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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싸움 구경'이 제일 재밌다고 말한다. 에피소드 같은 싸움일 때 말이다. 제대로 옴팡진 싸움은 당사자뿐 아니라 가깝게는 가족, 나아가 지역사회까지 힘들게 할 수 있다. '싸움'이라는 단어는 어디에 붙여도 의미가 된다. 코로나 싸움, 책과 싸움, 정치인 싸움, 북미 간 입싸움 등등... 이런 '싸움'은 갈등 속에서 더 나은 형태로 발전하는 사회발전의 변증법적 자연법칙이기에 사회적 비용이 그렇게 많이 들지 않는다면 구경꾼으로서의 난, 응당 당연하다 여긴다. 물론, 가끔 이 블로거에 비판적 의견으로 추임새도 넣는다. 이런 비판적 추임새는 더 풍부함이 되고자 하는 바람으로 하는 것이고 결코 사회적 갈등은 없어져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저 비용의 사회적 갈등은 아주 생산적이며 우리의 미래를 살찌운다.
허나, 이 싸움이 전쟁이라면, 그리고 구경꾼이 이성이 있고 가슴이 따듯한 인간이라면 머리를 뜯어야 하고 큰 한숨부터 나야 마땅하다. 전쟁이라는 두 단어에는 인간이 있기 때문이다. 죽어 나가는 인간이 있기 때문이다. 전쟁, 미국. 천상천하 유아독존. 미국은 싸움닭이다. 미국의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 지구촌이다. 우리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1년 전의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미국의 입싸움을 보아왔다. 한 발 더 나가보면 입싸움에서 직접 치고받는 싸움을 해왔었다. 40년간, 2차대전 이후 가급적 전쟁을 피하는 노력을 했던 나라들과 달리 미국은 거의 모든 전쟁에 이름을 올린다.
『전쟁 국가의 탄생』은 이러한 미국에 사는, <레이첼 매도>라는 저명한 정치 평론가가 싸움닭으로 변한 미국을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MSNBC에서 <레이첼 매도 쇼>라는 종합 시사 보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고, 지금도 현업에 종사하고 있다. ' 베트남 전쟁에서 아프가니스탄까지, 고삐 풀린 미국의 전쟁사'라는 제목이 붙어 있지만, 전쟁사는 아니다. 미국이 전쟁을 결정하게 되는 앞과 뒤의 이야기이다. 출간 년도 2019년이니깐 오바마까지. 그간 미국의 전쟁을 결정하고 행한, 오지랖의 결정과 삽질의 기록을 나열하고 있다. 주로 전쟁 결정을 하게 되는 정치 뒷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초지일관 저자는 중심을 잃지 않는다. 너무나 쉽게 전쟁을 결정하고 수행하는 지금에서 모두가 힘겹고 어려워야 할 전쟁이어야 하고 그 결정이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이 전체 맥을 흐르고 있다.
책 속에서 밝혀내고 있는, 미국이 전쟁 국가로 탈바꿈하게 되는 과정을 종합해보자. 먼저 미국의 건국자들은 권력의 중앙집중과 상비군으로의 자원 유출, 상비군 사용의 우려를 걱정했다. 2차 대전 이후에는 선전포고에 의해 전쟁을 수행하게 했고 선전포고는 의회에서 하게 했다. 통킹만 사건으로 시작된 베트남 전쟁은 선전포고 없이, 징병에 의해, 그러니깐 국가의 전쟁이 아닌 파병자들만의 전쟁이 되었다. 이후 예비군을 방위군으로 편입시키는 '총체전력 정책' '에이브럼스 독트린'이 나온다. > 레이건 정부 때는 과장된 안보 분위기 비밀 군사주의를 펴고 > 소련 붕괴 이후 걸프전의 여론전 부시 > 클린턴 정부의 전쟁 외주, 민영화가 이뤄지고 > 급기야 전쟁하고 있는지도 모르게 만든, 오바마의 수족이 된 CIA까지.
전쟁을 외주를 주며, 민영에 맡겨지는 내용에서는 참 자본주의답다는 생각을 했다. 많은 군인의 연금과 보험 자녀교육 등의 문제로 외주를 준다는 발상, 그리고 빨래며 밥, 심지어 다림질까지 민간업체에 맡기는 미국이다. 오바마 정부에서는 비밀리에 전쟁을 수행하지만, 전혀 국민들은 모르고 있는 상황에 이른다. 마지막 장엔 그들은 가져도 되지만 다른 나라가 가지면 평화에 위협이 된다고 지금도 떠들어 대고 있는 핵무기에 대해 언급한다. 그 모든 지구를 다 날릴만한 핵무기에 곰팡이가 피고 녹슬고 있고 수리할 사람이 없게 된 지금의 현실.
재밌게 다루었다는 광고 문구가 있지만, 미국 독자는 우스웠을지 모르지만, 전혀 우습지 않았다. 그리고 처음엔 무슨 얘기를 하려는 것인지 짐짓 멈추기를 여러 번 해야 했다. 아무래도 인용 지문이 너무 많아서이지 싶다. 심지어 한 문장에서도 여러 개 연결되는 인터뷰 지문과 각종 미국 매체들의 인용 문구며, 저명인사의 연설, 발언 내용이 흐름을 계속 끊었다. 결국 여러 번 제목을 곱씹고 서문에서 밝힌 '전쟁의 수행은 온 나라의 고통이어야 하며, 그 결정도 고통이어야 한다.' 는 저자의 문장을 여러 번 되돌려 보고서야 쉬이 읽히게 되었다. 숭미 사대주의를 깨는 데 일조하는 책이기 하고, 전쟁이 너무 쉬운 미국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기도 하다.
자기들이 들면 평화요 남이 들면 불안인 가스통. 자기만 들고 있어야 될 가스통을 북한도 들고 있다고 오늘도 입싸움 하는 미국, 맘만 먹으면 언제든지 쉽게 전쟁을 할 수 있는 미국, 이런 미국의 군인과 같은 땅을 밟고 있는 우리. 때 되면 성조기를 흔들며 찬양하는 무리가 있는 우리. 이 책을 읽고서 이런 오매불망 미국에 대한 생각을 깨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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