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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과 사실 ‘별을 스치는 바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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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에서는 간수 스기야마 도잔의 죽음을 조사하는 단계에서 주인공 유이치가 최치수와 윤동주를 만나면서 전쟁광 스기야마의 잔인성과 그가 느낀 갈등을 깨닫는다. 2편에서는 후쿠오카 형무소 음악회와 특별위생점검으로 인한 의무조치, 독방의 비밀이 펼쳐진다. 마루이 야스지로 선생의 독창회와 죄수들의 합창이라는 전대미문의 흉악한 조선인 죄수들의 음악회 준비로 바쁜 후쿠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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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에서는 간수 스기야마 도잔의 죽음을 조사하는 단계에서 주인공 유이치가 최치수와 윤동주를 만나면서 전쟁광 스기야마의 잔인성과 그가 느낀 갈등을 깨닫는다.

2편에서는 후쿠오카 형무소 음악회와 특별위생점검으로 인한 의무조치, 독방의 비밀이 펼쳐진다.

마루이 야스지로 선생의 독창회와 죄수들의 합창이라는 전대미문의 흉악한 조선인 죄수들의 음악회 준비로 바쁜 후쿠오카 형무소의 모습을 보여준다. 스기야마는 자신이 조율한 피아노로 음악을 들려주게 되어 기뻐하며 단원들 호송업무도 자진해서 맡는다. 피아노를 치는 간호사 미도리의 추천으로 선택된 베르디의 오페라나부코3 2장의 합창곡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선발된 단원은 노역 면제와 특식이 제공되고, 바리톤 베이스 테너 각 10여명, 매주 월요일 잃어버린 자신의 목소리를 찾은 그들은 또한 잃어버린 자신을 찾기 위해 노래를 하기 시작한다. 감방에서도 발성연습을 하고 다른 성부와 화음을 맞추고 각 성부의 소리는 윤기를 더해간다. 죄수들의 노래를 들으면서 오래전에 잃어버렸던 자신의 장기를 아름다움에 감동하는 뜨거운 심장을 다시 찾은 것 같고 자신이 야수가 아니라 인간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거대한 의료 사업의 중심이 된 후쿠오카 형무소에 대학을 떠나 형무소로 들어와 소장을 설득해 형무소 음악회를 추진하고 민족을 떠나 따뜻한 인술을 펼치려는 숭고한 인도주의자 모리오카 원장을 믿는 사람들은 특별위생점검을 받고 의무조치를 받는다

 

탈출하자는 최치수와 만료일에 나가겠다는 윤동주. 독방의 비밀과 둘의 비밀. 최지수의 무릎에 묻은 흙과 스기야마 군복에 묻은 흙. 감시자와 도망자의 아름다운 도반. 스기야마를 죽인 자는 탈출시도가 탄로가 난 최치수일까, 지하도서관의 비밀을 알고 있는 윤동주일까? 아니면 다른 범인이? 하지만 간수장은 이미 최치수가 살인자로 밝혀졌으니 모든 걸 잊어버리라고 한다.

스기야마는 책을 불태우는 자였어. 하지만 그는 책 도둑이었고 책을 만드는 장인이기도 했지.’

그는 나직한 음성으로 자신의 시를 외웠다. 문장들과 단어들이 그의 머릿속에서 사라져 버리기 전에. 스기야마의 진료 의뢰와 중상에서 열상으로 부상종류의 변화, 그리고 1944 8.

의무조치 대상자의 죽음과 그들의 병명 영양불균형과 불면증? 의무동 진료를 받은 죄수와 의무조치 대상자들의 다른 점은?

 

스기야마의 주선으로 다시 시작된 연 싸움과 윤동주가 유이치에게 들려주는 고흐가 별을 사랑한 이야기. 음악회의 음악을 듣기 위한 동주의 위험한 주사 제안. 유이치도 모르게 집행된 최치수의 교수형. 이 더러운 전쟁통의 구차한 형무소에서 진실이 무슨 소용이며 한 간수의 죽음이 무슨 의미인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모든 것을 묻어버리고 싶었다. 가능하면 그에게 회유 당하고 싶었다. 어떻게든 그가 나를 설득해 주기를 원했다.

 

의무동의 인체실험, 살아있는 최치수, 최치수를 미끼로 성공시켜야 할 소장의 더 큰 작전을 이해하지 못한 스기야마. 그리고 원장은 왜 유이치에게 연구동의 가장 은밀한 비밀을 말했을까 

책을 읽어나갈수록 자꾸 답답해진다. 지금이 그런 시대가 아니라 다행이라는 안도감보다 왜 그런 일이 생겼는지에 대해 화가 난다. 이 글은 유이치의 허구이다. 진실을 말하기 위한 허구...

 

 

 

베르디의 오페라나부코3 2장의 합창곡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1편 리뷰를 쓰며 '카파티나'를 많이 들었는데 2편을 쓰면서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을 많이 들었다.

 


날아가라 상념이여, 금빛 날개를 달고

작은 언덕과 동산으로 날아가 앉아라

조국 땅에 불던 달콤한 바람처럼

부드럽고 온화한 향기가 나는 그곳에

옛 고향 요단강의 푸른 강둑에 인사를 하면

무너진 시온의 성은 우리를 반기리.

 

아, 너무나도 사랑하는 빼앗긴 나의 조국이여,

아, 너무나도 소중하고 너무나도 사무치는 추억이여.

 

예언자의 금빛 하프여,

어찌 강둑의 버드나무에 걸려 침묵하는가?

추억에 젖은 우리 가슴에 다시 불을 붙여다오.

그리고 흘러간 시절을 노래해다오.

예루살렘의 멸망을 되새기며

비탄에 잠긴 애통한 노래를 연주해다오.

