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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만지다-웅진북클럽 요즘 '북패드'라는 것을 장만해서 아이들과 수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책 1권씩'을 읽어주고 있다. 특히 저학년들에겐 '그림책'을 전문 성우가 읽어주는 오디오북을 들려주고 있다. 그런데 놀라운 점을 발견했다. 저학년 남자아이들에겐 <성냥팔이 소녀>를 들려줄 때보다 <늑대왕 로보>를 들려줄 때 눈빛과 자세가 달라진다는 점 말이다. 이어서 <피터팬>과 <보물섬>을 들려주었는데, <피터팬>은 시시하다는 반응이었고 <보물섬>은 자기가 주인공이나 된 듯이 해적들을 물리치고 보물을 찾는 것에 큰 관심을 보였다.
그러고 보니, 나도 어린 시절에 <모험왕 코난>이나 <밀림의 왕자 타잔> 같은 '남성미' 철철 넘치는 모험소설을 읽을 때 아드레날린이 과다 분출되는 경험을 했었었다. 굳이 상스럽게 표현하자면, 남자들은 무협영화를 보면 나뭇가지를 보검처럼 휘두르고, 손바닥으로 장풍을 쏘며, 책상 위를 밟고 뛰어다니며 하늘을 나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는 말이다. 여자들도 그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릴 적에 읽어보지 못한 <시튼 동물기> 아무튼, 시튼 동물기의 일부분인 <늑대왕 로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남자아이들의 반응이 새삼스러워 이참에 <시튼 동물기>를 읽어보려고 한다. 마침 난 <시튼 동물기>를 읽어보지 않았었다. 어릴 적에 문고판으로 가지고 있던 50권짜리 세계문학전집에는 없었었고, 몇몇 부잣집 자제들만이 <시튼 동물기>..어쩌구 하는 풍월만 들었을 뿐, 도서관에 뻔질나게 다니던 시절에도 '추리소설'이나 '별자리 신화 이야기' 같은 책에만 꽂혀서 그랬는지, <시튼 동물기>는 나와 좀처럼 인연이 없었던 책이었다. 그래서 이 참에 읽어보려고 검색을 했는데... 참 많기도 하다.
일단 가까운 '토평도서관'에 있는 책을 싹 끌어모았더니 관련 책이 모두 6권이었다. 그런데 대출할 수 있는 책은 꼴랑 5권. 아쉬운대로 가장 얇은 책 1권을 제하고 모두 빌려와 읽고 있는 중이다. 그 첫 번째 책이 바로 지경사의 논술대비시리즈 중 한 권이다. 알고 있기로 <시튼 동물기>의 책 내용이 굉장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책에는 그 중 4편의 이야기만 실려 있다. '커럼포의 이리왕 로보', '회색곰 워브', '왕곰 잭 이야기', '배틀란드의 이리 빌리'. 총 4편이다. 이리 2마리, 곰 2마리...
이리>늑대>승냥이 그런데 회색곰이나 왕곰이란 표현은 북미지역에 살고 있는 '그리즐리베어'에서 번역한 것이라 쉽게 짐작할 수 있는데, 이책 저책을 뒤적거리면 이 책엔 '늑대', 저 책엔 '이리'라고 번역한 까닭은 무엇일까? 사전을 뒤적거려보니 모두 갯과 동물이라고 나와 있다.
늑대: 갯과의 동물. 우리 나라 특산으로 산속에 삶. 이리와 승냥이의 중간종. 몸길이 130cm 정도, 빛은 황강색, 등에 검은 띠가 있음. 머리뼈는 가늘고 길며 앞다리가 짧음. 성질이 사납고 육식성임.
이리: 갯과의 짐승. 개 비슷한데, 늑대, 승냥이보다 큼. 털빛은 변화가 많고 흔히 회갈색 바탕에 검은 털이 섞임. 성질은 사납고 육식성인데, 때로 사람을 해침.
참고 삼아 '승냥이'도 검색해 보았다. 더불어 코요테와 개도 사전에서 어찌 소개하는지 검색검색~
승냥이: 갯과의 짐승. 산에서 떼 지어 삶. 이리와 비슷한데 주둥이와 사지는 짧고, 귀는 곧으며 꼬리를 늘어뜨림.
코요테: 갯과의 동물. 몸길이 1m 정도, 잿빛 갈색 또는 누런 갈색. 이리와 비슷하나 몸집이 작고 귀가 크며 주둥이가 긺. 알래스카에서 중앙아메리카까지의 초원 지대에서 삶.
