 가정해 쓰이고 있다 생각하면 어느정도 이해되는 바였다. 집 책장에 오래전 부터 꼽혀있던 <남산의 부장들>이라는 책이 있었는데, 언젠가는 한번 읽어봐야지 싶었지만 선뜻 손이 가지는 않았었다. <52개의 별>을 읽고 나니 그 책의 먼지를 털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은 성격이 다른 책이지만 한국의 정보원들의 이야기가 더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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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부, 국정원 하면 피도 눈물도 없는 곳, 감정이 사장된 곳으로 우리는 그렇게 생각을 많이 한다. 그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정보와 권력에 죽고 사는 인간형들로 권력의 어두운 곳에서 존재하는 자들로 인식한다. 그러면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힘을 소유한 사람들로도 본다. 안기부, 국정원의 성격이 그렇게 은밀하고 드러나지 않는 일들을 하기에 보통의 사람들은 잘 모르는 곳이다. 그런데 나라와 대척이 되는 생각과 행동으로 그곳에 엮인 사람들은 영육으로 엄청난 고통을 받는 걸로 알고 있다. 그곳의 사람들이 하는 일들이 정보를 캐고, 그것을 통해 미래의 일을 준비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나도 이런 기관에 대해서는 선입관이 많다. 정확한 자식에 의해서 그들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주어지는 지식에 의해 그들을 판단하는 것이다. 이 책도 국정원 사람을 주인공으로 한다고 해서 은밀한 이야기가 많이 그려질 줄 알았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그려지는 인물은 그렇지 않다. 마음이 여리고, 생각도 많고 삶을 고민하고 직장 생활에 회의를 느끼는 보통의 사람이다. 특별한 점이 별로 없다. 그가 하는 일이 특수하고, 그렇기에 주변에 잘 알려지지 않는 모호성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 밖에. 참으로 보통 사람의 보통 이야기를 듣고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이 책을 읽었다. 이야기는 주인공 내가 국정원에 들어가면서부터 이루어진다. 나는 그곳에서 특별하게 나의 생각을 추진하려는 생각이 없다. 명령에 복종하고 명령을 행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산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명령이 떨어지면 목숨을 걸고 이루어나가고, 만들어 간다. 그리고 다른 곳과 달리 자신이 하는 일이 비밀스럽게 되어야 한다. 그래서 그는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을 가지지 못한다. 심지어 부모에게도 자신이 하는 일이 알려져서는 안 된다. 혼자 외롭게 자신에게 맡겨진 일들을 해나가는 생활을 한다. 그런 조직의 건강한 생활이 위로부터 인정을 받는 계기가 된다. 그래서 빨리 승진을 만나기도 한다.
제목 별 52개를 선입관에 그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상징적인 계급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그 조직의 건물에 새겨져 있는, 그곳에서 일하다 사라져간 사람들의 수를 지칭하는 것이라고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그곳에서 일하는 내용은 은밀하고 비밀스러우며, 양지를 더욱 뚜렷하게 하기 위해서 그늘에서 준비하는 일들이 많다. 내가 하는 일도 그런 종류였다. 북에서 넘어온 요인들을 보호하고 지키는 일이 처음 내가 그곳에서 행하는 일이다. 위험하며 내가 어떻게 되더라도 외부에서 나의 명예를 찾을 수 있는 일도 아니다. 그런 일들이기에 자신의 모든 것을 숨기는 일이 당연한 것으로 되어 있다. 글의 이야기는 카페 안단테라는 곳에 커피를 마시기 위해 들르는 일로 시작한다. 나는 취미가 별로 없고, 혼자서 자주 돌아다니는 특성상 솔로를 위한 카페인 안단테는 나에게 잘 맞는 공간이었다. 그곳에서 커피에 맛을 들이게 되면서 나는 커피에 중독될 정도로 심취하게 된다. 