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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를 잊게 할 유머러스한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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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나는  나의 이야기를 듣고 사람들이 웃는 모습이 참 좋다.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간단하게 라디오에서 들은 것부터 TV에서 본 것하며 책에서 읽은 소소한 것들을 아는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같이 눈물이 날 정도로 박장대소를 하면 이 무더위도 잊어버릴만큼 기분이 좋아진다. 또 뭔가 막힌게 뻥하고 뚤리면서 소화도 잘 된다. (단점이라면 같이 웃어 줄 사람을 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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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 나는  나의 이야기를 듣고 사람들이 웃는 모습이 참 좋다.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간단하게 라디오에서 들은 것부터 TV에서 본 것하며 책에서 읽은 소소한 것들을 아는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같이 눈물이 날 정도로 박장대소를 하면 이 무더위도 잊어버릴만큼 기분이 좋아진다. 또 뭔가 막힌게 뻥하고 뚤리면서 소화도 잘 된다. (단점이라면 같이 웃어 줄 사람을 흔히 볼 수 없다는 점이다)

 

  더위를 잊는 또 한가지의 방법은 추웠던 기억을 되살리거나 뼈속까지 추운 소설속의 이야기에 흠뻑 빠져 마치 그 공간에 있는 나를 데려다 놓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작은애 젖먹이였을때 톡톡히 효과를 보았다. 그때 읽었던 책이 <희막한 공기속으로>였는데 얼마나 시원한 책이었는지 잊지 못할 것이다.

 

  한 여름에 읽게 되 북극이야기 <북극허풍담>(2012.5 열린책들)을 처음 받아보면서  무척 기대했다.

 또다시 여름의 느끼지 못할 시원함 내지  청량감이 되겠다 싶어서였다. 처음보다 두 번째 읽고 나니 내가 아차 실수 한 게 있었음을 알았는데 그것은 다름아닌 이 모든 이야기에는 일종의 최면요법이 필요한것을  빠뜨린 것이다.

 

  그중에 몇가지를 꼽자면,   나는 북극의 사냥꾼이다. 당연히 날씨는 엄청 춥다. 게다가 사람구경은 정말 몇천 킬로미터나 멀리 떨어져 있고 성(性)이 다른 이는 눈씻고 찾을래야 찾을 수가 없고 날씨 탓에 죄다 곁에 있는 이들은 저마다 자신의 방법으로 이 모든 외로움은 견디고 있기에 좀 이상하다 싶은 사람이 정상이다.

 

   첫번째 이야기부터 심상치않다.  백야에도 끄떡없이 잠을 잘 자는 벨브레드부터 위로의 말을 듣는 안톤, 결국 속고 말지만  아주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된다. 날씨나 여자는 똑같다고 믿고 기대하면 안된다고..

 

  날씨를 고려하지 않고 수탉을 애완동물로 기르게 된 헤르버트의 이야기는 자신만만하지만 아무도 자신만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지 않는 고독한 북극생활을 희화한 것처럼 느껴져 웃을 수가 없었다.

 

  어느날 맑고 눈처럼 투명한 북극에 찾아온 요엔손씨의 느닷없는 문신 유행에 득을 보고 떠난 이는 문신을 통해 자신감을 심어주고 간 요엔손씨 하나뿐이었고, 다소 과격한  방법이긴 하지만 새로온 이방인인 한센 중위를 향한 북극 친구들의 길들이기 방법에 으.. 추워졌다.

 

  이 책의 부제목이기도 차가운 처녀는 상상속의 여자 엠마였다. 여자구경이라곤 언제적인지 기억조차 마물거리는 두 남자의 대화는 어이가 없을 정도이지만 계속 최면요법을 되새기면서 읽다보니 음 그럴수 있지 하면서 웃을 수 있었다.

 

  제일 재밌었던 즐거운 장례식은 갑작스런 친구의 죽음을 널리 알리고자 연락방법이 쉽지 않능 북극생활에서 죽은이에게 파이프를 물리고 이 집 저집 다니며 불러모인 것까지 좋았는데 정작 장례파티(?)에서 실수를 다른 이를 수장 시킬 뻔 한 것은 웃어야 할지 안타까워해야 할지 참 난감했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화장실유머에 웃다가 넘어갈 뻔 했다. 추운 지방에서 문명인으로 격식을 갖추고 살아가고 싶은 욕망의 대명사 수세식 화장실에 얽인 일화는 잠시지만 아우.. 하는  한숨이 절로 나오게 만든다.

 

  어디까지 장난기 가득한 허풍인지 각자 읽기 나름이겠지만, 쉽게 가 볼 수 없는 곳의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흥미롭고 재밌다. 확인하기 어려운 장점과 들려주는 사람의 흥분되고 진지한 표정과 말투에서  묘한 진실함이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2권에서 1권의 주인공들이 계속 출현을 하는지는 읽어봐야겠지만 어느 정도 캐릭터들이 설정이 되어 있는 경우라  또 어떤 에피소드가 나오게 될지 기대된다.

e***p 2012.08.18.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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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겨서 미추어버리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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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돌격!! 크로마티 고교』, 『GTO』, 『오늘부터 우리는』을 보며 갑작스레 웃음을 터뜨릴 때면 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미친놈처럼 뭘 그렇게 꺽꺽대고 있냐.」 그 말씀을 들을까 두려워 혼자 있을 때만 읽어야 했다. 그렇게 웃다가 눈물을 흘리며 책을 덮었는데 벌써 3권 째를 다 보고 있었고, 이 양반 이거 안데르센이나 이솝처럼 이 세계의 모든 이야기를 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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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돌격!! 크로마티 고교』, 『GTO』, 『오늘부터 우리는』을 보며 갑작스레 웃음을 터뜨릴 때면 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미친놈처럼 뭘 그렇게 꺽꺽대고 있냐.」 그 말씀을 들을까 두려워 혼자 있을 때만 읽어야 했다. 그렇게 웃다가 눈물을 흘리며 책을 덮었는데 벌써 3권 째를 다 보고 있었고, 이 양반 이거 안데르센이나 이솝처럼 이 세계의 모든 이야기를 늘어놓을 기센데, 하는 생각이 들어 기가 막혔다……. 『북극 허풍담』 시리즈는 북극의 그린란드 북동부에 사는 사냥꾼들의 이야기다. 표지 뒷면 카피에 있는 ‘북극 시트콤’이란 문구를 나는 책을 다 읽고서야 이해했고 3권 이후(4~10권)가 나올 때까지 대체 몇 번이나 다시 읽으며 기다려야할까를 고민했다. 그러니까 이게 어떻게 우스우냐하면, 쉽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짐짓 진지한 얼굴로 엉뚱한 소리를 할 때의 그런 종류다. 분명 처음에는 조팝나무 씨만 한 크기에 불과했다. 근데 이게 제정신이 아닌 사냥꾼들에서라면 달라지는 거다. 일단 1권에서 고추 달린 놈들밖에는 없는 얼음덩이 위에 난데없이 사과 도넛으로 만들어진 것 같은 여자 엠마가 등장한다. 엠마, 이 발칙한 계집…… 이라고 하기엔, 그녀는 너무나도 사랑스러워서 그린란드 북동부 남자들을 들었다 놨다 난리굿을 피운다. 그런데 2권에 가서는 가관이다(불쌍한 피오르두르……). 이건 글로는 도저히 쓸 수 없다. 예컨대 이런 거다.

