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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적으로 곤충학자라기보단 미친 사람으로 보이는 이 남자의 똘끼 넘치는 표지가 마음에 들어 선택한 책이다. 어쩌다가 곤충학자라는 이 남자는 이런 얄궂은 복장을 하고 표지에 등장하게 된 것일까
'내 새끼 이 다음에 커서 박사가 되려나, 장관이 되려나' 하며 귀한 대접을 받던 이 남자는 우리나라에서도 흔해 빠진 ' 박사' 님이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박사학위까지 받았는데, 하필 전공이 ' 메뚜기 ' 이다. 일본엔 자연 재해가 흔하게 일어나지만 불행히도 그 자연 재해 중에 ' 메뚜기의 습격 ' 따윈 찾아볼 수가 없다. 취업난에 고통 받는 박사님들이 넘쳐나는 이 상황에서 ' 메뚜기 박사 ' 님이 정규직 연구원 자리를 꿰차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는 것을 재빠르게 파악한 저자는 짐을 싸서 아프리카 모리타니로 떠난다.
메뚜기에게 잡아먹히고 싶다는 어린 시절 꿈을 위해, 아프리카의 메뚜기 문제를 해결해서 자신의 이름을 온 천하에 알려보고자 하는 패기 넘치는 꿈을 이루기 위해 미지의 나라 모리타니로 떠난 저자는 그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그런데 웬걸, 모리타니에 도착한 저자는 아프리카를 뒤덮고 있어야 할 메뚜기의 꽁무니조차 구경할 수 없었다. 천적을 피해 재빠르게 도망가 버리는 메뚜기들이 무시무시한 메뚜기 박사인 저자를 피해 도망가 버린 건가? 유래없는 최악의 가뭄 때문에 메뚜기떼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일본 학술진흥회로부터 2년 기한의 지원을 받기로 했는데, 연구비는 나날이 줄어드는데 이렇다 할 성과도 못 내고 수입도 없이 저자는 하루하루를 지내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메뚜기 연구를 위해 발이 부르트도록 온 사막을 돌아다니며 메뚜기를 찾다가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메뚜기 매입 캠페인까지 시도하지만 전부 실패로 돌아간다. 큰 돈을 들여서 메뚜기 사육장까지 만들었지만 바닷바람 때문에 철망이 모두 삭아버리고 말았다.
망연자실하고 있을 수 만은 없었다. 메뚜기 연구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연구 성과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저자는 영원한 사랑 ' 메뚜기 ' 를 배신하고 만다. 하지만 나쁜 메뚜기는 배신당해도 싸다. 타역만리 그 먼 곳을 고생 고생하면서 찾아왔는데, 적어도 그 성의를 생각하면 뒷다리 하나라도 보여주는 것이 메뚜기 된 도리가 아닐까? 메뚜기 탐사를 하면서 가져왔던 ' 거저리 ' 가 저자의 사랑을 독차지해도 ' 메뚜기 ' 의 입장에선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매일 굶고 돌아다녔던 거저리에게 스타게티와 채소 그리고 고양이 사료를 배가 터지도록 먹인 결과 거저리의 암수를 구별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다. 곤충 연구의 기본은 암컷과 수컷을 판별해 실험하는 것인데, 이제 우리의 메뚜기 박사님 덕분에 거저리 곤충학자들은 손쉽게 거저리의 암수를 구별하게 된 것이다!! 저자의 사랑을 ' 거저리' 에게 빼앗겼던 것이 충격적이였는지 드디어 메뚜기떼가 그 자태를 보여주지만 심술을 부리는 것처럼 지뢰지대를 넘어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메뚜기떼를 따라갈 수 없었던 저자는 더 이상 메뚜기 연구를 할 수 없는 상황에 부딪치고 말았다. 이대로 아프리카에 남으면 수입은 없지만 저자가 좋아하는 연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예금통장이 그가 꿈에만 매달릴 수 없게 그의 목을 졸라댄다. 이런 상황이라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사실 나라면 이런 선택을 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아무도 없는 이런 황무지 같은 곳을 아무리 꿈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절대 가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적당히 현실에 타협해서 꿈보다는 생활을 선택했을 것이다. 그래서 저자의 용기와 열정이 눈부실 만큼 부러웠다. 물론 그도 유명해져야겠다는 불순한 욕망이 있었지만 피끓는 청춘이라면 이 정도 패기는 있어야지!!
