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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은 언론인 정진홍의 《마지막 한 걸음은 혼자서 가야 한다》를 읽고 나서다. 이후 걷기가 삶의 전환점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몇 번 더 찾아 읽다가 시들해졌는데 작년에 산티아고 다녀온 지인의 체험이 이 순례길을 조금 더 가깝게 느끼게 했다. 그 사람은 산티아고를 두 번 걷고 왔는데 다시 또 가고 싶다며 그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덧붙여 산티아고 다녀온 체험을 글로 써서 출판사에 투고 했더니 글은 좋지만 비슷한 출판물이 너무 많다며 다른 방식으로 써보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그래도 내가 스페인과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해 관심이 가는 것은 먼저 다녀 온 사람들이 나눠 준 감동의 메시지 덕분일 것이다. 조가비 모형의 팔찌를 선물 받으면 누구라도 산티아고 순례길에 가보고 싶다는 소망을 품지 않겠는가. 이미 대중화 된 순례길을 조금 다른 방식으로 소개 받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은 그 갈증을 풀어준다. 일반인의 체험에서 벗어나 건축가의 눈으로 순례길에 서 있는 건축물을 소개하므로 우선 눈이 호사를 한다.
저자는 산티아고 순례길이야말로 세계 최대의 박물관이라고 한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출발해서 스페인 산티아고 대성당까지 이어지는 728km 순례길을 걷는 동안 건축물을 통해 유럽역사를 개괄할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저자의 눈을 빌려 순례길에 있는 수많은 성당과 박물관, 거리의 모습을 선명한 칼라 사진으로 보는 것이 좋았다. 프랑스 성당들이 하늘로 치솟는 뾰족함을 자랑하는 것처럼 보였다면 스페인의 성당들은 낮으면서 단단해 보여 정감이 갔다. 프랑스가 유럽의 정수라면 스페인은 이슬람의 지배를 받은 경험이 있어서 동양의 정서를 품게 된 것이 건축물에서도 나왔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여러 방향에서 시작할 수 있다고 들었다. 저자는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 있는 제로 포인트에서 시작했다. 책 속에서 얼마 전에 세계인을 안타깝게 했던 노트르담 대성당의 화제 전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순교 후 자신의 잘린 머리를 팔에 낀 채 걸어갔다는 생 드니의 조각상을 보여주는 것을 시작으로 루브르 박물관을 비롯한 콩코드광장의 오벨리스크, 에펠탑, 생 미셸 성당의 뾰족한 건축물을 보다가 피레네 산맥을 넘어 스페인으로 들어서자 건물의 모양새가 확연히 달라진 것을 알 수 있었다. 나지막하고 단단해보이는 소박한 성당은 순례자가 어떤 위화감도 없이 찾아 갈 수 있는 다정한 모습이다.
오비에도 대성당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이곳을 오지 않았다면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보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자부심이 있다고 한다. 오비에도 대성당에는 2천년 전 예수의 얼굴을 덮었던 수건(수다리움)이 있다. 아래 사진은 오비에도 대성당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프라도스 성당이고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이라고 한다.
스페인하면 가우디를 빼놓을 수 없다. 저자가 건축가이기 때문에 순례길에서 가우디의 이야기를 여러 번 한다. 아래는 가우디의 초기작 건축물이다.
아래는 허물어지기 직전의 모습을 하고 있는 성모승천 대성당이다. 사진으로 보기엔 소박한 동네의 골목길처럼 정겹다. 금빛으로 치장한 첨탑의 건축물보다 이렇게 낡은 건물에 눈이 더 가는 것은 내 성정이 그래서다. 어떤 이들은 찬란한 대성당의 모습에서 앞으로 걸아가야 할 미래를 보기도 할 것이다.
순례길의 마지막, 오브라도이로 광장의 0km 기점에 오면 순례자들은 무릎을 끓고 자신이 걸어온 걸음을 멈춘다고 한다. 처음 파리 노트르담 성당을 시작으로 이곳 만을 바라보며 걸어 온 순례자들의 감격을 품어주는 산티아고 대성당이다. 산티아고는 사도 야고보를 부르는 스페인어 이름이고 이곳이 그의 무덤이다.