그것이 나의 삶의 중요한 부분이 되어 나가는데, 아마 은밀한 이야기 속에서 인간적인, 정감적인 인물을 이야기하기 위해선 아주 필요한 공간이고 재료가 아닌가 생각된다. 나는 그곳에서 한 여인을 만난다. 그리고 서로 마음이 동하여 결혼까지 한다. 그러나 아내는 그곳 안단테에서 나와 여주인이 나누는 대화를 보고 들은 입장에서 나에게 다시는 그곳에 가지 말 것을 요구한다. 그런데 나는 그곳에 계속해서 들리게 되고, 그것이 아내와 다툼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나의 이야기가 평범하면서도 의미가 있는 것은 시대의 문제와 얽히고 있기 때문이다. 남북의 관계에 따라 우리들의 입장이 요동치는 상황이 많이 벌어진다. 남북화해 무드가 되면 우리들은 할 일이 별로 없게 된다. 그곳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북쪽을 믿지 못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들이 보여주는 속성들이 믿지 못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남북의 많은 대화도 그들의 목적에 의해서 이루어진 경향이 있다고 우리들은 생각하는 것이다. 나는 남북 장관급 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해 팀장이 되어 중국으로 가게 된다. 가면서 아내와의 갈등, 부족하게 태어난 아이에 대한 아픔 등이 함께 밀려온다. 그러나 그런 것보다 일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 되어 아픔을 뒤로하고 중국에 가게 되고, 그곳에서도 관련 인사의 문제가 된 일들을 처리하는데 골몰하면서 아파하기도 한다. 또 대통령과의 만남에 부하직원의 실수 때문에 애간장을 태우기도 하고, 조직이 가진 성질 때문에 개인적인 마음이 통용되지 않는 생활을 해나가면서 많은 갈등을 겪기도 한다. 인간적인 모습은 그것이 아닌데, 조직 속에서 행해지는 일들이 나를 속박하고 무덤덤한 인간형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런데 중국에서 남북회담 중 북한 대표로 온 김만길이란 사람이 망명을 요청한다. 그 망명 사건에 나는 휘말린다. 국정원에서는 쉬쉬하면서 김만길의 진심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 책임자로 내가 선택된다. 김만길은 진심으로 탈출을 기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렇게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사이에 당시 야당 대통령 후보가 자신의 선거를 유리하게 만들기 위한 방책으로 북한 고위급 인사의 망명을 정부가 몰라라하고 있다고 폭로한다. 인도주의에 입각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남북회담을 경색 되게 만들어 갔고, 김만길의 신상에도 큰 문제가 발생하게 만든다. 남북회담 대표 중 처음 나온 고위 간부급은 그밖에 없기에 그가 북한 공안으로부터 의심을 받게 된다. 그런 상황 속에서 나는 그와 연락을 계속한다. 그러다 하루, 김만길에게서 급한 연락을 받는다. 자신이 있는 곳으로 와달라는 내용이다. 가보니 김만길이 북의 공안 대장을 죽이고 망연자실해 있는 상황을 보게 된다. 나는 너무나 황당하다. 그런데 이런 모든 사실을 들은 정부와 국정원은 이 망명 사건을 없던 것으로 이끌어 가려는 뜻을 보인다. 즉 남북 관계 때문에 김만길을 버리겠다는 태도를 가지는 것이다. 나는 양심상 그를 죽게 내버려둘 수가 없다고 생각하여 큰 결단을 한다. 그 즈음에 한국에 있는 아내에게서 편지가 온다. 마음을 나누지 못 하고, 늘 혼자인 듯 느껴지는 결혼 생활이 의미가 없다고 아내가 느낀다고 한다. 그리고 당신과 함께 살아갈 수 없어 헤어질 것을 결정했다고 한다. 이것도 나의 새로운 삶의 결단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여겨진다. 나는 김만길을 다른 방법으로 탈출케 하겠다는 결심을 하고 탈북 브로크인 친구와 연결을 한다. 그리고 그를 제 3국으로 탈출시키기 위해 독자적인 행동을 한다. 중국을 가로질러 동남아 국가로 넘어가기 위한 행동을 하는 사이에 CIA 직원과 만나게 되고, 김만길의 탈출이 돈을 받고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전한다. 그러면서 돈을 찾으러 은행으로 가다가 중국공안에게 체포되는 김만길의 영상을 보여준다. 나는 그런 상황에서 환멸감을 느낀다. 국정원을 배신한 나의 양심이 아무런 가치 없이 배반당한 느낌을 느끼고 그가 오히려 불쌍하게 인식된다. 