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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간이었다. 그건 한순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붉은 폭풍우가 휘몰아쳤고 아빠가 죽임을 당하고 톤톤이라고 불리는 그들의 손에 쌍둥이 오빠 루가 납치된 것은... 루를 잃어버리고 아빠의 심장에 화살이 꽂혔던 그 순간은 나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버렸고 앞으로 일어날 모든 일의 전조가 되었다. 그렇게 삶의 터전이었던 은빛호수는 눈 깜짝할 새에 핏빛으로 얼룩진 기억만이 남은 죽음의 땅이 되었다. 그리고 사바는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루를 찾아가는 기나긴 여행을 시작하기에 이른다.
루가 먼저 태어났다. 동지날, 해가 하늘에 낮게 내려앉을 무렵에. 그 다음에 내가 태어났다. 두 시간 후에. 그 사실이 모든 것을 말해 준다. 루가 앞장선다. 언제나 앞장서고, 나는 그 뒤를 따른다. 그래도 괜찮다. 그게 옳은 거니까. 원래 그렇게 되어야 하는 거니까.
루가 빛이라면 사바는 그 뒤를 따르는 그림자다. 18년의 세월 동안 언제나 모든 일에 있어서 루가 먼저였다. 그런 루를 잃어버린 사바의 심정은 어떠할까. 이 책의 배경은 그리 멀지않은 근 미래일 것이다. 배경에 대해 정확한 설명은 없지만, 우리가 살고있는 현재(책에서는 과거)를 불과 1~200년 전의 파괴자의 시대였다고 회상하는 시대적 배경으로 보아 머지않은 미래라고만 짐작한다. 동짓날 한 집에서 이란성 쌍둥이가 태어났고 이 둘은 어머니가 같은 사람이라는 걸 알지 못했다면 쌍둥이라는 걸 짐작도 못 할 만큼 전혀 다른 외모와 성향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머리카락 색깔조차도 금발과 흑발이다. 2시간 먼저 태어난 루는 모두에게 사랑받을법한 아름다운 외모와 온화함을 가지고 있지만 사바는 내향적인 성격에 어딘가 어두운 기운이 전해지는 아이다. 제목이 제목이니만큼 대부분이 길 위에서 일어나는 모험을 다루고 있는데 '사바'라는 이름에 대해 궁금증이 인다. 딱히 작가가 캐릭터의 이름에 부여한 어떤 뜻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작품 속 사바의 성향이나 영향력으로 봤을 때 이는 산스크리스트어로 사하(sahā)라고 불리며 대지를 의미하는 뜻을 가진 단어인 '사바'와 캐릭터가 상응하는 느낌이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사바라는 이름 뒤에 이 원어의 의미가 내포돼 있지 않을까 짐작만 해본다. 막내 에미를 낳으면서 엄마가 돌아가시고 그에 삶의 의욕을 잃어버린 아빠와 남겨진 삼 형제에게 닥친 이 불행은 핏빛 행보의 서막에 불과하다. 자신의 목숨보다 더욱 소중했던 루를 찾아가는 중에 사바에게 닥치는 과정은 18살 소녀가 겪기에는 참혹하기 이를 데 없다. 살기 위해 사람들과 격투를 하고 이 행위에서 지게 되면 찰에 중독된 시민들에게 돌팔매질을 당해 죽임의 문턱에 다다른다. 이른바 시민들에 의한 공개처형이 그것이다. 그렇기에 싫어도 살기 위해서 더 악착같이 싸워야만 한다. 이 아이의 고행길은 납치된 루를 찾아낼 때까지 멈추지 않는다. 언제까지고... 주인공이 험난한 곤경에 처하게 되는 지역의 이름이 참 아이러니하다. 폭력과 마약의 도시가 '희망'시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니. 희망이 사라져버린 시대, 빛이 소멸하여버린 시대, 길거리에는 온갖 범죄자와 부랑자들이 들끓고 시민 또한 찰(Chaal)이라는 마약에 중독돼 도시는 황폐한 지옥 구덩이나 다름없다.
갑작스레 납치된 루에 얽힌 비밀은 태어난 날과 연관이 있다. 그리고 18번째 돌아오는 하짓날 그 비밀이 풀린다. 24절기 중에 스물 두 번째인 동짓날은 일 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이다. 그리고 하지는 열 번째에 해당하는 절기로 일년 중 태양이 가장 높이 뜨고 낮의 길이가 길어져 매우 더운 날이기도 하다. 이 두 절기 사이에 얽힌 비밀은 책을 읽어보면 알 수 있다.(씨익~^^)책의 배경인 근 미래의 모습은 기존에 만나 왔던 판타지 소설들보다 더할 것도 없고 덜한 것도 없는데(이제는 어떤 암울한 미래의 모습이 보여도 별로 놀라지도 않는다.) 웃긴 건 한 나라를 통치하는 자의 욕망으로 인해 국가와 국민 모두를 지옥바다에서 헤엄치게 하는 모습이다. 국민을 자신의 통제권 안에 넣는다는 명목 아래 마약을 재배하고 공급하는 왕이라..... 진정 돌팔매질로 죽임을 당해야 하는 사람은 무고한 시민이 아니라 이 망할 놈의 통치자가 아닐까 싶다.
소설을 읽으면서 연상되는 작품이 있었는데 소설이 아닌 일본의 유명 만화이자 애니메이션인 오다 에이치로おだえいいちろう의 '원피스'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사막의 백조'라는 길 위를 달리는 배도 그렇고 등장하는 인물들의 과장된 외형 또한 원피스 속 캐릭터를 보는 느낌이 들었다. 더스트랜드 3부작 중 첫 번째에 해당하는 작품인데 이미 할리우드의 유명 감독 리들리 스콧에 의해 스크린으로 옮겨질 준비 단계에 돌입했다고 한다. 판타지 소설 같은 경우는 분명 책도 재미있긴 하지만 무한한 상상력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스크린의 영상이 확실히 더 기대를 갖게 하는 거 같다. 나는 원작 2부나 기다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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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이력이 참 독특하다.배우이면서 댄서,오페라 가수로 활동을 하다가 데뷔한 특이한 케이스,하지만 데뷔작품이 또한 좋은 반응을 얻어 바로 영화화 하고 있단다.<더 스탠랜드 3부작>의 첫번째 작품인 <블러드 레드 로드>,영화화 한다는 것은 무언가 영화적인 재미가 있기 때문인다.지난번에 읽은 고전을 현대판 판타지로 바꾼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도 영상으로 옮기면 참 재미있고 기발한 작품이 되겠다는 느낌이었는데 이 작품은 제목에는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는데 읽다보니 재밌다. 판타지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들면서 무한한 상상력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요즘은 힘 있는 남자보다는 '여전사' 시대인 듯 하다.'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도 그랬고 이 작품도 사바라는 루와 쌍둥이였던 그녀가 오빠인 루가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납치되어 가고는 은빛호수라는 곳에서 아빠와 동생과 숨어 지내듯 살았던 그녀가 갑자기 오빠 루의 납치와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오빠를 찾고 가장이 되어 모든 일을 헤쳐나가야만 하는 상황에서 말라깽이 그녀가 어디에 그런 힘이 숨어 있었는지 그녀는 루를 찾아가는 길에 여전사로 변신해 있다는 그런 이야기다.