 

 

 

 

 

레우즈는 이곳 북극에 ‘문명’을 가져왔다. 그는 기지에 딸린 오두막 하나를 허물어 그 널빤지를 가지고 화장실을 만든다. 쓸데없이 완곡한 레우즈는 함께 사는 동료 시워츠에게도 화장실 사용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것은 레우즈의 것이기 때문에(이런 심리는 대체 뭐야?). 시워츠는 화장실을 쓰기 위해 ㅡ 맙소사, 북극에선 엉덩이 사이로 강한 바람을 맞으며 쭈그리고 앉아 볼일을 보는 게 당연한 일인데도 대체 왜! ㅡ 그 대가로 한 달에 한 번씩 양동이를 비우게 된다. ‘똥’이 담긴 양동이를. 그런데 이 양동이란 것이 꽁꽁 얼어 있으니 거실에서 화덕의 열기를 쬐어 덩어리 가장자리가 녹아야만 해변까지 가서 버릴 수가 있는데, 일은 거기서 터져버린다. 시워츠가 양동이를 막 불 위에 얹었는데 묶어둔 개들이 사납게 짖기 시작했다. 그것은 곰을 보고 짖는 소리였음이 확실했기에 시워츠와 레우즈는 그대로 총을 들고 뛰쳐나간다. 그들은 보란 듯이 곰을 잡아 집에 돌아왔다. 그때 이미 양동이 속에서 탁탁 튀는 소리가 나고, 내용물은 거품을 내며 양동이 밖으로 천천히…….

 

 

이것만 있으면 다행이지. 왠지 시워츠만 이런 일을 겪는 것 같아 미안한데, 이것도 시워츠의 이야기다. 어느 날 그가 썰매를 몰고 가던 중이었다. 얼음덩이 사이의 어둠 속에 웅크리고 있던 (정말이지)영악한 곰 한 마리가 그가 지나가는 순간 썰매 위로 몸뚱이를 날린 사건이다. 썰매는 박살났지, 개들은 썰매 끈에 엉켜버렸지, 아연실색한 시워츠는 냅다 도망치고 만다. 분노에 찬(!) 곰은 시워츠를 따라 전력질주 하는데, 그는 죽을힘을 다해 뛰면서 방한복을 벗어 옆으로 던져버렸다. 곰은 잠시 멈추고 방한복에 찝쩍대다가 다시 시워츠를 쫓았다. 시워츠는 이미 셔츠를 벗어버릴 준비를 하고 있었고 곰이 가까이 오자 셔츠를 옆으로 던졌다. 곰은 이번에도 셔츠에 눈이 팔렸다가 다시 그를 향해 질주한다. 그렇게 시워츠는 사냥 오두막에 도착할 때까지의 100m 되는 거리를 스트립쇼를 하며 달아난다. 이렇게까지 곰이란 녀석이 비상한 머리를 지녔었나. 놈은 시워츠가 들어간 오두막에서 10m쯤 떨어진 바위 위에 엎드리기도 하고 마침내 그가 잠들자 지붕 위로 올라가기까지 한다! 비장한 장면인데도 왜 이렇게 웃음이 나지……. 『북극 허풍담』은 전 10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걸 대체 몇 번이나 울면서 봐야 한단 말이냐……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까지 슬금슬금 들기 시작했다. 「젠장! 이 빌어먹을 더럽게 웃긴 .txt를 .avi로도 만들어줘!」

 

 

덧) 아래의 셔츠는 『북극 허풍담』 출간 기념으로 제작된 거라는데, 운 좋게도 얻어내고야 말았다!

 

 

u******o 2012.07.22.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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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의 사냥꾼들은 날마다 말썽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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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요른 릴 <북극 허풍담>   대서양 북쪽 끝에는 '그린란드'라는 이름을 가진 세계에서 제일 큰 섬이 있다. 지도에서 이 섬을 볼 때면 '저기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을까' 또는 '저 섬에는 무엇이 있을까'하고 상상하게 된다.   여행과 모험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그린란드는 동경의 땅일 것이다. 그곳에는 거대한 모피를 두른 불굴의 사나이들, 목숨을 걸고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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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요른 릴 <북극 허풍담>

 

대서양 북쪽 끝에는 '그린란드'라는 이름을 가진 세계에서 제일 큰 섬이 있다. 지도에서 이 섬을 볼 때면 '저기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을까' 또는 '저 섬에는 무엇이 있을까'하고 상상하게 된다.

 

여행과 모험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그린란드는 동경의 땅일 것이다. 그곳에는 거대한 모피를 두른 불굴의 사나이들, 목숨을 걸고서라도 지도에 남은 하얀 지역을 채우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살고 있을 것만 같다.

 

그린란드는 썰매를 끌며 짖어대는 개들을 따라가는 긴 여행과, 전설적인 곰 사냥과 바다코끼리 사냥을 떠오르게 한다. 또한 순진무구한 에스키모들과의 만남,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탐험대원들 사이의 우정을 상상하게 만든다.

 

문명사회가 주는 온갖 편의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그린란드에서 살아가기가 힘들 수도 있다. 황량하게 펼쳐진 빙하와 절대적인 고독 속에서, 수세식 화장실이나 온수가 펑펑 나오는 샤워실도 제대로 없는 곳에서 수도승처럼 지내야 한다. 이런 곳에서 스스로의 의지로 몇 년씩 살아간다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핏속에 사막을 지닌 사람이라면 다르다. 황무지는 결코 황량하지 않다. 산 하나하나, 계곡 하나하나, 빙산 하나하나가 놀라운 선물을 감추고 있다. 고독이 견디기 힘들 정도로 짓누르는 건 드문 일이고, 대개의 경우 고립은 경이로운 자유의 감정을 가져다 준다. 그린란드에서의 생활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북극에 살고있는 괴짜들

 

요른 릴의 <북극 허풍담>은 그린란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1931년에 덴마크에서 태어난 작가는 실제로 16년 동안 그린란드 동쪽 해안에서 살며 에스키모 문화를 접했다. 그때의 경험을 글로 써낸 것이 바로 <북극 허풍담>이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이 작품은 소설이나 논픽션이 아니다.

 

그보다 작가가 보고 듣고 느낀 것들, 그린란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에 약간의 '허풍'을 덧붙여서 그려낸 것이다. 등장하는 사람들도 다양하다. 전직 군인, 귀족, 잠꾸러기, 알코올 중독에 가까운 주정뱅이 등. 이들은 그린란드 원주민이 아니라 대륙의 사냥회사에서 파견한 직원들, 전문 사냥꾼들이다.

 

이들은 혼자 또는 두세 명씩 팀을 이루어서 자기들만의 기지를 지키며 사냥을 하고 그 결과로 얻은 물건들을 회사로 보낸다. 일년에 한번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배 한 척을 제외하면 외부세계와 완전히 단절된 상태다. 다른 사냥꾼들이 있는 기지와도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다른 기지를 방문하려면 많게는 며칠이 소요된다.