산티아고 대성당까지 온 순례자들은 대부분 버스를 타고 세상의 끝인 대서양 해변 무시아로 간다고 한다.
지금은 마지막 십자가가 있는 대서양을 바라보며 더이상 갈 곳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저자는 '당신이 찾고 있는 그 메카는 당신의 마음속에 놓여있다'는 아랍 시인의 말을 끝으로 순례 여정을 마쳤다. 순례길에서 마주 한 건축물을 소개하면서 옛사람들과 지금의 사람들을 잇게 한 저자의 의도는 무척 따뜻해 보였다. 건축가가 소개한 산티아고 순례길은 사진 덕분에 순례길을 함께 걸은 기분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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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리뷰 [스페인은 순례길이다] 어느 날 나의 길동무가 되어 줄...
<스페인은 순례길이다>는 한마디로, 김희곤 저자의 스페인에 대한 사랑, 스페인 건축에 대한 무한 애정이 문장 사이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읽히는 책이다.
저자가 건축물(성당)을 마주하면서, 대상에 대한 침묵의 시간에서 건져 올린, 공간이 뿜어내는 생면의 맥박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상상하고, 문화와 역사와 신화를 들여다 보며 성찰한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한편, 이 책은 저자의 순례길 그 자체의 여정보다는 순례길에서 만나는 건축물과 그 건축물의 형성 과정, 건축에 담긴 사연과 신화적인 내용에 대한, 저자(건축가)의 스토리텔러로서의 성정과 가진 역량이 두드러진다.
또한 그가 썼던 <스페인은 건축이다>, <스페인은 가우디다>, <스페인, 바람의 시간>등을 읽어 보진 않았지만. 이 책들에 담겨 있을, 저자의 스페인에 대한 깊은 애정과 건축물을 보면서 성찰한 내용이 구석구석 담겨 있을 것만 같다.
"수백년 동안 무너지고 다시 쌓아올려진 절대 사랑의 공간에서 하루를 시작하고 하루를 마감했다. 대성당에서 뿜어져 나오는 그 사랑은 세상의 끝, 산티아고의 무덤으로 우리를 이끌어주었다. 그 신비한 사랑은 9세기부터 지금까지 순례자들을 산티아고 대성당으로 이끌어주었던 절대 사랑이었다." (332쪽)
"인간이 대성당을 지었지만 대성당이 인간을 성장시켜주었음을 산티아고 순례길의 건축이 사랑의 온기로 증명해주었다." (333쪽. 에필로그; 사랑의 공간, 산티아고 순례길의 건축)
"박물관을 돌고 돌아 산티아고 시신을 배에 싣고 가는 나무조각 앞에 섰다. 빛바래고 틈이 벌어진 조각 앞에서 발걸음이 얼어 붙었다. 조각 앞에서 몇 번이나 사진을 찍으려다 마음을 접었다. 빛이 바래 나뭇결의 틈이 벌어져 오래 쓰다 버린 빨래판 같은 조각 앞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작은 거룻배에 산티아고 시신을 눞히고 제자 두 명이 타고 잇는 평범한 조각을 바라보다 장인의 마음이 손에 잡혔다. 신화를 사실보다 더 진실이라 믿은 장인의 혼을 발견했다." (293쪽)
가장 인상적인 점은 사진들이다. 아니, 사진 뿐만 아니라 저자가 직접 스케치한 그림들도 인상적이다. 특히 사진 속의 대상들은 색감과 질감과 구도가 화려하거나 기교를 부린 느낌이 들지 않아서 좋다. 마치 여행길 현장에서 직접 찍은 듯한 사실감과 자연스러움이 묻어난다. (순전 나의 안목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이 책에 실린 사진들은 저자의 것과 핀란드 독립필름제작자인 카리타, 원광대 윤기병 교수, 손진 건축가의 사진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는데. 아무튼 건축 관련 여행 사진책으로만 보아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건축물에 담긴 사연, 역사, 신화, 인물들의 스토리. 그리고 그것을 보면서 현장에서 느꼈던 저자의 담백한 감상들과 엮어서 만들어 놓은 문장들. 좋다, 딱 내 스타일이다. 간결하고 화려하지 않은, 그러면서도 뭉클함이 느껴지는 따스함. 그것들이 느껴진다.