우리가 이 고통을 이겨낼 수 있도록

굳건한 주님의 노래를 우리에게 불러다오.



s******a 2013.08.19. 신고 공감 5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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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스치는 바람] 슬프도록 아름다운 시인의 노래...
"[별을 스치는 바람] 슬프도록 아름다운 시인의 노래..." 내용보기
하아.... 일단 숨이 쉬어지는지 확인부터 하고 이 책을 펼쳐들어야 했을 것을, 스물여덟의 청년이 그리던 자유를 몇 달 남겨두고 눈을 감았던 그 순간을 떠올리면서 읽어가야만 했던 장면에서는 참았던 숨이 쉬어지는 것을 경험해야만 했다. 어느 순간 숨이 막히고, 조여지고, 가늘게 내쉰 한숨처럼 다시 숨이 쉬어질 때, 절망과 안도를 함께 느껴야만 했다. 지금의 시기가 더욱 그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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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일단 숨이 쉬어지는지 확인부터 하고 이 책을 펼쳐들어야 했을 것을, 스물여덟의 청년이 그리던 자유를 몇 달 남겨두고 눈을 감았던 그 순간을 떠올리면서 읽어가야만 했던 장면에서는 참았던 숨이 쉬어지는 것을 경험해야만 했다. 어느 순간 숨이 막히고, 조여지고, 가늘게 내쉰 한숨처럼 다시 숨이 쉬어질 때, 절망과 안도를 함께 느껴야만 했다. 지금의 시기가 더욱 그러해서 그런지 민감하게, 알 수 없었던 그 시간을 생각하면 잔인하게, 그리고 지금과 맞물려 더욱 아프게 다가올 수밖에 없던 이야기들이었음을…….

 

화자인 와타나베 유이치(나)의 고백 같은 기록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종전이 가져온 것은 수감자와 간수의 위치를 바꾸게 했던 것뿐만 아니라,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침묵했던 자에게 말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스스로 구원받을 수도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었다. 그 무엇으로의 용서가 아닌 자기 자신에게 용서를 구함으로써 자유로워질 영혼을 만나기를 바라면서.

1944년의 후쿠오카 형무소 안에 가득한 무고한 조선인 죄수들, 그리고 더욱 잔인하게 그들을 통솔하고 가두어두려 하는 간수들의 지독한 몽둥이질. 그 안에서 최고의 잔인함으로 명성을 날리던 스기야마의 살인사건을 계기로 화자는 살인사건 조사를 빌미로 검열실의 일을 하게 된다. 나가고 들어오는 모든 문자에 대해 검열하는 일을 했던 스기야마의 죽음은 화자의 또 다른 삶을 만들어주는 계기가 된다. 시작은 살인사건 조사였으나 사건을 파헤칠수록, 자신의 손이 닿지 않았던 형무소 안의 구석구석을 알아갈 수록 후쿠오카 형무소와 시대가 가져온 상황은 생각하지도 못한 끔찍함을 동반하고 있었다.

 

그 안에 윤동주가 있었다. 수감번호 645번. 잔인함으로 명성을 떨치던 스기야마와 윤동주와의 접점은 전혀 없을 것 같았는데 사건 이면의 두 사람을 알아갈 수록 스기야마는 활자를 부수려는 사람이 아닌 활자를 사랑하는, 결국 그 시를 품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 반면 활자를 잃어버리고 시를 잃어버린 윤동주는 존재의 의미가 없는 사람이었고. 한 사람의 글이, 시가 다른 이의 영혼과 인간미를 구원할 수 있다는 점을 그대로 보여준 두 사람의 교감은 차마 그 안에서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그걸 가능하게 만들어준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일 테지. 어떤 식으로든 그 안에서 자유를 빼앗긴 이들에게 그래도 내일이 기다려질 수 있는 희망을 던져주었던 글이었기에 그 위대함을 본 것만 같았다. 담장너머의 자유를 꿈꾸던 자들의 영혼이 되었던 문장들이었고, 갇혀 있는 자들이 살아가는 그 순간의 증거였고, 숨을 쉴 수 있는 이유였다.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누구를 위해 누가 시작한 전쟁이었는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를 곳곳에서 들려준다. 전쟁을 위해 연구되고 확인하고 싶었던 의학 앞에서는 잔인하게 생체실험이 행해지고, 개인의 사사로운 욕심으로 죽어나가는 사람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보이는 곳이었다. 무엇이 잘못이고 무엇이 옳은지도 모르게 인식되는 그 안에서 그들이 읊어보는 시의 구절들은 그들의 처절한 몸부림들이었다. 뜻도 모를 노래를 함께 부르는 것, 죽음을 무릅쓰고 책의 부분들을 담아 와서 들려주는 목소리들, 목숨을 연명하게 해주기 위해 일부러 상처 내는 일들 모두가 죄 없는 이들의 발악이었을지 모른다. 지금 여러 사람의 희생으로 이유도 모를 피가 흘러내리고 있음에, 여전히 알 수 없는 파도에 휩쓸려 다닐 수밖에 없는 나약한 이들이 그 높은 담장 안에서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외침이었으리라. 그 안의 한 청년, 마냥 나약하게만 보였던 그 젊은 시인의 노래가 그 안의 사람들에게 들려주었을 그 간절함이 들려오는 듯하다. 활자가, 글이, 시가 가진 힘이 그 무엇보다도 강했음을 말해주고 있는 이야기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책이라는 것이 상황에 따라 목적에 따라 의미가 다르게 다가오지만 그 힘이 대단하다는 것을 이들이 보여주고 있었다. 그 누군가에게 지식을, 문맹을 탈출하고픈 의지를, 오늘을 살아갈 수 있는 위로를, 내일이 기다려지는 희망과 목적을 주는 아주 강한 치료약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시험을 준비하면서나 만났을 윤동주의 시들을 이 책에서 만나니 새롭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윤동주의 시 대부분이 그의 사후에 알려진 것이라는 것도 이 책을 읽고 알게 되었다. 물론 이 책은 소설이다. 하지만 소설의 그 허구와 진실 사이에서 우리가 보아야할 것이 무엇인지는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도 알 수 있다. 책은 불에 타 없어졌어도 책의 영혼은 죽지 않았다고 믿는 이들처럼 우리가 이 책을 소설로 즐기면서 내 영혼에 흡수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도 말하고 있음을 잊지 않아야겠다.

 



n******i 2012.08.20. 신고 공감 5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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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있었기에(별을 스치는 바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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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눈 위에서 개가 꽃을 그리며 뛰오. 윤동주 우리 말로 쓰인 책을 보고 우리 말로 글을 쓸 수 있는 일은 분명히 행복한 일이다. 그런 시절이 있었다. 우리 말로 쓰인 글을 읽을 수 없었고, 쓰거나 말도 할 수 없었던 때. 내가 그때를 살지 않았기에 아주 먼 옛날 일 같은데 그렇지만도 않다. 말을 잃으면 나를 잃는 것과도 같다. 그 일을 모두 알았기에 목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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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위에서
개가
꽃을 그리며
뛰오.