 

기지라고는 하지만 별다른 편의시설도 없다. 전기는 당연히 없고 상하수도 시설도 없다. 식량을 포함한 많은 것을 자급자족해야하고 물물교환을 통해서 필요한 것을 충당한다. 겨울이 오면 기나긴 밤이 계속된다. 빛이 줄어들면서 모든 것의 속도가 느려져서 먹고 자는 일상이 반복된다.

 

이렇게 조용할 것 같은 그린란드에서도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총 한 자루로 북극곰과 맞서는 용감한 사냥꾼이 생쥐 한 마리를 보고 공포에 질리는가 하면, 새로 만든 화장실을 타인에게 개방하기 싫어서 말 다툼을 벌인다. 상상 속의 여인을 차지하기 위해서 남의 기지에 쳐들어가 난동을 부리고, 분위기 파악 못하는 전직 군인을 응징하려고 얼음구멍에 빠뜨리기도 한다. 그야말로 유쾌한 시트콤 같은 상황이 계속 이어지는 것이다.

 

허풍 같은 북극 이야기

 

작가가 그린란드에 살았던 것은 지금부터 몇 십년 전이다. 지금은 그린란드도 많이 변했다. 예전에는 덴마크 영토였던 그린란드가 2009년에는 독립을 선언했다. 과거에는 그린란드가 '미지의 땅'이었다면, 지금은 '가기 힘든 여행지' 정도 될 것이다. 인터넷에서 이 섬을 여행한 사람들이 올려놓은 사진과 글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아무리 변했다고 하더라도 도시의 생활에 찌든 사람들에게 그린란드는 매력적인 일탈의 장소일 것이다. 그곳에 도착하면 도시의 소음과 소란, 무겁고 탁한 공기, 덥고 끈적끈적한 여름,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리고 노란 태양 아래 눈 덮힌 끝없는 대지가 펼쳐진다. 인간의 자취에 때 묻지 않은 순결한 산을 응시하면서, 자기 내면으로부터 절대적 침묵의 메아리를 느낄 수 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그린란드에 발을 디디면 순박한 사냥꾼들의 웃음소리가 가장 먼저 들릴 것만 같다. 그린란드가 그리워진다.

t****o 2012.07.30.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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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허풍담1 - 차가운 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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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하면 팽귄이 떠오른다. 하지만, 북극은 어떤 곳일까? 춥다. 그리고, 빙산, 눈, 개, 썰매 에스키모? 뭐 그 정도가 나의 얇팍한 지식이다. 제목이 허풍담이다. 처음에 여기 저기서 전해 들을 땐 제목이 그저 특이한 이름 재미로 붙여 진 것이라 생각했지만, 진짜 말 그대로 허풍을 뜻하는 단어였다. 그렇다고 다 허풍만 있는 것은 아니고 믿거나 말거나 그건 독자 몫이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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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하면 팽귄이 떠오른다. 하지만, 북극은 어떤 곳일까? 춥다. 그리고, 빙산, 눈, 개, 썰매 에스키모? 뭐 그 정도가 나의 얇팍한 지식이다. 제목이 허풍담이다. 처음에 여기 저기서 전해 들을 땐 제목이 그저 특이한 이름 재미로 붙여 진 것이라 생각했지만, 진짜 말 그대로 허풍을 뜻하는 단어였다. 그렇다고 다 허풍만 있는 것은 아니고 믿거나 말거나 그건 독자 몫이라는 이야기다.

 

이책은 블로그 이웃들의 입담으로 알게 되었다. 특히, 특변님의 소개는 무조건 믿는 편이라 일단 사고 보자 읽다 재미없으면 중간에 멈출 자유는 나에게 있는 거니까. 라고 생각하고 샀다. 사서 못 읽은 책이 많아 조금 머뭇거리다 책 싸이즈나 무게가 들고 다니며 지하철에서 읽기 딱 맞춤이라 가방에 넣고 다니며 짧은 출퇴근시간에 읽기 시작 절대 멈출 수 없는 책이었다. 컬러가 스노우다. 백설공주님 처럼 눈빛에 차가운 처녀의 이와 곰의 이는 비슷하게 생겼다. 손때를 묻힐 수 없어 투명 표지를 씌우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약간의 번덕거림 얼굴에 영양크림, 썬크림 덤북 바른것이 아닌 투명 표지의 효과다. 아래 책은 특변님이 선물하신 병신같지만 멋지게도 보인다. 이세권과 한권은 블랙이 너무 멋지다. 역시 기대를 벗어나지 않았다. 특변님은 너무 소개도 잘하셔. ...

 

허풍담의 허풍은 허풍이 아닌 듯하다. 사람은 누구나 외롭다. 하지만, 자신의 고향을 떠난 타지에서의 외로움은 더하다. 그것도 북극처럼 사람은 곰의 숫자보다 적고, 바다표범의 수와도 비교가 안될 정도의 적은 사람들과의 생활, 건강한 남성들에게 여성이란는 특이한 아주 특이한 그것도 없으니 그들은 여성을 만들어 소유하고 팔고 또 교환하고 너무나 엉뚱하지만 그것이 상식이 되기도 하는 곳이었다. 차가운 처녀는 차갑지만 아주 따뜻한 북극의 난로같고, 태양빛같은 존재인듯했다.

 



누구라도 처음 이곳으로 가면 문명사회의 모든 것을 빨리 버리지 않으면 한센중위처럼 길들이기에 모든 자존심과 육체를 바쳐야 할 지도 모른다. 어찌 보면 무모하기도 하지만 그곳이라면 있을 수도 있는 일이고 로마에서 로마법을 따라야 하듯이 북극에선 북극의 법을 따라야 하니 미리 버리고 간다면 한센중위같은 고생은 안해도 되겠지만, 그는 목숨건 적응훈련을 받은 샘이 되었다.

 

문명이라도 버리기 힘든것이 굶주림과 배설... 굶주림은 사냥군들이니 사냥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배설은 좀 다른듯 했다. 똥개들이라 하기엔 좀 그런 개님들이 똥을 처리하는 것은 왠지 역겹지만 난 똥을 변이라 하긴 좀 그렇다. 그래서 특급변소가 필요한 것이다.