사도 야고보(산티아고)의 무덤이 있는 산티아고 대성당. 그 곳으로 걸어가는 길. 카미노 데 산티아고. 그 끝에서 만나는 성당은 사도 전도에 실패해 예루살렘으로 떠났다가 죽어서 다시 돌아온 곳. 인간은 어차피 어디선가 왔다가 어디론가 다시 가는 바람(또는 구름)같은 존재.
그런 실낱같은 인간의 운명과 절묘하게 맞물린 것 같은 순례의 길. 그 길에서 만나는 성당과 건축들. 아름답고 숭고하다. 그 아름다움과 숭고해진 길 위의 사람들의 겸손함을 저자를 통해서 대신 만나는 기분이다.
스페인 건축을 2층 집에 비유하며 그려놓은 '중세 스페인 건축 개념도'가 가장 인상적이다. 파리의 노트르담성당에서부터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한눈에 쏘옥 들어오는 그림. 간결하면서도 강렬했다. 뿐만 아니라 프랑스길 순례길에서 산티아고의 발코니 피스테라까지 728km 길에 줄지어 있는 대성당과 수도원을 그려놓은 그림까지. 집(건축)이란 희망과 기적과 고통과 인내가 이루어진 결과물 같은 느낌을 받게 한 저자의 철학이 담겨져서 좋았다. (특히 '산티아고 대성당' 등 몇몇 스케치는 한동안 시선을 붙들어 두었다.
이 책 속에 있는 몇몇 사진을 내 폰 카메라로 담아 보았다. 포샵 필름이 들어가서. 책 속의 그 은은하고 품격 있는 이미지를 담아내지 못하지만. 저자가 사진을 통해서 보여주려는 건축의 아름다움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석조 다리의 디자인과 아르가강에 비친 아치교의 동심원이 보여주는 아름다움. 너무너무 좋았다. 책의 곳곳에서 만난, 지난 몇 년 전에 파리에 며칠 머물면서 보았던 성당과 몇몇 건축물, 그리고 제로 포인트 등은 너무나 반가워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일자 무식으로 관람하고 그냥 무심결에 지나쳤던 조각 한 조각에서도 예술의 혼과 정성과 인내와 기적과 사랑이 담겨 있었다니. 언제 다시 가게 된다면, 그때는 그렇게 무식하게 관람하지 않으리라 다짐까지 한다.
언젠가, 정말 언젠가, 스페인이나 프랑스나 순례길에 오른다면, 이 책을 꼭 가지고 가리라. 여정의 자세한 지도 같지는 않지만, 여행 안내서 같지는 않지만, 길 가는 어느 곳에서 문득 만날 건축물 하나하나에서 저자의 이야기를 다시 듣고 싶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저자의 바람대로 "낯선 성소의 문을 수없이 두드리며 산티아고 무덤에 다다르기 위해 온갖 시련을 겪으며 걸어가는 사람들에게 지팡이가" 충분히 되어 줄 것 같기 때문이다. .
<사족>
_ 8쪽. (오타) 낮선 성소의 문을 -> 낯선 성소의 문을
_ 참고문헌 다음 지면에 색인목록을 추가해 줬으면 하는 작은 소망을 가진다. 책 속에 나온 건축, 성당, 지명 등 리스트를 만들어서 책을 다 읽고도 찾기 쉽게, 그 내용이 담긴 페이지를 색인목록으로 만들어 주면 좋겠다.
