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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에서 여유 찾기, 인간 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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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과거로부터 '쌍륙' 등 여러 가지 보드게임이 민중 또는 유한 계급 사이에 큰 인기를 끈 건 저쪽과 사정이 다르지 않다. 이 영화는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 갓 영화 산업에 실용적으로 도입될 무렵 제작된 좋은 예로서, 미진하다면 미진한 대로 당시 연출가와 제작자들이 이 신 기술이 앞으로 해당 산업 분야를 어떻게 이끌고 나갈지에 대해 전망한 바를 어렴풋하게나마 드러내 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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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과거로부터 '쌍륙' 등 여러 가지 보드게임이 민중 또는 유한 계급 사이에 큰 인기를 끈 건 저쪽과 사정이 다르지 않다. 이 영화는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 갓 영화 산업에 실용적으로 도입될 무렵 제작된 좋은 예로서, 미진하다면 미진한 대로 당시 연출가와 제작자들이 이 신 기술이 앞으로 해당 산업 분야를 어떻게 이끌고 나갈지에 대해 전망한 바를 어렴풋하게나마 드러내 보이기도 한다.

전에도 얘기했는지 모르겠는데 조 존스턴 감독은 대개 아동 관객들이 보러 오게끔 만든 영화에선 철저히 그들 눈높이에 맞춘 여러 따스한 시선들을 반드시 작품 속에 삽입하는 태도를 보인다. 동시에 그는, 아마도 그들 손을 함께 잡고 왔을 법한 그들의 부모들에게, 아이들은 아이들일 뿐이니 너무 엄혹하게 다그치지 말고 그들의 눈높이에서 함께 공감해 주라고 신신당부나 하는 듯하다. 26년 동안 어린 소년, 청년, 중년 남성을 쫓아다닌 사냥꾼(앨런은 그가 누군지 '모르겠다'고 새러에게 말하는데, 본래 '악몽'이란 그 정체를 모르는 동안에만 당사자에게 악몽 노릇을 하는 법이다. 악몽 같은 보드 게임이 끝나게 된 건 앨런이 부친의 사랑을 깨닫게 되고 자신을 둘러싼 현실에 다시 확신을 느끼고서부터이다)과 그 부친이 같은 배우, 즉 조너선 하이드에 의해 1인 2역으로 연기되게 한 감독의 배려만 보아도 이 점을 눈치챌 수 있다.

조너선 하이드는 이 무렵 나온 여러 영화들에서 냉혹하고 이기적인 조단역으로 자주 등장한 배우다. 꼬마 주디 역은 키어스틴 던스트니까 새삼 뭘 말할 필요도 없고, 브래들리 피어스는 근황이 좀 충격적으로 변한 모습이라... 보니 헌트(새라 역)는 내가 며칠 전에 리뷰한 <그린 마일>에서 탐 행스(1인칭 관찰자 교도관)의 부인 역으로 아주 잠시 나온 그 사람이다. 로빈 윌리엄스가 타계한 게 벌써 2년하고도 몇 달이 지났으니 세월이 참 빨리 지난다는 느낌이다. 이상의 면면만 봐도 알 수 있듯 이 영화는 배우들이 참 연기를 잘하는, 요런 코미디에서 제 몫을 확실히 해 주는 자원들로만 뽑았다는 느낌이며(역할이 틀에 박혀 있긴 하지만 여튼 다시 봐도 다들 그 역의 수행에 아무 빈틈이 없는 완벽한 앙상블이다), 심지어 아역들도 그렇다.

감독은 갖가지 심상을 화면에 잘 배치하는 솜씨도 놀랍지만, 그 화면에 깨알같은 위트를 박아 넣는 재주도 빼어난 사람이다. 정글의 온갖 동물들이 튀어나와 저택 일대를 쏙대밭으로 만들 때, 꼬마 코뿔소 한 마리가 무리를 따라가지 못 해 헉헉대는 장면은 정말 누구에게서건 웃음을 자아내기 충분하다. 사람이 어떤 상황에서 터져나오는 웃음은 대체 내가 지금 뭐가 우스워서 웃는 건지, 반응이 나온 한참 후에도 그 이유를 스스로 찾아내지 못할 때가 있다. 저 작은 녀석도 주제에 코뿔소라고 그 돌진하는 종(種)의 미덕을 구현하겠다고 애쓰는 모습이 우스워서인지, 어린 것들이 어른으로 자라나는 과정이 종 불문하고 저처럼이나 힘겹게 만든 자연의 섭리가 새삼 부조리하게 느껴져서인지, 사람 사는 모습이나 하등한 미물이나 결국 뭘 위해 바둥거리면서 한 세상 살다 가는 건지 모를 일이란 각성 때문인지, 그 이유야 또 보는 관객마다 과정과 사정이 제각각일 테니.

s****o 2016.12.02. 신고 공감 0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