 



이런 변소가 있는 레우즈는 북극에서도 문명인이다. 어쩌면 내가 아는 특변님을 그도 아는지 모르겠다. 이 책은 어쩐지 특변님이 쓰신건 아닌지 의심이 가는 부분이 여기다. 이 글을 쓰면서 배가 고픈건 어쩌지? 냄새나려 하는데 배고프니 이것으로 마무리 하고 2편으로 가야할것 같다. 읽은 내 키득키득 옆사람이 재밌냐? 라고 한다. 당연 재밌지..ㅋㅋ

 



y*****i 2012.11.0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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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허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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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2주째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저녁마다 헬쓰를 마치고 찬물로 시원하게 샤워를 하면 9시반이 조금 지나곤 하는데, 제법 선선하다 싶어서 그제야 집으로 발걸음을 옮겨도 언제나 옷은 땀으로 흠뻑 젖고 만다. 어제 뉴스를 보니 적도 지역보다 더 덥다고 하니, 이 무더위가 근래들어 가장 더운 듯 싶다.   무더위 때문인지는 몰라도, 일찍 일어난 탓에 아침밥도 일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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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2주째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저녁마다 헬쓰를 마치고 찬물로 시원하게 샤워를 하면

9시반이 조금 지나곤 하는데, 제법 선선하다 싶어서 그제야 집으로 발걸음을 옮겨도 언제나 옷은

땀으로 흠뻑 젖고 만다. 어제 뉴스를 보니 적도 지역보다 더 덥다고 하니, 이 무더위가 근래들어

가장 더운 듯 싶다.

 

무더위 때문인지는 몰라도, 일찍 일어난 탓에 아침밥도 일찍 먹었는데, 오후가 되니 평소보다 빨리

배가 고파온다. 근처 식당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땀도 식히고 책도 볼겸 커피숍에 들렸다.

망고주스 - 몸에 그렇게 좋다고 한다. 특히 남자..;; - 를 들고 한쪽 구석에 앉아 책장을 펼쳤다.

 

그린란드에 동부 해안가 마을에서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들. 때론 너무 엉뚱하고, 때론 너무

바보같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들이 시트콤처럼 펼쳐진다. 허세보다는 허풍이, 바보란 단어

보다는 순박하다는 단어가 더 알맞는 그들의 이야기속으로 지금 들어가보려 한다. 북극 허풍담.

그 첫번째 이야기와 함께...

 

*

넓은 땅에서 혼자 지내야 하는 그들에게 고독과 망상은 함께 따라다닐수 밖에 없는 것일까.

중국 요리사와 있지도 않은 엠마라는 가상의 여자를 만들어서 떠들어대고, 그녀에 대한 권리를

교환하는 매슨과 빌리암. 하루종일 자기 이야기만 떠들어대는 로이빅과 헤르버트. 그리고 역사와

정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비요르켄 - 안타깝게도 다른 이들은 그다지 관심이 없어보이지만 - 까지.

 

세계사란 말이야, 친구. 여러 전선에서 벌어지는 살인과 조국애와 명예, 이런 종류의 하찮은 일들을

기록한 거대한 책이야. 보통 사람들의 삶에 대해서는 여기저기 몇 줄 정도 끄적여 놓을 뿐이지.

정치는 여우들을 위한 거야. 라스릴. 가장 똑똑한 사람들이 가장 똑똑하지 못한 사람들과 야합하는

걸 민주주의라고 부르는 거야.

 

그들은 나름대로 잘 살고, 또 그들만의 관습과 놀이와 함께 살아가지만 요엔손이라는 문신 예술가

(?)에게 크게 속는 에피소드도 등장한다. 저자의 말처럼 그들에게도 예술적 감각이 있었음을 인정

해줘야 하는 걸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유럽으로 돌아간 요엔손은 그들을 속여먹은 일화를 자랑스레

떠벌릴것만 같았다.

 

책의 부제인 북극 허풍담. 차가운 소녀에 등장하는 엠마가 바로 그들의 무료한 삶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일화가 아닐까 했다.  있지도 않은 여자와의 추억을 만들어내서 사람들에게 떠벌리고,

그 이야기에 등장하는 여자를 사랑하게 되어 권리를 파는 모습은 정말 엉뚱해 보였다. 생각해보니,

이 책에서 주인공들은 다 남자였는데, "역시 사람은 짝이 있어야 돼" 라는 생각이 든 부분이었다.

 

**

책을 읽고나니, 예전에 유진출판사에서 나온 유쾌한 도둑들이 떠올랐다. 북극허풍담이 미지의

추운나라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라면 유쾌한 도둑들은 미지의 더운 나라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였는데,

등장인물들의 엉뚱함과 에피소드들이 서로 묘하게 어울리고 있었다.

 

특히, 전쟁광의 꿈을 꾸는 한센을 골려주는 이들의 일화가 재미있었다.

 

많이 소개되지 않은 세계의 현대문학 작가들을 자주 소개해주는 열린책들에서는 북극허풍담

시리즈의 반응을 고려해서 추후 출판 계획을 세울 예정이라고 한다. 이 정도의 재미라면 다들

후속권의 에피소드가 기다려지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k****1 2012.08.0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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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허풍담 속에 번쩍 스치는 게 있다?
"그의 허풍담 속에 번쩍 스치는 게 있다?" 내용보기
수다스러운 사람이 부러울 때가 있습니다. 과묵한 사람보다는 주위 사람들을 즐겁게 하기 때문이죠. 설령 그 속에 알맹이가 없다 해도 괜찮습니다. 그것이 허풍이라도 좋죠. 후덥지근한 요즘 같은 날씨엔 그것은 마치 새벽녘에 불어오는 시원한 찬바람과 같겠죠? 팍팍해진 살림살이에 삶의 불쏘시개와도 같고요. 때론 수많은 수다 속에도 진실이 감춰져 있다고 하던가요? 취중진담(醉
"그의 허풍담 속에 번쩍 스치는 게 있다?" 내용보기

수다스러운 사람이 부러울 때가 있습니다. 과묵한 사람보다는 주위 사람들을 즐겁게 하기 때문이죠. 설령 그 속에 알맹이가 없다 해도 괜찮습니다. 그것이 허풍이라도 좋죠. 후덥지근한 요즘 같은 날씨엔 그것은 마치 새벽녘에 불어오는 시원한 찬바람과 같겠죠? 팍팍해진 살림살이에 삶의 불쏘시개와도 같고요.

때론 수많은 수다 속에도 진실이 감춰져 있다고 하던가요? 취중진담(醉中眞談) 같은 것 말입니다. 그 말이 허풍인줄 알았는데 사실은 뭔가 의도된 익살이었다는 것 말입니다. 말 장난 같은 말 속에 뼈가 들어 있는 것 말이죠. 그런 의도라면 허풍은 단순한 풍자소설만은 아닐 것입니다.

요른 릴의 〈북극 허풍담〉이 그렇습니다. 릴은 19살 때 그린란드 북동부 탐사에 참여했다가 그곳의 매력에 빠져 16년 동안 그곳에서 살았다고 하죠. 이 책은 그곳의 체험 속에서 풍겨져 나온 이야기라 할 수 있겠죠. 1년에 한번 소포와 보급품을 싣고 오는 수송선 이외에 달리 신나는 일이라곤 없을 것 같은 그곳에서 과연 그는 어떤 일들을 목격한 걸까요?

