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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서적은 개정판이 나오지 않았나 보다. 같은 저자가 엮은 '만일 인생을 다시 산다면'이 초판과 다른 표지로 출판이 됐으나 이 책은 예전 그대로다. 많이 팔리지 않았나 보다. 마찬가지로 여느 잠언 시집처럼 다소 추상적일 수 있으나 삶의 지침이 될 만한, 알고 있었으나 잠시 잊고 있었던 부분에 대해 건드려 준다.
가장 인상적인 시구는 바로 첫 내용이었다. 들판 그림과도 잘 어울렸다.
<여행>
나는 어떤 목적지에 가려고 여행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가기 위해서 여행한다. 여행을 위해서 여행한다. 중요한 것은 이동하는 것이다. -로버트 스티븐슨, p.10
이어, 36~37쪽에 나와 있는구절도 당연히 눈길을 끌었다.
<가장 가볍게>
어두운 밤에 가장 안전하게 여행하는 사람은 가장 가볍게 여행하는 사람이다. - 에르난 코르테스
스페인에서 남미를 정벌했던 코르테스가 한 말인 것 같다. 여행에 필요한 도구는 조금은 무겁더라도 챙기고 있어야 한다. 버리면 안 된다. 그러나 마음 만큼은 가벼워야 함을 일컫는 것 같다. 반대로, 밤에는 내가 가진 것이 없어야 가벼울 수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 있으면 대처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유사 시에 재빨리 도망칠 수도 있을 것이다. 현실을 분전해야 하는 이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 그럴 수는 없겠지만, 가급적이면 머리가 맑고 근심이 적어야 한다. 그래야 오롯하게 집중할 수 있다.
지나가다 보면, 67쪽에 생텍쥐페리의 구절도 단연 눈길에 들어온다. 당연하지만, 모르지 않지만, 막상 자기 상황이 되면 가장 속한 부분일 것이다.
<바람 같은 마음>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다. 저마다의 얼굴만큼이나 다양한 각양각색의 마음에서 순간에도 수만 가지의 생각이 더오르는데 그 바람 같은 마음을 머물게 한다는 건 가장 어려운 일이다.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아디다스가 2000년대 내놓았던, 불가능에 대한 내용도 있다. 이처럼 여러 곳에서 내놓은 이야기가 짤막하게 언급되어 있다. 책 막바지에 보면 톨스토이가 말한 내용도 책장을 거듭 멈추게 한다.
<희망>
우리는 항상 완벽을 추구한다. 그러나 가장 본받아야 할 인생은 한 번도 실패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실패할 때마다 조용히, 그러나 힘차게 일어서는 것이다.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반드시 해결책은 있게 마련이다. 그림자가 있는 곳에는 반드시 밝은 빛이 들이친다.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일전에도 언급한 것처럼, 희망은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있다고 믿는 게 정신 건강이 훨씬 더 도움이 된다. 끝나지 않는 것은 없으므로. 조용히 그러나 힘차게 일어설 수 있어야 한다. 해결책을 끝내 찾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박경철의 말처럼, 살아가는 것은 끝까지 분투하며 무엇인가를 찾는 과정인 점을 상기한다면 해결책의 유무가 꼭 중요한 것은 아닐 수 있다. 물론,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비로소 무엇인가를 얻을 수 있음을 우리 모두는 모르지 않는다. 해결되지 않는다고 그친다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있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책의 뒷표지에 보면 일몰 사진과 함께 수록된 글귀도 있다.
인생이란 모래시계의 모래알처럼 끊임없이 빠져나가는 것. 언젠가는 마지막 모래알이 떨어지듯 내 인생의 마지막 순간이 다가오겠지.
나는 항상 어떻게 살아야 할까, 살날이 딱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면 무엇을 할까, 그 생각으로 살았다. 그러다가 하루하루가 그 마지막 날처럼 소중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처럼 의미 있게 잘 사는 것이 성공한 인생이란 걸 깨달았다. 인생이란 하루하루가 모여서 된 것이기에.
하루의 의미가 성공한 인생이라고 스스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반드시 새길 필요가 있다. 티끌 모아 티끌이지만 종국에는 태산까지는 아니라도 근처에 갈 수는 있기 때문이다. 자기의 삶이 모여 자기의 모든 것이 완성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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