엄마는 오래전 에미라는 여동생을 낳다가 죽었다. 그 후로 아버지는 웃음을 잃었고 그들의 삶 또한 하향곡선을 그리듯 호수는 말라가고 먹을 것은 점점 떨어져 갔다. 그러다 한달에 한번씩 그들의 집을 말을 타고 들러 안부나 묻고 가는 멀리 떨어져 지내는 아저씨가 붉은 구름과 함께 낯모르는 사람들을 데리고 와 루를 납치해가고 아버지는 별에서 자신의 운명을 읽듯 죽음을 마지했다. 늘 별을 보면 모든 것을 읽어냈던 아버지,자신의 죽음도 아들 루의 납치도 알아차렸지만 힘이 없었다. 자신들이 살던 집과 함께 아버지를 화장하고는 곧장 쌍둥이 오빠인 루를 찾아 나서는 사바, 가는 길에 에미를 엄마 친구에게 맡기려 했지만 아홉 살짜리 꼬마 아가씨 또한 사바와 똑같은 피를 물려받았는지 조랑말을 타고 험한 길을 쫒아 왔다. 그리곤 함께 오빠가 끌려 갔을 법한 '희망시'를 향하여 가는 길에 핀치 부부를 만나게 되고 그들의 꾀임에 빠져 에미는 막일을 하는 잡일부로 사바는 여전사로 거듭나야 했다.
그동안 은빛호수에서 가족만 살아왔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도 이런 도시도 그리고 오래전 있었던 문명사회나 지금 이곳을 지배하고 지배세력에 대하여 잘은 모르지만 아버지가 늘 옛이야기처럼 해주었기에 조금은 알고 있었지만 그 문명사회라는 것이 핵전쟁 이후인 암흑의 시대같은데 중세시대를 연상하게 한다.사바는 철장 안에서 격투기를 하듯 싸움을 해야 하는,이기면 살아 남지만 진다면 죽임을 당해야 하는 그야말로 절체절명의 시간 속에 놓이게 되지만 그녀 속에 그런 강인함이 언제 숨어 있었는지 모르게 그녀는 모든 싸움에 이기고 '죽음의 전사'라는 별명까지 얻게 된다. 하지만 빨리 그녀는 오빠 루를 찾으러 가야 하는데 어느 날 옆방철장안에 있는 여자에게서 오빠가 붙잡혀가게 된 동기와 장소를 알아냈다. 왕이 젊음과 힘을 위해 동짓날에 태어난 아이를 하지날에 목숨을 제물로 받쳐 힘을 얻는 다는,구시대적인 이야기가 나오면서 사바의 앞날은 더욱 험난해 지지만 그곳에서 자신을 도와줄 '자유의 매'단원들을 만나고 함께 희망시를 탈출하고 오빠 루를 찾으러 갈 방법을 모색한다.
사바가 새끼 때부터 주워다 키운 까마귀가 늘 그녀와 함께 하고 영리한 까마귀 네로는 그녀에게 큰 도움을 주기도 하며 희망시 철창에서 구해 준 '잭'이라는 남자와 운명적으로 연결이 되면서 둘의 로맨스가 함께 하기에 더욱 재밌다. 판타지이면서 구시대와 젊은 시대가 맞서 싸우는가 하면 괴물이 등장하여 괴물을 물리치기 위하여 목숨도 내 놓고 싸우기도 하고 오빠 루를 찾으러 가는 곳이 험난한 여정 길이면서 가는 길에서 그들에게 도움을 줄 한 사람 한 사람 친구들을 만난다는 것, 또한 잭과 티격태격 하면서도 밀당을 하니 둘이 어떻게 이어질까 궁금하기도 하고 사바가 여전사로 거듭나지만 어린 에미 또한 운명에 굴하지 않고 그녀도 강인한 여전사처럼 한사람 몫을 너끈히 해내기도 하고 까마귀 네로라고 가만히 있을손가 꼭 필요한 순간에 큰 일을 해 낸다. 영화로 풀어내면 정말 재밌을 듯한 이야기다. 거기에 1권인데도 이야기를 서술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이야기가 술술 풀려 재미를 주고 있으니 다음권에서는 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감이 크다.
판타지에 등장하는 공식을 제대로 갖추었으면서 철창에서 살아 남기 위하여 싸우는 격투기 또한 볼만할 듯 하고 루이16세 태양왕 분장을 하고 사는 왕 핀치도 그렇고 젊은 용사 '잭'도 사바의 쌍둥이 오빠 '루'도 다음권에서는 멋지게 나올 듯 하다. 핀치는 마지막에서 장렬히 죽었지만 말이다. 어찌보면 판타지란 나이가 어리고 많고를 떠나서 앞으로 계속되는 모험속에서도 자신의 운명에 굴복하지 않고 맞써 싸우기에 더욱 재밌는듯 하다.그것이 기대도 하지 않은 많은 군사이거나 거대한 괴물이거나 뜻하지 않은 자연현상이거나 그들은 모두 굴복하지 않고 목숨을 내 놓고 싸운다는 것이다.그리고 맞써 싸워서 이겨도 안주하지 않고 또 새로운 모험을 찾아 길을 나선다.한곳에 정착하지 않는 짚시들처럼 말이다. 미래사회의 짚시들의 이야기 같기도 하지만 지금시대하고는 너무 다른 시대가 펼쳐지고 현재 시대는 낡은 고물처럼 나오는듯 하며서도 이상하게 '과거로 회귀'하듯 또한 과거속 세상과 비슷한 풍경이 이어진다. 유행은 돌고 도는 것이라 했던가.역사 또한 그렇게 되는 것일까.