"매스 매슨은 자기도 모르게 막 검은 머리 빌리암의 마음속에서 뭔가를 뒤흔들어 놓았다. 지금껏 그의 욕망은 수피아에게 쏠려 있었는데 이제 그는 엠마를 애타게 그리워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소리 없이 비밀로 고이 간직한 채로, 그는 어느새 분홍색 엠마를 뇌리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저녁이 되면 그녀를 침대로 데려갔다."(132쪽)

모두 10가지 사건이 담긴 내용 중에 표제작으로 내민 '차가운 처녀'와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엠마'라는 여자를 둘러싸고 몇 몇 사냥꾼들이 서로 눈치를 보며 제 욕심을 드러내는 장면입니다. 과연 그녀는 그토록 아름답고, 모두가 흠모할만한 매력을 지녔던 걸까요? 놀라지 마십시오. 그녀는 실제 인물이 아니라 가공한 인물입니다.

이쯤 되면 다들 짐작하실 것입니다. 이 책 속에 담긴 이야기들은 모두가 허풍으로 지어냈다는 걸 말이죠. 그것은 이 책에 등장하는 잠꾸러기나 전직 군인, 귀족이나 주정뱅이, 그리고 수다쟁이도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혹시 모릅니다. 그들 모두는 대륙의 사냥회사에서 진짜로 파견한 진짜 직원들일지 말입니다. 이쯤 되면 고무풍선 바람 빠지듯 뭔가 빠져나가는 기분일까요?

"눈과 얼음과 바람과 고독 외에는 모든 것이 결핍된 세계, 1년에 한 번씩 물품을 실은 배가 오는 것 외에는 달리 사건이라 할 만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얼어붙은 세계에서 이 작은 사냥꾼 공동체가 벌이는 소동은 연신 유쾌한 웃음을 준다."(212쪽, 역자의말)

그렇습니다. 온갖 얼음으로 뒤덮인 북극에서 몇 달 동안 말할 상대가 없어 묵혀두었던 말 보따리를 풀기 위해 눈썰매를 타고 가는 모습만 생각해도 유쾌하지 않을까요? 동료의 수다에 시달리다가 다시 고독이 그리워져 혼자만의 막사에 틀어박혀 있는 모습만 생각해도 괜히 짠한 마음이 들지 않을까요? 동료의 장례식이 갑자기 즐거운 술자리로 돌변했다는데 뭔가 수상쩍은 일이 벌어진 건 아닐까요?

우리들이 살아가는 세상에 허풍이 왜 없겠습니까? 그러나 허풍은 허풍으로만 끝나는 건 아니죠? 다들 농담 속에 진담이 묻어 있다고 합니다. 그린란드의 외로움이 빚어낸 허풍 속에도 뭔가 진실이 담겨 있는 건 아닐까요? 무엇보다도 공동체에 대한 사랑과 우애 같은 게 번쩍 스칠 것입니다. 어쩌면 그걸 생각토록 하기 위해 릴은 수많은 허풍담 시리즈를 엮어낸 게 아닐까요? 앞으로 나올 허풍담도 그래서 기대가 됩니다.

s*****e 2012.08.0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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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허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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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동안의 이글거리던 열기를 그대로 품고 있는 것 같은 열대야 한가운데서 읽은 <북극허풍담>. 북극이라니! 허풍이라니! 이 얼마나 듣기만 해도 가슴 시원해지는 단어들이란 말인가. 책장을 넘기면서 그린란드의 빙산 사이로 부는 차가운 바람이 느껴지는 듯했다.   지은이 요른 릴의 삶 자체가 소설이나 영화 같기도 하고 콩트 같기도 하다. 19살에 그린란드 북동부 탐사에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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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동안의 이글거리던 열기를 그대로 품고 있는 것 같은 열대야 한가운데서 읽은 <북극허풍담>. 북극이라니! 허풍이라니! 이 얼마나 듣기만 해도 가슴 시원해지는 단어들이란 말인가. 책장을 넘기면서 그린란드의 빙산 사이로 부는 차가운 바람이 느껴지는 듯했다.

 

지은이 요른 릴의 삶 자체가 소설이나 영화 같기도 하고 콩트 같기도 하다. 19살에 그린란드 북동부 탐사에 참여했다가 그곳의 매력에 흠뻑 빠져서는 16년간이나 그곳에서 사냥꾼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살았던 사람. 서른여덟 살부터 나머지 세상을 보려고 그린란드를 떠나서 UN 민간요원으로 세계 곳곳을 누비고 다녔다는 모험가. 파이프 담배를 꽉 물고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책날개의 작가 사진을 들여다본다. 마음에 드는 얼굴이다. 얼핏 진지한 것 같으면서도, 또 장난기어린 듯 눈동자가 초롱초롱 빛나고 있는, 31년생 청년.

 

‘허풍담’이라는 제목이 보여주듯 이 책은 도대체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부터가 픽션인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이 아리송한, 독특한 색깔의 단편 열 개가 담겨 있다. 장엄하고 경이로운 대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투박하고 단순하지만 각기 빛나는 독특한 개성을 지닌 인물들. 엉뚱하고 황당하고 웃긴 이야기, 또 낄낄거리면서 신나게 읽다가도 어쩐지 마음 짠해지고 애틋해지는 인간애가 느껴지는 이야기을 읽고 있으니 무더위에 끈적이던 마음까지 개운해진다.

 

벽에 붙어있는 세계지도를 들여다본다. 거대한 하얀색으로 가득한 대륙, 북극 그린란드. 눈과 얼음과 북극곰과 바다표범의 세계라고만 막연하게 생각했던 이곳에, 문명 세계를 거리낌없이 '저 아랫것들'이라고 부르는 사냥꾼들의 거침없는 일상을 생각한다. 이상적인 친구였던 이탈리아 수탉 안톤을 그리워하는 헤르버트, 한번도 본 적 없는 엄마를 하트모양 문신으로 팔에 새기며 자랑스러워하는 검은 머리 빌리암, 오두막을 부수고 지은 '문명적인' 화장실을 두고 한바탕 소동을 벌인 레우즈와 시워츠, 친구 얄의 장례식에서 떠들썩하게 술판을 벌이다가 골아떨어진 백작을 죽은 것으로 착각해 벌어진 소동... 사람들이 어찌나 열심으로 엉뚱하고 순박한지. '사과 도넛으로 만들어진 것 같은 여자' 엠마에 대해 신나게 앞다투어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 급기야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 여자에 대한 권리를 거래한다고 벌이는 그 유쾌한 난리법석이란. 정말 시트콤으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만큼 싱싱하고 재미있다.