그 실패한 탈출 기도로 인해 김만길은 북으로 끌려가 공개 처형되고, 나는 한국으로 돌아와 직위해제 된다. 그러면서 나는 카페 안단테를 다시 찾아보게 되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다시 찾는다. 커피의 참맛을 느끼면서 주인의 환대를 받고, 안정을 얻는다. 커피를 통해서 마음을 다스리는 상황까지 간 나는 나를 되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새로운 일에 매달리게 된다. 커피도 마시고 글도 쓰고, 그러면서 대통령도 3명이나 바뀌는 세월이 흐른다. 글을 읽으면서 통제된 공간에서 일을 하는 자들의 갈등이 적나라하게 다가왔다. 인간적인 고뇌도, 조직적인 힘겨움도 개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흘러가는 물줄기가 되는 것을 지켜볼 수도 있다.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데, 당시에는 처절하기까지 한 삶의 공간, 그 속에서 생명을 건 생활이 이루어지고 있는 모습을 우리는 본다. 더러는 가슴이 아프다. 아마 그런 아픔이 화자의 언어를 통해서 쓰지 않고는 못 배길 무엇이 되고 있을 듯하다. 내용이 그렇게 세련되지는 못 하지만 감동이 되는 것은 삶의 치열함 때문이리라. 이 작품이 소설의 형식을 지니고 있지만 사실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현장감이 살아있고, 현실적인 배경이 너무나 분명하기 때문이다. 2000년 들어서 최근의 남북의 미묘한 관계, 북한의 세계를 향한 줄다리기, 그런 위에 이 이야기가 놓여 있기 때문에 마음에 더욱 감겨 다가오는 듯하다. 소설이 자서전처럼 느껴지는 것은 그처럼 주인공의 삶에 대한 친밀한 태도가 잘 그려지고 있기 때문이리라. 흥미 있게 읽은 책이다. 치밀한 구조와 계산된 언행의 화려하지 않음이 오히려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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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 영화를 보면 CIA요원들은 참 멋있게 나온다. 반대로 FBI나 경찰은 야비하고 거만하게 그려진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정보요원, 스파이, 이중간첩 따위는 말초신경을 자극하고도 남는다.
한국의 국정원은 군사독재시절 독재자와 정권의 하수인이 되어 민주화 운동을 탄압하고 강압적·폭압적인 고문과 의문사 등으로 점철되어 온 역사가 있기에 국내에서는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각인되어 왔다. 중앙정보부, 안기부는 단어만으로도 굉장한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몇 개의 신분과, 직업을 가지고 극비의 임무를 수행하는 그들 내부의 모습을 알고 싶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예전 독재시절 만큼은 아니지만 개혁진영의 정부10년이 흐른 지금의 정부에서는 또 다르게 국정원의 모습이 바뀌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 「52개의 별」을 쓴 작가는 고(故) 김대중 대통령 정권 시절 국정원에서 일했던 요원이다. 반 세기 만에 정권교체를 이룬 정권은 북한과의 갈등 해소와 위기 제거를 위해 힘썼기 때문에 이전과는 크게 달랐다고 한다. 물론, 지금의 정권에서는 예전의 그 국정원의 모습으로 되돌아갔을 테지만. 실제로 국정원에서 근무를 했었고 주요 모티브가 되는 남북장관급 회담도 역사적인 사건이었기 때문인지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았다.
민주정권이 들어서고 그 정권의 임기말에 그간 해 놓은 대북정책의 마침표를 찍는 것이 남북장관급 회담이었다. 9.11테러 이후 미국의 대북정책이 강경노선으로 일관했기 때문에 당시 남북기류는 좋지 않았었다. 하지만 정권의 가장 중요한 정책이기도 한 대북화해정책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남도 아니고 북도 아닌 중국에서 남북장관급 회담을 하기에 이른다. 국정원 내에서도 촉망받는 요원이었던 주인공은 이 회담의 전반적인 안전을 책임지는 중책을 맡게 된다. 이 회담만 잘 마무리 지으면 장밋빛 미래가 펼쳐진 터였다. 순조롭게 진행되던 회담에서 북측회담 인사로 참석한 고위급 인사 김만길의 갑작스런 망명요청을 듣게 된다.