연구를 계속하기 위해서 저자는 ' 유명해지는 방법밖에 없다 ' 고 판단한다. 저자는 메뚜기에 관련된 글을 블로그에 올리고 책을 쓰고 메뚜기 분장으로 인터넷 동영상 중계를 했다. 사람들에게 ' 메뚜기 열풍 ' 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사막 메뚜기와 메뚜기 박사 에 대해 알려야했기 때문이다. 이 책의 끝에 가서야 나는 표지의 메뚜기 복장을 한 남자의 모습에 ' 연구를 계속 하고 싶은 ' 한 곤충학자의 열정과 노력이 가득 담겨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의 노력과 열정에 감동한 사람들의 응원 덕분에 저자는 국제농림수산업연구센터의 정규직 연구원이 되어 일본과 모리타니를 오가며 사막 메뚜기를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이 글의 저자인 미에노 울드 고타로는 생각지도 못한 상황 앞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어떻게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현실이라는 벽 앞에서 흔들리기도 하지만 꿋꿋하게 이겨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자신의 손으로 쟁취한다. 책에서 메뚜기에 대한 진지한 연구 내용을 다루는 것은 아니고, 메뚜기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가볍게 읽을 만한 과학(?) 에세이라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한 인간의 ' 꿈 ' 과 ' 열정 ' 에 대한 내용이라서 요즘 취업이나 현실 때문에 좌절하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읽어보면 좋은 책인 것 같다. 물론 요즘 시국이 시국이긴 하지만, 국적을 떠나서 같은 인간으로서 배울 점이 많은 괴짜 메뚜기 박사님의 이야기라서 추천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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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보고 무슨 행위예술가의 기행담인가 했다. 원래 읽으려던 책은 <10대의 뇌>였는데 그 책에 딸려 나온 샘플북이 하필 이 책이었다. 아니, 고맙게도 이 책이었다. 요즘 사춘기를 맞고 있는 아들과의 잦은 감정적 대립으로 인해 속앓이를 하는 중이어서(난 엄마라면서 왜 이모양일까라는 자괴감과 한탄에 빠져있어서) 심사가 좀 괴롭던 터이긴 했지만 이런 가벼운 책 따위를 사읽으며 하하호호할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솔직히 말하면 이 세상에 메뚜기 박사가 있다는 게 생경했다. 전공이 메뚜기라고? 아니, 대체 메뚜기를 뭘 연구한다는 거지? 하는 생각부터 들었다. 그런데 이 사람은 서른 한 살, 결코 적지 않은 나이에 메뚜기를 연구하겠다고 서아프리카까지 갔다는 거다. 중요한 건 장난이 아니었다는 것. 거기다 더욱 충격적인 건 이 우스꽝스런 메뚜기 복장을 한 사람이 진짜로 박사라는 것.
프롤로그에서부터 폭발하는 저자의 유머감각은 결말까지 쭉 이어진다. 하지만 그러한 유머 안에는 서아프리카로 향하는 메뚜기 박사로서의 사명감과 어떻게든 자신의 삶을 개척하겠다는 한 남자의 진지한 의지가 엿보이기도 해 나도 자못 진지하게 읽게 되었다.
이 대목에서는 어떤 큰 목표를 이루겠다고 다짐했을 때 아무리 강한 집념을 가지고 그것에 뛰어들었다 할지라도 예기치 못한 사소한 난관에 봉착한 순간, 의외로 쉽게 무너지고 마는 약한 의지가 드러나는데 이 모습 또한 평소 나의 모습과도 많이 닮아있어 측은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절도품이라는 표현에서 빵 터지고 말았다. 가난과 결핍에 길들여진 아프리카 어린이들의 실상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해 나 역시 저자와 같이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또한 앞서 저자의 위트와 유머가 넘치는 글들을 소개했다면 내가 이 책을 진정으로 추천하고 싶은 이유가 되어 주었던 몇 페이지들을 소개해야겠다.
글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저자는 메뚜기 연구를 위해 간 그곳에서 그 나라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인생에 도움이 될 큰 깨달음을 얻고 그로써 자신의 소신을 더욱 확고히 하며 이 책을 읽는 이들에게 본인이 느낀 것들을 기꺼이 공유하려 한다. 특히 나는 '쥐뿔도 없는 주제에 위선이라 할 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모리타니 스타일로 살기로 했다.'고 말하는 패기넘치는 자세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모든 글에 저자 특유의 익살스런 표현들이 들어 있어 시종일관 유쾌하게 읽어내려가는 재미를 주기도 하지만 드문 드문 튀어나오는 이러한 성찰이 담긴 감동의 메시지가 가득한 이 책이 많은 이들에게 읽혀져 나처럼 아님말고식의 도전이라도 해보자 라는 새로운 열정을 얻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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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의 꿈은 꿈이고, 그 이상의 이면은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고 자란다. 그때문에 부딪히는 일종의 밥벌이 문제 때문에 이따금씩 자신의 꿈을 좇다가도 현실과 타협하며 자신이 생각하지 않았던 선택지들로 미래를 채우게 되곤 한다. 고타로는 운도 좋았지만, 그 ‘운’이라는건 어쩌면 고타로의 메뚜기이 대한 꿈이 강렬해서 세상이 그의 꿈을 열렬히 응원해준게 아닐까. 이전에 읽은 <작고 강한 농업>이라는 책도 지금의 30대가 하고 있는 ‘뭐 해서 먹고 살지’하는 이야기를 하며 다음으로 고른 책이 <메뚜기를 찾으러 아프리카로>라고 하는 이름과 표지부터 희안한 이 책이었는데 일본에서 왜 상을 탔는지 알겠다. 삶에 대한 희망을 주는 책이어서 고타로에게도, 출판사 측에도 감사를 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