 

이런 사람들의 매력에 빠져 요른 릴은 그린란드의 삶을 선택하고 '북극에서 살아가는 법 자체를 배웠다'라고 털어놓은 것이리라. 하여튼 자본주의의 마수 아래에서 허우적대며 쓸데없는 욕망들을 이기지 못해 주체하지 못하고 살고 있는 '저 아랫것들'의 하나로서, 그 호방함과 자유로움과 순수함과 엉뚱한 괴짜기질들마저 한없이 부러워질 뿐이다. 아아, <죽기전에 꼭 가고싶은 곳>들 목록에 그린란드의 이름을 써 넣으며 이 그리움을 잠시라도 달래보는 수밖에. 그리고 2권 <북극의 사파리>를 펼쳐들며 또 이들의 유쾌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이 더위를 잊어보는 수밖에.

s****2 2012.07.2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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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허풍담 1 : 차가운 처녀 - 요른 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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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한 세상의 북극탐험     사냥꾼 크롱은 매일같이 심드렁한 표정으로 점사 대상을 향해 징표를 찍었고 레이드가 끝나면 혼자서 잠깐의 독서를 즐기며 그것이 인생의 낙이라 여겼다. 그런 그에게 『북극 허풍담』이란 책이 그의 손에 쥐어졌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그는 행복한 세상을 향한 계단의 첫 번째 디딤석에 올라와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그것은 북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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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한 세상의 북극탐험

    사냥꾼 크롱은 매일같이 심드렁한 표정으로 점사 대상을 향해 징표를 찍었고 레이드가 끝나면 혼자서 잠깐의 독서를 즐기며 그것이 인생의 낙이라 여겼다. 그런 그에게 『북극 허풍담』이란 책이 그의 손에 쥐어졌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그는 행복한 세상을 향한 계단의 첫 번째 디딤석에 올라와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그것은 북극을 향한 입장권이었다.



    『북극 허풍담』에서 작은 에피소드가 시작할 때마다 나오는 도입부의 독백을 흉내내 보았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그러했습니다. 이 소설은 행복한 세상으로 갈 수 있는 입장권처럼 느껴지는 이야기입니다. 요른 릴이라는 타고난 이야기꾼이 자신의 북극 생활을 근거로 해서 지어낸 짧은 이야기. 그런데 이 이야기들이 너무나 귀여운 모습을 하고 있어서 매일같이 심드렁한 표정으로 뭐 좀 재미난 일 없을까 하고 있던 저를 웃게 만들었습니다. 너무 웃겨서 그래서 무어라 말을 이어가질 못하겠습니다. 뭐 이런 세상이 다 있답니까. 하하, 하하하.


 



 

    소설은 그린란드 북동쪽 북극지역의 사냥꾼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오로지 길고 추운 겨울을 견뎌내며 생존과 사냥에만 집중하고 있을 것만 같은 투박한 그들에게도 나름의 생각과 고민, 생활, 위기 등등 아무튼 뭐가 되었든 여러가지 작고 사소한 이야깃거리가 마구 쏟아져 나온다는 것이 이 소설의 핵심입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는 전혀 우리가 예상할 수 없는 전개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이야기를 듣고 있는 중에도 바로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도통 감잡을 수 없게 합니다. 흘러가는 이야기만으로도 자유로움을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복선과 반전을 넘나들며 뒤집고 흔들고 던졌다 받으며 절대로 틀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각오로 이야기는 자유를 즐기고 있습니다. 단, 재미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고려해서 말이지요.



    『북극 허풍담』은 휴가입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잊고 이야기속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휴가 여행때 함께 하고 싶은 책을 이야기할 때, 상처를 치유해주고 위안을 준다는 자기계발서와 더위를 싹 다 잊게 해준다는 공포소설따위는 이 이야기꾼이 들려준 북극 허풍담과 게임이 안됩니다. 세상을 완전히 잊게 만드는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속에 풍덩 빠져들어서 이야기와 하나가 된다는 느낌입니다. 남동풍이 부는 어느날밤 문을 열고 나가 바지를 벗고서 한참을 뛰었습니다. 왜냐하면 사과맛 도넛을 닮은 엠마가 그리웠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랑은 쟁취하는 것이라고. 지금 엠마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어서 약간의 슬픔을 느끼고 있지만, 입고 있는 이 옷가지 모두를 내놓고서라도 엠마를 사랑할 권리를 갖고 싶었습니다. 비록 집으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선 며칠밤을 눈보라를 뚫고고서 혹독한 추위와 맞서싸워야 하겠지만 말입니다. 남자라면, 그리고 사나이라면, 또 사랑을 위해서라면, 한낱 스웨터 한 장쯤이야. 그런데 문제는 이 북극 동네에는 단 한명의 여자도 없다는 데 있습니다.



    제가 방금했던 이야기가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한 것인지 이해가 잘 되지 않을 것입니다. 저 또한 처음에는 그랬습니다. 도대체 이게 뭔가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런 이야기의 존재를 알았다는 것, 그리고 이 이야기를 읽었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낍니다. 우쭐해지는 기분까지 생깁니다. 이야기가 담겨진 꾸러미를 소유했다는 느낌, 그래서 행복해하고 웃을 수 있다는 권리를 얻은 느낌입니다. 7월 23일부터 3일간은 여름휴가 기간이니 아무도 나의 휴식을 방해할 수 없다는 기분, 혹은 7시 23분부터는 매일 찾아오는 내 쾌변의 시간이니 아무도 나의 공간에, 즉 신성한 변소에 침입할 수 없다는 신성불가침의 권리를 얻은 기분이 듭니다. 나 하나만을 위한 이글루를 찾은 것입니다. 드디어. 마침내. 만세!






    그들은 수탉의 철학에 관한 생각들을 주고받았으며, 그럼으로써 자연스레 자신들의 철학을 발전시켰다. 그렇게 그들은 여러 까다로운 문제들을 깊이 파고들어 토론하고 서로의 말에 귀를 기울였으며 서로를 아주 흥미롭게 생각했다. (47쪽)



    우리 모두를 위한 자리가 있을 거야. 왜냐하면 그때가 되면 저 아랫동네에서는 역사가 끝날 테니까. 그 사람들은 다들 너무 똑같아져서 여담을 적는 부분에 한 줄이면 다 담을 수 있을 거야. 그 사람들한테는 역사가 없을 거야. 지금 내가 하는 말을 잘 새겨들어. 이게 지금 진행되고 있는 일이니까. 그 사람들은 현재까지 써온 역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여백 메우기요 수다일 뿐이며 우리에게 가르침을 줄 만한 무언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될 거야. 그때가 되면 눈길을 북쪽으로 돌리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거지. 곤경에 처하면 늘 그래 해왔으니까. 장담하지만 여기에 좋은 본보기가 있거든. 너와 나와 낯짝과 다른 사람들, 우리는 세계사의 본보기들이지. (69쪽)



    북극에서는 이런 식으로 일이 진행된다. 하나의 생각을 미리부터 배척하는 법이 없다. 첫째, 그 생각을 좀 더 면밀히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생각으로 밝혀질 수도 있기 때문이고, 둘째, 사냥꾼들 사이에 긴 대화와 토론으로 이해를 증진시킬 기회가 항상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이유로 사람들은 한센 중위의 계획을 대뜸 물리치지 않았고, 이어지는 며칠 동안 그가 자기 계획을 펼치도록 내버려 둔 채, 찬반 양론을 비교 검토하는 데 몰두했다. (105쪽)