“나는 국정원 요원으로서가 아니라 양심을 가진 한 인간으로서 판단을 내렸다.” (p.243) “정말로 나 때문에 잰쟁이 발발할 수도 있었고... 하지만 내게도 명분은 있었다. 한국 정부에 도움을 요청한 사람을 외면할 수는 없었다. 나는 내가 옳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김만길을 끝까지 지켜내야 했다.” (p.252)
남북장관급 회담 중 북측인사의 망명요청은 자칫 회담파기는 물론 남북화해 무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중대사안이었다. 그래서 자신의 상관과 국정원, 청와대의 지시를 기다리지만 결국 망명요청을 미루고 회담의 성공적인 마무리에 집중하라는 지시를 받게 된다. 국정원 정예 요원이던 주인공은 여기서 국정원과 청와대의 지시를 무시하고 김만길의 망명을 돕는다. 회담 전 북경 시내에서 우연히 만난 고교 동창생의 도움을 받게 되는데 결국 그 동창생은 CIA요원임이 밝혀지고 이 모든 과정이 미국측의 철저한 계산과 계획에 의한 것이었음을 알게 된다.
“나는 매너 좋은 미국인 지점장의 사심 없는 호의라는 말을 믿기도 했다. 그것이 내 인생 최대의 실수가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p.191) “김만길 국장의 망명을 유도해서 전쟁을 발발시키려는 것이 CIA의 전략이었던 건가요?” “대답할 수 없습니다.” (p.283)
아프간을 침공하고 공식적으로 북한을 적대국가·불량국가라고 떠들어 댄 미국 입장에서는 자신들을 제외한 채 남과북이 물밑에서 회담을 진행하고 제3국이자 유일한 자신들의 라이벌인 중국의 도움을 받아 성과를 꾀한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국정원 정예요원이기 이전에 뜨거운 인간애를 가진 한 인간으로서 도움과 호의를 베풀려 했던 주인공의 용기와 희생은 결국 뉴스 한 줄 나지 않고 끝나 버린다. 자신들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게 된 CIA가 모든 것을 백지화 시켜 버리고 삭제해 버렸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한국에 돌아와 강도 높은 조사를 받게 되고 결국 국정원에서 사임하게 된다. CIA의 계획에 넘어가 한국으로 망명하려 했던 김만길은 중국에서 북한 보위부에 의해 압송된다.
“나는 누구를 위해, 그리고 무엇을 위해 혼자 싸웠던 것인가. 그냥 돈키호테 같은 기행을 벌였을 뿐인가...” (p.303)
가장 소중한 존재인 아내에게조차 자신의 존재를 숨긴 채 살았던 주인공에게 아내는 이별을 통보하게 된다. 모든 것을 한 순간에 잃어버리게 된 것이다. 국가를 위해 일하는 국정원 요원이기에 가족에게조차 자신을 숨기며 희생하고 헌신 봉사했지만 한 순간의 돈키호테 같은 기행으로 인해 국가에게도 버림 받은 것이다. 가족에게도 마찬가지.
소설은 여기까지다. 어디까지가 픽션이고 어디까지가 난픽션인지 알수는 없지만 정보기관 특유의 날선 긴장감과 복잡미묘한 사건 전개 등을 기대했다가는 실망할 것 같다. 하지만 국정원 요원이라는 작가의 전직 자체가 주는 호기심이 크고 실제 했던 역사를 소재로 하기 때문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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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52개의 별'이라는 책을 읽고 깜짝 놀랐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읽는 책의 권수가 줄어들은 것도 사실이고, 여러 분야의 책을 읽지 못한 것도 사실이었다. 최근에 읽은 책이라고는 고작해야 청소년 문학과 고전 소설이 전부였는데, 김광호 작가님의 책을 읽으니 답답한 도시를 벗어나 산속에 들어가 산내음을 느끼는 느낌이 들었다.
소설속의 주인공은 국정원의 직원이다. 모르는 사람이 보았을 때는 그저 공무원일 뿐이지만, 그 내면은 전혀 그렇지 않은 영화에나 나올법한 직업을 가지고 있는 인물인 것이다. 같은 회사에 다니는 국정원 직원들을 제외하면 그의 가족에게까지 자신의 직업을 말할 수 없는 고독한 직업이기도 하다. 그의 고독함을 풀어주고 안정을 주는 유일한 것이 있다면, 커피이다. 커피의 향에 눈을 뜨게 된 '안단테'라는 찻집에서 그의 아내를 만나고, 몇년 후 일어나는 사건의 한 부분을 차지했던 장소가 있다면, 그곳또한 커피 전문점이다. 안단테는 아니였다.