소설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모두 매력적이다. 쌍둥이 루와 사바도 그렇지만 에미도 그렇고 잭과 이케도 그렇다.그런가 하면 자유의 매인 40인의 소녀도적떼들 멋지다. 어느 부류가 세상을 뒤엎으려고 생각지도 못하고 '찰'이라는 마약성분에 빠져 있는데 그들은 뭉쳤다. 그렇게 하여 부패하고 찰에 빠져 있는 희망시를 불태우고 그녀들만의 세상에서 살려고 그녀들의 터전으로 떠난다.하지만 모두가 정의감이 넘친다. 사바가 오빠 루를 찾아내어 핀치의 세력과 위험에 처해 있을 때 네로의 도움으로 사바를 도우러 와준 그녀들, 그녀들의 앞으로 행보가 궁금하다. 어디선가 부르면 꼭 나타날것만 정의의 소녀부대들이다. 그렇다면 사바도 그렇지만 잭도 일을 만들고 다니는 모험가다. 사바는 오빠 루와 에미와 토모와 함께 가족을 이루어 살 곳으로 떠나지만 잭은 다른 곳으로 떠난다.그들이 있는 곳으로 나중에 돌아오겠다며,하지만 그가 어딜로 갈지 어떤 난관과 부딪힐지는 더욱 험난한 일들이 펼쳐질 것만 같은 그들의 흩어짐,그리고 반면에 그들의 사랑은 더욱 단단해져 가는 두께가 장난이 아닌데 금방 읽게 되는 재밌는 책이다. 이런 류의 소설을 많이 읽었다면 실상하겠지만 난 왠지 재밌다. 소녀들이 여전사로 거듭나서일까 사바와 잭의 사랑이 혹은 루와 매브,소녀도적단과 이어질것만 같은 예감 때문일까. 앞으로가 더욱 재밌을 것 같은 이야기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판타지는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들게 된다. 영화로 나오면 원작을 읽었으니 기대감을 한단계 내려 놓고 꼭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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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가 앞장선다. 언제나 앞장서고, 나는 그 뒤를 따른다. 그래도 괜찮다. 그게 옳은 거니까. 원래 그렇게 되어야 하는 거니까. 루는 아름답고, 나는 못생겼다. 루는 강인하고, 나는 비쩍 말랐다. 그는 나의 빛이다. 나는 그의 그림자고. 루는 태양처럼 빛난다. 그래서 그들이 그를 찾아내는 게 그렇게 쉬웠을 것이다. 그냥 그의 빛만 따라서 오면 되니까.” 디스토피아 세계를 다룬 소설들은 대부분 어두침침한 분위기로 시작한다. 황량한 사막,,, 쌍둥이 오빠를 잃은 사바의 독백으로 시작된 [블러드 레드 로드] 역시 다르지 않음이다. 고립된 황야에서 쌍둥이 오빠 루와 동생 에미와 살아가고 있는 사바, 어느 날 말을 탄 검은 망토의 남자들이 나타나 사바의 소중한 쌍둥이 오빠 루를 납치해 간다. 자신의 목숨보다 소중하게 생각했던 오빠 루를 되찾기 위해 사바는 동생 에미를 버리고 기나긴 여정을 떠나려 한다. 소중하게 생각했던 오빠 루와는 달리 엉뚱하고 약간 모자란 여동생 에미를 돌아가신 엄마 친구에게 맡기고 가려하지만 사바 몰래 따라나선 에미를 버리고 갈 수 없어 함께 사막을 건너게 된다. 처음으로 바깥세상과 접하게 된 사바를 기다리는 것은 잔혹한 현실,,, 하지만,,, 그 현실과 마주하면서 그녀는 그녀 안에 숨어있는 자신의 에너지와 매력을 발산하게 된다. 소녀 글래디에이터로의 탄생이라고나 할까? 그녀를 글래디에이터라 생각했던 것은 나만이 아니었는 모양이다. [블레이드 러너], [글래디에이터]를 만든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흥행 감독 리들리 스콧이 정식 출간 전부터 판권을 사들여 영화화 작업에 착수한 작품이란다. 음,, 그러면 그렇지,,, 보는 눈은 다르지 않음이다. 헝거게임의 ‘캣니스’와 비슷하지만 또 다른 매력을 지닌 ‘사바’! 교활한 사기꾼 부부의 속임수에 넘어간 사바,,, 모래 위를 달리는 배를 타고(음,,,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그 움직이는 배? 집 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물론 타고 있는 주인장은 천양지차 지만,,, - -;;;) 도시로 끌려가 콜로세움에서 소녀 글레디에이터로 활약하게 되는데, 마약과 유흥에 취해 왕의 노예를 자청한 시민들은 서로 죽고 죽이는 아이들을 보며 기뻐하고, 철창 속에서 벌어지는 이 잔혹한 싸움에 군중들은 열광한다. 사바가 자신의 변화를 처음으로 실감하기 시작한 것은 바로 이 순간이다. 자신의 진면목,,, 글래디에이터 계의 강자임을 깨달았다고나 할까? 동생이 볼모로 잡혀있기 때문에 싸움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사바는 소녀혁명가집단 '자유의 매'와, 왠지 시선을 뗄 수 없는,,, 자신이 목에 걸고 있는 돌이 그 사람만 나타나면 뜨거워지는(그녀가 진정 원하는 것이 나타나면 뜨거워지는 돌 목걸이) 정체불명의 여행자 잭과 팀을 이루게 되면서 그녀의 운명은 점점 더 예측불허의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파워풀 넘치는 액션과 로맨스를 넘나드는, 하지만 화려함보다는 건조한 매력이 돋보이는,,, [블러드 레드 로드],,, 조만간 2권 [Rebel Heart]가 곧 출간된단다. 3부작이라는데,, 음,,, 이걸 또 어케 기다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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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판타지는 디스토피아가 대세다.
판타지가 아무리 이 세상에 있을 수 없는 몽상과 허구의 세계를 그리고 있다고 해도 아무래도 디디고 있는 현실과 완전히 괴리될 수는 없다. 아니 판타지 자체는 어디까지나 현실을 바탕에 두고 이루어지는 일종의 사고 실험이라고 하는 게 맞을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 처한 현실을 이제까지의 시각이 아니라 전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기 위한 어떤 장치 같은 것이라고 말이다. 무엇보다 판타지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톨킨의 '반지의 제왕'만 보아도 이를 알 수 있다. 1937년 부터 1949년까지 쓰여진 반지의 제왕은 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그야말로 현시대적 위기를 직면한 가운데 쓰여졌다. 말하자면 톨킨은 그 자신 직접 목도하고 있는 시대의 불운에 있어 그 이유와 그 대안을 판타지라는 형식을 통해 추구한 것이었다. 그리고 찾은 대답은 '절대 반지'가 상징하는 권력에 대한 무분별한 집착이었다. 그 어떤 현명한 사람이라도 권력욕에 있어서만큼은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톨킨의 혜안이었고 오로지 돈과 권력의 집착으로 광기로 치닫고 있었던 그 시대는 톨킨의 그러한 견해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환상이 보여주는 비현실성은 사실 현실을 장악하고 있는 지배적인 생각으로는 더 이상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없다는 좌절 끝에 나온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그 비현실성이란 다름아닌 현실의 모든 것을 완전히 판단중지한 상태에서 전혀 새로운 눈으로 오늘의 현실을 바라보기 위한 시도라고 말이다. 이런 의미에서 판타지란 사실 현실의 연장인 것이며 그 현실 너머로 건너가 전혀 새로운 세계에 대한 시각으로 나름의 대안을 구축해나가는 장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지금 판타지의 대세가 디스토피아라고 한다면 그것은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이 바로 그것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그 디스토피아를 헤쳐나가는 주인공들의 여정이란 그대로 바로 그 디스토피아가 된 지금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찾는 여정으로 보아도 무방하리라. 즉 의도적으로 만든 이념의 황무지에서 새로운 대안을 개척해나가는 과정에 다름아닌 것이다.
지금의 판타지가 자주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거나 아니면 정말 소중한 것을 되찾기 위한 여정으로 채워지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인 것이다. 지금의 현실이란 잃어버린 혈육이나 연인처럼 구원의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져버린 세상이며 그렇게 혈육이나 연인을 찾듯이 그 어딘가에 있을 구원을 찾아 떠나야만 하는 현실인 것이다. 그런데 요즘 등장하는 판타지 소설들엔 특이한 것이 하나있다. 그것은 이 모든 구원을 향한 세계의 새로운 재구축에 대한 임무가 오로지 연약한 소녀의 몸에 가중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건 보편적 경향이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여러 많은 판타지 소설들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왜 이토록 판타지는 구원자의 모습을 십대 소녀에게소 찾고 있는 것일까? 아마도 우리가 판타지를 보면서 진짜 풀어야 할 의문을 바로 이것인지도 모른다.
