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자가 태어난 춘추전국시대는 주나라의 봉건제도가 붕괴되고 제후들이 무력을 바탕으로 왕을 칭하고 나온 정치적, 사회적으로 혼란기이자 변혁기였다. 춘추전국시대는 주나라 왕실이 쇠퇴한 반면, 제후들의 힘이 막강해진 시대였다. 장유유서가 무시되고, 안으로는 폭동을 저지하지 못하며, 밖으로는 적을 위협하지 못하는 상황에 시달리는 그야말로 바람 앞에 등불과 같은 나약한 군주의 모습을 발견한다. 공자는 이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예(禮)와 악(樂)의 조화로 잘 통치되었던 주대(周代)의 문물제도로 되살리려 했다. 공자의 선조는 노나라로 이주하여 살았으며, 추읍 대부 공흘(숙량흘)의 사생아(서자)였다. 일찍이 부친이 죽고, 빈곤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열다섯 살에 학문에 뜻을 두고, 따로 스승을 정하지 않아 두루 배우기에 힘썼으며, 배움을 항상 즐거워했다. 약관(스물)에 이르러 박학하기로 이름을 떨쳤으며, 이립(서른)에 제자를 두어 강의를 했다. 공자는 왕실 존엄과 예법의 부흥을 이념으로 하여 귀족 세력을 약화시키고자 했다. 공자의 유년 시절은 남다른 총명함과 지혜를 지녀, 육예에 통달한 인재임을 보여준다. 자신의 존재 이유는 주례의 부흥을 위해서였고, 주공은 공구의 신분상승을 위해 혼인을 청한다. 1권은 공자의 부친 공흘이 맹희자의 가신으로 살았던 시대를 필두로, 공자의 어린 시절, 정치와 사회적 혼란기 속에서도 비범한 폭풍 성장으로 신분 고하를 따지지 않고 제자들을 모아 학문을 가르치는 혁신적인 배움의 문을 연다.
군주는 군주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고 아버지는 아버지다워야 하며, 아들은 아들다워야 합니다(君君臣臣父父子子). -P446 공구에게는 헌신적인 어머니 안징재가 있었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 공구에게 예와 악, 제례 등을 가르치기 위해 늦은 밤까지 삯바느질과 삯빨래 등 온갖 궂은일을 해가며 공자를 키운다. 그러한 모친의 가르침은, 공구에게 결정적인 깨달음을 준다. 주례에서는 훌륭한 군자가 되려면 예(禮), 악(樂), 사(射), 어(禦), 서(書), 수(數) 이 육예(六藝)에 통달해야 하니 열심히 배우고 익힐 것을 소원했으며, 노나라에서 최고라고 해서 자만하지 말고 겸손해야 하며, 더 큰 세상으로 나가 가장 훌륭한 분을 스승으로 삼으라 한다. 다수의 사람들이 공구의 재능을 인정한다. 마차를 훌륭히 모는 어린 공구(공자)의 천진한 모습과 행동에 계찰 공자로부터 신임을 받고, 거문고와 편경 연주에 상당한 실력을 보여 사양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공구의 천부적인 재주를 보고 계손 대부의 가신 양호(양화)는 두려움을 느끼며, 활쏘기를 통해 계평자의 눈에 띄지만 사생아라는 비참한 현실만 깨닫게 해준다. 수장실사를 맡은 노담과 악(樂)의 가르침을 준 장홍, 무능한 소공(노나라 주군) 역시 공구의 학식과 재능을 높이 산다. 적군에서 공구의 애제자가 된 자로, 공구를 질투하는 소정묘, 뛰어난 학식과 조리 있게 말하는 공구에게 반한 남자, 전쟁을 막으려는 미병(弭兵)회맹을 통해 공구는 주변국 제왕들과 재상들에게 뛰어난 언변과 실력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다. 제후가 죽으면 그 제후를 모시던 사람들까지 함께 무덤에 묻은 순장제도(주공 때부터 내려온 예법), 새와 구름과 불과 물의 역사로 기록되었던 관직명의 유래, 무왕을 찬미하는 음악인 대무, 거문고 소리의 세 가지 음색의 변화(산음, 범음, 안음), 활쏘기 시합에서 최고의 고수들인 사사가 먼저 활을 쏘는 유사 등이 흥미로웠다. 또한 수많은 인간군상을 목격하게 되는데 그중에서도 제나라 재상 안영의 전략은 참으로 인상적이다. 순간순간 위기를 면하는 언변도 대단하지만, 미병회맹에서 진나라와 초나라 사이에서 발휘된 기지라든가, 복숭아 두 개로 나라의 기강을 흔드는 전개강, 고야자, 공손접의 목을 날리는 고도의 전략가이다. 본문 전반을 장악하고 있는 삼환(三桓 : 맹손, 숙손, 계손)은, 춘추전국시대에 노나라의 권세를 쥐고 흔든 세력가들이다. 이들의 말이 군주의 말보다 우선일 정도로 대단한 권세를 누렸다. 서로의 이익을 위해 적대적이기도 하지만 계손가의 계평자가 군대를 일으켜 노나라 속국인 전유를 치고 맹손가, 숙손가와 함께 하극상을 도모하면서 주군은 제나라로 피신하는 사태에 이른다. 공구도 곧 군주를 따라 제나라로 향하지만, 탐욕과 폭정을 일삼는 주공의 복권을 고민하는 공구의 갈등상황을 보면서 1권을 마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