성실하고 냉철하게 국정원 생활을 해 나가던 주인공에게 중대한 임무가 주어졌다. 바로 남북 정상회담이었다. 남북 정상회담을 무사히 성사시키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이 매우 흥미로웠다. 그 도중에 주인공은 국정원 요원으로써의 임무와 가장으로써의 책임감과 아들이 자폐증세를 보인다는 것에 대한 걱정에 사로잡혀 내적 갈등을 겪는다.
남북 정상회담은 겉으로는 무사히 끝난 것 같아 보였지만 기대했던 결과가 나오지 못했고, 주인공은 국정원 생활을 그만두게 된다. 그 동시에 아내와의 이혼으로 자신의 가족을 떠나 보내게 된다. 자신에게 너무 비밀이 많은 것 같다는 이유에서였다. 국정원 요원이란게 아내라도 맘 놓고 모든 일을 털어놓을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어른들만의 고독이란 것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국정원 직원이 아니라도 모든 어른들은 모두에게 숨겨야 하는 일이 있을 것이고, 그 만큼 고독을 느끼며 살고있지 않을까? 나는 이 책이 흥미진진한 국정원 생활을 다루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모든 이들의 고독과 아픔과 어려움을 나타내고 있는 책인 것 같다는 생각이든다. 10대 청소년들에게도 나름의 고독이 있을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하지만 사춘기라고 해서 어른들께 투정부리고, 괜한 짜증을 자제력없이 표출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다. 10대 또래 아이들의 고독은 어른들의 고독에 비해서 매우 가볍고 사소한 고독이기 때문이다.
이 책 한권을 다 읽고 나서 부모님의 한숨과 책 속 주인공의 한숨소리가 겹쳐 들리는 것 같았다. 혹시 부모님들께도 말 못할 고독과 비밀을 가지고 계신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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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개의 별』을 읽고 우리나라의 상황은 아직도 세계에서 몇 개 남지 않은 이념의 날카로운 대립 속에서 분단되어 있는 국가이다. 한민족인데도 불구하고 해방 이후 열강들의 정책에 의해 북과 남에 서로 다른 정권이 들어서면서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나이가 60이 다 되어가는 우리 세대로서는 그 동안 숱한 이념 간의 대립 상황을 겪어왔다. 북의 공산정권에 대해서 철저하게 반대하는 반공정책이 가장 큰 이슈를 차지하였고, 여기에 대비하기 위한 여러 정책들이 그동안 남쪽에서 있어왔다. 특히 ‘간첩’의 활동들이 많아지면서 지속적인 교육과 함께 신고하도록 많은 교육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바로 이런 상황에서 국가적으로 강조한 것이 바로 반공국가 건설이고, 이것을 뒷받침하는 기관으로 ‘국가정보원(=국가안전기획부)’이 많이 부각되었다. 그래서 지금도 기억하기에 국가정보원 하면 가장 최고의 기관이고, 여기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을 보면 특별히 더 무서움을 가졌던 적도 있었다. 바로 이런 국정원을 소재로 한 소설이기에 더욱 더 관심을 갖고 읽을 수가 있었다. 제목 자체가 ‘52개의 별’이어서 특별하게 느껴졌는데 지금 국정원 안보전시장에 전시되어 있는 조각품의 제목이라 하였다. 지금까지 국가를 위해 국정원 활동 중 순직한 52명의 넋을 기리는 명패라고 한다. 정말 쉽지 않는 길이었으리라 생각해본다. 솔직히 국가 기관은 아주 많다. 그러나 다른 기관과는 전혀 다른 세계이면서도 아마 죽음까지도 고려해야 할 정도로 국가에 대한 애국심을 요구받았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철저한 비밀요원들로서 신분을 노출하지 말아야 하는 등의 많은 제한이 따르기도 하였으나 가정생활과 함께 직장생활을 병행하는 의미에서는 보통 직장이기도 하였다. 바로 이런 가운데 스스로가 조화를 시켜가려는 노력이 더욱 더 필요하다 하겠다. 국정원 요원인 윤정태의 활동을 통해서 우리의 정보기관인 국정원에 대해서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비록 소설의 형식을 빌렸다고는 하지만 국정원에 대한 많은 부분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고, 국가를 위해 더욱 더 고생하는 요원들에 대해서 격려를 할 수 있는 시간도 되었다. 솔직히 국정원에 대해서 막연한 생각만 했지 깊게 자세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었다. 업무와 생활하는데 그렇게 필요로 느껴지지 안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독서를 통해서 우리나라의 아주 중요한 기관으로서 역할과 함께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대한민국 국가정보원 요원들의 노고와 함께 인간적인 모습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큰 수확을 나름대로 얻었다. 국가를 위해 한 몸을 다 바친 국정원 요원들의 명예로운 모습을 통해서 현재 우리나라가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많이 깨달았으면 한다. 진정으로 경의를 표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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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 흔하지 않은 것을, '흔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더 강조하는 말놀이가 유행하길래 리뷰 제목을 그렇게 달아보았다. 처음에 책을 읽었을 때, 서문에서 시작되는 말을 그대로 믿어 버렸다. 그러니까 이 부분 말이다. "이제 부터 나는 내가 겪은 경험을 소설의 형식을 빌려 독자들과 공유할 생각이다."