생각해보면 톨킨의 '반지의 제왕'도 기성의 영웅이 아니라 난장이 호비트 족이었다. 게다가 그 호비트 족은 엄연한 인간도 아니고 이름 그대로 토끼와 혼합된 일종의 '이종(異種)'이었다. 톨킨은 왜 이런 존재들에게 반지를 없애는 가장 중요한 사명을 맡긴 것일까? 생각해보면 그 때나 지금이나 난장이를 열등한 존재로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했고 혼혈에 대한 시각 역시 부정적이었던 것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니 톨킨은 굳이 사회에서 가장 멸시받고 천대받는 존재들을 세계의 구원자로 내세운 셈이다. 물론 이것이 바로 세상에 들려주고 싶은 톨킨의 주제이기도 하였다. 열등하다고 해서 무조건 제거하고 보는 우생학적 사고와 혼혈을 멸시하고 늘 순혈의 우수성만 내세웠던 것이 바로 독일의 나치였기 때문이다. 즉 톨킨은 그와는 정 반대의 존재들을 진정한 세상의 구원자로 상정하여 나치의 견해를 어리석다고 반박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즉 바로 그 열등한 존재에게도 얼마든지 세상을 구원할 힘이 있다고 믿는 것. 또한 혼혈이 암시하듯이 타자를 자신처럼 포용하는 것. 그것이 바로 톨킨이 생각한 권력욕과 자본의 욕망에 빠져버린 세상을 구원할 대안이었던 것이다. 무조건적인 존중과 포용말이다.
아마도 바로 그와 똑같은 이유로 지금 판타지 소설들 또한 십대 소녀에게 구원자적 모습을 가져다 주는 게 아닌가 싶다. 십대이기에 아직은 기성의 사고에 물들지 않았고 또 소녀이기에 그렇게 세상이 늘 약자로만 보아왔던 존재가 진정으로 세상을 구원할 존재임을 보여 새로운 대안이란 그렇게 지금 현실에서 보다 덜 때가 묻은 그리고 약하다고, 능력이 없다고 칸막이 너머로 밀쳐놓았던 곳에서 올 것임을 알려 완전히 새롭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과 그 어떤 존재로 부터 나오는 생각이든지 간에 기성의 사고만큼 존중하고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말이다. 이제는 거의 보편적 흐름이 된 이러한 목소리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이 바로 모이라 영의 '블러드 레드 로드'다. '블러드 레드 로드'는 이른바 '더스트 랜드' 시리즈의 첫 작품이다. 황무지란 제목 그대로 이 작품 역시 디스토피아를 다룬다. 하지만 배경이 지구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아무튼 어떤 독재 권력에 의해 통제받는 그 '더스트 랜드'엔 이상한 전설이 떠돈다.
정확히 6년마다 하짓날 밤이 되면 그들(왕을 중심으로 한 독재권력)은 소년을 제물로 바쳐. 그 소년을 죽이는거야. 그러나 그냥 아무나여서는 안 돼. 반드시 열 여덟 살이어야 하고, 동짓날 태어났어야 하지." 목 뒤의 털이 죄다 곤두섰다. "루." 내가 중얼거렸다. "왕은 이 소년이 죽으면 소년의 영혼과 힘이 자기 안으로 들어와서 자신의 일부가 된다고 믿어. 그렇게 6년마다 힘이 회복된다고 생각하는거야." (p.177)
구원자의 역할을 맡은 십대 소녀 사바가 바로 그 동짓달에 태어났다. 오빠 '루'와 함께. 그러니까 그녀는 쌍둥이이고 동짓날에 태어났다는 그 이유로 '루'는 그들에게 납치되어 어디론가 끌려간다. 그 때문에 자신들을 돌보던 아버지도 죽임을 당했다. 사바는 자신의 영원한 반쪽이라고 여겼던 루가 그렇게 납치를 당하자 동생 에미와 함께 오빠를 찾아 나선다.
"엄마가 살아계셨을 땐 항상 이렇게 말씀하셨어. 루는 낮이고 사바 넌 밤이라고. 난 항상 모든 걸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쪽이었어. 루는 항상 웃고, 상대방까지 웃게 만드는 쪽이었고. 루는 정말로 착한 애야. 내가 갖지 못한 모든 걸 갖고 있어. (...) 마음 깊은 곳에서 고통이 느껴져. 마치 뼛속까지 아픈 것 같다. 우린 지금까지 떨어져 본 적이 없어. 한 번도. 루가 없이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모르겠어. 마치...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 (p. 283)
그렇게 그녀는 제목 그대로 피로 가득한 여정인 '블러드 레드 로드'를 시작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무모하리만치 비합리적인 전설이 사람들에게 믿어지고 널리 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바로 '찰' 때문이다. 이 '찰'은 지금으로 치면 마약과 같은 것으로 독재권력은 그것들을 사람에게 공급하여 제대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잠재우고 그들이 만든 유언비어나 선동들을 곧이 곧대로 믿게 만든다. 즉 '찰'이란 독재권력이 세상을 지배하기 위한 도구로 일종의 사유의 마취제라 할 수 있다. 바로 그런 '찰'에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어 있기에 블러드 레드 로드의 세상은 그야말로 어둠과 불의가 팽배하고 자기보다 약한 사람은 그저 짓밟고 보는 이기주의가 만연되어 있다. 사바가 '죽음의 천사'로 유명해지는 '희망시'의 검투사 투기장이 바로 그 세계가 어떠한 곳인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상징의 공간이다. 도시 이름 그대로 그 세계에서 희망이란 오로지 남을 짓밟고 올라가는 것 밖에는 없는 그런 곳인 것이다. 오로지 자기 밖에는 보지 못하는 바로 그 세계에서 사바는 '남'을 찾아 나서는 것이다. '찰'이 부채질하는 돈과 권력에 대한 욕망이 넘쳐나는 그 곳에서 사바는 그 어떤 것에도 현혹되지 않고 오로지 그 타인만 찾아나서는 것이다. 모이라 영은 바로 그 여정을 통해 오늘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그 '더스트 랜드'는 바로 우리 현실과 마찬가지다. 우리 역시도 그 세계처럼 자본과 권력을 향한 욕망이 '찰'처럼 널리 퍼져있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찰'이 사유의 마취제이듯 우리 역시도 그것이 정말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제대로 사유하지도 않고 무작정 획득하려 달려들기만 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모이라 영은 '찰'을 통해 더스트 랜드의 세계와 우리의 세계를 연결시키며 소설의 여정으로 세상에 대한 '전혀 새로운 보기'를 제안한다. 바로 사바, 에미, 잭 그리고 매브가 서로 동료가 되어 이루는 '파티(party)'의 여정을 통해서 말이다. 판타지에서 동료들과 함께 하는 여정은 거의 지배적인 경향이지만 이 작품에서 있어서만은 주제 때문에 필연적으로 만들어졌어야 할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즉 모이라 영이 이 소설에서 강조하는 것은 일종의 '겸손'이다. 오만의 반대말로써의 겸손. 사바가 루에 대해 하는 말에서도 드러나듯이 그녀가 루를 찾는 것은 그 타인을 통해 나 자신이 보다 완전해지기 때문이다. 즉 모이라 영은 '혼자로는 부족하다. 타인에 대한 의지는 필수적이다 그러니 타인에게 귀를 기울이고 나 자신처럼 포용해야 한다.' 이런 목소리를 내기 위하여(아직 1권 밖에는 안 나왔기 때문에 그 진정한 대안의 모습은 아직 형성되지 않았을지라도) 왕이 오로지 자신의 새로운 힘을 위하여 사람들의 영혼을 착취한다는 전설과 사바와 오빠 루가 쌍둥이 이며 그렇게 둘이 같이 있어야 온전한 존재가 된다는 것과 동료들과 서로 도와가며 여정을 헤쳐나감을 소설에 가져왔던 것이다.