[장시간의 기차 여행을 하면서 이 책을 읽다, 기차 안 창가 옆에서 찰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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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을 가득 메운 여행자들 사이를 비집고 별 모양의 제로 포인트에 다가섰다. 원형의 장식 속에 ‘프랑스 길 ’ 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웅장한 대성당 앞으로 다가섰다. 세 개의 거대한 아치문이 입을 벌리고 있고, 그 위로 수평 띠를 이루며 유대 왕들의 조각이 세밀한 조각으로 새겨져 있다. 중앙 상부에 장미창이 중심을 잡아주고, 양쪽 머리에 투박한 종탑을 세우고 있다. 대성당의 입면이 중세 대성당들과 다르게 근대건축처럼 선이 굵고 담백했다. 이는 아치 위에 수평으로 늘어선 조각상을 배치하기 위해벽면의 장식들을 최대한 자제하고 종탑마저 첨탑을 세우지 않고 단순하게 처리했기 때문이다...
좋은 내용이 많은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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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은 순례길이다를 읽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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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의 순례자처럼 스페인 산티아고의 여러 순례 코스를 소개하는 책이어서 흥미로웠습니다. 책에서 소개된 장소나 건축물들은 많이 알려졌지만 순례길의 카테고리로 묶여 나온 책들은 그리 많지 않은거 같기 때문입니다. 아마 저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단순히 유명한 장소나 건축물들이니 구경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그것들을 통해서 그동안 사람이 추구했던 것과 나아가야 하는 방향에 대해 고찰하기를 바라는 마음일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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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곤 작가님의 스페인은 순례길이다 리뷰입니다. 제가 제2외국어로 스페인어를 고등학생때 배웠어서 항상 스페인을 가보고싶다는 동경심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백프로 페이백 도서로 이 책이 떴을 때 홀린듯이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종교는 가지고 있지 않아서 공감하지 못할 내용도 있지만 스페인이라는 나라를 느껴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잘 읽었고 저 또한 빨리 스폐인에 가보고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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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지는 조금 됐는데 감상을 조금 늦게 쓰게 되네요. 작가의 스페인 3부작 완결편인 이번 책에서는 스페인의 순례길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건축 전문가의 눈으로 경험하고 쓴 책이라 그런지 건축 스케치나 사진 같은 것이 무척 좋았습니다. 스페인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요즘 사회 상황이 안좋다 보니 한동안 찾아가지 못하고 사진으로 만족해야할 것 같아서 조금 아쉽습니다. 잘 봤어요 |
|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중심으로 역사와 명소 사진들을 잔뜩 올려놓고 여행가이드책자 같기도하고 여행수기를 기대했는제 아니였어요. 작가가 여행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같은게 있어서 뭔가 소설책읽는 느낌으로 책 읽기원하면 나구 실망하꺼깉아요. 사진들 보면서 아 저런곳이구나 하면서 여행을 한번가봐야겠다는 생각은 그다지 안들어요. 너무 틀에박힌 명소사진들 지루하기까지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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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곤 작가님의 '스페인은 순례길이다' 리뷰입니다. 페이백 이벤트로 눈에 띄어 대여했던 기억이 나네요. 작품 소개에도 있다시피 제목만 봐서는 스페인에 대한 여행 가이드 책인가? 혹은 조금 더 설명을 돕기 위한 책인가? 라는 생각이 드는 책입니다만, 생각보다 훨씬 더 흥미롭고 몰입감있는 책이었습니다. 읽다보면 나도 언젠가는 저 나라에 가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드는 책입니다. 추천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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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곤 작가님의 스페인은 순례길이다를 읽었습니다. 이십대 초반에 친했던 언니가 스페인 순례길 여행을 하고 왔던 이야기를 했었던게 생각이났어요. 그때는 그저 유럽을 여행했다는게 부럽기만 했었고 유럽을 간다면 스페인을 다녀와야지 하는 막연한 생각만했었어요. 이 책을 읽으니 좀 더 구체적인 마음가짐으로 순례길을 걸어보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 내용도 좋고 다양한 사진들도 보기 좋았습니다. |