윤동주




우리 말로 쓰인 책을 보고 우리 말로 글을 쓸 수 있는 일은 분명히 행복한 일이다. 그런 시절이 있었다. 우리 말로 쓰인 글을 읽을 수 없었고, 쓰거나 말도 할 수 없었던 때. 내가 그때를 살지 않았기에 아주 먼 옛날 일 같은데 그렇지만도 않다. 말을 잃으면 나를 잃는 것과도 같다. 그 일을 모두 알았기에 목숨을 걸고서 사람들은 우리 말과 글을 지켰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 말과 글을 잃지 않았다. 그렇기에 지금과 같은 세상에 살고 있다. 이 책을 보며 새삼 우리 말과 글의 소중함을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사람이 우리 말로 쓴 이야기이지만 실제 그때는 우리 말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 그것을 상상하며 읽었더니.

여기에서 가장 눈에 띠는 것은 책과 글이 한 사람을 아주 많이 바뀌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겁하게 살아남은 자신을 벌주기 위해 더 나쁜 사람이 된 스기야마 도잔, 동주가 다른 사람들을 대신해 써준 엽서를 검열하면서 그 글 속에 있는 책을 찾아서 보았다. 그리고 동주가 자신한테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이야기는 1권에 나온 것인데 이 부분 꽤 재미있게 보았다.(한번 해 보고 싶은 것이기도) 스기야마가 어떤 일을 했는지 더 알고 싶었다. 어쩌면 이것은 와타나베 유이치의 마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스기야마는 동주가 시를 쓴다고 하자 비밀 도서관을 함께 만들었다. 동주는 한글로 시를 쓰고 다시 일본말로 옮겼다. 스기야마는 동주가 쓴 시를 연에 적어 형무소 바깥으로 날려보냈다. 시를 자유롭게 해주고 싶어서. 동주가 베껴쓴 책들을 여러 사람이 나누어서 읽고 외워서 다른 사람한테 이야기해주었다. 이 이야기도 감동스러웠다. 조선 사람 죄수들이 노래한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은 스기야마, 미도리 그리고 윤동주가 함께 꾸민 거였다. 안타깝게도 스기야마는 듣지 못했지만.

어느 순간 스기야마 이야기보다 와타나베가 동주를 만나서 이야기를 하는 게 더 많이 나왔다. 앞에도 와타나베가 이야기를 들은 것이기는 하지만. 스기야마가 하던 일을 와타나베가 이어받은 듯했지만 모두 그렇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와타나베는 어렸다. 그래서 자기들 일본이라는 나라, 아니 윗사람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잘 몰랐다. 스기야마는 동주와 조선 사람 죄수들이 의무조치 대상자가 되지 않도록 해주었지만, 와타나베는 그러지 못했다. 그리고 생체실험에 대해 알았을 때는 너무 늦어버렸다. 기억을 잃어가는 동주를 보는 일은 그리 편하지 않다. 실제로도 그랬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우리는 와타나베처럼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어서 더 마음 아픈 것인지도. 일본에는 와타나베처럼 자신한테 ‘아무것도 하지 않은 죄’가 있다고 생각한 사람이 많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그때 있었던 일을 알리려 한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이 책이 일본에서도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렇게 될까. 일본 사람이 알아주었으면 하는 것은 윤동주와 시다. 조금 마음을 숨긴 것인가. 지금 일본 사람들한테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지난 날을 알고 앞으로 나아가는 일은 중요하다. 똑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 위해서. 자신의 뜻과는 다르게 시인은 세상을 떠났지만, 시는 아직도 남아서 빛나고 있다. 그 빛이 꺼지지 않기를 바란다.



희선




☆―

“독방행을 자처했던 사람들은 단지 자신들을 위해서 책을 읽은 것이 아니었어. 그들은 일주일 동안 최대한 많은 분량의 책 내용을 외웠지. 독방에서 나간 그들은 감방으로 돌아가서 동료들에게 자신이 외운 책 내용을 전달해 주었지. 책 내용을 들은 사람은 그 내용을 기억하고 한 사람이 기억할 수 없을 때에는 두 사람, 세 사람이 나누어 기억했지. 한 사람이 한 파트씩, 아니면 몇 쪽씩 나누어서 기억한 거야. 짧은 시는 몇 편씩 외워서 시집 한 권을 완성하기도 했어.” (173쪽)


“그를 죽인 건 이 무도하고 참혹한 시대야. 모두가 미쳐 가고 모두가 죽어 가고 있어.” (179쪽)


나는 그런 영혼을 가졌던 남자를 알고 있다. 바람 속에서 태어난 아이, 태어나면서부터 조국을 잃어버린 아이, 자두나무 울타리와 우물이 있는 집에서 살았던 소년, 오디를 따먹고 우물 속을 들여다보던 소년, 우물물에 비친 파란 하늘을 사랑한 소년, 까마득한 종탑 끝의 십자가를 바라보던 아이, 잃어버린 조국을 괴로워한 소년, 톨스토이와 괴테와 릴케와 잠을 사랑했던 소년, 헌책방에서 구한 책을 가슴에 품고 세상을 얻은 것처럼 기뻐하던 책벌레, 차가운 하숙방으로 돌아와 밤새워 그 책을 읽던 학생, 남모르게 어둠을 밝히며 시를 쓰던 시인, 긴 외길을 따라 산책하기를 좋아했던 소년, 벙어리처럼 한 소녀를 사랑했던 소년, 자신이 쓴 시를 한 권의 시집으로 묶어 내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은 시인, 어두운 시대와 차가운 현실의 어둠 속에 사금파리처럼 깨져버린 식민지인, 깨어진 자신의 몸을 비벼 불꽃을 뿜던 청년, 이름을 빼앗겨 버린 식민지 청년, 낯선 항구의 배를 타고 조국을 떠났던 여행자, 남의 나라 육첩방에서 홀로 침전하던 유학생, 시대의 아침을 기다리던 청년, 모국어로 시를 썼다는 죄로 수갑을 찬 죄수, 멀리 북간도의 어머니를 그리던 아들, 차가운 감옥의 새벽 나팔 소리를 기다리는 사내, 바람이 부는 날 바람을 맞으며 연을 날리던 죄수, 웃음이 문신처럼 입가에 새겨진 미남자, 그리고 결국 그 웃음조차 잃어버린 사내……. (236~237쪽)





편지


누나!
이 겨울에도 눈이 왔습니다.
흰 봉투에
눈을 한줌 넣고
글씨도 쓰지 말고
우표도 붙이지 말고
말쑥하게 그대로
편지를 부칠까요?