디스토피아를 횡단하는 이 소설의 여정은 이러하다. 아직 1권인지라 모이라 영이 구체적 대안을 어떻게 형상화하고 있는지는 나타나있지 않으나 그래도 그 대강의 모습만은 유추가 가능하였다. 그래도 차후에 어떠한 여정을 보여줄 지 정말 기대가 된다. 듣자하니 리들리 스코트가 제작에 참여하여 영화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십자군 원정을 그렸던 '킹덤 오브 헤븐' 처럼 리들리 스콧은 늘 '이방인들과의 조우'를 영화로 만들어왔었다. '에일리언'이나 '프레메테우스'도 큰 틀에서 보자면 그 경향 위에 있는 작품이었다. 때문에 리들리 스콧이야 말로 '블러드 레드 로드'에 또한 적합한 인물이 아닐까 싶다. 늘 이방인, 그렇게 전혀 낯선 타인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에 천착해왔던 사람이니까 말이다. 그래서 그의 손에서 빚어나올 영화 '블러드 레드 로드' 또한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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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 레드 로드』는 정식 출간 전부터 리들리 스콧 감독이 판권을 사들여 영화 제작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소설을 읽다보면 이보다 더 영화다울 수 있는 소설이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영화 제작에 딱 알맞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영화제작사 측에서 이 소설에 큰 관심을 보였다는 사실이 그리 놀라울 일이 아닌 듯해 보입니다. ![]()
『블러드 레드 로드』는 스트랜드 3부작의 첫 번째 이야기라고 합니다. 첫 번째 이야기가 끝난 이후에도 등장인물들은 계속해서 모험을 떠날 것이고 그들이 지나온 '길'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지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이번 이야기가 피빛의 붉은 길이었다면 다음 이야기는 '포레스트 그린 로드' 혹은 '데저트 옐로 로드' 정도의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요. 이름이야 가져다 붙이면 그걸로 그만일 것이고, 제목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신선한 모험담을 담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겠죠. 작가 모이라 영은 여러 판타지 영화들에 꽤 많은 영향을 받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은 츤데레한 숲 속의 소녀가 위기에 다다르자 람보같은 여전사로 탈바꿈하게 된다는 한 명의 여주인공이 있습니다. '헝거 게임'의 캣니스처럼 말이지요. 그러다 '워터 월드'에서 봤을 법한 모래 위를 달리는 거대한 노예상선에게 붙잡혀 '글라디에디터'의 검투사가 됩니다. 그래서 콜로세움에서 생사를 건 혈전을 벌입니다. 그때 만난 남자주인공과 그후로 운명적인 사랑의 밀당을 시작하는데요, 그 모습이 마치 '트와일라잇'같아 보입니다. 그런데 어느 판타지 영화들보다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영화는 '반지의 제왕'인 것 같습니다. 이 소설에서 구해야되는 반지는 여주인공의 오빠입니다. 오빠를 구하기 위해 조직된 원정대는 여정을 계속해나가다, 함께 모험을 할 원정대 구성원 몇 명이 그들의 무리에 합류하게 될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또한 이야기의 최절정에 이르렀을 때 도움을 줄만한 아군을 미리 준비해두며 일종의 복선이 될만한 모험이 이어집니다. 동트는 쪽을 바라보면 백색의 간달프가 나타나고, 아군의 저주받은 병사들이 적군을 휩쓸어 버리듯이 말입니다. 잠시 도움을 받으며 몸을 위탁할 땐 숲 속의 엘프 여왕같아 보이는 인물이 도움을 주고, 적들 중엔 나즈굴같은 느낌의 톤톤이라는 추격자가 등장합니다. 또한 소설의 거대한 괴물 벌레들과의 전투에선 '반지의 제왕'의 고대 괴물과의 전투 장면이 연상됩니다. 주요 인물들이 희생되어야만 하는 슬픈 장면들까지 꽤 많은 부분이 흡사합니다. '반지의 제왕'과 다른 점은, 『블러드 레드 로드』의 세계는 마법을 쓰지 않는 세계라는 것입니다. 그런데『블러드 레드 로드』에서 말하는 세계관은 어딘가 모르게 조금 엉성해 보입니다. 완벽하게 만들어져 어딘가에 꼭 존재할 것만같은 가상의 세계가 아니라,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의 머나먼 미래의 시간대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암시하는 몇몇의 증거들을 흘려놓고 있는데, 굳이 미래의 이야기라고 정해놓을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디스토피아를 그린 소설이라면 만들어 놓은 세계관이 주제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더욱 뚜렷하게 만드는 장치가 되는데 반해, 『블러드 레드 로드』의 세계관에서는 그런 메세지가 전혀 느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찰'이라는 마약이 미래에 사람들의 정신을 지배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긴 하다만, 이야기의 흐름에 큰 관련이 없다는 듯 중요하게 다루고 있지 않아서 조금 생뚱맞게 느껴졌습니다. 프랑스의 루이16세를 언급하며 '피치'라는 이름의 이 시대의 왕과 동일시하려는 부분도 어딘가 모르게 어색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빠른 전개와 장면의 전환들이 좋았습니다. 이것 저것 많은 것을 따지지 않고, 가볍게 보기에 좋은 영화같은 소설이었습니다. 스릴 넘치는 모험에 풋풋한 십대의 사랑이야기가 가미된 판타지소설 정도로 말입니다. 사실 반지의 제왕도 1편까지는 반지 원정대가 무엇인지, 왜 그들이 계속해서 모험을 떠나야만 하고 길을 가야만 하는지, 이유를 잘 알지 못한 채 이야기를 지켜봐야만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다 그들이 모험을 통해 세상의 위기를 인지하는 과정과 세상을 구할 인물로 성장해나가는 과정이 좋아서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블러드 레드 로드』이 앞으로 어떤 전개를 보일지 그건 앞으로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개인적인 바람으론 인물들이 모험을 통해 점차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합니다. 또한 넓어진 그들의 세상이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갖고서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바를 뚜렷하게 지지해줄 수 있는 장소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 시대가 원하는 문제의식과 주제를 읽을 수 있는 모험이 이어진다면 다음 이야기를 계속 기대해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은 움직이는 거야. 우리 인생은 이 빌어먹을 장소에서 계속 흘러가고 또 흘러가는 거라고……. 그게 전부야. 우리가 죽는 그날까지. (66쪽) 3의 법칙이라고 들어봤어? (…) 누군가의 목숨을 세 번 구해 주면, 그 사람의 목숨이 너한테 속하게 된다는 거야. 네가 오늘 내 목숨을 구해 줬으니까 이제 한번이야. 두 번 더 구해주면 난 네 게 되는 거야. (236쪽) 일어날 일이라면 일어나게 될 거야. 전부 다 별에 쓰여 있어. 모든 게 운명이야. (236쪽) 조심하라고, 천사님. 그런 눈으로 남자를 쳐다보면 남자는 여러가지…… 흥미로운 생각을 하게 되거든. (2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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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짓날 태어난 쌍둥이 남매. 루와 사바. 금발머리에 빼어난 아름다운 외모를 갖고 있고, 모든게 출중한 루에 비해 여동생이면서도 두시간 늦게 태어난 사바는 검은 머리에 외모도 루만 못하고, 모든 것이 루의 뒤를 따르는 그림자 같은 존재라 스스로 생각한다. 모든 것을 루를 위해 양보하고 희생하면서도 당연히 그러는게 자신의 몫이라 생각한다. 쌍둥이 남매의 운명이란 어떤 것일까. 보통은 서로가 각자의 운명을 찾게 되는 것이 일상이겠지만 다른 형제들과 달리 같은 날 같은 배에서 태어난 이들 사이에 보다 더 끈끈한 끈이 있을 거라는 그 생각은 책 등에서는 더욱 신비한 힘으로 승화되어 나아타는 것 같다.