개: 갯과의 짐승. 가축으로, 이리, 늑대와 비슷하나 성질이 온순하고 영리함. 품종이 많음. [여기까지 <한컴사전>에서 검색]
그들 모두 Wolf라고 불렀다 영어식 표현에서는 늑대와 이리 모두 Wolf라고 표현한단다. 서식지 분포로 보면 늑대는 전세계에 두루 서식하며 늑대보다 몸집이 큰 이리는 유럽과 아시아에 주로 서식했고, 늑대보다 몸집이 작은 승냥이도 주로 아시아에, 북미쪽엔 코요테라고 불렸던 모양이다. 정리하면, 몸집의 크기에 따라 가장 큰 이리>늑대>승냥이(코요테)로 구분했으며 성질은 모두 사납게 굴어서 사람에게 길들여진 개와 구분하는 것으로 볼 수 있겠다. 물론 내멋대로의 정리이지만...
그렇지만 요즘엔 늑대가 멸종하였다고 보기 때문에, 과거에 개체수가 많이 서식했을 때처럼 이리나 승냥이로 따로 구분하지 않고 '늑대'로 통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양이다. 때로는 늑대라는 표현은 '서양'식이고, 이리라는 표현은 '동양'식으로 구분하는 듯한 뉘앙스도 엿보인 듯 하다. 이것도 순전히 '내 멋대로'의 해석인지라 정확하다 할 수 없다. 허나 <시튼 동물기>처럼 같은 책조차 이 출판사는 '늑대'로, 저 출판사는 '이리로 번역을 한다면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물론 번역, 또한 온전히 '번역가'의 몫이겠지만, 애초에 '번역'에 대한 기본 틀을 확립하지 못한 것은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일 수도 있을 것이다. 요즘 '한류'로 인해 '한국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났는데도 외국 도서관에서 '우리 나라 관련 책'이 크게 부족하다는 현실은 분명 문제가 될 것이다. '한류소비'가 늘어날수록 '한류컨텐츠'에 대한 '구매욕구'도 함께 상승할 것이고, 그런 분위기 속에서 '한국에 대한 문화'에 부쩍 관심이 많을 텐데, 우리는 그런 관심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느냐는 문제로 확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논술시리즈... 에고에고...또 삼천포로 빠져든다. 어쨌든 난 <시튼 동물기>를 탐독할 예정이다. 될 수 있으면 거의 모든 출판사의 책들을 읽을 것이다. 이 책은...그 가운데 첫 책이라 딱부러지게 뭐라 할 수는 없지만, 어니스트 시튼의 일면을 엿본 책으로써 가치가 있을 것이다. 아직 그 가치가 '어떻다'라고 자신있게 말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논술선생으로서 이 책을 논하자면, 좀 아쉬운 점이 먼저 보인다. 물론 이 책이 처음 출간된 해가 2003년으로 '논술붐'이 일던 그 당시 논술책으로써는 상당한 수작이었을 테지만, 2015년인 지금에는 '논술책'으로써는 좀 세련미가 감퇴되었다. 마지막에 수록된 '논술적' 질문들을 좀 수정할 필요가 있었다는 말씀이다. 내가 읽은 판본은 2009년판이고, 지금 리뷰를 올린 판본은 2010년판이지만, <개정판>이라는 문구가 보이지 않는다. 물론 <개정판>이라고 선보인 책들도 예전 그대로인 경우가 많긴 하지만, 그래도 달라진 '시대적 안목'을 갖춘 질문을 던졌으면 더 나은 책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예를 들면, 1900년대 초반의 작품 속에서 보여지는 '남녀차별'적 요소를 <커럼포의 이리왕 로보>에서 찾아보고, 오늘날의 '양성평등'적인 관점으로 줄거리를 바꿔 보라...라는 질문이 첨가된다면 어떨까 싶다. 이리 무리를 이끄는 영리한 리더 로보가 사냥꾼들을 멋지게 골탕먹이는 장면이 인상적인 작품인데, 암컷 이리는 무능력하다고 할 정도로 천방지축으로 날뛰다가 자신은 물론이려니와 결국 이리왕도 함께 몰락시키는 대목에선 '경국지색'이란 말이 떠오르는기도 하고,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라는 속담도 떠오른다. 이 부분에서 '고전적이며 상투적인' '남녀차별'의 요소가 느껴진다. 당연히 오늘날에는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 전개방식이다. 그러므로 이 책을 읽는 어린 독자들에게 문학 속에 녹아든 당시의 사회를 엿볼 수 있게 하고, 오늘날에는 이런 사회가 존속되면 어떨지 상상하게 하고, 만약 사회적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면 어떻게 개선방안을 마련하면 좋을지 생각하는 활동으로 삼으면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모쪼록 <시튼 동물기>의 가치를 탐독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책을 읽었다.
이 리뷰는 2주에 꼴랑 5권 빌려주는 구리시립-토평도서관에서 도서를 빌려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