누나 가신 나라엔
눈이 아니 온다기에.



윤동주



n***8 2013.01.17. 신고 공감 3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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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하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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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감동적일 수가 있을까 ? <별을 스치는 바람 2>의 200 페이지를 넘으면서 눈시울이 붉어옴을 느낀다. 시인이 한 줄의 시도 쓸 수 없다는 것. 시인이 시를 모국어로 쓸 수 없다는 것은 시인이기를 포기해야만 하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아름다운 시어들, 읽으면 가슴 속에 알알이 박히는 윤동주의 시들. 별, 바람, 그리움, 어머니, 프랜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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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감동적일 수가 있을까 ?

<별을 스치는 바람 2>의 200 페이지를 넘으면서 눈시울이 붉어옴을 느낀다.

시인이 한 줄의 시도 쓸 수 없다는 것.

시인이 시를 모국어로 쓸 수 없다는 것은 시인이기를 포기해야만 하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아름다운 시어들, 읽으면 가슴 속에 알알이 박히는 윤동주의 시들.

별, 바람, 그리움, 어머니, 프랜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패, 경, 옥.....

그가 읊던 그 시어들이 너무도 슬프게 다가온다.

 

 

동주는 자신이 조선인들의 편지를 대필해주는 것으로나마 글을 쓴다는 것에 행복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마저도 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에 그에게 찾아온 상실감.

인간 생체 실험에 의해서 차츰 영혼이 황폐해지고, 기억을 잃어가는 동주의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

그래도 감옥 음악회에서 조선인들의 입을 통해서 들려질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을 듣겠다고 자신에게 처치되는 주사가 생체 실험임을 알면서도 그를 원하는 동주.

인간은 야수의 탈을 쓰고 행동을 할 수도 있지만, 야수의 탈을 쓰고 천사의 행동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스기야마의 잔혹한 폭행과 고문. 그것은 의무동의 원장의 지적이고 온화한 얼굴 뒤의 야수의 모습과 대비된다.

얼핏 영화 <피아니스트>가 떠오른다.

 

     

 

나치를 피해 홀로 남은 스필만은 허기와 추위와 고독 속에서 자신의 생명을 겨우 연명하여 가던 중에 독일 장교에게 발각이 된다.

냉혹하기만 한 독일 장교는 스필만의 피아노 연주를 듣게 되고 그들은 음악으로 교감을 하게 되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피아니스트>가 쇼팽의 피아노 곡으로 스필만과 독일 장교를  연결시켜 주었다면, <별을 스치는 바람>은 문학을 통해서 윤동주와 스기야만, 윤동주와 '나'(유이치)가 연결이 시켜준다.  

스기야마가 윤동주의 시와 글과 문학적 소양에 매료되었듯이, 그의 후임인 '나' (유이치)도 문학으로 동주와 교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스기야마는 동주의 시를 불태울 수 밖에 없었지만, 그 시들을 지켜 주기 위해서 감옥소 밖에서 연을 날리던 소녀와 연싸움을 하도록 하여 동주의 시를 감옥 밖으로 날려 보낸다. 

시들은 날개는 없었으나  연에 실려 바람을 타고 담장을 넘어 간다.

스기야마와 마찬가지로 '나'도 동주에 대해서 애잔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동주의 사그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전쟁이, 일본이, 무슨 짓을 저지르고 있는가를 알아가게 되는 것이다.

" 그의 기억은 벌레먹은 잎사귀같았다. 그는 자신이 죄수임을 알았지만 왜 그곳에 있는지는 기억하지 못했다. 자신이 시인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어떤 시를 썼는지 알지 못했다. 나는 그의 머릿속에 우리가 함께 나눈 시간들이 남아 있을지 궁금했다. " (p. 235)

1945년 11월 30일, 감옥문을 걸어서 나가겠다고 이야기하곤 하던 동주는 그해 2월 16일 세상을 떠나 그가 노래하던  별을 따라 간다.

 

그는 이미 '별을 헤는 밤'의 마지막 연을 통해 자신의 생을 예견한 듯한 시를 우리에게 전하고 갔다. 

 

 

"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 (별을 헤는 밤 중에서)

 

<별을 스치는 바람>은 작가가 윤동주에 대하여 연구를 하였던  연구자들의 논문과 자료, 그의 동생과 후배, 그리고 그의 생애를 다룬 책과 시집 등을 참고로 하여 한 편의 소설을 탄생시킨 것이다.

소설의 구성도 탄탄하고, 감성적인 문체가 두드러진 작품이다. 특히 마지막 반전도 독자들의 허를 찌른다.

아름다우면서도 슬픈 이야기,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에필로그에서 종전후에 '나'(유이치)는 전범 수용소에서 심문을 받게 된다.

그 중에 한 대목이 인상적이어서 여기에 소개한다.

" 내가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이 죽어 갔다는 사실을 바꾸지 못합니다. 나는 그들의 죽음에 책임 없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잔인한 시대를 살아 남았다는 것으로도 나는 유죄입니다. " (p. 289)

바로 일본인들에게 읽히고 싶은 문장이다.

요즘도 독도 문제를 비롯하여 일제 강점기에 한일간에 일어났던 문제들에 대해서 망언을 일삼는 일본 정부의 고위 관료들에게 이 책을 읽히고 싶다.

"잔인한 시대를 살아 남았다는 것으로도 나는 유죄입니다. "

 책장을 덮으며 윤동주를 생각해 본다. 그의 시들을 기억해 본다.

"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 (별을 헤는 밤 중에서)

그리고 작가 이정명을 생각한다. 역시 기대 이상의 좋은 소설을 나에게 선사한 작가이다.