평범한 날도 아니고 동지에 태어난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루. 그리고 별을 읽을 줄 아는 아버지. 여동생인 에미를 낳다가 돌아가신 어머니. 루를 동경해 마지않으나, 여동생인 에미는 엄마를 죽게했단 생각에 눈에 가시처럼 여기는 사바. 이들 네 가족은 단란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럭저럭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다. 그리고 쌍둥이 남매가 열 여덟살이 된 어느 날.
웬 정체불명의 남자들이 그들의 유일한 이웃인 존 프록터와 함께 나타나 루를 발견하고 그가 동지에 태어난 열여덟 남아라는 것만 확인한채 잡아가고 말았다. 사바는 루에게 외친다. 그녀가 그를 쫓아가 구해낼 것임을 약속한다. 아빠는 루를 구하려다 돌아가시고, 오직 루만을 생각하는 사바에게 여동생 에미는 귀찮은 존재일 따름이었다. 왜 에미가 대신 잡혀가지 않았을까 싶은 심한 생각을 할 정도로 말이다 자신의 목숨보다 루를 더 중시하는 사바. 오직 사바에게는 루를 구해야겠다는 일념 하나만이 남았다.
여기까지만 읽고서 예전에 읽은 만화가 생각났다. 바사라. 정말 재미나게 읽은 만화였는데, 일본 만화 시리즈의 특성상, 워낙 길고 길게 연재가 되는 터라 끝까지는 보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었다. 거기에서도 쌍둥이 남매가 나온다. 예언자에 의하면 그 중 남자아이인 타다라가 나라를 구할 운명임이 점지되어 있었고, 국왕은 그 타다라를 죽이기 위해 사람들을 보내 마을을 불태워버렸다. 그 와중에 실제 타다라는 죽음을 당했고 한날 한시에 태어난 여동생 사라사가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오빠 타다라 행세를 하게 되었다.
국왕의 아들인 적왕 슈리. 타다라와 싸워야하는 그는 배다른 형제들에게 배척을 받는 외톨이같은 존재였다. 그가 적왕이라는 신분을 숨기고 우연히 만난 사라사와 사랑에 빠지는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비극적이고 안타까운 로맨스가 바로 바사라의 주된 줄거리였다.
쌍둥이 남매, 하늘의 운을 타고 난 평범하지 않은 그들 중 남자는 의외로 연약함을 보인다. 물론 루가 그런 모습을 보인건 아니지만 이 책 속에서도 바사라의 사라사처럼 분연히 떨쳐 일어나 여전사로 성장해 싸우게 되는 몫은 여동생 사바의 몫이었다. 사바가 루를 구하러 가겠다 약속을 할 적에 어떻게 혼자 구하러 가겠다는 건지 읽는 나까지 막막하였다. 대부분의 여성들이 현실에서나 책 속에서 연약한 모습을 보이기 일쑤여서 위험에 처한 오빠를 구하러가겠다는 사바의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하였다.
사바는 어린 아홉살 여동생 에미에게 평소에도 그다지 정을 느끼지 못한 데다가 위험한 여정을 따르려니 더욱 짐처럼 느껴졌다. 루는 에미를 여동생으로 사랑하고 아꼈으나 사바는 친언니가 맞나 싶을 정도로 유독 에미에게만 함부로 하고, 루만을 아꼈다. 에미는 그럼에도 꿋꿋이 사바를 따라왔고, 사바와 에미가 루를 구하러 가다가 그만 인간 사냥꾼들에게 걸려 격투기 전사로 키워지게 된 것이었다. 그곳에서 사바는 죽음의 천사라는 별명이 붙은채 상대 호적수들을 모두 다 제압하며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게 되었다.
사바가 루를 구출하게 되는 과정, 그리고 사바가 튼튼하고 강인한 여전사임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하게 된다는 설정 (어쩐지 연약한 여성만 사랑을 할것같은 편견을 깨뜨리고 말이다.) ,기존의 책에서는 볼 수 없는 신선한 재미를 주었다. 그리고 끝이나기는 하였으되 어째 좀 완결된 것 같지 않다 했더니만.. 역시나 투비 컨티뉴드~ 더스트랜드 3부작의 첫권이며 2권은 2012년 후반 미국에서 출간될 예정이라고 한다. 3권까지 모두 완결로 보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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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로 되어있는 책한권을 읽고나니 머리속에 영화장면처럼 스쳐지나가는 여운이 많이 남는책,
블러드 레드 로드 :: 모이라 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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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도 시리즈!! 총 3부작! 또 한편의 판타지 시리즈이다. 이미 영화화 되고 있다고 하니... 그만큼 매력적이라는 얘기!! 궁금반 기대반으로 책을 펼쳤다. 처음엔 500페이지나 되는 양이라 부담이 되기도 했지만 뒤로 갈수록 흥미진진해져서 금새 부담이 사라졌다. *^^*
사바 18세. 루와 쌍둥이로 동짓날 태어났다. 막내동생 에미를 낳다가 엄마가 돌아가시고 아빠와 셋이 함께 고립된 황야 '은빛호수'에서 산다. 어느날, 정체불명의 남자들에게 '루'가 납치되고 눈앞에서 아빠의 죽음 목격한다. 두물머리에 살고 있는 부모님의 친구 머시 아줌마에게 에미를 안전하게 맡기고 떠나려 했지만 어느새 에미가 뒤따라와 함께 길을 나서게 된다. 희망시를 향해 가는 도중 루스터&미즈 핀치 부부에 의해 강제로 머리가 밀린 후 콜로세움에서 전사로 싸우게 된다. 한달 후, 싸움에서 3번을 지게되면 공개처형에 처해지는 콜로세움에서 사바는 '죽음의 천사'로 불리며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다.
새로 납치되어 들어온 헬렌에 의해 우연히 '루'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자유의 매'의 일원인 '매브'와 '에포나'를 만나게 되면서 탈출에 성공한다. 그리고 자유의 매와 함께 희망시를 불태우며 콜로세움에 납치되어 있던 아이들을 모두 탈출시킨다. 마지막에 독방에 갇혀있던 '잭'을 구해낸뒤 에미를 보호하고 있는 자유믜 매 일행과 합류한다.
'에미, 잭, 이케, 토모, 애시, 에포나'와 함께 루가 잡혀 있다는 '자유의 평원'으로 향하는 사바! 자유의 평원으로 가는 길목에 지옥벌레를 만나 죽음의 위기를 넘기고, 화형당할 위기에 놓인 루를 구출하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죽은 줄 알았던 비커에게 에미가 잡혀가고, 에미를 돌려받기 위해 다시 한번 비커에게 맞선다.
루 사바의 쌍둥이 형제. 동짓날 태어났다는 이유로 납치된다.
에미 9살이 된 사바의 막내 여동생. 사바가 안전한 곳에 두려고 할때마다 어떻게든 사바와 함께 루를 찾아나서고야 마는 고집쟁이. 사바가 콜로세움에서 전사로 싸우는 동안 핀치 부부의 시중을 들게 된다. 그러다 사바를 만날 기회를 잡아 사바의 탈출 계획을 돕는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사바가 루를 찾는데 옆에서 도움이 되려고 노력한다.