    이 대목에서 매스 맨슨은 빌리암이 이 주제에 적응할 수 있도록 계산된 침묵을 끼워 넣었다. 그가 방금 건드린 주제는 그린란드의 북동쪽 세계에서 접근이 불가능하지는 않더라도 희귀한 폭탄 같은 것이어서 조심스레 다루어야 했기 때문이다. 북극에서 여자란 먼 상상의 실체이기에 이곳 사람들은 모호하고 조심스러운 표현으로 암시하는 게 고작이었다. 이곳에서 이 피조물에 대해 천박하거나 외설적으로 말하는 것을 듣는 일은 극히 드물다. 모든 사냥꾼은 아름답고 고결한 자기만의 연애 사건을 혼자 간직하고 싶어한다. 사실 매스 매슨도 그저 여성에 대해 일반적인 차원의 생각, 작은 구체적인 경험을 이야기하는 데서 멈출 생각이었다. 경험하는 것도 감미롭지만 거기서 벗어나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감미로웠던 모험 말이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엠마가 무대에 등장했다. 그녀는 그의 상상에서 곧장 튀어나와, 그가 미처 깨닫기도 전에 준비를 갖추고 전면에 나섰다. (126쪽)



    그건 정말이지 감동적인 사건이었다. 이제 화상실은 시워츠에게 화주 같은 존재가 되었다. 더 이상 화장실 없이 지낼 수 없게 된 것이다. 물론 레우즈의 집이라 열쇠를 받으려면 매번 간청해야 했고, 그러자니 성가시기도 하고 굴욕적이기도 했다. 하지만 일단 변소에 자리를 잡고 작은 창문 너머로 바깥을 내다보면 그 모든 불편이 싹 잊혔다. 그 순간 시워츠는 자신이 대단한 사람이된 느낌이 들었고, 북극에서 오랜 세월을 보냈지만 그의 뿌리가 저 아래 문명 세계의 어딘가로 뻗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는 날씨가 어떻건 아직도 바깥에서 볼일을 보고 있을 주변의 사냥꾼들을 연민 어린 마음으로 생각하며 자신이 남들과 다르며 우월하다고 느꼈다. 그는 변기에 올라앉은 사람이었다. 이 황홀한 순간만큼은 그가 그린란드 북동쪽에서 화장실에 앉은 유일한 사람이었다. 생각만 해도 짜릿했다. (172쪽)




 

크롱의 혼자놀기 : http://ionsupply.blog.me

 




 

i*******y 2012.07.2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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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허풍담 1 - 차가운 처녀] 요른 릴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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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의 생활이라니, 감이 오지 않는다. 남극 또는 북극을 정복하기 위해 떠났던 탐험가들의 일지를 보면, 극심한 추위와 부족한 물자, 사람들 간의 삐걱거림 때문에 고통받은 이야기가 빼놓지 않고 등장할 정도이다. 그런데 그곳에서 생활을 한다고? 밤에도 해가 지지 않는 백야(白夜)와 낮에도 해가 뜨지 않는 극야(極夜)의 곳에서? <북극 허풍담 1 - 차가운 처녀> (2012, 요른 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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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의 생활이라니, 감이 오지 않는다. 남극 또는 북극을 정복하기 위해 떠났던 탐험가들의 일지를 보면, 극심한 추위와 부족한 물자, 사람들 간의 삐걱거림 때문에 고통받은 이야기가 빼놓지 않고 등장할 정도이다. 그런데 그곳에서 생활을 한다고? 밤에도 해가 지지 않는 백야(白夜)와 낮에도 해가 뜨지 않는 극야(極夜)의 곳에서?

<북극 허풍담 1 - 차가운 처녀> (2012, 요른 릴 지음, 열린책들 펴냄)의 저자 인 덴마크 작가 요른 릴은 제목에 나오는 것처럼 북극에 가까운 그린란드를 배경으로 하여 '허풍담'을 늘어놓는다. 총 10권의 시리즈 중 우리에게 가장 먼저 다가온 <차가운 처녀> 편을 보자.

 

이 안에는 총 10편의 짧은 이야기가 들어 있다. 혼자서, 혹은 둘이서 고립된 채 살아가는 이 사나이들에게는 저마다의 개성이 있다. 작가는 이들이 사는 집을 기준으로 하여 각각의 이야기를 펼쳐 나가기도 하고, 문신이나 장례식 같은 행사로 한곳에 불러모으기도 하므로, 느슨하게 엮인 연작으로 보면 되겠다.

여기에 정착한 사람들은 주로 사냥을 해서 고기를 먹고 털가죽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고, 농사를 짓는 이도 있다. 열대여섯 명의 주민 외에 외지 사람이라고는 반 년에 한 번꼴로 물자와 사람을 싣고 오는 베슬 마리호밖에 없기 때문에 거의 모든 사람이 외로움을 탄다. 그래서 수탉이나 돼지를 친구처럼 기르기도 하고, 사람과 이야기하기 위해 며칠을 길에서 보내야 하는 '순회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여자가 없는 데서 오는 외로움은 결국 '차가운 여자'로 통칭되는 상상 속의 여인 엠마를 만들어 내기도 했으니, 엠마를 둘러싼 해프닝에서 웃어야 할지 안타까워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들에게는 장례식조차도 서로 모여 그간의 외로움을 해소하는 시간이 되는가 하면, 용변을 보기 위해 지은 화장실을 두고 서로에게 총을 겨눌 정도로 극단적인 갈등이 벌어지기도 한다.

 

모든 이야기는 저자의 유머러스한 묘사와 개성 있는 인물들의 말 덕분에 흥미로운 '허풍담'으로 읽힌다. 어렸을 적 읽었던 <허풍선이 남작의 모험>처럼 아주 허황된 허풍이 아니라, 현실에서 능히 있을 법한 그린란드 남자들의 체취가 물씬 풍겨 온다고나 할까. 그래서 '르 쿠리에 프랑세'라는 매체는 이 책을 '거짓으로 들릴 수도 있는 사실, 혹은 그 반대'로 묘사하고 있다. 북유럽의 남자가 풀어 놓는 이 사냥꾼들의 이야기가 이색적으로 흥미진진하다.

 

이 허풍담은 이 책을 낸 출판사에까지 영향을 미쳤는지, 책 뒷표지 날개 안에 적힌 문구를 보며 낄낄 웃고 말았다. 총 10권 중 3권까지 출간되었는데, '4권 이후의 출간은 독자의 요청에 달려 있습니다. 출간 압박용 이메일: sajangnim@openbooks.co.kr'이라는 문구가 떡하니 적혀 있는 것이다. 압박용 이메일을 보내지 않고는 버틸 재간이 없겠다. 슬슬 메일을 써 볼까.

y*****9 2012.08.1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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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허풍담 1~3 - 고독을 이겨내는 허풍. 그 북극의 이야기로
"북극허풍담 1~3 - 고독을 이겨내는 허풍. 그 북극의 이야기로" 내용보기
전 세계 방방곡곡을 여행한 사람을 한 명 알고 있다. 그 언니는 때때로 자기의 여행 보따리를 풀어놓고는 한다.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 프랑스, 터키, 체코, 태국... 정말 많은 나라를 여행했던 언니에게 단 한 군데를 추천해달라고 했다. 그런데 그녀가 꼽은 곳은 어떤 유명한 관광지도 아니었다. 핀란드. 북유럽에 위치한 추운 나라. 게다가 겨울에 가야한단다. 겨울에는 하루에 단
"북극허풍담 1~3 - 고독을 이겨내는 허풍. 그 북극의 이야기로" 내용보기