 



n******5 2012.08.25. 신고 공감 3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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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스치는 바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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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을 읽으면서 유독이 우리민족의 삶을 그린 책이 자주 찾는다. 아무리 소설이지만 우리네 한많은 역사를 읽는 것 만큼 재미난 것도 없다. 그러한 소설들은 허구이면서도 진실이 들어간 책이라 자주 찾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우리민족 중에서도 민초의 삶을 세세하게 그린이가 "조정래", 우리민족의 정신을 심어주는 이가 "김진명"이라고 생각했다. 두분의 책이 나오면 이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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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을 읽으면서 유독이 우리민족의 삶을 그린 책이 자주 찾는다. 아무리 소설이지만 우리네 한많은 역사를 읽는 것 만큼 재미난 것도 없다. 그러한 소설들은 허구이면서도 진실이 들어간 책이라 자주 찾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우리민족 중에서도 민초의 삶을 세세하게 그린이가 "조정래", 우리민족의 정신을 심어주는 이가 "김진명"이라고 생각했다. 두분의 책이 나오면 이번에는 또 어떠한 이야기로 우리를 자존심있게 그려 놓았는지가 궁금해서 바로 찾아서 읽게 된다. 그곳에 한명을 더 추가할까 한다. "이정명" 이 작가님은 별을 스치는 바람에서 윤동주 시인이 어떻게 시를 통해서 고통을 겪게 되었는지를 쓰고 있다. 그것을 우리에게 보여주면서 글은 이런것이다라는 종착역을 찍어주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나의 사소한 생각이지만. 그래서 누구에게 추천할 책을 찾게 된다면 이 세분의 책을 추천하고 싶다.

 

글은 그냥 머리로 생각해서 그것을 노트에 글로 옮겨적으면 되는 것이다..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다. 책읽는 것을 좋아는 하지만 글이 우리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잠시 잊고 있었던 듯 하다. 그 잊었다는 깨우침을 준것이 바로 이 책이다. 형무소에서 윤동주가 살아가는 이유가 되는 것이 글을 읽고 쓸수 있는 것이었고, 무자비한 스기야마가 자신이 살아내야하는 삶의 목표를 바꾸고 지켜내는 것이 글이다. 또한 유이치가 자신의 죄의식을 안으로 감추고 끝까지 살아서 진실을 비추어 낸것이 글이다. 형무소에서 죽음으로써 윤동주의 글이 사라질 뻔한 것을 찾아내는 것이 최대의 과제인것 처럼 말이다.

 

우리네 삶을 그려낸 소설들은 예전형식을 빌어 쓴 현재의 모습처럼 보일때가 많다. 진실과 사실보다는 권력에 맞추어 사실이 변화하는 과정을 그려낸 것은 요즈음도 흔히 행해지는 일인 듯 하다. 일본군국주의에 빠져 조선인들을 생체실험대상자로 생각한 의사와 간호사들. 그들은 자신들의 실험에만 신경쓸 뿐 자신이 대상자로 선정한 사람들이 인간임을 거부한다. 인간임을 거부한 사람들에게서 얻은 결과물은 인간이 아닌 이들에게 적용되어야지만 그 효력을 발생한다는 사실을 망각한다.

그것이 요즘 뉴스에서 자신을 위해서 서민들을 힘들게 한 사람들과 많이 다르지 않다. 인간애가 결핍한 상황에서 머리좋은 사람들이 이세상의 높은 곳에 오를때에는 과학발전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네 삶을 후퇴하게 만드는 것 같다. 

 

이책을 접는 순간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네 삶과 일본이 이긴다는 이념하래 뭉쳐진 그때의 사람들의 삶이 결코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그속에서 살아내는 일은 자신의 꿈 밖에 없는 듯하다. 꿈을 꾸지 않는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은 그때의 형무소의 삶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듯하다.

s******2 2012.07.14.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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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스치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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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을 읽을 때와는 다른 속도로 책이 읽어진다.1권에서는 죽음으로 시작된 이야기가 또 다른 여러 이야기와의 관계가 이상하게 이가 맞지 않은 듯 하였으나 2권은 아니였다. 점점 진행되어지는 이야기속으로 나도 모르게 파고 들어 가고 있음이 느껴진다.읽으면 읽을수록 이런 일이 있을 수 없다고.. 절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한겹 한겹 벗겨나가는 호쿠오카 형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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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을 읽을 때와는 다른 속도로 책이 읽어진다.1권에서는 죽음으로 시작된 이야기가 또 다른 여러 이야기와의 관계가 이상하게 이가 맞지 않은 듯 하였으나 2권은 아니였다. 점점 진행되어지는 이야기속으로 나도 모르게 파고 들어 가고 있음이 느껴진다.읽으면 읽을수록 이런 일이 있을 수 없다고.. 절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한겹 한겹 벗겨나가는 호쿠오카 형무소의 일들..

그 이야기를 읽으면 읽을수록 책만 읽고 있어야 하는 내가 원망스럽기도 했다.

이책의 마지막 장을 읽고 나는 넋을 잃은 사람처럼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이것이 진정 윤동주의 삶이였다.아니 우리 민족의 삶이였다.잃은 것은 조국뿐이였지만 그 조국 잃은 것으로 인해서 우리는 모든 것을 잃었던 것이다.

우리는 일본군의 많은 만행에 아무것도 모른체 아니 정확하게 알고 인지했었지만(약물 조치로 자신을 쇠약하게 함을 알고 있었다.)아무런 저항도 한번 해 보지 못하고 받아 들여야 했다는 것에 울분을 터트리게 했다.사실 처음에는 허구의 이야기라는 전제에서 보았는데.. 내 마음이 편하지 않은 것은 왜 일까? 어디서 어디까지가 허구가 아니란것이 그려지기 때문일까? 나도 스기야마 도잔처럼 강한척하면서 진정한 속은 강한 것보다 진리가 앞서서일까?

1권에서 보았던 스키야마 도잔은 몽둥이만 휘두르는 사악하기 짝이 없는 간수였지만 2권을 읽으면서 베일을 벗고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던 스키야마의 마음이 이해가 갔고 그의 죽음이 너무나 안타까웠다.빈틈없는 간수였지만 제국의 반역자였다는 말보다는 그는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였지 않나싶다.

질병에 걸린 환자를 선별하여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멀쩡하고 건강한 청년들을 골라서 의무조치를 한 다른 일본인에게 저항조차 하지 자들을 도울수 없었던 스기야마도,의무조치의 부작용을 알면서도 우리를 벌레만도 취급해 주지 않았다는 일본인들도 나에겐 일본에 대한 적개심이 더욱 더 생겨나게 만든다.

최치수의 형이 집행되었다고 해서 안타까워 했지만 최치수의 편지를 받은 이치로 ...