네로 사바의 까마귀. 새끼 때부터 사바에 의해 키워졌다. 매우 영리.
잭 콜로세움에서 만난 사바에게 반한 정체불명의 남자. 자유의 평원에 두달정도 잡혀있다가 탈출한 경력이 있다. 자유의 매가 희망시에서 사람들을 탈출시키는 것을 본 뒤 자유의 매의 도움을 받아 자유의 평원을 해방시키고 싶어한다. 자유의 평원으로 가는 사바에게 길 안내와 함께 많은 도움을 준다.
콜로세움 납치된 아이들의 자신의 목숨을 걸고 싸움을 하는 곳. 싸움에서 3번을 지면 공개처형을 당한다. 공개처형이란 길게 놓여있는 중앙로를 따라 달려가면 몰려있는 사람들의 손에 죽음을 당하는 것을 말한다.
자유의 매 단장은 매브. 혁명가 집단. 검은나무숲을 영역으로 마흔명 정도의 일원이 속해있다.
서쪽도로 도적단 단장은 크리드. 마지막 전투에 자유의 매와 함께 나타나 사바 일행에게 도움을 준다.
매브 자유의 매 단장. 콜로세움에 잡혀간 에포나를 구하기 위해 죽음의 천사라 불리던 사바와 접촉을 하면서 인연을 맺게 되었다. 자유의 평원으로 떠나는 사바에게 도움이 필요할 때 네로를 시켜 자신에게 보내라며 금반지를 끼워준다. 사바가 위기에 처했을 때 서쪽도로 도적단을 데리고 나타나 톤톤들과 맞서 싸우며 사바 일행을 구해낸다.
에포나&애시 자유의 매의 단원. 사바를 돕기 위해 따라나선다. 루의 탈출을 돕는 도중 에포나가 죽는다.
이케 잭의 친구. 잭과 비슷한 시기에 자유의 평원에 잡혀왔다가 잭을 만나게 되었다. 험악한 인상이지만 상냥하고 유쾌하다. 마지막 전투 중 토모를 살리고 죽음을 맞이한다.
토모 에미 또래 아이. 듣지 못하지만 입술을 읽을 수 있다. 몇 년전 아버지에게 버려져 이케가 키우게 된 아이. 수줍음이 많다.
루스터&미즈 핀치 부부 자신을 왕이라 칭하는 비커 핀치의 부모. 여기저기 떠돌며 아이를 납치해 콜로세움에서 싸우게한다. 희망시가 불탔을 때 비커와 콜로세움의 철장 운영자를 데리고 사바의 뒤를 쫓다가 목숨을 잃는다.
비커 핀치 자유의 평원을 기점으로 왕으로 군림하고 있는 남자. '찰'을 이용해 사람들을 통제하고 톤톤들을 이용해 감시한다. 6년에 한번씩 동짓날 태어난 18살의 남자아이를 죽임으로 자신의 목숨이 연장된다고 믿는다.
톤톤 왕이 부리는 자들. 왕의 군대. 사절, 첩자, 정보원, 경호원, 사형 집행인 등 무엇이든 될 수 있다. 긴 검은 로브에 두꺼운 가죽조끼를 입고 손목부터 팔꿈치까지 가죽 띠를 감은 모습을 하고 있다.
희망시 강도, 사기꾼 등 온갖 사악한 자들이 모여든 마을. 톤톤이 폭력과 찰로 희망시를 다스리고 있다.
찰 인간을 멍청하게 만드는 물질. 너무 많이 섭취하면 공격적이 되고, 음식이나 수면도 필요 없게 된다.
두물머리 사바의 엄마 앨리스의 친구 머시 아줌마가 살고 있는 곳.
콜로세움의 싸움 장면에선 헝거게임을 생각나게 했다. 정말 잔인한 방식. 내가 살기 위해 남을 죽여야 하는... 미래의 세상은 왜 이렇게 암울한거지..T^T.. 모든것이 다 파괴된다면 이렇게 폭력적인 세상만 남는 건가.. 2권에선 어떤 내용으로 사바를 만나게 될지 궁금하다. 올해 말에 미국에서 출간된다고 하니 내년 초면 우리나라에도 출간되겠지? ^-^ 영화로도 어떻게 만들어질지.. 궁금!!! 헝거게임만큼 재미있고 매력있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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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OD RED ROAD 블러드 레드 로드 - 모이라 영
책을 덮은 후에도 진한 여운이 남는 책을 만나기는 쉽지 않은데요. 오랜만에 아주 진하디 못해 다음 권을 보고 싶은 설레임을 주는 그런 책을 본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책상 위에 잠시 책을 뒀는데 남편이 하는 말 " BLOOD RED READ 피,빨간, 길. 뭐야 피철철 책 읽는거야?"
평상시 미스테리 추리물, 일본 소설. CSI같은 분야를 참 즐겨하는 저이기에 책을 보고 그런 느낌이 들었나봅니다. 저는 이런 분야를 참 좋아하지만 피철철 하드고어는 좋아하지 않아요. 이 책은 제목과 까마귀가 나오는 으스스한 분위기의 책표지와는 다르게 하드 고어가 아니에요! 책을 다 읽고 나면 이 까마귀도 참 멋지게 보이게 됩니다.
막상 읽게되면 너무 빨리 읽어버려 "안돼! 조금 더 조금 더~ 이야기를 들려줘" 라고 하고맙니다.
배우이자 댄서, 오페라 가수 등으로 활동하다 작가로 데뷔한 드문 케이스라 소개되고 있어요. 책을 읽다보면 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의 이야기에 푹 빠지게 되는데요. 아마도 저자의 다양할 활동등이 캐릭터들에게 생명력을 콸콸 불어넣은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듭니다.
남편이 '피철철'이라는 이야기냐고 물어와서 "대중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작품에 수여하는 영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 코스타 북 어워드"를 수상했다! 고 말해주었는데요. 처음에는 피철철이라는 단어가 싫어서 대답해줬는데 이제는 수상의 이유에 끄덕끄덕하게 됩니다.
블레이드 러너, 글래디에이터 등을 만든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흥행 감독 리틀리 스콧이 정식 출간 전부터 판권을 사들여 영화화 작업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또 하나의 글래디에이터급 영화가 탄생할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듭니다.
아쉽게도 이 책은 '더 스트랜드 3부작'의 첫번째 권이에요. 2,3권을 기다릴 생각을 하니 암담합니다!! 2권이 올 후반에야 나온다고 하니. 전권을 보려면 내년까지 기다려야할지도 모르겠어요.
대부분의 책들이 시리즈로 이어지만 첫번째 권에서는 지리한 도입부가 진행되다가 마지막에 가서 파바박 터뜨리는 형식을 갖추는데 이 책은 이 책 하나만으로도 완성도가 있네요. 처음부터 중간, 그리고 끝까지 흥미로운 이야기로 멈추질 않았어요.
"루가 먼저 태어났다. 동지날, 해가 하늘에 낮게 내려앉을 무렵에 그 다음에 내가 태어났다. 두 시간 후에. 그 사실이 모든 것을 말해 준다. 루가 앞장선다. 언제나 앞장서고, 나는 그 뒤를 따른다. 그래도 괜찮다. 그게 옳은 거니까. 원래 그렇게 되어야 하는거니까."