소설의 형식을 빌린 에세이가 나오는 경우도 드물지는 않아, 처음부터 진짜 국정원 요원의 기록이라고 생각하고 읽었다. 그리고 리뷰를 썼으니, 책이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아 모니터하고 있던 출판사에서 연락이 올만했다. 개인적인 컬쳐쇼크를 경험한 후에, 다시 되짚어 생각해보니 소설을 어찌나 리얼하게 썼는지 믿을법했다 싶었다.
개인적으로 국가정보원에 대한 환상이 깨졌던 것은 대학교에서 취업시즌에 맞춰 공개채용세미나를 할 때였다. 국정원 직원은 비밀스럽게 뽑힐 줄 알았는데 여느 기업과 다르지 않게 친절한 질문과 답변을 이어나가는 것을 보고 왠지 김이 샌 느낌이었다. 국정원 요원이 되기 위해서는 친족의 이력까지 다 뽑아본다고 하긴 했지만, 영화 속에서 봤던 그런 완벽함은 요구되지 않았다. 그때, '국정원 요원도 사람이구나' 그런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진짜 국정원 요원'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는 작가의 의도대로 이 소설은 현실을 옮겨놓은 듯 하다. 스펙터클한 사건이 터지고, 비밀리에 도청을 하는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국정원 요원의 이야기가 아니다. 좀 더 비밀스럽긴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책상 위에서 자료 조사를 하는데 쓰는 7급 공무원의 이야기이다.
이야기의 중심에서 이야기를 휘저으며 해결해나가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결정을 넘어선 문제에 스트레스를 받으며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인간적이다.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거대한 사건이나 긴박감 넘치는 전투현장은 없지만, 실제로 국가정보원이 어떤 곳인지,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한 것이 있다면 괜찮은 책이 아닐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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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흥미로운 소재를 다룬 책인것 같다. 난 52개의 별이라는 것이 무엇을 뜻할까 하는 의구심이 제일 먼저 들었었다. 많고 많은 숫자중에 도대체 52가 갖는 의미는 뭘까 싶었기에. 이 소설의 주인공 윤정태는 국가정보원 소속의 대북요원이다. 미국과 비교하면 CIA나 FBI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들만큼의 민첩성이나 순간순간 캐치해내는 정보력 부분에서는 좀 많이 떨어져 보이는 설정이다. 아무튼 그는 국가정보원 직원이기는 하나, 일반 직장인과 별반 달라보이지 않는다. 가장이고, 남편이고, 아들이고, 지극히 평범한 대한민국 남성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난 무엇보다도 앞부분에 나오는 <정확히 언제부터인지는 알 수 없지만, 세상에 절대적으로 지켜야 할 정의라거나 의무라거나 하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라는 문구를 읽으면서 그냥 그 부분이 너무 와닿았다. 절대로 안된다거나, 절대로 지켜야 할 정의나 의무가 존재하지 않을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나 할까. '안단테'라는 커피숍에서 나름 커피 매니아인것 처럼 커피의 향기에 빠져들곤 하는 주인공.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곳에 요원의 자격으로 출장을 가게 되는데, 거기서 갑작스럽게, 예고치 않은 북측대표가 망명을 요청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남북간의 관계가 예전과는 비교도 할 수없을정도로 바뀐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어느 한쪽으로의 망명이라는 사건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닐것이다. 그렇기에 윤정태도 이만저만 고생이 아니다.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그리고 어떤 결정을 함에 있어서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체계의 명령이 우선시되어야 할지, 아니면 개인적인 이상과 판단이 우선시되어야 할지는 한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모든것을 내버리고, 던질수밖에 없었던 주인공이 마시는 커피에는 어떤 맛과 향기가 났을지 그것이 가장 궁금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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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개의 별』이라는 제목은 나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강렬한 책 표지 앞뒤로 쓰여진 카피들은 이 책이 대충 어떤 이야기를 할 생각인지 짐작이 가긴 했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 있었던 국정원의 이미지와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 또한 불러일으켰다. 