알수 없었던 베일은 편지 한통으로 모든게 들어나게 된다.인간적의 욕심이 앞섰던 소장과 그 모든 만행을 아무런 죄책감없이 행하는 원장을 생각하면 너무 비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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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활자는 영혼을 가지고 있고 그 영혼은 바이러스처럼 읽는 사람을 감염시킨다.독서는 치명적인 중독이고 문장의 세례를 받은 자는 평생 그 속박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그들은 책과 글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중독자이고 의존자이다.읽지 않을 책을 끼고 다니고,책을 잡지 않은 손은 공허해하며 오래전에 읽은 구절을 되새김질하듯 중얼거린다.나는 그런 병증을 겪었고 그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중독은 아마도 죽는 날까지 계속될 것이다.<스기야마의 메모>

--------- P 65......

s********n 2012.07.13.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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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스치는 바람 2 - 시인은 죽었지만 시는 영원히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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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활자는 영혼을 가지고 있고 그 영혼은 바이러스처럼 읽는 사람을 감염시킨다. 독서는 치명적인 중독이고 문장의 세례를 받은 자는 평생 그 속박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들은 책과 글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중독자이고 의존자다. - p.64 / 스기야마의 메모 중      어떤 일이 벌이지고 있었던 것일까? 1944년 호쿠오카 형무소에서는.  1945년 8월 15일, 일본의 항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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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활자는 영혼을 가지고 있고 그 영혼은 바이러스처럼 읽는 사람을 감염시킨다. 독서는 치명적인 중독이고 문장의 세례를 받은 자는 평생 그 속박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들은 책과 글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중독자이고 의존자다. - p.64 / 스기야마의 메모 중

 

 

 어떤 일이 벌이지고 있었던 것일까? 1944년 호쿠오카 형무소에서는.  1945년 8월 15일, 일본의 항복으로 전쟁이 막을 내리고, 후쿠오카 형무소에 간수였던 이치로는 여전히 감옥 안에 있었다. 이번엔 철창 밖이 아닌 죄수복을 입은 죄수의 신분으로. 그리고 그가 이야기를 한다.  종쟁을 이야기 하기 6개월 전까지의 이야기.  세상과 분리된 적막한 형무소 안에서 벌어졌던 일들을.  어떤 폭력으로도 꺾을 수 없었던 이상과 두꺼운 벽으로도 가둘 수 없었던 자유를 향한 갈망을 가지고 있었던 한 남자의 이야기를.  스기야마라는 간수의 미스터리한 죽음을 이야기 한다.  이치로가 독방에서 발견을 한것은 탈옥을 위한 터널만이 아니었다.  검열실 밑으로 이어지는 또 하나의 통로.  스기야마의 흙 묻은 바지와 검열실 밑에 있던 또 다른 세상. 책들의 무덤이 되어 버려야 했던 곳에 좁고 어둡고 고독한 지하 공간은 경이로운 도서관이 되어있었다.  하지만 이치로는 이 사실을 보고할수가 없었다.  비밀 도서관의 존재가 드러나면 도서관은 메워질 것이고 책들은 불 살라질 것이니까. 그는 책의 언어에 목말라 있던 사람이었으니까.

 

 '그것들은 나와 같은 종족이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종이와 잉크를 파먹으며 살아가는 책벌레. 책은 놈들의 먹이였고 은신처였고 무덤이었다. ... 나는 놈들이 부러웠다. 놈들처럼 책 속에서 태어나 책을 먹고 살다 책 속에서 죽고 싶었다.'(p.40)라고 외치는 사람이 책을 불사를수는 없었을 테니까. 놀랄만한 박식함과 뛰어난 통찰력으로 비밀의 도서관을 만든 사람이 궁금했다. 아니, 그는 알고 있었다.  이렇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은 그들 뿐이었으니까.  스기야마에 대해서 알면 알수록 이치로는 충격과 의문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그는 왜 그렇게 상반된 삶을 살았을까?', '그의 본 모습은 무엇일까?', '그를 죽인 진짜 살인자는 누구일까?'  이치로가 사건속으로 들어갈 수록 형무소장인 하세가와의 얼굴이 변하기 시작한다.  '깊이 들어가지 마라. 이것으로 스가야마 살인 사건은 종결되었다.'  종결이 아닌 사건, 사건의 범인은 최치수가 아닌데, 최치수로 몰아버리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단 말인가?

 

 'To be or Not to be' 동주에겐 That is the question의 문제가 아니었다. 동주에게 죽느냐 사느냐는 생과 사를 뜻하는 용어가 아닌 '가만히 있느냐?' '가만히 있지 않느냐', 행동하느냐 행동하지 않느냐의 문제였다.  그리고 그것은 이치로의 문제이기도 했다.  살인사건에서 제외된 인물 윤동주.  그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의 시들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의 무너짐이 보이기 시작한다.  의무조치 대상자가 되어 의무병동에 들어가건만 그의 머리속 언어들이 파괴되는 것이 느껴진다. "찾아도 없으면 우리가 만들어야 하겠지. 희망, 행복, 꿈 같은 것들과 멋진 시를 말이야. 우리가 바라는 시는 종이 위가 아니라 모든 곳에 있어. 좁은 감방 안에, 굵은 철창 속에 말이야. 나를 가둔 철창 덕분에 난 더 절실한 시를 쓸 수 있게 된거야."(p.134)라고 이야기 하던 이 더러운 형무소에 갇히기엔 너무도 고결한 그가, 단지 이곳에 잠시 머물고 있을 뿐이라는 그의 세계가 변화하는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무리 나쁜 소식도 아름답게 쓰는 재주가 있던 사람, 희망의 말을 듣고 싶었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몰려들었었던 사람. 그가 옆서를 쓰지 않자 조선인 수용동에 희망은 사라지고 말았다.  그리고 그의 글들도 사라지기 시작했다.  역사는 알려준다.  그가 어떻게 죽었는지.  연합군 최고사령부 법무국 검찰과는 1945년 5월 5일 후쿠오카 지역에 불시착한 미 공군 B29 전폭기에 탑승했던 열한 명의 조종사와 승무원등 미군 포로들의 이야기를 밝혀냈다.  그리고 그들이 생체실험을 당했던 곳이 후쿠오카 수용소에 의무국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끔찍한 죄상들이 드러나기 시작하고, 그 현장속에 동주가 있었다. 혈청을 만든다면서 의무조치 대상자들에게 바닷물을 주사한 의료진들.  영문없이 쓰러져가던 조선인들. 그 속에 동주가 있었다.   그렇게 동주는 1945년 29세의 나이에, 해방되기 여섯 달 전 2월 16일에 죽음을 맞는다. 