전 세계 방방곡곡을 여행한 사람을 한 명 알고 있다. 그 언니는 때때로 자기의 여행 보따리를 풀어놓고는 한다.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 프랑스, 터키, 체코, 태국... 정말 많은 나라를 여행했던 언니에게 단 한 군데를 추천해달라고 했다. 그런데 그녀가 꼽은 곳은 어떤 유명한 관광지도 아니었다. 핀란드. 북유럽에 위치한 추운 나라. 게다가 겨울에 가야한단다. 겨울에는 하루에 단 세 시간 해가 뜨고, 그 세 시간 안에 모든 일을 해결해야하는 곳. 눈이 쌓여 걷기도 힘든 때. 온종일 암흑 투성이인 그 때 가야 한단다. 추천 이유는 간단했다. 핀란드의 사우나는 일품이란다. 하루종일 집에 박혀 자기만 해도 좋더란다. 집주인 아주머니가 깨워서 보게 된 하늘에 걸린 오로라가 그렇게 예쁠 수가 없더란다. 거듭거듭해서 '겨울의' 핀란드에 가라는 말을 다짐을 들었다. 언니의 말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허풍일까. 


물론 나는 가보지 못했다. 나는 추위에는 쥐약인데다가 거긴 하루종일 밤이라고 하지 않나. 나돌아다닐 수도 없는 여행이 뭐가 좋단 말인가! 게다가 이 언니, 정리해둔 정보 준대놓고 까먹어서 안 줬단 말야. 흥.




 



탄생도 허풍처럼


그런데 여기 그보다 더 긴 겨울을 나는 사내들의 이야기가 있다. 『북극 허풍담』은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핀란드보다 더 위쪽, 더 짧은 해, 더 강력한 추위, 빙산이 흐르는 그 땅에서 사냥을 하고 사는 사람들. 문명과의 연결점은 한 해에 단 한 번 오는 배 뿐이다. 절대적 추위와 고독의 땅에서 살아가는 열댓명 정도 되는 사냥꾼들은 하도 할 일이 없는 나머지 별의별 이상한 일을 다 벌인다. 그리고 이 책은 그 사건들의 기록이다. 


작가 요른 릴은 19세에 북극 생활을 시작해 16년을 거기서 살았다고 한다. 그렇기에 책 속에는 북극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북극의 추위를 담은 원고는 허풍처럼 출간되었다. 책날개에 쓰인 출간 비화(?)는 그것만으로도 허풍담이라고 느껴진다. 북극에 찾아간 어느 책장수가 원고를 훔쳐서 출판업자에게 넘겼다나 뭐라나. 




 




차가운 책


허풍담에는 북극의 삶과 유머와 고독이 담겨있다. 북극의 삶이 그대로 펼쳐지고 있어 때론 웃기고, 때론 무섭다. 해학, 웃음, 순수함이라는 표면 뒤에는 북극의 삶에 따르는 고독과 광기, 죽음까지 그대로 있는 것이다. 가벼운 듯 차가운 책. 백색으로 빛나는 빙산같이 아름다우면서도 차가운, 북극 그대로다. 그렇다. 북극 허풍담은 차가운 책이다. 극중인물인 엠마가 차가운 처녀였듯이 말이다. 그런데, 엠마는 극중 인물이 맞는 거지? 상상이기는 하지만?


재미있는 점은 북극의 하루는 너무나 길기 때문에 1년 정도의 시간은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간다는 것이다. 북극에서의 시간은 멈춘 것 같다. 사건은 수 없이 일어나는 거 같은데 잘 살펴보면, 1년에 한두 번 일어나는 소동일 뿐이다. 나머지 시간에 이 사람들은 뭘 하며 사는 걸까. 그 간격에서는 고독이 느껴진다. 장과 장 사이, 서로 모여 떠드는 사이, 그들은 자연만 벗삼는 절대적 고독과 항상 함께 한다. 그 시간을 때우기 위해 대체 뭘 해야할까. 확실한 것은 밸프레드는 자면서 지낸다는 것이겠다. 아 부러워.

 

그러나 핏속에 사막을 지닌 사람이라면 다르다. 황무지는 결코 황량하지 않다. 산 하나하나, 계곡 하나하나, 피오르 하나하나, 빙산 하나하나가 놀라운 선물을 감추고 있다. 고독이 견디기 힘들 정도로 짓누르는 건 드문 일이고, 대개의 경우 고립은 경이로운 자유의 감정을 준다. 북극 지방은 생명력과 변화로 가능하다. 원소 말고는 장애물이 없고, 자연 말고는 섬길 것이 없으며, 사람들이 저들끼리 정하는 법말고는 따로 법도 없다. 이 꼭대기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 단지 처한 환경 덕분에 조금 더 행복할 뿐이다. [2권 165~166쪽]





 

나능야 무서운 북극곰. 을 사냥하는 사냥꾼. 근데 북극곰 한 마리가 무지무지무지하게 크네.




북극에 대한 환상


북극허풍담은 북극의 삶에 대한 환상을 깨트리면서도 다른 환상을 불어넣는다. 어느 분이 북극에 가고 싶다고 한 것처럼. 자연과 벗한 사람들의 순수함, 거기서 발현되는 웃음이라는 것이 꽤나 맛깔난다. 한 편 한 편을 미국식 느낌의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도 어울릴 것같다. 때론 문명과 원시의 대비를 통해 문명의 허례허식을 비웃기도 하고, 자연이 선사하는 장엄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며, 한 사람의 죽음조차 해학적으로 그려진다. 죽음, 광기와 너무 가까이 있기에 그런 일이 대수롭지 않게 치부되는 것이다. 안 웃기냐고? 웃기다. 그런 것조차 웃음으로 풀어낼 수 있다는 게 바로 이 북극 아니겠는가. 

 

 

「엄마를 갖게 되는 순간부터 사람이 달라지는 것 같아. 엄마란 우리가 사랑할 수 있고 우리를 착하게 만드는 오래된 무언가지.」

요엔손 씨가 거들고 나섰다.

「맞아, 빌리암. 누구에게나 엄마가 있어야 해. 엄마를 이 황무지에 모셔올 수는 없지만 적어도 팔뚝에 모시고 다닐 수는 있지.」

[1권 92쪽]



「그 멍청한 자식이 사람들 몸에 잔뜩 물감을 처발라 놓았어.」

「어째서 그자가 했다고 생각하지?」

부관이 물었다.

「그 자식만 셔츠를 입고 있으니 그렇지!」

[1권 99쪽]



단조로워 보이는 그곳의 삶이 이렇게 다양한 에피소드로 꾸며질 수 있다니 역시 사람 사는 곳에는 사건사고가 끊일 수 없는가 보다. 무려 이 책이 10권이나 있다니, 북극의 삶은 계속되는 건가? 자, 다음 북극 이야기를 기다려보자. 또 어떤 예상치 못한 사건이 벌어질지 기대하며.




그래서 북극 가고 싶냐고요? 아뇨. 전 아니에요. 그린란드 북동부에 갈 바에는 차라리 한 겨울에 핀란드 갈게요.

d******a 2012.07.29.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