열여덟살 주인공 소녀 '사바'는 황량한 사막과 같은 곳에 아빠,여동생, 쌍둥이 오빠 루와 함게 살고 있습니다. 주변을 둘러봐도 사람 하나 살지 않는 곳. 어쩌다가 행상들이 한 둘 지나갈 뿐입니다. 사랑하는 엄마는 여동생을 낳다가 죽었습니다. 그래서 '사바'는 동생을 미워합니다. 자신과는 다르게 잘생기도 멋지고 뭐든지 다 잘하는 오빠 '루'만이 소녀 '사바'가 살아가는 이유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낯선 사람들에게 '루'가 납치를 당합니다. '동지날 태어난 남자 아이'라는 비밀스러운 말만을 남긴채. 그들에게 아빠는 살해되고 동생과 단 둘이 세상에 버려진 '사바'는 그녀의 빛이자 희망인 오빠 '루'를 찾아 떠나게 됩니다.
납치 당한 가족을 구하러 떠난다는 소재는 흔하디 흔한 이야기지만 '사바'가 경험하게 되는 이야기들은 생생하게 '피철철'이 아니라 가족의 사랑과 자신이 존재를 깨닫게 되는 이야기로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사바'는 동생 애미를 무척 달갑게 여기지 않습니다. 만약 오빠 '루'가 아니라 '애미'가 납치 되었다면 이 기나긴 모험을 떠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애미에 대한 애정을 느끼지 못했던 '사바'는 오빠를 찾아가는 여정에서 가족의 사랑. 늘 거추장스럽게만 여기던 동생에 대한 끈끈한 혈육의 정을 찾습니다. 아마도 너무 어렸기에 엄마를 대신해서 동생이 살았다는 생각에 그렇게 미워하고 돌아보지 않던 동생. 그런 동생이 자신이 사랑하는 '루'와 똑같은 눈을 지녔다는 것도 깨닫습니다.
'사바'는 죽음의 천사로 철장에 갖혀 글레디에이터에나 나올법한 싸움을 벌입니다. 상대와 싸워 세번 지면 철장 밖에 구경하는 사람들에 의해 죽임을 당합니다. 살아야만 '루'와 '애미'와 함께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사바'는 본능적 힘을 발휘해 싸움의 전사가 됩니다. 2,3권에 자세하게 나오겠지만 '사바'는 보통의 소녀가 아닌가 봅니다. 쌍둥이 오빠에 비해 아무것도 지니지 못하고 태어난 것 같던 소녀는 정말 강한 아이로 그려집니다. 연약하고 이쁜이 아닌 강하고 대담한 아주 매력적인 여인입니다.
'잭'이라고 불리는 멋진 남자도 만나게 되는 '사바' 둘 사이의 밀고 당기는 이야기들도 솔솔한 읽는 재미를 줍니다. 세상에 오로지 '루'밖에 존재하지 않았던 '사바'에게 세상은 정말 많은 것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성간이 사랑, 친구들과의 우정, 루 말고 애미도 자신의 혈육이라는 것.
무뚝뚝하고 볼품없게만 보이던 소녀의 허물을 벗는 듯한 이야기들이 하나 하나 설득력있게 다가옵니다. 헝거게임도 그렇고 스노우 화이트도 그렇고 요즘은 전사의 매력을 가진 여인들이 인기가 있나봅니다. 가려림뒤에 숨겨진 강인함! 그런 것을 엿보는 매력이라고 할까요.
매력철철 '잭'과 이번 권에서는 사랑의 결실을 이루진 못하고 끝을 맺었지만 2권에서는 어떤 스릴 넘치는 이야기들이 있을지 무척 기대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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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가 앞장선다. 언제나 앞장서고, 나는 그 뒤를 따른다.
고립된 황야. 금발에 빠져들 것 같은 파란 눈을 가진 루와 검은 머리카락에 갈색 눈, 비쩍마른 몸을 가진 사바는 쌍둥이 남매이다. 가뭄에 시달리며 먹을 것을 걱정하며 살아가는 남매에겐 아내를 잃은 뒤부터 이미 제정신이 아닌 것 같은 별을 읽는 아버지와 도통 사바의 말을 듣지 않는 아홉살 난 여동생이 있다. 아버지는 비가 오길 바라며 별에게 기도를 올리고, 이런 아버지를 루는 못마땅해 한다. 오직 루만이 살아갈 이유이며 루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여기는 사바에게 어느 날 날벼락과도 같은 사건이 벌어진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들이 다가오고, 이웃 남자는 늘 지켜봤다며 루를 지목한다. 모래폭풍이 휘몰아치는 가운데 루는 그 남자들에게 붙들려가고, 아버지는 활에 맞아 숨을 거둔다. 서로를 전혀 원하지 않던 두 사람만 남았다. 루만이 필요했던 사바에게 여동생이, 아버지가 필요했던 여동생에겐 자신을 전혀 사랑하지 않는 사바가 남았다. 이제 사바는 루를 찾기 위해 길을 떠난다.
못생겼고, 비쩍 말랐으며 루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고 스스로를 생각했던 사바는 루를 찾아 떠난 여행길에서 자신이 그 누구보다도 강하며, 루를 되찾기 위해서라면 그 강한 힘을 이용할 수 있는 전사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자신들이 살던 황야를 떠나 여동생과 함께 도시를 향해 떠난 사바는 누군가에게 잡혀 도시의 콜로세움으로 끌려가게 되고, 사바의 전사로써의 가능성을 본 사기꾼 부부는 그녀를 '죽음의 천사'로 만든다. 루를 위해서라면 죽을 수도 없었던 사바는 아버지가 늘 말했던 것처럼 강인함으로 무장한 전사가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녀의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잭을 만난다.
일단 이 이야기는 재미있다. 3부작으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보통 시리즈물이 1부에서는 아무 느낌을 못 느끼거나, 1부가 굉장히 재미있지만 2부로 연결되어야 하는 부분 때문에 완성도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 작품은 개인적으로 여기서 끝이라고 해도 전혀 아쉽지 않다. 흔한 말로 열린 결말, 이라고 해도 좋을 마무리이다. 그 부분이 무척 마음에 든다. <헝거게임>에서처럼 이 이야기도 미래의 어느 시대이다. 아마도 주인공 사바는 <헝거게임>의 캣니스와 비견될만한 주인공으 될 것이다. 사바는 캣니스보다도 더 전사스럽다. 영화 <글레디에이터>를 연상시키는 전투장면에서 머리채가 휘어잡힐 것을 대비해 머리를 박박 밀어버리고 가끔 어깨에 죽음을 몰고 온다는 까마귀를 얹고, 목숨을 걸고 경기에 나가 상대방을 처형대로 보내버리는 '죽음의 천사'는 여성 캐릭터로 그렇게 흔한 캐릭터는 아니다.
별을 보고 비가 내릴 것을 점치던 아버지의 이야기에서처럼 작품 전체에 흐르는 분위기는 시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바가 견뎌내는 배경들은 무척이나 파워풀하고 스피디하다. 게다가 이제 막 전사가 되었으며, 또 이제 막 사랑이란 감정을 알게 된 사바와 잭의 이야기는 다른 어떤 로맨스보다도 달달하다. 오랫만에 가슴이 두근두근하게 만드는 남자주인공을 만난 것 같다. 액션과 로맨스가 적절히 어우러져 어느 쪽으로 기운 느낌이 없다. 영화화된다는 사실에 몹시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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