 

 진실은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해야 하는 것입니다.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해석하는 것입니다. 기록이 불태워지고 감추어졌다 해도 진실은 여전히 그곳에 있습니다, 나의 기록이 소실되고 나의 진술이 사라져도 제가 본 진실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p.288)라는 이치로의 말처럼 진실은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해야만 하는 것이다. 동주의 죽음을 기억하면서 이치로는 이야기의 흐름을 놓치지 않는다. 의무국의 간호사 미도리의 피아노 선율이 흐르고,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이 울려 퍼진다. 스기야마의 죽음뒤의 진실 역시 긴장감 속에서 밝혀낸다.  전쟁중이기에 가능했다 하더라도 슬픈 이야기들.  누구의 잘못이란 말인가?  윤동주 시인의 시들이 슬쩍 슬쩍 숨겨져 있는것 같지만, 전체를 차지하고 있고, 그가 읽었던 불후의 명작들이 펼쳐지고 있는 <별을 스치는 바람>은 시인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나라잃은 백성들, 힘 없는 민초들, 무엇이 그들을 바로 설수 있게 만드는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그런 책이었다.  다시는 마태복음 5장 3절의 팔복이 슬프지 않게 하기위해서라도 말이다.

 

 

팔복(八福)  

           - 윤동주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영원히 슬플 것이오

 



d****2 2012.07.12. 신고 공감 2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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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책읽는 주말-7월 별을 스치는 바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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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알같은 궁금함으로 시작된 2권의 읽기는 궁금함으로 폭풍읽기에 돌입하게 만들었던 1권과 달리 마음가득 애잔함을 담아 읽게 만든다. 그들을 끝까지 몰아냈던 그 시대가, 시대를 기회삼아 자신들의 욕심을 채워냈던 악마같은 인간성을 지닌 사람들이 원망스럽고 저주스럽기만 했다.   한 시인의 해맑은 시어를 빼앗아가고 책읽기를 좋아했던 순수청년을 학도병으로 만들고 나이 마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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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알같은 궁금함으로 시작된 2권의 읽기는 궁금함으로 폭풍읽기에 돌입하게 만들었던 1권과 달리 마음가득 애잔함을 담아 읽게 만든다. 그들을 끝까지 몰아냈던 그 시대가, 시대를 기회삼아 자신들의 욕심을 채워냈던 악마같은 인간성을 지닌 사람들이 원망스럽고 저주스럽기만 했다.

 

한 시인의 해맑은 시어를 빼앗아가고 책읽기를 좋아했던 순수청년을 학도병으로 만들고 나이 마흔이 넘어서야 삶의 의미를 찾아가고 있던 한 남자의 남은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아 버린 것은 전쟁이 아니라 그 전쟁을 일으킨 사람들이었으며 또한 그 전쟁속에서 즐기고 있는 자들이었다.

 

추리소설처럼 시작된 [별을 스치는 바람]은 2권에 돌입해서는 쉰들러리스트처럼 읽혀졌는데, 누가누가 죽었고 앞으로 누가누가 죽을 것이며 희미한 복선을 눈치채고 누가누가 살아남았는가를 눈치채게 만들지만 결코 그 재미만큼은 반감시키지 않았다.

 

마치 노련한 곡예사가 줄을 타며 아래에서 바라보는 구경꾼들의 마음을 졸이듯 이정명 작가는 노련한 필체를 곡예사처럼 휘두르며 우리의 애간장을 녹였다 얼렸다 하고 있었다.

 

도잔을 죽인 자는 누구인가? 도잔은 정말 죽어 마땅한 자였는가. 그는 무엇에 그토록 매료되었는가! 시였나? 시인이었나? 에 중점을 두고 읽게 만든 1권과 달리 2권에서의 이야기는 유이치가 풀어낸 진실의 이야기와 그 조차도 안타까워했지만 막지 못했던 실험실의 윤동주에 대한 회고로 가득차 있다. 이야기에 흠뻑 빠져 있다가 비로소 작가가 "그래서...범인은?"하고 밝히는 순간 그랬지....! 범인에 대한 궁금증을 풀지 못했지? 라며 놀라고 말았는데. 범인이 밝혀지고 난 뒤에도 인간이 지닌 악마성에 대한 분노가 더 커서 반반전에 대한 놀라움을 누르고 말았다.

 

역사가 바뀌진 않는다. 이미 흘러가 버린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을 생각하는 마음은 더 진해질 수 있다. 유이치도, 도잔도, 최치수도 허구의 인물이지만 그들에 대한 애잔한 마음을 가득 품고 실존 인물이었던 시인 윤동주에 대한 마음은 더할나위 없이 쓸쓸하고 슬픈 마음을 담아 마지막 읽기를 끝냈다.

 

조용히 분노하다.

라는 표현이 맞을 듯 싶다. 소설을 읽고난 느낌은.

 

딱 그랬다. 조용히 분노하고 그 분노를 삭히기 위해 많은 시간들이 쓰여졌다.

한국인이기에, 사람이기에.. 끓어오르던 그 분노와 애잔함을 많은 이들이 함께 느끼기를 기대하면서.....

i*****i 2012.07.1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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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진행 될수록 스기아먀 도잔의 살인사건이 미스테리 하기만 하다. 생각보다 진실한 인간됨의 그에게 놀라기도 하고, 죄수들과 그의 사이 또한 아직도 많은 이야기가 남아 있는 것 같고, 사건을 조사하는 와타나베 유이치 또한 사건의 해결보다는 사건의 진실이 알고 싶다는 열의로 열심히 조사를 해내간다.   폭력간수로 이름난 그이지만 어느 순간부터 동주를 아낌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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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진행 될수록 스기아먀 도잔의 살인사건이 미스테리 하기만 하다. 생각보다 진실한 인간됨의 그에게 놀라기도 하고, 죄수들과 그의 사이 또한 아직도 많은 이야기가 남아 있는 것 같고, 사건을 조사하는 와타나베 유이치 또한 사건의 해결보다는 사건의 진실이 알고 싶다는 열의로 열심히 조사를 해내간다.