이 책은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대한민국 국가정보원 요원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사실적으로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국정원에 모셔진 52개의 이름 없는 별은 크게는 국가를 위해, 작게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평안을 위해 임무를 수행하고 희생했던 요원들의 명예다. 그간 우리가 생각하고 있었던 국정원의 이미지는 사실 영화나 드라마를 통한 짐작일 뿐이었지 그리 명료하지 않다. 이 책은 이러한 국정원 사람들의 인간적인 모습과 국가정보기관의 실제 기능을 사실적으로 조명했다. 국가정보원 요원 윤정태가 임무 수행 중 휘말린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겪는 심리적 갈등을 통해 한 명의 국가공무원이 아닌 한 명의 인간으로서의 면모를 바라보고 있으며, 또한 남북정상회담을 배경으로 일어난 사건과 거기에 개입된 보이지 않는 손들의 존재, 그 안에서 최대한의 국익을 성취하기 위해 벌이는 심리전은 특수한 한반도 상황이기 때문에 가능한 사건들이다. 윤정태는 국가정보원 요원이다. 국정원 요원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깨달아갈 무렵, 그에게 ‘카페 안단테’는 현실의 도피처가 된다. 그곳에 앉아 잘 내린 커피를 마실 때면 무료한 현실을 잊을 수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윤정태는 남북정상회담 준비팀의 팀장으로서 북경에 파견된다. 대한민국 정부의 최전선에 서서 시한폭탄 같은 남북관계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야 하는 중요한 임무였다. 일은 잘 해결되는 듯했지만, 갑작스러운 북한 농업성 국장 김만길의 망명 요청 때문에 윤정태는 심각한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국익을 위한 명령 복종이 먼저인가, 사람의 목숨보다 정치적 명분이 더 중요한가란 고민은 윤정태를 한시도 가만두지 않는다. 우리가 영화나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국가정보원 요원들, 그들을 생각하면 007처럼 온갖 첨단 무기와 명석한 두뇌, 뛰어난 운동신경을 두루 갖춘 매력적인 캐릭터가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과연 이것이 실제 국정원 요원들의 모습일까? 물론 얼추 비슷한 부분은 있을 수 있다. 허나 위에서 이야기했듯 그들은 결코 화려하거나 우월한 모습은 아닐 것이다. 자신의 행동 하나로 국가의 존망이 좌우될 수도 있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면서도 자신의 감정과 생각은 철저히 지워야 했던 배경이 그들의 뒤에 깔려 있다. ‘커피 한 잔’이라는 것은 지극히 평범하고 소박한 일상의 단면이다. 이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윤정태는 ‘중독’되었다고 표현하고 있다. 그에게 ‘카페 안단테’에서의 커피 한 잔은 낯선 경험이 아닌 익숙지 않은 경험일 뿐이었다. 국정원 요원이라는 특수한 직업을 갖고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살아가는 윤정태에게 커피 한 잔은 의미가 크다. 자신보다는 국가의 대의를 위해 희생하는 그들의 삶이야말로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국정원의 이면일 것이다. 이처럼 윤정태의 행복은 특별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조용한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주문해 마시는 정도였다. 총평을 해보자면, 캐릭터들이 마치 눈앞에서 아른거릴 정도로 입체감 있게 그려지고 있고, 어느 정도 팩트를 조사하여 집필한 흔적이 보였다는 부분은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국정원'을 다룰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다. 물론 아쉬운 면도 없지 않았다. 특히 소설 관점에서 볼 때 이야기의 전개과정에서 다소 영화를 보고 있는 기분이 들긴 했지만 그것을 소화해내는 문장들의 표현력이 조금 덜 풍부하지 않았나 싶다. 베일에 가려진 국정원 만큼이나 베일에 가려진 작가의 다음 행보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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