 

폭력간수로 이름난 그이지만 어느 순간부터 동주를 아낌없이 도우고 배려한다. 동주의 시가 좋고, 그가 이야기 해주는 책이 좋아서 라고는 하지만 남들이 보기에 그는 이중인격자요. 제국의 반역자가 틀림없다. 과거에 고문에 굴복하여 비겁한 밀고자가 되고, 비열한 생존자라는 오명이 무서워서 죄수들에게 지독하게 폭력을 일삼던 그는 더 이상 없다. 점점 더 책의 세계로 빠지며 여태껏 느껴보지 못한 열망을 느끼며, 검열관이 아닌 첫 번째 독자가 되어, 동주가 시를 계속 쓸 수 있도록 도우며, 그의 시만이라도 자유로울 수 있도록 연에 시를 써서 감옥의 담장 밖으로 날려 보낸다. 그리고 그와 함께 비밀도서관을 만들고, 늘 책과 동주의 시를 탐한다.

 

하지만 의무조치 대상자가 된 동주는 점점 무기력해지고 기억이 사라지며 이상한 점들을 보인다. 그렇게 의무조치 대상자가 된 사람들은 죽어 나갔고, 그 또한 자유를 6개월 앞두고,살아 남는 것이 곧 승리하는 거라고 말하던 윤동주 시인은 당당하게 감옥을 나와 시집을 내겠다는 희망을 끝내 펼치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마지막으로 스기야마 도잔의 살인사건의 배후에는 인감의 탐욕이 숨어 있었다. 전쟁 또한 인간의 탐욕과 권력을 위해 시작되었건만 그 속에서도 인간은 끊임없이 탐욕을 부리며, 죄 없는 사람들을 짓밟고 있었다. 전쟁은 사람들을 악으로 만들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죄책감에 시달리게 만들었다.

 

문장과 시로 그 사람의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다고 책은 말한다. 윤동주 시인이 남긴 시들을 보면서 그가 겪었을 좌절의 마음과 시련들이 눈앞에 아른거리는 것 같다. 과연 스기야마는 그의 시에서 어떤 감정들을 느꼈을지 그 시로 하여금 다른 사람에게는 어떤 위안의 감정을 전했을지 생각하며 나 또한 찬찬히 그 시들을 읽어보며 음미해 본다.

 

시인에 대한 동경의 마음과 그 시절을 힘겹게 살아간 그에 대한 연민과 그 시절의 아픔이,

서로가 감옥 속에서 그렇게 만날 수밖에 없던 그 시대의 아픔이,

감옥 속에서 생을 마쳐야 했던 그 인생이,

책을 통해 보게 된 우리의 역사가 구슬프게 느껴질 뿐이다. 희망을 가지고 자유를 기다리던 그가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것처럼 이 책 또한 슬프게 끝이 난다. 어쩌면 이것이 진실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4 2012.07.1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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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아련하고 뭉클하게 아프고 쓰리다는 말. 이런 처절한 마음을 간단하게 아프다라는 단답형으로 표현하기가 너무 죄송한 마음을 아실런지 모르겠다 전쟁을 통해 자식을 잃고 부모 형제를 잃고 이름을 잃고 말을 잃고 글을 잃고 결국엔 나라를 잃어 버린다면 무슨 말로 어떤 감정으로 표현이 될까. 우리 선조들은 그래서 그리하여 목숨을 내놓으며 처절하게 저항을 하였고 우리는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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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아련하고 뭉클하게 아프고 쓰리다는 말. 이런 처절한 마음을 간단하게 아프다라는 단답형으로 표현하기가 너무 죄송한 마음을 아실런지 모르겠다 전쟁을 통해 자식을 잃고 부모 형제를 잃고 이름을 잃고 말을 잃고 글을 잃고 결국엔 나라를 잃어 버린다면 무슨 말로 어떤 감정으로 표현이 될까. 우리 선조들은 그래서 그리하여 목숨을 내놓으며 처절하게 저항을 하였고 우리는 너무나 가벼이 그 안타까움을 방종하고 있지는 않은가?

형무소 음악회의 죄수들의 합창을 통해 수갑과 족쇄는 더이상 죄수들을 묶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투박하기 그지없던 그들의 목소리는 아름다움을 발산할 수 있게 되었고 소음이 아니라 음악으로 듣게된 스기야마는 자신의 잃어버렸던 심장의 뜨거움을 발견한다

윤동주(645번)는 음악회를 통해 조선독립을 맘껏 부르짖을 수 있는 사기극을 표출하기를 기대한다. 언제부터이던가 그의 눈동자는 그의 시가 가지고 있던 아련한 아픔들은 많이 달라져잇엇다 메말라 푸석푸석해졌고 조그만 스침에조차 활화산을 방불케하는 분노를 담고 잇었다 동주의 시를 사랑한 스기야마 도주에게 그런 변화는 어떤마음을 만들어 냈을까? 더이상 시를 쓸 수 없었던 동주에게 시를 써서 형무소 담장 밖으로 날려보낼 수 잇게 만든 스기야마 어쩌면 동주의 영혼의 허기와 갈증 질병을 그는 이해하여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어쩌면 동주의 머릿속은 무한자유롭고 부유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망각의 늪에 빠져서 아무것도 가진것없는 무소유의 공허함일런지도 그리고 지하도서관은 없어졌고 책들은 불탔고 그곳엔 방공호가 되어 일본인들의 피난처가 되고 말았다. 아무것도 없는 그곳에조차 책들의 영혼이 있는곳을 갈망하는 동주. 동주는 살아남는것이 승리하는 것이라고 유이치에게 말한다 조선인들이 있는 제3수용동 감방은 하나의 감방이 한권의 책이 되었던 사실을 듣는다. 아~ 아프다. 생체실험대상이 되면서까지 희망이라는 단어를 품은 그들이 나는 너무 슬프다.오히려 최치수처럼 머리를 돌려 살아나지 하는 생각까지 한다. 그러고 드러나는 개같은 진실에(현실) 유이치는 돌아버릴 판이었고 나는 더욱 그저 아플뿐이다.

 

전쟁은 인간을 인간답지 않게 사람으로서의 최소한의 기본마저도 부숴버릴 수 있음을 보게 된다. 노약자나 임산부들은 피하고 오직 강철같은 우리의 20-30대의 피끓는 청춘들에게 권하고 싶다. 그들도 나오 같은 슬픔과 아픔을 같이 공유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오늘 내리는 이 비는 가뭄을 밀어버릴 촉촉한 단비가 아니라 제3병동에서 노역에 흘린 그들의 피같은 땀인가보다. 아프다 비가 내림이 이렇게 아프다.

 


 

t*********8 2012.07.05.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